2001/01-02 : promotion sketch - 정상의 하모니, 화합의 감동으로 미래을 열다 - 아셈(ASEM) 서울 2000/서해대교 개통 축하행사
2010. 8. 4.2000년 1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펼쳐졌던 수많은 이벤트 중에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단연 ‘ASEM 서울2000’이었다.
단군 이래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국가의 정상들이 모인 국제적인 이벤트인 동시에, 우리나라의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여 원활하고 안전하게 행사를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던 국가적인 이벤트였기 때문이다.
ASEM(Asia-Europe Meeting)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10개국과 EU (유럽연
합) 15개 회원국의 국가원수, 그리고 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 2년에 한번씩 개최되는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를 의미한다. 이번 서울 회의는 96년 태국 방콕, 98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1, 2차 회의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되는 것이다.
90년대 이후 아시아, 북미, 유럽 등 3개 지역을 축으로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들 세 지역 간의 균형적인 관계 발전은 세계 경제와 안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과제로 부상되어 왔다. 그런데 아시아와 북미는 이미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를 중심으로 꾸준히 발전해 온 데 비해, 아시아와 유럽은 상대적으로 연계성이 미약한 편이었다.
결국 경제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아시아 신흥경제국에 대한 유럽의 관심과, 블록(bloc)화하고 있는 거대 유럽시장에 대한 아시아의 동경이 맞물려 ASEM이 태동하게 된 것이다.
행사의 비중만큼 수많은 곡절 속에...
2000년 3월 23일, ASEM 개폐회식에 대한 경쟁 프리젠테이션이 있었다. 솔직히 내부적으로는 월드컵 식전행사와 서울시의 미디어 시티 프리젠테이션이 하루 간격으로 이어지는 바람에 ASEM 개, 폐회식의 프리젠테이션 준비는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 결과 주요 광고대행사는 물론, 국제회의 대행 전문기획사 등 7개 회사가 참여한 이날 프리젠테이션에서 LG애드가 최종 선정되었다. 그리고 10월 20일 ASEM의 막이 오르기까지 약 7개월의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어려운 프리젠테이션에서 승리해서일까, 시작부터 어깨가 무거웠다.
“최종안이 확정되기까지는 수없이 많은 변화와 곡절을 거쳐야 할 거요.”
행사 대행사로 공식 선정된 후 광고주, 즉 ASEM준비기획단 실무팀과의 첫 미팅에서 노련한 담당 과장은 그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그 말을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요한 행사이니 만큼 준비과정에 만전을 기하라는 뜻이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건국 초유의 다자간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일을 정부 각 부처와 협의하여 진행한다는 것은 상상을 뛰어넘는 어려움이 산재한 일이었다.우리는 일주일이 멀다하고 새로운 안(案)들을 준비하였고, 이 안들은 외교통상부, 행정자치부, 문화관광부 등 관련 정부 부처와 진지하게 논의되었다. 수 없는 토론끝에 의견이 한 곳으로 모아지고 보고 과정을 거쳐 드디어 개, 폐회식 프로그램이 확정되었다. 때는 9월, 행사를 불과 한 달 앞에 둔 시점에서야!
전통 문화와 양 대륙 요소의 균형있는 조화
ASEM 개, 폐회식 프로그램의 기본 연출 방향은 동서양의 협력체인 ASEM의 성격과 국제회의의 일반적인 관례를 감안하여 우리의 전통 문화와 서양적인 요소를 균형있게 배합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방향의 시각적 표현을 위한 무대 디자인은 임금을 상징하는 궁중기둥을 중심으로 양옆 날개는 우리 전통의 대형 창호문으로, 후면은 격자무늬로 디자인하여 우리 전통문화를 세계인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10월 20일의 개회식은 우리의 전통 이미지를 활용한 환영 분위기를 연출하는 한편, ASEM 2000의 첫 번째 공식 행사이니 만큼 세레모니(ceremony) 위주의 세련되고 절제된 표현에 주안점을 두었다.
