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02 : Marketing Tower - ‘2033 키워드’로 소비자 욕구 흐름 찾기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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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Tower_ ‘2033 키워드’로 소비자 욕구 흐름 찾기
 
  Datemate에서 Anti-Trend까지,
그들을 알면 마케팅이 보인다
 
한 창 규 | CS1팀 국장
cghan@lgad.co.kr

소비자와 제품을 연결시키는 것이 광고라고 한다면, 광고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소비자와 제품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또 그래야만 양쪽의 어떤 점들을 찾아 연결시킬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이에 특정 브랜드의 광고전략 기획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평소에 그 브랜드 제품에 대해 파악하거나 혹은 그 제품의 소비자에 대해 사전에 파악하고 있다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을 때 광고기획을 좀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소비자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파악을 위해 ‘키워드’ 형태로 우리나라 소비자 욕구의 흐름을 정리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더욱 효율적인 광고기획에 일조하는 역할을 해보고자 한다.

트렌드 & 키워드

소비자 욕구의 흐름을 파악한다는 것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어떤 소비자 욕구가 새로 나타나고, 기존의 어떤 소비자 욕구가 서서히 약화되는가 하는 것에 대한 파악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소비자 욕구를 하나의 흐름으로써 파악할 수 있다면 특정 제품의 소비자 욕구에 대한 파악도 보다 용이해질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흐름’이 바로 ‘트렌드’인데, 소비자 욕구 트렌드를 키워드 형태로 파악하는 것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전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리서치를 통해 트렌드를 파악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여기서는 ‘2033’ 소비자에 국한하기로 한다. 2033 소비자는 전 세계에서도 욕구 변화가 심하다고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소비자 중에서도 그 중심에 있는 소비자이다.

2033 소비자 특성

2033 소비자는 청소년기와 중년기의 중간에 속하는 삶의 단계로, 대학생(혹은 직장 시작), 대학 졸업, 취직, 그리고 결혼 직전에 해당하는 성인 초반기이다. 이 시기는 욕구 변화가 가장 급격히 일어나는 시기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직장 선택과 결혼을 경험한다.
세대사적으로 보면 이들은 위로는 소위 386세대 다음 세대로서, 70년대생, 즉 X세대로 명명된 세대부터 시작한다. 탈권위주의적이고 자유분방하며 개성이 뚜렷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1992년 등장한 오렌지족도 바로 이들 세대에 속한다. 아래로는 80년대 고도 성장기에 태어나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서, 가구당 2명 정도로 귀하게 자란 세대라는 점에서 개인중심적 성향이 강하다.
대중문화적으로 보면 서태지 세대, 즉 한국 대중문화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이후의 세대라는 특징을 갖는다. 음악·패션은 물론 새로운 영상문화에 이르기까지 자유로운 정신과 감각적인 영상의 시대에 대학시절이나 초/중학생 시절을 보낸 세대까지를 포괄한다.
또한 위로는 그들의 대학시절인 1993년에 한국에 첫 인터넷 사이트가 만들어졌고, 삐삐와 휴대폰도 그들의 대학시절에 일상화되면서 디지털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없는 세대이며, 아래로는 초/중학교 시절부터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하면서 자란, 그야말로 본격적인 디지털 세대이다.
글로벌 측면에서 보면, 위로는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시작된 해외 배낭여행과 어학연수 등의 붐이 이들의 국제적인 시야에 영향을 미쳤으며, 아래로는 배낭여행이나 어학연수는 물론 고등학생 시절 유학 등으로 인해 이러한 경향이 더욱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다.

