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규모 세계 4위, ‘세계의 공장’이자 13억의 인구를 지닌 나라 중국. 세계적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지금 이 순간도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은 광고시장에서도 예외일 수는 없다. 이미 선진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세계적 글로벌 광고회사들이 중국 시장에 자리하였으며, 더불어 중국 로컬 광고회사들 또한 자국 시장에 대한 보다 높은 이해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그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2005년 8월, 법인 출범과 함께 중국 진출 10년을 맞이한 LG애드 중국법인 또한 이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했다. 국내 2위의 광고회사, 세계적인 WPP 네트워크라는 타이틀이 중국 시장에서 우리의 성공을 보장해 주는 만능열쇠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종합 광고회사로서의 선택, BTL
중국 시장 내 브랜드의 중요성과 IMC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그 한 축으로서 BTL에 대한 중요성 또한 부각되기 시작했다. 넓은 국토, 지역별로 상이한 문화와 민족, 다양한 소비자 계층, 동일 상점 내 수많은 경쟁자 등을 감안할 때 중국 시장 내 BTL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LG애드 중국 법인이 진정한 종합광고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도 기존 ATL부문과 더불어 BTL 역량의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과제였다. 하지만 기존 BTL 전문회사들이 이미 그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고, ATL과 BTL 회사들의 전문성이 비교적 잘 구분되어 있는 상황에서 ATL 기반의 LG애드가 BTL 부문을 강화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따라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야 했다. 우선 BTL 시장을 이해하고, 거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본적인 경쟁력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 마케팅에서 가장 흔히 쓰는 용어 중 하나가 바로 ‘Value for Money’라는 말일 것이다. 고객은 언제나 지불한 금액에 비례하는, 아니 보다 더 큰 가치를 원한다는 의미다.
ATL 업무의 경우(물론 미디어의 경우도, 대행사별 할인율에 따른 가격의 차이는 존재한다), ‘Money’라는 부분은 대다수의 경우 이미 정해져 있고, ‘Value’라는 측면에서 누가 보다 좋은 전략과 크리에이티브를 창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BTL업무에 있어서, 특히 중국에 서는 ‘Money’라는 측면에서부터 그 차이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스터 하나를 만든다고 할 때, 그 품질의 차이를 제대로 지각하지 못할 경우 겉으로 보기에 동일한 제품에서도 지질(紙質)의 차이 등에 따라 10배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똑같은 품질의 제품이라도 누가 협상을 하느냐에 따라 2배 가까운 가격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결국 누가 더 뛰어난 전문성과 협상력을 지니고 있느냐가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는 것이다.
LG애드는 이러한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방 파트너인 Firstell과의 합작관계를 보다 강화, One Team 체제를 구축했다. 긴밀한 업무 협조를 통해 외주 물량을 최소화하고 내부 업무를 극대화함으로써 일정 수준의 안정적 물량을 바탕으로 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외국인이 지닐 수밖에 없는 가격 협상의 한계를(여기서 ‘중국인의 상술’이라는 부분을 집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하나의 물건을 놓고 흥정을 함에 있어 외국인이 살 수 있는 가격에는 언제나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Firstell이 지닌 중국 내 로컬인프라의 활용으로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었다.
차별된 가치를 창출하라!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듯이 단순히 원가의 절감만으로 광고주의 만족을 이끌어 낼 수는 없다. 앞서 ‘Value for Money’를 이야기한 것처럼 보다 중요한 것은 광고주가 느끼는 ‘Value’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중국법인은 내/외부 전문인력을 보강하고, 개별 제작물 관점이 아닌 브랜드 측면에서의 통합 BTL 업무 추진을 통해 일관성 있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집행을 추구했다.
또한 크리에이티브 팀을 보강해 BTL 부문의 크리에이티브 수준 제고에 노력하고, AE와 제작팀에서는 기존 아이템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아이템의 개발을 위해 매진했다. 그러한 노력의 결실 중 하나가 바로 2006년 LG전자 정보통신의 국경절 판촉 사례라 할 수 있다.
