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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표정을 생전 처음 보는 것처럼 느꼈다. 여태껏 그렇게 정직하게 고통스러운 얼굴을, 그렇게 정직하게 고독한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가슴이 뭉클하더니 심하게 두근거렸다. 그는 이십 등, 삼십 등을 초월해서 위대해 보였다. 지금 모든 환호와 영광은 우승자에게 있고 그는 환호 없이 달릴 수 있기에 위대해 보였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마라톤이란 매력 없는 우직한 스포츠라고 밖에 생각 안 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것을 좀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그것이 조금도 속임수가 용납 안 되는 정직한 운동이기 때문에.’ 1970년대 중반, 유신정권 아래 ‘반공’만큼이나 우리의 정신과 육체를 옴쭉도 못하게 했던 이데올로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일등 지상주의’였습니다. 기업도 학교도 오로지 ‘일등만이 살길이다’를 부르짖었고, 우리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한 것도 바로 그 무렵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일등을 제외한 이등, 삼등, 더구나 꼴찌는 누구의 말처럼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홀대받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등은 이등, 삼등이라는 그림자가 있기에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경기에서나 그들이 없으면 우리가 일등에게 보내는 갈채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꿈을 꿉니다. 그 많은 꿈들 중에서 어떤 이는 아마도 ‘성공’이라는 꿈을 꿀 것이고, 또 다른 이는 ‘행복’이라는 꿈을 꾸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인생이 반드시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행복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반드시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인정받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기업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기업의 첫째 목적은 시장에서의 성공, 즉 최대의 이윤창출일 것입니다. 시장에서 성공하지 않으면 기업도 제품도, 그리고 브랜드도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삶과 죽음도 우리네 인생살이가 그러한 것처럼 42.195km의 마라톤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소비자와의 싸움에서 조금도 속임수가 용납되지 않는 정직한 경기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제 소비자와의 경기에서 성공한, 매출액 기준 세계 1위 기업인 미국의 월마트 스토어(Wal-Mart Stores)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들이 어떻게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라섰는지, 그들의 기업철학은 무엇인지, 최근에 집행되었던 몇 편의 광고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아울러 월마트 이전에 1위였지만 지금은 2위로 밀려나 현재 파산보호 신청중에 있는 K마트의 광고도 함께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참고로 2003년 기준, 브랜드 가치 1위 브랜드는 미국의 코카콜라이고, 우리나라 브랜드 중에서는 유일하게 삼성이 25위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 ||||||||||
'일등'이 일등으로 생각하는 것은?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 월마트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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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왕!’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공장이나 음식점에 누렇게 탈색된 채로 덩그러니 붙어 있던 이 간단하고 평범한 진리가 월마트가 섬기는 첫번째 왕입니다. | ||||||||||
<광고 1>은 월마트의 음악·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의 우월성을 강조한 ‘customer’편입니다. 월마트의 동료(associate)-그들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종업원(employee)이라고 부르지 않고 ‘동료’라고 부릅니다-와 엔터테인먼트에 다양한 욕구를 가진 미국의 신세대들이 등장합니다. 이 신세대들은 월마트의 실제 고객으로서, 그들의 쇼핑 경험을 담담하게 증언식으로 얘기합니다. 그리고 “Low prices, That’s all about us”라고 마무리 짓습니다. <광고 2> ‘toys’편은 크리스마스 선물용 장난감 세일광고입니다. 장난감을 고르는 아이들의 신나는 표정과 흥분된 멘트, 그리고 제품 안내를 해주는 점원의 모습이 보입니다. |
