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피터리서치(2006)에 따르면 각종 스팸방지 프로그램에 의해서 걸러지는 이메일(Blocked Retention and Sponsored Mail)이 전체 메일의 11%에 이르며, 그 비용은 약 1억 7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6년 기준, 전체 온라인 마케팅 비용의 9%에 해당하는 15억 2,200만 달러를 이메일 마케팅에 지출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상업성 메일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고객을 선택해 메시지의 접근성을 높이고 고객이 스스로 자신에 대한 필요성을 판단, 수용하도록 하는 상호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중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퍼미션 마케팅(Permission Marketing)은 세스 고딘(Seth Godin)이 1999년 그의 저서<퍼미션 마케팅>에서 그 용어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인터넷 등 상호작용성을 겸비한 신매체의 성장과 함께 오늘날 모든 마케터들에게, 특히 온라인상에서 보편화된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퍼미션 마케팅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전달하기 위해 개인에게 미리 허락을 구하는 것’으로 정의되며, 그 목적은 고객과 대화를 시작하고 유지하며 발전시키고, 시간이 감에 따라 허락의 수준을 더욱 높이는 가운데 신뢰를 형성하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관계를 더욱 가치 있는 자산으로 만드는 데에 있다.
기업은 이를 통해 더욱 알맞게 세분된 시장에서 더욱 정확한 타깃을 향해 밀착성 있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데, 이러한 프로모션 관련 정보를 받는 데 동의한 고객은 전반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기업에 더욱 많은 수익을 가져다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마케터로부터 소비자에게로의 권한 이양을 수반해 나타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즉 상호작용성을 지닌 뉴미디어 시대에서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 메시지를 회피할 능력과 방법을 갖게 되면서 마케터들도 메시지를 원하는 사람에게만 보내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소비자 관점에서 본 퍼미션 마케팅의 혜택과 비용
Krishnamurthy(2001)의 연구에 따르면 퍼미션 마케팅 프로그램에 대한 소비자의 참여수준은 그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는 소비자가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혜택과 또 이를 얻기 위해 감당해야할 비용(Cost)이라는 두가지 측면이다. 이에 결론부터 말하면 소비자가 퍼미션 프로그램으로부터 지각하는 혜택이 높으면 높을수록, 비용은 낮으면 낮을수록 소비자의 퍼미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되고 참여수준은 높아진다.
<그림 1>에서 보듯이 ‘혜택’은 다시 개인에 대한 메시지의 관련성과 금전적 혜택이 높을수록 커진다. 여기서 메시지의 관련성은, 소비자가 느끼는 메시지와 제품의 적합도 및 브랜드에 대한 매력성이 높을수록 커지며, 금전적 혜택은 제공되는 인센티브의 크기(예: 쿠폰의 할인율 등)가 클수록, 보상을 받는 속도는 빠를수록 더 크게 지각된다.
한편 비용은 개인정보의 입력/수정 비용, 메시지 처리비용, 프라이버시 비용 등 세 가지 요인으로 결정된다. 개인정보의 입력/수정 비용은 요구되는 퍼미션 수준이 높을수록, 메시지의 적합도가 낮을수록, 또 메시지의 명확성(용이성)이 떨어질수록 커진다. 메시지 처리비용은 메시지 적합도는 낮고 메시지 양은 많으며, 메시지 명확성이 낮고 인지적 부담(Cognitive Load)이 클수록 높아진다. 또한 프라이버시 비용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내부적 보증(예: 웹사이트나 이메일 발신기관의 프라이버시 보호정책 고지)과, 외부적 보증(공인된 외부기관에 의한 프라이버시 보호정책 준수 공지 등)의 정도가 낮을수록 커진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퍼미션 프로그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참여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품에 대한 적합도가 높은 타깃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메시지를 받는 것에 대한 인센티브를 더 크고 명확하게 인식시켜 관심을 유발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비용 측면에서는 관련성 높은 메시지를 통해서 개인정보를 필요한 만큼만 최소화하여 요구하고, 정보 입력에 관해 알기 쉽게 안내해 개인정보 입력비용을 낮추며, 정보 등록을 위해 소비자가 읽어야 할 메시지의 양을 적은 수준으로 유지해 메시지 처리비용을 낮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명확하게 고지해 프라이버시침해에 대한 우려를 최소한으로 낮춰주는 것도 퍼미션 유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퍼미션 마케팅의 성공전략
1. 소비자를 등록하게 할 것(Call to Register)
주피터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마케팅 실무자들의 60%가 소비자들이 동의 아래 이메일 주소를 온라인 등록과정을 통해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마케팅 조사기관에 의하면 88%의 온라인 사용자들이 그들의 취향과 관심 사항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는 데 시간을 쓸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고, 25%는 온라인 등록양식에 기입하는 데 6분 이상을 쓸 수 있다고 답했다. 따라서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의 정보수집을 위해 웹사이트의 다양한 위치에 방문자의 가입을 유도하고 등록의 필요성을 환기하는 문구를 자주 노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 다양한 선택 대안을 제공할 것