LG전자 정보통신 부문의 2006년 최대 이슈는 역시 ‘Chocolate’이었다. 소비자 인식 속에 ‘Chocolate’을 남기고, 이를 통해 LG전자 정보통신의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이 투여되고 있는 상황에서 BTL 부문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에 국경절 판촉의 전체 컨셉트를 ATL과 동일한 ‘I love Chocolate’으로 정하고 ATL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위해 판촉과 관련한 매장 내 각종 POP를 ‘Chocolate’에 집중했으며,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각종 선물도 기존 단순 기성품을 구매/제공하는 방식에서 탈피, 전체적인 컨셉트에 맞는 디자인으로 직접 제작했다. 또한 온라인을 통해 ‘Love Story 공모전’과 같은, 중국 젊은 타깃층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이슈를 창출함으로써 ‘Chocolate’과 판촉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동시에 고조시키는 활동을 펼쳤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2005년 동기간 대비 약 2배에 가까운 매출 신장을 이루는 성공을 거뒀다. 물론 가장 큰 공은 LG전자 정보통신 부문의 일관된 통합 전략 전개와 제품의 우수성에 있다고 할 수 있겠으나, 선물 등과 같은 전체적인 판촉전략에 대한 소비자 반응 또한 상당히 긍정적이었음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LG정보통신의 국경절 판촉은 중국 내 언론에 몇 차례 성공사례로 소개되기도 했으며, 많은 경쟁사에서 이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LG애드 중국법인이 중국 비즈니스의 안정적 기반 마련을 위해 주목한 것은 중국 로컬 광고주의 영입이었다. 기존의 한국 광고회사들이 누구도 이뤄내지 못한 일이었지만, LG애드는 그 꿈을 버리지 않았다. 이를 위해 BTL 부문과 마찬가지로 서로의 강점을 바탕으로 중방 파트너인 Firstell과의 업무공조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갔으며, 마침내 2006년 5월, LG애드 중국법인은 중국 우유시장 No.1인 ‘멍뉴(夢牛)’의 요구르트 사업 부문을 광고주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조직 역할 분담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과 더불어, 기존 ATL의 경험과 강화된 BTL 업무 역량을 통한 통합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멍뉴의 영입은 사실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단순히 하나의 광고주 영입 차원을 넘어, 중국 광고시장에서 우리도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고, 지속적인 신규 광고주 영입의 활로를 열어준 뜻깊은 승리였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국법인은 2006년 11월 경쟁 PT를 통해 한국 광고주인 CJ를 영입하는 데 성공하는 등 지속적으로 중국 내 중/대형 광고주의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길을 열어라!
2008년 북경 올림픽을 게기로 중국의 광고시장은 한 단계 더 높은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이 반드시 개별 광고회사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경쟁은 오히려 더욱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처럼 치열한 생존경쟁은 LG애드 중국 법인에게도 예외일 수는 없다. 2006년 BTL통합과 중국 현지 광고주 영입을 통해 가장 기본적인 기반 마련에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미래에 또 어떤 상황이 닥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과 투자만이 미래를 위한 생존의 길을 열어주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국법인은 2007년부터 LG전자 SI 통합 업무를 진행 중이다. 기존의 SI 업무는 지역별 또는 매장별로 자체 진행되면서 개별 매장 내 밀착 서비스는 가능할 수 있었으나, 매장 간 통일성 저하와 표준화된 품질 검증의 어려움이라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LG애드는 양산 제작 시스템을 도입하고, 북경을 중심으로 주요 7개 지역에 SI 전문인력을 배치함으로써 제작에서 관리까지의 모든 과정이 하나의 표준화된 시스템 하에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모든 신규 사업이 그러하듯, 사업 초기 이런저런 진통도 많았으나 현재는 비교적 안정된 시스템이 갖추어져 가는 단계에 이르렀다.
“세상에는 원래 길이 없다.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된다.”는 <아Q정전(阿Q正傳)>의 작가 루쉰(魯迅)의 말처럼 중국 광고시장에 발을 디딘 그 순간부터 정해진 길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부단히 새로운 길을 찾는 노력, 그 노력이 지금의 LG애드 중국법인을 만들어온 원동력이었다. Show must go on! LG애드 중국법인의 새로운 길 찾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