생활문화 트렌드

2033 소비자의 욕구 트렌드를 크게 3가지 부문, 즉 생활문화, 기술 및 커뮤니케이션, 소비문화로 나누어 보았다. 우선 여기서는 그 첫 번째인 생활문화 관련 트렌드에 대해 살펴보자.
이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특징은 ‘개인주의의 확대’, ‘개인 자유의 확대’이다.
과거에 비해 집단주의적 혹은 집단순응적으로 사회 규범에 순응하는 생활의식과 태도가 점차 줄어들면서 개인의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을 중시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일정 정도 사회적 제도에 순응하게 되는 ‘혼인’의 연령이 높아지고, 또한 혼인을 하더라도 과거와 같이 적응해서 살아가기보다는 이혼하는 비율이 늘어나게 되었다. 싱글족이 증가하는 것도 개인 자유의 확대라는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제도나 관습 혹은 집단에 순응하기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소비자 욕구가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개인 자유의 확대와 더불어 나타난 것이 위계적 사고의 붕괴이다. 과거에 비해 상하질서에 순응하는 경향이 줄어들고, 생활과 사고 자체도 보다 평등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개인적 자유의 확대와 동일선상에 있다.
생활 부문에서 또 하나 특기할 만한 것으로 ‘Young Mind’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 과거와 비교해볼 때 중년층·노년층이 훨씬 젊어졌다. 외모나 건강 상태는 물론, 생활습관과 자세 면에서 젊은층 못지않은 것이다. 신세대 노인 혹은 ‘친구 같이 지내는 엄마와 딸’이 그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소수 약자층의 사회적 부각을 들 수 있다.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여성·노인, 그리고 혼혈인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했다. 그런데 이는 사회적 관심의 폭이 보다 넓어지고 평등의식이 확산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청년실업의 증가와 취업경쟁의 격화를 들 수 있다. 계속되는 경제적 불황의 결과 나타난 사회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소비자 욕구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소비자 생활 부문에서의 트렌드 변화의 방향은 ‘개인 자유의 적극적 추구’ 및 ‘사회 경쟁의 심화’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된 내용을 ‘행복한 싱글’, ‘데이트 친구’, ‘반(反)트렌드 라이프스타일’, ‘적극적 자기계발’이라는 4개의 키워드로 요약했다.

행복한 싱글(Happy Miss Old)
‘행복한 싱글’은 경제력을 갖춘 20대 후반~30대 초반 미혼여성이 ‘자기 삶의 질’을 추구하며 사는 모습을 말한다. 이들은 결혼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결혼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향유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최근에는 쇼핑을 통해 어떤 특정 제품을 소비하는 것보다는 스포츠나 여행 같은 체험을 중시한다. 또한 이들은 재충전을 위해 피부관리나 마사지와 같은 육체적인 것에서 요가·문화공연 감상과 같은 정신적인 것까지 두루 관심을 갖는다.
얼마 전에 방영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은 남자에게 무조건적으로 의지하고 사랑 받는 여성의 역할을 거부하고, 보다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여성상을 제시했다. 주인공의 통통한 몸매와 세련되지 못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이 부각되었는데, 이에 많은 여성이 대리만족을 느꼈고 공감하였다. 뿐만 아니라 케이블 TV에서 방영된 <섹스 앤 더 씨티(Sex and the City)>에 출연한 4명의 서로 다른 캐릭터가 겪는 에피소드는 대중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많은 여성들에게 회자되기도 했다.
행복한 싱글 라이프의 정수는 역시 ‘일’을 통한 자기계발이다. “전공이 연극영화지만, 한편으로는 네일아트나 글쓰는 것을 많이 해요. 솔직히 여자는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서 장사나 마케팅 쪽에 관심이 많아요.”
이렇듯 많은 20대 초반 여성이 자신이 배운 전공에 상관없이 미래에 자신이 할 사업이나 부업을 고려해 다양한 관심을 개발하고 있다.
여성이 사회적 활동을 통해 경제력을 지니면, 스스로 현재를 더욱 윤택하게 향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그들의 가치관을 보면 자신의 일만을 열심히 하는 외골수적인 사람보다는 패션·뷰티·레저활동·스포츠 등 여러 분야에서 뒤처지지 않는 균형 잡힌 사람을 더 멋지게 생각한다. 그래서 틈만 나면 자신을 더욱 매력적으로 꾸미려 하고, 주말이면 교외로 나가 즐긴다.
또한 최근의 여성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파티문화’다. 파티문화는 단순히 사람을 사귀는 채널로서가 아닌, 각종 공연을 감상하는 문화공간으로도 발전하고 있다. 이름난 일류 호텔의 스위트룸을 빌려서 생일파티를 하는 풍경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보기 힘든 문화였다. 타인에 대한 개방적 태도와 사교성을 요구하는 파티문화는 우리나라에 잘 맞게끔 변형되어 자리를 잡고 있으며, 소규모로 얘기가 통할만한 사람들끼리 격의 없이 즐기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흐름은 사회적인 성 역할도 바꾸어 놓고 있다. 과거의 예쁘고 여성스러우며 남자들의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여성상(예: 줄리아 로버츠)보다는, 남자와의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강인한 여성상(예: 안젤리나 졸리)이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반대로 남성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마초적인 남성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으로 바뀌었고, 상대적으로 섬세한 감각으로 패션이나 쇼핑에 대한 얘기를 부담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여성적 성향을 가진 남성에 대해서 이전보다 관대해졌다. 요즘 일부 여성이 게이 바에 가서 즐기는 경향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렇게 일을 통해서 자신의 위치를 확립하고 여가시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그녀들은 분명히 이전보다 더 행복해진 것 같다.