온라인 소비자의 84% 정도가 상업성 이메일에 대한 적절한 통제권을 원하는 만큼, 웹사이트에서 필요한 정보와 필요치 않은 정보를 가려서 통제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 대안들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이메일에서도 이러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이메일을 뉴스레터 형식으로 받을 것인지, 아니면 간단한 공지메일 형식이 좋을지, 또는 이메일을 받는 횟수를 한 달에 몇 번으로 할지 등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받는 데 대한 다양한 통제방식이나 선택 대안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3. 등록정보의 전략적 배치
등록 관련 정보를 시각적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가능한 많은 곳에 위치시킬 필요가 있다. 웹사이트 내에서 중요한 지점에 정보를 배치할수록 회사가 고객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기회는 더 커진다. 또 고객편의적이며 사용성이 높은 사이트 디자인과 행동 촉구 메시지도 방문자의 개인정보 등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4. 콘텐츠의 예시
회원정보를 등록했을 때 어떤 정보를 받게 될지 구체적이며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받게 될 콘텐츠의 샘플을 예로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광고에 관한 미국 소비자의 신뢰 혹은 불신감을 조사한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2 정도가 자신이 등록한 이메일에 대해 신뢰한다고 대답했다. 또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메일 구독자들은 그들의 이메일 편지함에 무엇을 얼마나 자주 받을지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5. 안전성
온라인 사용자들에게 안전 문제는 가장 중요한 근심거리 중 하나로 남아있다. 미국 인터넷 사용자의 개인적 식별정보 사용에 관한 Truste와 TNS의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이 회사가 개인정보를 보호해 줄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역으로 말하면 마케터는 사이트에서 개인정보의 안전성을 강조함으로써 사이트에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만들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프라이버시 정책에 관한 링크를 가능한 한 많이 제공해 고객의 이메일 주소가 그들의 명시적인 허락 없이 외부에 공유되는 일이 없으며, 고객정보는 항상 잘 보호된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일관되게 확인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6. ‘보여주고’ 얘기하라
사이트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메일 발신자의 적법한 물리적 주소와 함께, 그들이 원할 경우 사이트로부터의 탈퇴방식을 조목조목 써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면서도 메일 수신자에게 그들이 이메일을 통해 정보를 제공받기를 명시적으로 허락하였음을 상기시켜야 한다. 이렇게 했을 경우 그렇지 않을 때보다 사용자가 메일을 열어보는 비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7. 개인정보 기입양식
온라인 사용자들은 참을성이 없는 편이다. 온라인 조사기관인 ChoiceStream(2005)의 조사에 따르면 평균 사용자들은 마케터들이 묻는 고객정보 기입에 2분 정도 시간을 쓸 용의가 있다고 대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NS 조사에 따르면 50% 이상의 사용자들이 너무 많은 정보를 등록하도록 요구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기입양식을 눈에 쉽게 들어오도록 하고 처음에는 요구하는 정보를 최소화하며, 향후 고객과 기업과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수집정보를 점차적으로 늘려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8. 가치 있는 인센티브 제공
고객이 마케터로부터 원하는 정보나 콘텐츠를 받기 위해 마케터가 원하는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일종의 윈윈 관계로 인식될 수 있다. 따라서 표적소비자의 성향 파악을 위해 어떤 ‘당근’을 제공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Truste와 TNS 조사에 따르면 71%의 사용자들이 개인정보를 제공해야하는 점 때문에 온라인 등록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들이 정말 원하는 콘텐츠나 정보를 받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주피터리서치 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57%의 응답자들이 뉴스레터를 구독하기 위해 이메일 주소를 줄 수 있다고 응답했고, 21.7%는 경품이나 어떤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개인정보와 바꿀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이외에도 신제품 관련 뉴스 업데이트, 디스카운트, 콘테스트 관련 정보 등을 추가로 고려해 볼 수 있다.
