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Webzine 2001
2001/01-02 : production sketch - 대한항공TV-CF'미소 캠페인' - 한국에서 호주까지-미소,미소,미소!
2010. 8. 4.조예정 / CW I 김창호 CD
세 차례나 연기되며 피를 말렸던 프리젠테이션이 드디어 9일, 화요일로 끝이 나고 수요일 오전까지 비몽사몽... 원고 마감은 금요일인데... 아... 설상가상으로 CF 촬영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카피라이터 조양은, 너무 바빠 얼굴보기도 힘든 담당 PD 이명기 대리를 기다리며 가슴을 졸인다...
앗, 그가 나타났다. 그때부터 조양은 이대리를 스토킹하기 시작하는데...
조양: 대리님...
이대리: 음... 나 지금 좀 바쁜데...
조양: 대리니임....
이대리: 그래... 잠깐마안~
조양: 대리님... 플리즈... 대리...
이대리: 그래!!! 알았다∼!
늦은 7시... 이원재 CD팀 여분의 공간을 제일 많이 차지하고 있는 라운드 테이블에 조양과 이대리가 마주 앉았다. 한 명은 회상하고, 남은 한 명은 귀 기울이고 상상하고 기억을 더듬어본다.
5개월의 침묵깨고 고객에 손짓
99년 12월, 런던에서 발생한 화물기 추락사고로 인해 대한항공은 지면을 통한 사과 광고를 마지막으로 일체의 대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중단했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5개월여 동안 침묵을 지키며 이미지 쇄신에 힘써온 대한항공은 새천년 새봄, ‘미소 캠페인 1, 2탄’ 중 제 1탄을 먼저 들고 고객을 향해 조심스레 손을 내민다.
미소 캠페인Ⅰ- ‘우리의 미소’ 편
대한항공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다.
새로운 모습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다.
“가사는 다 외우셨죠...? 자, 큐 들어갑니다, 활짝 웃어주세요...”
“하늘 가득히 미소를, 미소를 미소를 사랑을∼∼~”
미소 캠페인의 1탄인 ‘우리의 미소’ 편은 승무원, 조종사, 배구단, 지상요원 등의 대한항공 직원들이 직접 출연한 CF이다. 그만큼 의미도 깊었고, 모두가 함께 한 작은 이벤트로서 당시 침체돼 있던 사내 분위기 쇄신에 많은 도움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CF을 찍어야 하는 입장은...? 한두 명도 아닌, 한 군단의 비전문 모델들을 이끌고, 웃기도 바쁜 이들에게 노래까지 시키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제였다. 평소 고객을 향해 활짝 지어 보이던 미소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지 표정이 자꾸 굳어져만 갔다. 하지만 다행히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숨겨져 있던 자연스러운 미소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그렇게 촬영장 분위기도 더불어 살아나 주었다. 이제, 어느 정도 연기에 자신감이 붙은 대한항공 사람들... 서로가 서로를 엿보며 웃고 간간이 놀리기까지 하더니만, 감독의 칭찬을 들은 몇몇 준모델급 직원들은 동료들에게 격려와 조언까지 아끼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촬영에 비교적 빠른 적응을 보인 여승무원들과는 달리, 남성 직원들의 대다수는 마음만 앞선 가운데 적잖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한항공 배구선수단의 경우 어색한 분위기를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고 가장 많이 괴로워했는데, 결국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운동선수 특유의 성실함과 순박함으로 열심히 촬영에 임해 주었다.
가령 음악 리듬에 맞춰 고개를 좌우로 까닥여 달라는 요구에, 그들은 단체로 큰 반원을 그리며(구령을 붙이며 움직이듯 일제히) 고개를 좌! 우! 좌! 우!로 크게, 힘차게 움직이는 게 아닌가! 놀란 감독이 ‘살짝만’이라고 다시 요구하자 바로 ‘깜찍한’ 좌우 모션을 취해 주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어색했는지 최종 CM에서는 편집되고
말았으니...
현재 ‘우리의 미소’ CM송은 대한항공의 사가(社歌)로 이용되고 있다. 따라서 TV뿐 아니라 기내, 공항, 대한항공 사옥에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데, 들리는 말로는 직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니, 고객들에게도 좋은 느낌을 전해줬으리라 믿는다.
미소 캠페인 Ⅱ - ‘고객의 미소’ 편
실추된 이미지 제고에 성공하다.
고객의 미소를 담다.
미소 캠페인 1탄에 대한항공 직원들의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담았다면, 2탄에는 고객의 믿음과 만족을 담았다고 볼 수 있겠다. 1탄 CM송을 바탕으로 좀더 세련되게 편곡한 CM송을 새롭게 제작했으나, 캠페인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위해 결국 기존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구성이나 음악, 카피 등은 1탄과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다양한 연령층, 다양한 인종의 고객들이 나와 때로는 미소로 때로는 환호로 이끌어 가는 2탄은 1탄보다 더욱 환해졌고 세련돼졌고 기분 좋아졌다.
그 촬영은 호주 올 로케이션으로 이루어졌다(비록, 편집과 시사를 거듭하는 가운데 영업지원상의 문제로 몇몇 주옥 같은 해외촬영 커트들을 포기하고 국내 서비스 커트들을 삽입해야 했지만...).
촬영스태프 15명, 현지 스태프 15명, 국내모델 15명, 교민을 포함한 현지 모델 30여 명이 동원된 2탄의 촬영은 말 그대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총 8박 9일 동안의 촬영 일정은 여백없이 빡빡했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4시에 기상, 자정을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대부분의 해외 촬영지들이 그렇듯이 호주 역시 장소 섭외 및 승인이 매우 까다롭고 시간에 대해 강박적이라고 할 만큼 철저해서 여지가 없었다.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았고, 조금만 삐끗해도 큰 탈이 날 수 있는 일정이었기에 늘 전전긍긍해야 했다.
그 뿐인가? 날씨마저 도움이 되어 주지 않았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촬영을 접어야 하는 날들이 많아졌고, 그만큼 빡빡해져만 가는 남은 일정은 점점 더 큰 부담으로 쌓여갔다.
좋은 그림을 담기 위해 하루에도 열두 번씩 장소를 옮겨야 했는데, 촬영 후반부에 들어서서는 절대적 시간의 부족으로 포기할 것은 포기하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이끌어내야만 했다. 호주의 햇살은 흐린 날씨에도 어찌 그리 뜨거운지, 하루하루 촬영이 더해갈수록 스태프들은 까맣게 까맣게 그을려져 갔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OK 사인이 떨어졌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수고했다는 격려가 담긴 악수... 서울에 돌아가서 마무리해야 할이 아직 산더미였지만, 그 때 그 순간의 뿌듯함은 잊을 수 없다.
15초에 담기에는 너무 아까운 장면들이 유난히 많았던 ‘고객의 미소’ 편 - 감동이 흐르는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싶으신 분은 영화 시작하기 몇 분 전에 미리 극장에 입장하셔서 1분짜리 완결편을 만나보시길 바란다... 절대 후회는 없으시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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