식장인 코엑스 행사장 3층 로비 - 국립국악관 현악단이 우리의 전통음악과 ASEM 회원국들의 민요 등을 편곡하여 연주하는 가운데 고운 한복 차림의 리틀엔젤스 어린이들이 청사초롱을 들고 세계 각국 26명의 정상들을 맞이하였다. 어린이의 손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행사장에 입장함으로써 정상들이 손님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어 방송인이며 배우, 동시통역사이기도 한 배유정 씨의 매끈한 진행에 따라 공식행사가 시작되었고, 오프닝 영상으로 우리가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씨의 비디오 작품인 ‘ASEM의 꿈’이 상영되었다. 이는 백남준 씨의 다른 작품에서처럼 현란하면서도 감각적인 영상들이 빠르게 교차하면서, ASEM이 갖고 있는 화합과 조화의 정신을 표현한 5분짜리 작품이었다
계속해서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4명의 정상들의 연설이 진행되었고, 공식 사진촬영을 끝으로 개회식을 마쳤다.
개회식이 우리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자리였다면 다음날의 폐회식은 모든 공식 일정을 마친 데 따른 부드럽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운데 아시아와 유럽의 조화로움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개회식에서는 무대 단상에 앉았던 정상들이 폐회식에서는 객석에 자리를 잡았는데, 무대에서는 25개 회원국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ASEM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식의 시작 전부터 이미 금난새 씨의 지휘로 ‘신세계 교향곡’을 연주하여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폐회식 공식행사는 정상들의 입장에 이어 정상들의 입국에서부터 개회식, 다자간 회의, 청와대 만찬, 정상 부인들의 동정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장면들을 편집한 하이라이트 영상의 상영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주최국 정상인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과 차기 개최국 정상인 덴마크 총리의 연설이 진행되고, ASEM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피날레로 ‘ASEM 서울2000’의 모든 공식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그리고... 무대 뒤에서, 혹은 연출석에서 우리 스태프들은 들리지도 않는 안도의 한숨소리로 행사의 성공을 자축하였고, 7개월의 긴 여정은 그렇게 끝을 맺었다.
ASEM이란 초유의 행사를 수행하면서 부딪쳤던 여러 시행착오와 크고 작은 경험들을 뒤로 한 2000년을 보내고 이제 새해를 맞이했다. 어떤 이벤트든 완벽히 치러낼 수 있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마음 속에 가득 담은 채로...
2. 다리 위에서 무엇을 할까? 무엇이 꽃피었을까?
- 서해대교 개통 기념 축하 행사
영화, 혹은 사진을 통해 보던 아름다운 다리의 모습을 기억하십니까?
미국의 골든 브리지, 그 황홀한 석양빛, 호주의 하버 브리지에서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시드니항, 그리고 날렵하게 선 일본의 세토대교...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인들이 부러워 할 아름답고 긴 다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서해안의 낙조가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운 그 이름, ‘서해대교’-.
서해대교, 그 아름다운 데뷔
미국의 골든 브리지, 일본의 세토대교 - 누구나 떠올리는 세계의 장대교(長大橋)이며, 또 누구나 한번씩 건너보고 싶어하는 다리이다. 2000년 10월,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이렇듯 부럽기만 했던 세계의 대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다리가 완공되었다. 장장 7년여간의 공사기간, 총 공사비 6,777억원이 소요된, 건국 이래 최대의 교량공사 끝에 탄생된 주인공은 바로 ‘서해대교’.
이 서해대교의 탄생은 지난 1992년에 정부가 발표한 ‘서해안고속도로’ 건설과 맞물려 있다. 동북아 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우리나라 서해안 지역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그에 따라 서해안을 연결할 고속도로의 건설이 필수 요소로 제기된 것이었다. 도로망이야말로 경제활동의 혈관과도 같은 중요한 기반 시설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21세기 국가경제의 사활이 걸린 총 연장 353Km의 서해안고속도로 건설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서해대교였다. 경기도 평택에서 충남 당진까지 아산만을 가로질러 건설된 서해대교는 총 길이 7,310m로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일 뿐만 아니라(이전까지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는 경기도 양평군의 용담대교였는데, 그 길이는 서해대교의 반밖에는 미치지 못한다), 세계적으로도 아홉 번째로 긴 다리로 기록되게 되었다.