9. 지속적 관리
이메일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촉에 성공하고 충분한 관련 정보를 획득한 후의 단계는 방문자를 구매자로 전환시켜야 하는 것이다. 개인화한 이메일은 적합한 수신자에게 적합한 시간에 적합한 메시지를 실어서 전달해 예상고객을 장기고객으로 바꿔주는 강력한 도구이다. 즉 시간이 가면서 판매자와 예상고객 간의 신뢰가 깊어질수록 마케터의 메시지 관련성도 더욱 높아져야 하는 것이다. 이는 다시 고객의 반응율과 메시지에 대한 관심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고객에게 특별 할인혜택, 경품, 신제품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제품주문 발생 시 확인 메시지(예: 구매확인, 배송확인, 거래확인 메시지 등)를 보내주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최근에 방문한 신규 등록자를 추가하고, 이메일이 계속적으로 반송되거나 아예 열어보지 않는 사람들을 리스트에서 삭제하는 등 이메일리스트를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여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퍼미션 마케팅의 도전 요인
1. 필터링 서비스의 증가
이메일 사용자들은 메일함의 혼잡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사용자들은 프라이버시의 부재에 실망하고 있다. 그 결과 온라인 사용자들이 설치한 수많은 스팸방지 프로그램과 이메일 필터를 뚫고 메시지를 통과시키는 것은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B2B 마케팅과 관련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18%에서 35%에 이르는 이메일 캠페인이 스팸으로 잘못 식별되어 원래 의도한 수신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기업들이 이메일 마케팅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볼 때 아주 숙달된 이메일 마케터들에게도 이 수치는 위협적이다. 캐나다에서 시행된 한 조사(Canadian Interactive Reid Report for 2006) 결과도 스팸필터를 쓰는 사용자가 2006년에는 2005년 대비 77% 증가한 82%에 이르고, 이메일 10개 중 2개가 스팸방지 서비스에 걸려 의도한 수신자에게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2. 이메일 리스트 문제
Mediamark Research 조사에 따르면 40%의 이메일 사용자들이 이메일 주소를 2년에 한 번 꼴로 바꾸고, 15%는 1년에 한 번 이상 지속적으로 바꾼다고 한다. 이는 1년에 평균 21%의 이메일 정보를 무효화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할 수 있는데, 그 결과 데이터베이스는 낙후된 정보들로 오염되고 적절한 타깃팅을 하는 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04년 8월에 실시된 DMA(직접마케팅협회)의 매체별 반응률 조사에 따르면 이메일의 경우 ROI(Return on Investment) 지수가 16.0으로 전화(18.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반응률을 보였다. 이는 직접메일(15.3), 신문(8.8) 등 다른 매체들의 반응률을 상회하는 것이다. 이에 ROI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에 대한 메시지의 관련성을 높이고, 인센티브를 강화함과 동시에 이메일 리스트를 자주 업데이트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3. 프라이버시 문제
Krishnamurthy(2001)이 지적했듯이 프라이버시는 소비자의 퍼미션을 저해하는 주요 비용요소다. 미국 인터넷 사용자의 경우 셋 중 둘은 자기의 메일 주소가 메일링리스트에 포함되도록 승인했음을 몰랐다고 한다. 이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가 퍼미션 마케팅 활동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동산에서 ‘위치’가 중요한 것처럼 퍼미션은 적합한 소비자 정보를 모으고, 적합한 시기에 자사 제품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이메일 마케터들이 메시지의 관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DoubleClick의 조사에 따르면 67%의 응답자들은 자신과 관련성이 있는 정보가 있는 이메일에 반응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했고, 73%는 이메일을 보낸 회사와 관련해서 특별하게 관심 있어 할만한 정보를 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더욱이 오늘날처럼 경쟁이 심한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바를 재차 확인시켜주는 관련성 있는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게 마련이다.
결국 퍼미션 마케팅은 소비가가 퍼미션에 참여함으로써 얻게 되는 혜택(Benefit)을 보다 크고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를 얻기 위해 들여야 할 소비자의 비용(Cost)을 최소화해줌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고 하겠다. 특히 소비자가 느끼는 메시지와의 관련성 지각 측면에서 제품이나 브랜드, 그리고 그 제품을 만드는 광고주에 대한 인지도와 흥미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퍼미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매체를 활용한 IMC 관점의 보조적 캠페인 활동도 병행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