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10 : Ad Review - 폴크스바겐 폴로 인쇄광고 변화 vs. 불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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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 Review - 폴크스바겐 폴로 인쇄광고
 
  변화 vs. 불변  
장 경 선 A.CD | 크리에이티브부문
kschang@lgad.lg.co.kr
 
국가대표 축구팀의 감독이 스스로 물러났다. 1단계 목표였던 월드컵 예선은 통과했지만, 그간의 성적부진에 쏟아진 비난을 더 이상은 견뎌낼 수 없었던 모양이다. 축구 팬들이 그에게 실망하게 된 데에는 최근의 한일전 패배도 분명히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 축구 한일전은 단지 운동경기만의 의미로 그치지 않은 적이 더 많다. 식민지배, 정신대, 독도분쟁, 역사왜곡, 신사참배, 군사대국화, 기술경쟁 등 일본과 얽혀 있는 문제에 대한 우리의 감정이 압축된 한 판의 싸움이자, 나라의 자존심을 내건 일종의 전쟁이기도 했던 것이다.

유럽에도‘한국과 일본’같은 나라가 있으니, 바로 독일과 프랑스이다. 두 나라도 오래 전부터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여왔다. 서로 제 나라가 유럽의 중심 국가라고 자부하며 정치·경제·군사·문화적으로 상대를 앞선다는 정신적 우월감을 드러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몇 차례나 총칼을 들고 서로 부딪치기도 했다. 최근 두 나라가 가까워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역사 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경쟁의식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광고를 보자. 속으로는 아직도 서로를 밥맛없어 할 프랑스와 독일이 축구로 한 판 붙었다. 수많은 프랑스인들이 국기를 치켜든 채 응원구호를 외치며 경기장으로 몰려가고 있다. 한데, 그 한가운데를 기껏 서너 명의 독일인이 차에 탄 채 독일 국기를 흔들며 나아가고 있다. 그 차는 바로 독일 폴크스바겐의 폴로. 카피가“작지만 강하다. 폴로”라고 하는데, 차가 얼마나 강하면 17:1도 넘는 엄청난 상대 앞에서 저들은 전혀 기죽지 않는 것일까.
아마도 프랑스인조차 씩 웃었을 법한 이 폴크스바겐 폴로의 유머광고 캠페인은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다. 무장 인질범들과 대치하고 있는 영국 경찰관들이 다른 차들은 다 놔두고 오직 폴로 뒤에 몸을 숨긴다는 광고로 지난해 칸국제광고제에서 인쇄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가짜 광고’ 사건은 이 캠페인이 얼마나 성공적인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이다. 어느 광고회사가 그들의 크리에이티브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폴로의 TV광고 한 편을 만들었다. 테러범이 폴로를 타고 자살 폭탄테러를 감행하지만, 튼튼한 차체 때문에 폭발은 차안에서 그치고 혼자 죽게 된다는 설정이다. 인터넷을 통해 퍼져 나간 그 광고는 처음엔 실제 폴로 광고로 알려졌지만, 폴크스바겐의 의뢰나 동의 없이 만들어진 가짜 광고였다. 폴크스바겐은 그 광고가 기발하기는 하지만 기업과 제품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Small but tough”라는 슬로건, 유머소구 등 불변의 캠페인 틀 속에서 시점 또는 나라에 따라 소재를 달리하는 변화가 돋보인다.

*광고회사 : DDB, Duesseldorf, Germany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