데이트메이트(Datemate)
‘데이트메이트(Datemate)’란 친구보다는 가깝지만 서로 부담을 주는 애인은 아닌 남녀관계를 지칭하는 말이다. 최근 애인 대신 데이트메이트를 사귀는 게 유행인데, 원래 이 단어는 이성과의 연애를 뜻하는 Date와 친구를 뜻하는 Mate의 합성어이다. 이러한 관계는 계약연애의 일종으로, 실제 사귀지는 않으나 연인들의 사랑 표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 팔짱을 끼고, 함께 영화를 보고, 얼굴을 쓰다듬고, 때때로 키스를 한다. 그들은 가짜 연인, 즉 개인의 욕구 충족을 위해 만난 ‘필요충분’ 관계이다.
‘데이트메이트’는 요즘 대학생들의 현실주의 연애방식을 반영한다. 대학생 K씨(24)는 “지금 데이트메이트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영화를 보거나 술을 마신다”며 “키스 등의 스킨십도 가능하지만, 섹스는 자제하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대학생 박모(21)씨는 “데이트메이트는 서로를 애인으로 생각지는 않아서, 각자 애인이 생겨 헤어지더라도 슬프거나 비참할 정도는 아닌 관계”라고 말했다.
감정의 교류 없이 만난다는 점에서는 미국의 ‘Fuck Buddy’와 유사하지만, 섹스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다르다. 다른 친구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학교 앞에서는 손을 잡지 않고, 함께 찍은 사진은 미니홈피에 올리지 않는 등의 규칙을 세우며 만나는 것이다. 과거에는 결혼할 사람과 연애할 사람을 구별하는 풍토가 있었다면, 요즘에는 연애할 사람과 데이트메이트를 구별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데이트메이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데이트메이트를 서로 구하는 카페도 생겼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영화를 보고 산책도 하는 등 데이트메이트들의 데이트 방식은 언뜻 보면 여느 연인들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서로를 대하는 심리는 전통적인 연인 사이와는 완연히 다르다. 15명의 데이트메이트를 만나온 김모(23) 씨는 구속 받는 것이 싫어 데이트메이트와의 만남만을 고집한다. “사귀면 음주·흡연·대인관계·헤어스타일 등 사사건건 간섭하잖아요.” 김씨는 “합의하에 재미 보는 건데 나쁠 게 뭐 있냐”며, “한 번에 여러 명의 데이트메이트를 동시에 만나기도 했고, 상대 여성도 개의치 않았다”고 했다.
직장인 김모(여, 25) 씨는 결혼 상대인 애인과 데이트메이트를 따로 뒀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애인과 평일에 데이트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데이트메이트와도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죄책감은 없어요. 그쪽도 여자친구가 있고 가볍게 만나는 사이니까요.”



반(反)트렌드 라이프스타일(Anti-Trend Lifestyle)

