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06 : Ad Review - Audi 신차 광고

Ad Review - Audi 신차 광고     “알루미늄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선 욱 | 기획1팀 국장 atman21@lgad.co.kr

“팔리, 팔리…” 해외촬영을 가보면 외국인 스태프들 입에서 이런 말을 듣는 경우가 참 많아졌습니다. 아마 제일 먼저 그 말을 가르친(?) 어느 선배 덕에 지금 우리가 일할 때 그들이 더 빠르게 움직여 주겠지요. 세계적으로 잘 사는 나라들의 공통점은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문화’를 가진 나라들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더군요. 마치 우리네 비빔밥, 미국의 햄버거처럼 말이죠. 하지만 하나의 씨앗이 움트기 위해서는 흙 속에 묻혀 참고 견뎌내는 인내가 필요한 것처럼, 가끔은 진득하게 만나게 되는 인연이 더 깊게 다가오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아우디(Audi)에서 신차가 나왔는데,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점이 USP였나 봅니다. 크리에이티브가 돋보이면서도 여유까지 지닌 어느 광고인들이 진득하게 세월을 두고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아이디어를 냈군요. ‘알루미늄 바디는 철과 다르다. 차를 나타내는 모양만 알루미늄으로 처리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부분은 녹슬어 알루미늄 바디가 좋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다.’ 알루미늄 바디의 좋은 점을 구구절절 읊조리면서 매일 똑같이 서있는 광고가 아니라, 아무 것도 없던 광고판이 비에 젖고 바람을 맞으며 자연스럽게 녹슬고, 그렇게 세월에 익어가면서 드러나는,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진 비주얼과 카피. 참 멋진 시도가 아닙니까? 매일 그 거리를 지나는 소비자라 해도 처음에는 텅 빈 광고판을 힐끗 쳐다보곤 이내 잊어버렸겠지요. 그러다 어느 날, 알루미늄 바디가 자랑스럽게 드러난 아우디를 만났겠지요. 일기일회(一期一會), 일생에 단 한 번 만나는 인연이라고까지 말하면 ‘너무 간’ 것일까요? 아마 저라면 어느 날 아침 출근길에 만난 그 광고가 아우디라는 브랜드와 저를 이어주는 좋은 인연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법구경(法句經)>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하지요. ‘녹은 쇠에서 생긴 것인데 점점 그 쇠를 먹는다.’ 이 광고를 위해 감히 한마디 붙여봅니다. “알루미늄은 그러하지 아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