바다 한가운데에 축구장 3개 넓이의 인공섬을 만들어 공사를 한 서해대교는 최첨단 시공기법과 우리나라 건축기술의 모든 역량이 총동원되어 건설된 사장교로서, 그 규모와 견고성, 그리고 경쾌하고 직선적인 모습의 남성미 넘치는 외관까지 다양한 화제거리로 개통 이전부터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렇듯 여러 가지 의의를 지닌 서해대교의 완공을 눈앞에 두면서 그 완공과 개통을 축하하는 행사를 기획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인 바, 그 몫이 우리회사의 것으로 넘어오면서 ‘서해대교 개통기념 축하행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왜 다리 위의 이벤트인가?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얼굴을 맞대고 펼쳐지는 이벤트는 본래 세일즈 이벤트에서 비롯되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것들로는 주유소 등에서 펼치는 샘플링, 세일, 쿠폰, 경품행사, 시연 등의 작은 규모의 것들로부터, 잠실 주경기장 등의 대형 공간에서 특정 주제 아래 제품 판매를 위한 각종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정해진 기간 동안 기업 판매활동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사회가 점차 성숙해지고 기업간의 기술 격차가 거의 없어지게 된 요즘에는 제품간의 차이보다는 그 제품과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이미지에 의해 판매가 좌우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세일즈 이벤트 역시 단순히 제품 판매촉진을 목표로 하는 것에서 벗어나 기업 이미지를 쇄신함으로써 기업과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게 되었다.
또한, 주로 일반 기업을 중심으로 펼쳐지던 이러한 이벤트의 필요성이 이제는 점차 공공기관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는데, 지방자치제 이후 지역 특산물이나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이벤트들이 전국 각지에서 펼쳐지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이벤트들은 초기에는 단순히 집객(集客)을 통한 정보전달에 그치는 수준이었으나, 점차 거기에 모인 관심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지역 활성화를 꾀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하였다. 따라서 오늘의 공공기관들은 이벤트를 어떻게 기획하고 발전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가운데 점차 그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적인 체계를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공기관의 이벤트는 크게 세 가지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는 경제적인 효과. 최근의 각 지역 이벤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입장 및 관광 수익을 통한 지역 주민의 소득증대, 지자체의 재원 확보, 비수기의 타개책 마련 등의 직접적인 경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회적인 효과이다. 무엇보다도 지역의 특색이 널리 알려짐으로써 그 지역의 사회적 인식이 높아져 안으로는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 및 일체감이 강해지고, 밖으로는 지역의 이미지가 쇄신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세 번째는 문화적인 효과이다. 지역 전통문화의 계승과 유, 무형의 유산 발굴을 통해 지역 주민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나아가 그것을 공유,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지자체 주체의 이벤트들이 단지 그 지역에 국한되는 것과는 달리, 한국도로공사가 주체가 된 이번 ‘서해대교 개통기념 축하행사’는 경기도와 충청남도를 연결하는 광범위한 이벤트이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효과 역시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었다.
좁게는 새롭게 건설된 서해대교를 명소(名所)화하고, 넓게는 서해대교를 건설한 기술력을 널리 과시함으로써 우리의 기술력을 널리 알리는 데 그 목적을 둔 이번 이벤트는 ‘다리’라는 상징성과 연관되는 ‘화합’에 그 전체적인 컨셉트를 두고 있었다.
즉, 서해대교를 매개체로 평택과 당진 두 지역의 화합을 도모하고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지금껏 이어진 두 지역 주민의 유대감을 더욱 강화시킨다는 것에 행사의 의의를 둔 것이었다.
