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06 : Global Report - 일본 - 공간과 영상을 활용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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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Report_일본 - 공간과 영상을 활용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한
공간은 없다
 
한 문 희 | 하코다테(函館)대 상학부 전임강사
hmhysen@yahoo.co.kr
 
최근 일본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는 광고 형태 중의 하나는 바로 ‘공간과 영상을 활용한 광고 커뮤니케이션’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2004년도 일본의 광고비 지출현황을 보면 인터넷 광고, 모바일 광고와 함께 각종 생활공간을 활용한 옥외광고, 교통광고의 증가율이 4대 매체 등의 매스미디어에 비하여 매우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중에서도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의 가능성 및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효과 면에서 많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공간과 영상을 활용한 광고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Asian Beauty MAX Illusion Night,
‘카오 ASIENCE’


2004년 10월 29일~30일 이틀간 저녁 7시 30분부터 두 시간에 걸쳐서 요코하마에서 개최된 ‘Asian Beauty MAX Illusion Night’-세계 최대 규모의 영상예술 이벤트-가 펼쳐졌다. 특히 행사 이틀째인 토요일에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약 5만 5,000명, 그리고 이틀간 모두 8만 5,000명의 인파가 몰려드는 등 이 행사는 대성황을 이룬 가운데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이벤트는 일본의 생활용품 기업인 카오(花王)가 이른바 ‘영상의 마술사’로 불리는 세계적인 비주얼 아티스트 MAX에게 의뢰해 개최했는데, 아름다운 야경으로 유명한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에 위치한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의 외벽을 스크린 삼아 화려하고 세련된 초대형 영상 이벤트를 선보임으로써 많은 관심과 화제를 불러모은 것이다.
‘Asian Beauty MAX Illusion Night’라는 이벤트 타이틀에서 짐작되듯 이번 이벤트는 카오가 헤어케어 신브랜드 ‘Asience’의 프로모션 전략의 일환으로 기획한 것이다. 천연 소재의 미용성분이 함유된 Asience는 내면으로부터 우러나는 생명감 넘치는 동양 여성의 아름다움을 소구하는 제품으로서, ‘Asian Beauty’는 Asience의 브랜드 컨셉트를 표현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키워드로서 정착되고 있다.

CG 방식 3D 일루미네이션 보드,
‘아사히 수퍼드라이’

일본의 교통광고 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오리콤(www.oricom.co.jp)은 광고매체로서는 거의 활용되지 않았던 특수 입체영상을 사용한 ‘3D 일루미네이션(電飾) 보드’를 닌교초·핫초보리·긴자 이치초메 등 각 지하철역 내에서 지난 2004년 5월에 시험 공개한 바 있다. 그 결과 지하철 승객 등을 비롯한 시민들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던 것에 힘입어 2004년 9월부터 2005년 1월까지 긴자 등 16개 역에 CG 방식의 아사히 수퍼드라이 3D 일루미네이션 보드를 설치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조사한 결과 ‘입체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화상(畵像)으로 인해 맥주가 맛있고 신선해 보인다’, ‘발길을 멈추고 잠시 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게 만든다’는 등의 호의적인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한다. 3D 화면은 그동안 주로 각종 스티커 및 포스터·간판 등에 활용되어 왔으나, 오리콤이 제작한 이 보드는 종래의 3D의 상식을 훨씬 뛰어넘는 입체감과 박진감으로 지하철 이용객 및 시민들의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화제가 된 것이다.
3D 일루미네이션 보드란 디자인 전체를 복층(Layer) 형식으로 가공, 재구성함으로써 벽면으로부터의 돌출효과 및 입체적 영상효과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서, 로고 등을 비롯한 각종 문자들은 돌출이 없는 제로면으로 구성하고, 그 이외의 화상은 완전 CG화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렇게 구성된 특수가공 벽면을 빛의 양을 증가시킨 시설에 설치함으로써, 선명하고 입체감 있는 3D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아사히 맥주는 그러한 장점을 십분 활용해 신선하고 산뜻한 맛을 포지셔닝 목표로 하는 수퍼드라이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효과를 거둔 것이다.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저팬, ‘PSP’

2004년 12월에 발매된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저팬의 신제품 ‘PSP(PlayStation Portable)’의 캠페인 또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제품 출시에 맞춰 11월 15일부터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주요 대도시의 역구내에 PSP의 실물을 설치해 실제로 작동해 볼 수 있는 캠페인을 전개한 것이 그것이다. 또한 11월 28일에는 JR도쿄의 마루노우치 북쪽 출구 돔에 PSP을 정교하게 재현한 약 8미터 길이의 거대 모형을 설치해 지나가는 시민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 거대 모형 PSP의 액정화면 부분에 대형 모니터를 탑재하고, PSP 전용 소프트웨어의 영상과 PlayStation 탄생 10주년 기념 TV-CM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영상을 선보여 지하철 이용객 및 시민들의 눈길을 붙잡은 것이다. 이는 PlayStation의 장점인 선명한 화상, 깨끗한 액정화면 등을 효과적으로 어필하고,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킴으로써 신제품인 PSP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많은 효과를 거둔 경우라 할 수 있겠다.


