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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싸이언의 디카폰 광고 ‘포즈쇼’ 편을 보자. 광고는 고흐나 다빈치의 작품에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실크스크린법을 도입해 ‘싸이언 식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강한 시각적 효과와 함께 기존 광고와는 다른 파격적인 형식으로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디카폰 광고를 왜 이런 식으로 제작했을까? 왜 ‘통합적 크리에이티브 전략’인가? 광고에 있어 크리에이티브는 예술가의 독창성이나 천재성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것은 ‘팔기 위해’ 보는 이의 마음에 다가가는 수단이며, 따라서 광고의 창의성 뒤에는 철저한 마케팅 전략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광고의 크리에이티브는 마케팅 목표와 전략을 바탕으로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오길비 앤 매더 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노만 발리는 전략과 크리에이티브의 이러한 관계를 “From Logic To Magic”이라고 표현했다. 광고에서 크리에이티브의 성격을 매우 적확하게 표현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광고 크리에이티브 전략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제품의 특장점을 소구한 USP 전략, 이미지 전략, 포지셔닝 전략 등이 그것이다. 이것을 더욱 세분화하면,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을 전달해 새로운 범주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일반적 편익 소구 전략’, 애매모호함이나 유머 등의 방법을 통해 소비자의 관여를 유도하는 ‘공명(Resonance) 전략’ 등 9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 가지 전략은 사고 과정을 촉진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사고의 틀’일 뿐, 정해진 원칙도 아니고, 전략적 해결점을 제시해 주는 것도 아니며, 이들 요소는 혼합되어 나타나게 마련이라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전략 수립의 몇 가지 요건 그러면 크리에이티브 전략 수립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원론적인 측면과 최근의 시대환경을 아울러 그핵심 요소 몇 가지를 살펴보자. 시대를 읽어라 ‘그는 나의 뉴욕행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영국식 농담과 그만의 M포인트로.’ 몇 년 전부터 딱딱한 기존 카드광고의 관행을 깨고 파격적인 키치 스타일을 도입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현대카드의 ‘미니 M카드’ 광고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이 광고는 상품을 광고하기보다는 독특한 스타일과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로 보는 이들을 그저 재미있게 해주고 있다. 또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기업PR ‘놀라운 이야기’ 편에서는 3D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해 친근한 이미지로 금융상품을 광고하고 있다. 사실 제품의 장점을 홍보하고 싶은 것은 공급자의 입장일 뿐, 소비자의 감성을 충족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과거 광고시장의 대부분을 이루던 제품 위주의 광고가 줄어들고, 애매 모호함이나 유머, 기타의 방법을 통해 소비자의 정서를 자극하거나 일시적으로 관여수준을 증가시키는 ‘공명전략’을 사용한 광고가 늘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한 광고 크리에이티브 추세는 선진국을 비롯해 현재 우리 사회 문화를 지배하고 있는 쾌락주의에 근거한다. 이제는 ‘맞고 틀리다’ 혹은 ‘우리 제품은 이래서 좋다’ 등의 논리적 방식의 광고보다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감성을 소구한 광고가 호응을 얻고 있다. 상품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후기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이미지를 통한 브랜드 가치가 아니면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만으로는 동종 제품과의 차별화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생산 중심에서 소비중심의 시장구조로 바뀌면서 자유분방한 소비자 중심의 문화가 발달하게 되었고, 쾌락을 위해 살겠다는 풍조가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하게 되었다. 이런 흐름을 외면할 수 없는 광고주 입장에서 보면 일방적으로 자사 제품을 알리는 메시지보다는, 수용자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고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재미·코믹·엽기, 혹은 감동적인 요소를 갖춘 광고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 파격적인 광고로 자기 브랜드만의 이미지와 스타일을 갖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시대의 변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70~80년대처럼 ‘정직과 신용의 쭛쭛쭛쭛’과 같은 슬로건을 사용하는 크리에이티브 전략으로 광고제작에 접근한다면 얼마나 시대착오적이고 무책임한 광고가 될까. 이때, ‘시대의 흐름’이라고 해서 단지 사회적 트렌드나 문화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광고의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세울 때에는 트렌드와 문화뿐 아니라 시장상황과 매체환경 등을 폭넓게 두루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전략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이 급속한 매체환경의 변화다. 지금의 매체환경은 전통적인 4대 매체 체제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다변화하고 있다. 인터넷기술의 발달로 인한 인터넷 배너광고와 블로그광고, 케이블 TV를 포함한 방송사의 증가는 기존 4대 매체 위주의 광고가 아닌 복잡한 매체환경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 지하철이나 버스광고 같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광고로 효과를 높인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 블로그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블로그는 어느덧 기업에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광고 매체로 부상했다. 외국의 경우, 소니와 아마존 같은 대기업에서 이미 블로그에 광고를 집행했고. 나이키와 GE도 블로그 광고를 실험중이다. 