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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친근하고 인간적인 이미지
1년쯤 전에 있었던 일이다. 오랜만에 식구들과 함께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그 날의 경기는 LG 트윈스와 삼성라이온스의 대결. 나는 당연히 LG응원석에 앉아 기다란 막대풍선을 열심히 흔들어가며 응원에 열을 올렸다. | ||||||||||
1995년, “사랑해요 LG”의 성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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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몇 개월 간의 브랜드 이미지 조사를 통해 현대도, SK도, 삼성도 소유하고 싶었지만 결국 소유하지 못한 유일한 틈새 이미지, ‘창의성’을 발견하여 이를 ‘일등 LG’의 이미지에 접목시킨다면 타 기업과는 다른 차별적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하여 4개월의 고민 끝에 마침내 ‘창의적 도전(Creative Challenge)’이라는 컨셉트가 도출되었고, 이어서 LG인을 Creative Challenger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한 그룹의 기업PR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특정 자매사의 특징이 부각되어서도 안 되고, 또한 너무 폭 좁은 개념도 적절치 않았기에 ‘창의적 도전’이라는 것이 다분히 포괄적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컨셉트에 맞는 제작물의 비중이 그만큼 더 중요한 상황이 되었다.
이 때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은 ‘사랑해요 LG’ 만큼 파워풀한 슬로건을 뽑아내는 작업이었다. 이에 수십 번의 시안제시와 수정, 끊임없는 아이데이션 끝에 결국 ‘생각의 힘을 믿습니다. LG’가 LG 기업PR을 위한 장기 캠페인의 메인 슬로건으로 채택되기에 이르렀다. 이것이야말로 그룹의 전 자매사에게 공통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으면서도 현대사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생각’, 즉 ‘창의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적절한 슬로건이라는 결론이었다.
“땅의 크기에서 밀린다면 생각의 크기로 맞서야 합니다”
이번에 준비하는 새 광고 캠페인은 단순한 이미지 변화에 그치지 않고 LG그룹 전체의 대대적인 변화에 상응하는 시의 적절한 시도라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LG는 2003년 3월 1일자로 통합 지주회사인 ㈜LG를 설립, 한국 대기업그룹 최초의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출범하였다. 이를 통해 한국 대기업 지배구조의 고질적 문제점인 계열사 간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함으로써 출자는 지주회사가 전담하고 사업자 회사들은 출자에 대한 부담 없이 고유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 것이다. 즉 지주회사 체제를 통해 더욱 더 전문화·고유화·투명화되어 경쟁력을 한층 배가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LG의 변화에 대한 의지와 새로운 탄생을 광고에 적절히 표현하는 것이 또한 우리의 목표였다.
먼저 런칭 편에서는 나비와 어린이를 소재로 하여 잔잔한 화면과 톤으로 생각의 중요성을 표현하였다. 그런데 강한 이미지가 미흡하고 기존의 친근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등의 일부 문제점이 대두되어, 본편에서는 창조·도전 등 강렬하고 힘 있는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주력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가장 먼저 도출된 메시지가 바로 ‘땅의 크기에서 밀린다면 생각의 크기로 맞서야 합니다’라는 것. 국토가 작고 자원도 빈약한 우리나라가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와 미래에 도전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사회계도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이는 구자경 명예회장이 LG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의 기술연구소를 세우면서 그 앞의 표지석에 새긴 ‘강토소국 기술대국’에서부터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외국인 모델의 상징적 의미
그런데 무엇보다도 1차편 광고의 가장 큰 이슈는 우리나라 기업PR에 외국인 모델을 등장시켰다는 점. 물론 당초에 외국인 모델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었지만, 종전의 친화적인 LG 이미지를 세련되고 다이내믹한 LG로 탈바꿈시키고, LG의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방안이라는 판단 하에 우리는 지속적으로 광고주를 설득하였다.
그리고 촬영장소는 미국 LA 인근 ‘죽음의 골짜기(Death Valley)’로 선정했다. 일명 ‘소금사막’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인간이 살 수 없는 최악의 상황 그 자체로도 유명한 곳이다. 한눈에 봐도 삭막하기만 한 이곳에서 세련된 검은 양복을 입고 우뚝 서 있는 모델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한편의 드라마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본 광고에 등장하는 구겨진 종이는 ‘생각의 흔적’을 상징하는 것. 웅장한 사운드의 오페라밴드 아미시 포에버(Amici Forever)의 <Prayer in the night>로 시작하는 광고는 실제 거대한 설악이 보이다가 카메라가 쭉 빠지면서 구겨진 종이의 이미지로 바뀌는 내용으로, 이는 ‘생각의 흔적’인 구겨진 종이가 바로 웅장한 설악만큼의 파워와 위력을 갖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설악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종이로 연결시키는 작업은 많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궁리하게 만들었다. 광고의 첫 장면인 만큼 시청자들의 시선을 확실히 끌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PPM부터 편집 때까지 쉬지 않고 실험하고 또 새로운 작업을 계속하고, 마지막 온 에어되는 시점까지 걱정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 정도로 공을 들인 끝에 마침내 지금의 광고가 완성된 것이다.
새로운 성공을 향한 노력은 계속된다
애초에 LG 브랜드 고유 자산인 ‘사랑해요 LG’를 버리고 새 캠페인을 전개한다는 자체가 광고주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큰 모험이고 부담이었다. 하지만 LG지주회사 체제로의 변화와 이로 인해 대두된 브랜드 관리의 중요성은 1995년의 LG CI 변경만큼이나 크나큰 변화이고 도전이었기에 새로운 캠페인을 통한 LG 이미지 변신의 필요성에 이의를 달 수는 없었다.
그렇게 새로운 캠페인 광고 두 편이 나간 이후, 간혹 소비자들이 변화된 LG 광고를 쉽게 수용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하곤 한다. 10년 간 지속된 ‘사랑’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반년 만에 새로운 이미지에 적응시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지속될 광고를 통해서 더 이상 너무 착하고 성실하기만 해서 가끔은 바보(?)처럼 순수해 보이는 LG가 아닌,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LG가 자연스레 자리 잡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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