나아가 범 국민적인 붐업(boom up)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보다 많은 관심을 이끌어내는 한편, 서해대교를 경제위기 극복의 계기가 될 새로운 희망의 상징으로 자리잡게 하고자 하는 의도도 함께 갖고 있었다.
누가 웃으며 저 다리를 건널 것인가?
이런 대규모 이벤트를 수주하기 위한 경쟁 역시 치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려 10여 개 대행사가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서해대교를 웃으며 건널 단 하나의 대행사’가 되기 위해 우리는 비장한 각오로 프로젝트에 임했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수많은 프로모션 활동을 성공리에 펼쳐온 우리였지만, 다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벤트는 처음이었기에 그 시작부터가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보다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하였다.
먼저 한국도로공사가 생각하는 이 행사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분석해 보았는데, 그 결과 우리는 그 의미를 크게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하였다.
첫째, 이번 행사를 통해 기존의 한국도로공사가 갖고 있던 관료적 공기업의 이미지를 쇄신,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이미지를 확립함.
둘째, 서해대교의 완공과 개통을 홍보함으로써 전국민이 이를 축하하고 그 다리가 갖는 의미를 공유하게 함.
셋째, 평택과 당진간의 지역화합의 매개체로 상징화함.
그렇다면 이런 의미를 가장 극대화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평택과 당진을 잇는 지역에서 펼쳐지는 행사를 범 국민적인 이벤트로 승화시키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이에 우리가 내린 결론은 다리 위의 각종 행사들 못지 않게 홍보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즉, 이 행사를 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제한적이며 한시적인 이벤트에 그치게 할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치밀하게 수립된 홍보전략을 통해 온 국민이 공감하고 동참하는 국민의 이벤트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기획의 포인트로 떠오른 것이었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서해대교를 경기-충청 지역의 새로운 문화의 상징으로서 포지셔닝시키고, 국민 전체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이벤트로서의 성과를 이룬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해대교가 갖고 있는 여건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먼저, 위치상의 문제가 있었다. 서해대교는 최고 높이가 지상 62m나 되면서도 다리의 특성상 행사 장소로서는 협소하다는 문제가 있었고, 위치 역시 바닷가여서 접근성에서 많은 문제가 있었다.
두 번째로, 서해대교 주변 지역의 개발이 미완성 상태여서 행사를 원활하게 치르기 위한 인프라가 다소 미흡하다는 지역적 문제점이 있었다.
세 번째, 행사장이 고속도로상이어서 관람객들이 도보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서해대교의 위치상 집객 범위가 경기, 충청권 지역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장소의 다각화, 개통 행사의 입체적인 구성, 지역 밀착형 이벤트 전개, 그리고 행사를 알리기 위한 각종 프로모션 전개 등의 방법을 찾아내었다.
그리고 프리젠테이션! 그 뜨거웠던 6월에, 우리는 승리하였다. 웃으면서 서해대교를 건널 수 있는 단 하나의 대행사가 된 것이다.
저 다리를 어떻게 건널 것인가?
프리젠테이션의 승리는 곧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수라는 새로운 스트레스의 시작을 의미한다. 우리는 서해대교 개통의 의미와 개통 축하행사를 알리는 홍보성 프로모션인 이번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서해대교의 위상과 비전을 행사 주제 요소로 승화시키는 연출 및 다양한 전개 형식간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그 기본방향으로 잡았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행사가 펼쳐질 환경 및 그에 따른 문제점 분석 등을 시작하였고, 그에 준하여 단계적인 홍보전략에서부터 각종 문제점 해결을 위한 프로모션 아이템들을 선정하였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이벤트란 우리만이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유관기관의 많은 협조가 필요한 일이기에 진행이 쉽지는 않았다.