'일등답지 않은' 크리에티브, 그러나...... <광고 3> ‘wonderful people’편은 월마트의 좋은 서비스는 종업원, 즉 ‘동료’들 스스로의 만족감에서 나온다는 기업철학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광고는 월마트가 Grand-parent’s day를 맞아 ‘And they’re all because very proud’라고, 그곳에서 근무하는 나이 든 동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CM이 시작되면 손자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고, 같이 그네를 타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노년의 모습들이 잔잔하게 비춰집니다. 장면이 바뀌면 우리는 그들이 월마트에 근무하는 동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점점 노령화 사회로 가는 현실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월마트의 기업 의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광고 4> ‘mother and daughter’편에서는 월마트에 함께 근무하는 엄마와 딸이 서로 자기 직장을 자랑합니다. 결코 뒤지지 않는 급여, 완벽한 복리후생, 자기계발의 기회 부여까지, 최고의 직장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모녀는 고객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I love my job.” 서비스 기업이 가장 중요시하고 지향해야 하는 종업원의 질(質)을 월마트는 실제 종업원의 목소리를 통해서 소비자와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광고 5>는 프로모션 광고입니다. 롤백(roll-back) 캐릭터가 나와 세계 최대의 디스카운트 스토어답게 낮은 가격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귀여운 롤백 캐릭터가 로빈훗 모습으로 등장해 매장 곳곳의 각 제품마다 붙어있는 가격표를 무찌릅니다. 활을 쏘고, 총 개머리판을 휘둘러서 가격표의 가격을 더 낮은 가격으로 변화시키기도 하고, 투석기로 날아가서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을 신나게 하기도 합니다. 월마트 매장에는 가격인하 특별 상품마다 이 롤백 캐릭터가 붙어 있어 쇼핑을 훨씬 기쁘게 해줍니다. 디스카운트에 특별 할인까지! 이런 저가정책에도 불구하고 다른 할인점으로 발길을 돌린다면 아마도 그는 지구인이 아니거나 명품족일 것이 분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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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6>, <광고 7>은 월마트의 전화선불카드 광고입니다. 활동적인 아빠와 엄마를 등장시켜 “Life gets busy, so we made wireless easy(인생은 바쁩니다. 우리가 무선통신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여기 등장하는 모델들 역시 실제 월마트의 고객입니다. <광고 8>, <광고 9>는 다른 형식의 똑같은 상품 광고입니다. 남자는 수영장에서, 여자는 미장원에서 편안한 자세로 통화를 하면서 이 사람 저 사람이 내미는 계약서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으면서 말합니다. “Get everything without signing anything(사인하지 말고 모든 것을 가지세요).”앞서 언급했던 TV-CM과 마찬가지로 지면광고 또한 특별한 광고 컨셉트나 표현전략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아트워크나 헤드라인이 특별하지도, 새롭지도 않습니다. 세계 일등 기업의 크리에이티브치고는 사실 별로 내세울 것도 없고, 오히려 초라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메시지도 굉장히 직접적이고 평범합니다. 하지만 월마트의 광고를 보고 있노라면 그들은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그들은 광고주만 만족하는 광고, 광고를 위한 광고가 아니라 소비자의 욕구를 일등으로 채워주기 위한 광고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
<광고 11>은 ‘마샤 스튜어트(Martha Stewart)’편입니다. 수건·베갯잇·침대시트와 커버·식탁보 등 섬유로 만들어진 생활용품의 유명 브랜드인 마샤 스튜어트를 유명인사가 나와서 소개합니다. “Choose your favorite colors from my favorite colors.” <광고 12>는 ‘christmas sale’편입니다. 쇼핑을 하고 나온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많은 선물들을 버리듯이, ‘gift donation’이라고 쓰여 있는 상자 안에 툭툭 집어넣습니다. 연말 할인세일 광고로서, 쇼핑한 물건들을 기꺼이 자선 상자에 기부할 정도로 만족스러운 할인가격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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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일등이 되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경영자와 참모들은 일등이 되기 위한 수많은 전략과 전술을 구사합니다. 그러나 월마트의 경우에서도 보았듯이 일등의 철학은 너무 단순하고 기본에 충실합니다. 그 출발점은 ‘사람’, 바로 ‘소비자’입니다. 소비자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욕망, 그들의 마음, 그들의 생각을 읽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업의 상품과 브랜드가 소비자와의 경기에서 정직한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광고 12>는 ‘christmas sale’편입니다. 쇼핑을 하고 나온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많은 선물들을 버리듯이, ‘gift donation’이라고 쓰여 있는 상자 안에 툭툭 집어넣습니다. 연말 할인세일 광고로서, 쇼핑한 물건들을 기꺼이 자선 상자에 기부할 정도로 만족스러운 할인가격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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