국내에서는 영화나 식음료 회사, 그리고 은행광고 등 다양한 기업들이 이미 블로그를 통해 광고를 집행했다. 블로그는 TV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저렴한 매체비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고, 브랜드 스토리뿐 아니라 각종 이벤트 공지와 경품추첨, 설문조사 등 수용자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광고를 집행하는 쪽에서 보면 광고의 소비자 노출 정도와 반응을 파악하기 쉽다는 이점과,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광고에 유리하다는 점도 있다. 예를 들어 KTF의 뮤직포털브랜드 도시락(www.dosirak .com)의 신개념 옥외광고 캠페인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버스쉘터나 지하철 원형기둥 및 와이드컬러 안에 오디오 장치를 삽입해 지나가는 사람 누구나 이어폰을 꽂고 버튼을 누르면 도시락에서 제공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광고물이다. 또 네오위즈의 쥬크온은 20여 일 동안 TV-CF와 신문 프로모션, 버스광고를 동시에 진행하는 게릴라성 캠페인을 펼쳐 적은 예산으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위의 몇 가지 사례는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광고매체에 대한 통념도 깨져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따라서 브랜드의 특성과 잘 어울리는 매체전략, 그리고 판매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매체활용에 대한 크리에이티브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라, 언제나 마케팅은 결국 비슷한 상품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러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대중에게 다가가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혁신적인 발상 없이는 광고의 생존이 불가능할 정도다. 기본적으로 모든 광고의 크리에이티브는 다른 광고와의 차별화를 통해 블루오션을 추구해야 하는데, 차별화는 대개 역발상이라는 크리에이티브 전략으로 구현된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는 음료광고는 영화 <왕의 남자> 주인공 이준기를 등장시킨다. 이 광고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얻었고, 곧바로 매출로 연결됐다. 이 광고의 성공에는 ‘역발상’이 있다. 석류에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성분이 많아 여성을 더욱 여성스럽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 착안해 처음에 미모의 여성 탤런트를 광고모델로 염두에 두었다. 그러나 ‘미녀 컨셉트’인 광고에 미녀 모델이 등장하는 광고는 너무 평범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영화에서 여장 남자로 주목받은 이준기가 제격이라는, 역발상의 대안이 채택돼 효과를 거둔 것이다. 이밖에도 광고에서 역발상이 빛을 발하는 예는 무수히 많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하리수가 모델로 나온 도도화장품의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광고를 떠올려 보자. 이 광고는 당시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호감도 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역발상과 같이 획기적인 사고가 아니고서는 차별화 자체가 어려운 우유광고를 생각해보자. 기호제품이 아닌 우유는 맛·가격·포장에 있어 동종제품끼리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없다. 그렇다고 맥주나 커피처럼 유머를 사용하거나 스토리를 가지고 광고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운 제품이다. 그런데 이탈리아의 ‘파말랏(Parmalat)’ 우유는 이러한 난점을 극복하고 재치 있는 역발상으로 칸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거머쥔다. 덩치 큰 강아지가 고양이한테 한 방 먹은 모양이다. 온 몸에 붕대를 감은 강아지의 모습이 클로즈업되어 있고, 그 밑에 아주 작은 고양이가 ‘그래, 맛이 어때?’라는 표정으로 미소 짓는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또 다른 시리즈에서도 영리한 쥐 제리 앞에서 당하는 톰을 그린 ‘톰과 제리’를 연상시킨다. 커다란 고양이의 그림자가 불독을 압도하고 있는 사진이다. 한번 화나면 무섭기로 유명한 불독이 고양이 그림자 앞에 잔뜩 겁먹은 표정을 짓고 있다. 우유를 마시면 누구든 힘이 솟는다는 메시지를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는 역발상 기법으로 풀어낸 것이다. 제품 컨셉트를 잘 녹여내라 바위산 절벽에 멈춤 표지판이 보인다. 엉뚱한 이미지로 보는 이의 눈길을 끄는 그 창의적 발상이 우선 돋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기억해야 할 점은 이 광고가 험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오프로더 지프(Jeep)의 광고이기 때문에 그러한 발상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절벽을 달릴 만큼 튼튼한 차라는 브랜드 컨셉트를 전달한 광고다. 또 하나, 자유를 추구하며 기성세대에 반항하는 젊은 세대를 우상화하여 표현하고 있는 리바이스(Levi’s) 광고. 예의범절을 외치는 어른들에게 반항하듯, 자동차 문 위에 다리를 올려놓은 제임스 딘. 제임스 딘이 리바이스 청바지를 즐겨 입었다는 광고 문구는 리바이스라는 브랜드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만약 리바이스라는 제품이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면 광고에서 굳이 젊은 세대의 성격을 나타낼 필요가 없다. 리바이스 광고에서 이어지는 반항과 도발의 이미지는 결국 브랜드의 성격을 대변하는 것이기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2000년 칸국제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쥔 버드와이저의 ‘와즈업’ 시리즈. ‘와즈업’(whass up?)이라는, 미국 젊은층이 일상생활에서 쓰는 슬랭을 여과 없이 옮겨 놓은 대화, 집에서 뒹굴며 맥주 마시는 뉴욕 젊은이들의 일상. 그다지 튀는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구사하지는 않았으나, 이 광고는 미국 서민층이 즐겨 마시며 미국의 젊은 문화를 상징하는 버드와이저의 브랜드 컨셉트를 매우 사실적으로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광고의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정답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보다 브랜드의 성격을 잘 담아내고 소비자의 마음에 다가가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싸맬 때, 위에서 짚어본 몇 가지 사고의 틀은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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