시오도메 Sio-Site에서의 ‘빛의 예술쇼’

일본에서는 전국 각 지역에서 지역 활성화 및 살기 좋은 지역 가꾸기가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그러한 지역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바닷바람과 같은 상쾌함’, ‘인터넷 사이트와 같은 역동감’을 표방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원도시를 컨셉트로 2000년 7월 문을 연 것이 바로 시오도메(汐留)의 ‘Sio-Site’이다. 이에 2004년 11월 24일부터 12월 25일까지, 직장인만으로도 1일 평균 통행자 수가 12만 명을 넘는다는 JR 신바시역에서 Sio-Site에 이르는 지하보도를 무대로 8개의 기둥과 천장의 곡면 부분에 컬러풀한 기하학적 모양이 어우러져 환상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빛의 예술쇼’가 개최되었다. 매일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개최된 이 빛의 예술쇼는 시민들이 평소 별 생각 없이 발길을 재촉하던 지하보도를 화려하고 다채로운 빛의 영상이 연출해 내는 환상적인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특히 1분간 1,800여 개의 컴퓨터 화상을 연결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빛과 색깔을 달리하는 화려한 색상의 기하학적 모양의 영상을 비디오 프로젝터를 사용해 투영시키는 방식을 채택해 더욱 관심을 끌기도 했다. 또한 같은 기간동안 ‘Go! Shiodome X-mas’라는 타이틀의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펼쳐지기도 했다.

전철역 내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광고

골든위크가 한창인 2004년 5월 4일과 5일 이틀 동안 신주쿠역 지하 메트로 광장에서는 ‘VAIO Fashion Style Review’라는 이벤트가 개최되었다. 역의 서쪽 출구와 동쪽 출구를 연결하는 지하도 한가운데에 특설 스테이지를 설치하고, 다채롭고 화려한 무대를 연출함으로써 일반인들의 많은 눈길을 끌었다. 한편 Konica·Minolta는 오사카역 구내 천장에 벌룬 광고물을 설치해 지하철 이용객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고, 도쿄·오사카 등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철역 개찰구 등의 기둥공간을 활용한 Maxell 광고, Sanyo의 전철 차체 광고 SS Board를 활용한 키오스크(Kiosk) 광고 등 전철 및 지하철역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광고 커뮤니케이션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그 또 다른 예로, 프렌테(Frente) 사는 2004년 12월에 인기 브랜드인 핑키(Pinky)의 리뉴얼 신제품 출시에 맞추어, 신주쿠역 동쪽 출구 앞 광장에 직경 5미터, 높이 6미터에 달하는 초대형의 원추형 광고물을 설치해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리뉴얼 신제품으로 개발되어 2004년 12월 27일 주요 도시의 편의점·수퍼 등을 중심으로 발매된 과일박하향 정제과자 ‘핑키’(복숭아맛·포도맛·오렌지맛)는 10대 및 20대의 젊은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 여러 과일의 과즙과 민트의 청량감을 가미한 새로운 제품으로서 시장에 선보였다. 이에 프렌테 사는 핑키의 주 고객층인 젊은 여성들이 많이 몰려드는 신주쿠역 앞 광장을 리뉴얼 신제품의 프로모션 거점으로 삼아 원추형 광고물 설치한 가운데, 2004년 11월 신주쿠역 남쪽 출구에 핑키를 이미지화한 ‘피오스크(Piosk)’를 오픈하고, 2005년 1월 3일에는 신주쿠역빌딩 마이시티(MYCITY)의 레스토랑 플로어에서 300명을 대상으로 신제품을 무료로 배부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해 고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발로 밟는’ 광고, 다니타의 ‘이너스캔’

도쿄의 지하철을 타게 되면 지하철 천장으로부터 벽면·도어·지하철 차체 등에 부착되어 있는 광고물을 항상 볼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지하철 공간에는 이제 더 이상 광고물을 게시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게 통념이었다. 그러던 것이 급기야, 승객들이 발로 밟고 서는 지하철 바닥에까지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는 기업이 등장했다. 다니타(tanita) 사는 자사의 주력 제품인 ‘이너스캔’의 새로운 타입 신제품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이너스캔의 제품 컨셉트를 그대로 지하철 광고에 적용, 승객이 지하철 바닥에 설치된 시제품에 발로 밟고 서는 것만으로도 체중·체지방·기초대사량·근육량 등의 건강도를 측정할 수 있게 하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니타 사는 2004년 11월 26일부터 12월 9일까지의 기간 동안 신주쿠선 등의 지하철 차량 내에 신제품의 광고물을 게시함과 동시에 지하철 바닥에 시제품을 설치함으로써 소비자가 손쉽게 제품의 기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이처럼 지하철 바닥에 광고 캠페인을 전개한 것은 일본에서 처음 있는 일로서, 체중계에 올라서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간단하게 건강도를 체크할 수 있다는 제품 컨셉트를 십분 활용해 시민들에게 흥미 있는 경험가치 및 화젯거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참신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으로 평가받았다.

인간이 감각기관을 통해 획득하고 처리하는 정보량의 80%가 시각정보로부터 유래한다는 이론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각적인 임팩트 효과가 크면 클수록 보다 높은 커뮤니케이션 효과의 달성이 가능해진다고 할 수 있다. 시각적인 효과는 광고 크리에이티브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도 크지만, 매체 특성 자체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광고도달도가 높은 경우에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반적인 광고 스페이스로서 전혀 의식하지 않던 장소에 시각적 임팩트가 높은 광고물을 설치하거나, 화려한 감동을 제공하는 영상 이벤트 등을 연출하는 경우 의외성과 화젯거리의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일반적인 매스 미디어를 통한 시각효과보다 더 큰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에 소개한 몇몇 사례들은 그동안 광고 스페이스로서 인식되지 않았던 생활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소비자와 일반시민들에게 제품 및 브랜드 포지셔닝을 효과적으로 소구하는 경험 가치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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