경기도와 충청남도를 오가며 행사 준비를 진행하다보니 지역간의 이해관계 때문에 뜻하지 않은 오류들을 겪게 되었고, 당초 예상과 어긋난 예산상의 변화 역시 행사를 애초에 기획했던대로 준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주었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으면 그것을 해결할 방법도 있는 법. 비록 다리 위에서 펼쳐지는 이벤트는 처음이었지만, 수많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진행해온 경험을 살려 우리는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
그리고 D-데이.
공식적인 서해대교의 개통은 11월 10일이었지만, ‘서해대교 개통기념 축하행사’는 개통 3주 전인 10월 5일부터 서해대교 위에서 시작되었다.
다리의 개통을 통해 두 지역이 하나로 연결되는 ‘화합’의 이미지가 이번 이벤트의
주제!
따라서 일주일간 계속된 행사는 서해대교가 이어주는 두 지역, 경기도 평택과 충청남도 당진의 화합을 기원하는 ‘화합의 한마당’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축하 퍼레이드 및 각종 축하공연에 이어 펼쳐진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다리 가운데서 거행된 470m의 떡 연결식. 화합의 의미를 우리의 전통음식인 시루떡을 통해 형상화한 떡 연결식은 다리 양쪽에서 평택과 당진의 주민들이 시루떡을 손에 손으로 전달하여 다리 한 가운데서 시루떡들이 만나게 함으로써 행사의 의미를 더욱 빛나게 하였다.
‘화합의 한마당’ 이후 일주일간은 고속도로로 사용될 이 서해대교를 일반인들이 직접 걸어서 건너며 그 다리의 의미를 체감할 수 있는 ‘답교주간’으로 운영하였고, 그와 연계하여 평택과 당진에서 동시에 다양한 행사를 펼치는 입체적인 진행이 가능하게 하였다. 그리고 행사의 마지막 날엔 국내 최초로 다리 위에서 펼쳐진 마라톤대회를 개최하여 행사의 대미를 드라마틱하게 장식하였다(주요 행사내용은
<표 1, 2, 3 > 참조).
개통의 기쁨을 수만 명의 국민들이 함께 나눈 개통행사가 끝난 후, 11월 10일 드디어 공식적인 서해대교 개통식이 거행되었다.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정, 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개통식은 7년여에 걸친 국가적 대 역사(役事)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축하하는 감격스러운 자리였다.
건넌 후 뒤돌아본 다리는 아름다웠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하나의 행사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서해대교를 오가면서 쐬었던 바닷바람도, 준비 과정에서 마음 속에 불었던 차가운 바람들도 이젠 모두 아름다운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이번 행사는 이제까지 진행하였던 그 어떤 행사보다도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행사 다음날, 행사에 대한 다양한 기사와 함께 각 일간지 1면을 장식한 서해대교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희열은 이제까지의 그 어떤 행사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뜨거운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를 더욱 더 가슴 뿌듯하게 하였던 일은 한국도로공사 정숭렬 사장님께서 우리에게 감사패를 수여한 것이었다. 단지 우리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우리의 일에 최선을 다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지면을 빌어 우리와 한 팀이 되어 수많은 땀을 함께 흘리신 한국도로공사 사장님 이하 홍보실의 신종화 실장, 장동화 부장, 강희창 과장, 명성훈 대리, 장예진 씨, 그리고 총무부의 김용진 처장, 홍종균 부장, 이동준 과장, 정영희 대리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일주일간 무려 65만 명이라는 많은 인원이 참가한 것도 기록적인 일이거니와, 이를 통해 이 이벤트의 주체였던 한국도로공사의 이미지가 새롭게 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또한 주목할 만한 성과였다고 생각한다.
예산상의 변화,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다리 위라는 공간적 어려움, 각 지역간의 이해관계 등 적지 않은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었으나, 우리는 어쨌든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리고 자부심과 행복감으로 서해대교를 웃으면서 건넜다.
건넌 후 뒤돌아본 서해대교의 그 아름다움이란... 다리 위에서 펼쳐진 그 소중한 시간들이 더욱 새롭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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