‘대세를 따라야 한다’라는 말과는 반대로, 자기가 가치를 두는 개인적인 믿음이나 패션·라이프스타일 등을 추구하는 현상이다. 그 이전 세대가 타인의 생각이나 행동을 크게 의식해 전체적인 흐름에 동조하려는 특징을 보이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대략 70년대생보다는 80년생 이후 세대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2005년 현재 약 18만 명이 해외로 유학을 가거나 어학연수를 하고 있고, 해외여행 또한 보편화되어 있다. 그 결과 이전 세대와 달리 미국이나 캐나다·호주·영국 등 개인주의가 발달한 해외 문화권을 직접 체험하면서 독립적이고 남을 의식하지 않는 생활방식에 익숙해졌다. 이런 가치관의 변화가 사회적인 영향력보다는 자기 자신의 가치나 취향·믿음에 의해 행동하는 경향성을 강화시킨 것이다.
‘Anti-Trend’라는 키워드는 ‘탈-트렌드’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데, 이는 사람들의 특정 행동양식이 트렌드가 된다고 해서 그것을 그대로 따라 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특정 트렌드를 따르는 행동은 본인이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 정보가 없어 불확실성이 클 때 흔히 일어난다. 그러나 인터넷이 보급되고 개인주의 가치관이 확대됨에 따라 타인의 행동이나 가치관을 무조건 따라하지 않고, 개인의 기준과 엄밀하게 비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이런 환경적인 변화가 세분화된 개성을 창조하는 데 밑받침이 되었고, 오히려 대중(Mass)이 선호하는 믿음이나 취향과는 달라지고 싶은 욕구를 갖게 된 것이다.
“제가 고딩 때는 ‘이스트팩 가방’, 대딩 때는 ‘MCM백’이 유행하면서 많은 사람이 들고 다녔어요. 제가 모델이 되고 난 후에도 밀리터리룩이다, 리조트룩이다 해서 예전에는 한 가지만 강세였는데, 최근에는 그런 룩들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 같아요.(25세, 패션모델).”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발휘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패션에 대한 안목이나 지식도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전엔 패션 리더라고 자부하던 사람마저도 최근엔 아무리 파격적으로 옷을 입어도 사람들이 눈길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길거리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패션 리더로 변했고, 그들은 너무 대중적인 브랜드를 피해 백화점보다는 동대문 야시장에까지 발품을 파는 것을 즐긴다. 그리고 최근에는 제품을 구입한 장소가 그 제품을 더욱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홍콩의 벼룩시장에서 산 벨트, 혹은 이태리 피렌체에서 사온 프라다 가방은 그 제품 자체가 개인적인 내러티브를 지니게 됨으로써 상징적 가치를 갖게 되는데, 이런 제품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애착을 갖게 되고 다른 대중 상품과는 차별화된다.
이러한 개인화 현상은 스타벅스(Starbucks)나 파스쿠치(Pascucci)와 같은 커피 전문점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그곳에 가면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혼자서 커피를 마시고 혹은 공부도 하는 대학생을 흔히 볼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왕따(따 중의 왕), 전따(전교에서 따), 은따(은근히 따)와 같은 집단 따돌림이 사회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발적으로 따가 되려는’부류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이제 혼자 영화를 보고 밥도 먹는가 하면 클럽에 가서 춤도 추고 여행도 혼자 하는 것이다.
한국처럼 동질적인 사회에서 Anti-Trend는 매우 혁신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남들이 로또를 사면 나도 사고, 남들이 카메라폰을 사면 나도 사야 하며, 남들이 명품을 들고 다니면 짝퉁이라도 들고 다녀야 마음이 편한 나라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에 반하는 자기 자신만의 취향(Taste)이 생기기 시작하고, 남들이 산다고 해서 무조건으로 선호하거나 하지 않는 징후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적극적 자기 계발(Self-Promotion)
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에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어진 자기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능동적으로 자기를 계발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자기를 보다 넓은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욕구(Self-Extension)와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리하려는 욕구(Self-Management),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신념에 맞게 세상을 개척하려는 욕구(Self-Navigation)를 가지고 있다.
요즘 대학생의 여름방학 계획 1순위는 ‘기업 인턴십’이다. 기업에서 조금이라도 실무경험이 있는 대학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도 취업을 위해서 준비해야 할 필수 코스가 되어 버렸다. 또한 대부분의 대학생은 복수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떤 한 가지의 전공만으로는 취업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져 있기 때문이다.또한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인터넷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블로그와 같은 1인 미디어의 부상이 인상적이다. 싸이월드가 친밀한 관계를 돕는 네트워크라고 한다면, 블로그는 개인의 전문성을 강화시켜 준다. 왜냐하면 블로그는 자신의 관심사를 하나의 테마로 정해서 관련된 자료를 모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이웃을 맺어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80년대생 젊은층은 전문성이나 영어실력 못지않게 외모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외모가 ‘폭탄’이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사진 올리기도 민망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인정받기도 어렵다. 나아가 취업에서도 불리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한 자신의 전공이 아닌 제 3의 분야에 진출해 폭넓은 지식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요즘에는 한 가지만 해서는 불안해요. 연기를 하는 것은 전공이고, 인터넷 쇼핑몰을 하는 게 소망이라 마케팅을 공부하기도 해요. 네일아트나 액세서리에도 관심이 있어요(23세, 연극영화과 대학생).”
점점 불확실해져 가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한 가지에 ‘올인’하는 것보다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에 관심을 갖고 폭넓게 자기계발을 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단순히 취미생활을 하는 것과는 수준이 다를 만큼 무서운데, 홍대 앞 클럽에 모여드는 수많은 대학생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 밤새 노는 애들은 평일엔 11시까지 공부하거나 일하는 애들이에요. 요즘 애들은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해서 엄청 고민하고, 이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성실성도 갖추고 있어요(30세, 유학준비생).”
중학교 때부터 자기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대학 때 전공은 무엇으로 할 것이며, 유학은 어느 나라의 어떤 대학으로 갈지를 고민한다. 그리고 대학에 와서도 막연하게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루트를 통해 어떤 인간관계를 쌓아 놓아야 취업에 유리하다는 것을 알며, 만일 취업이 되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해서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끊임 없이 능동적인 환경의 변화에 대해서 검토를 한다는 것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