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없던 감염병 사태로 전 세계가 멈춰서도,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여전히 계절은 흐릅니다. 꽃이 피고 따스한 바람이 부는 봄을 지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다른 나라로 떠나는 하늘길이 막힌 만큼, 이번 여름 휴가 시즌은 국내 여행이 주가 될 텐데요. 그 모습은 지금까지의 여행과 많이 다를 것입니다.
코로나19 감염병 시대, 사람들은 나가고 싶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9일까지 2주간 전국 만 15세 이상 국민 2,0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에 따라 제약받고 있는 여가 활동’에 대한 질문에서 49.6%의 사람들이 ‘국내 관광’이라 대답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응답자의 82.0%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신이 국내 여행을 떠나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고 답했죠.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 투어고인사이트 제 24호)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서도 ‘여행을 가겠다’고 답했는데요. 응답자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45.8%가 ‘코로나19가 지속되어도 국내여행을 가겠다’고 응답했습니다. 그 이유는 손 소독제 사용, 마스크 쓰기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사람이 68.5%로 가장 높았습니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코로나19 시대의 여행 안전 지침 발표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코로나 19 기간 중 관광 활동을 위한 지침 (출처: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한국관광공사는 T맵의 교통 데이터와 KT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 발생 시점인 1월 20일부터 5월 30일까지 21주간 국내 관광객의 행동 변화를 분석해 코로나19 기간 중의 관광 트렌드를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는데요. 핵심 키워드 6개의 이니셜을 모으면 ‘안전’을 뜻하는 ’S·A·F·E·T·Y’가 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각 키워드의 뜻을 하나씩 알아볼까요?
근거리에서 야외 활동을 가족과 함께 즐기자
▲코로나19 사태에서 인기를 끈 수도권 여행지 ‘두물머리’
S는 ‘가까운 거리 여행(Short Distance)’을 뜻합니다. 양평군은 지난 3월 경기도의 ‘두물머리’와 ‘세미원’ 등을 찾는 관광객이 전년 대비 35%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오랫동안 방안에만 있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던 사람들이 갑갑함을 해소하기 위해 대도시 근교의 가까운 관광명소를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패러글라이딩 등 야외활동이 코로나19 시대 여행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편 A는 ‘야외활동(Activity)’을 의미합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코로나19의 특성상 실내 활동은 위험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문제가 되는 집단감염 역시 실내 활동을 통해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이미 패러글라이딩이나 체험활동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용이한 야외 활동 위주의 여행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니셜 F 역시 잘 모르는 타인과 접촉하는 단체 여행보다, 서로의 건강 상태를 잘 알고 있는 가족 단위(Family) 여행의 증가를 의미합니다.
코로나 청정지대에서 즐기는 가족 캠핑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을 피해 산 좋고 물 좋은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떠나는 인구도 늘고 있는데요. SAFETY의 E는 ‘청정지역(Eco Area)’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청정지역(E)으로의 야외활동(A)이 많아진 만큼, 청정 이미지가 강한 지역 또는 대도시 부근의 캠핑장을 중심으로 아웃도어 캠핑 또한 인기입니다. 상반기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내놓은 ‘캠핑용품 굿즈’의 높은 인기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한 상태에서 가족과의 시간(F)을 누리는 캠핑은 올 한 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니셜 T에 해당하는 ‘인기 관광지(Tourist Site)’의 인기는 잠시 주춤했지만 5월 황금연휴 기간에 급증(4월 4주차 대비 12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후에도 전통적인 인기 관광지에서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한 방문객을 많이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족과 오붓하게 즐기는 아웃도어 캠핑도 코로나19 이후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여행, 우리에게 달렸다
노벨상 수상자인 브라질의 문호 가브리엘 마르케즈의 소설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비록 감염병 사태로 침체되어 있는 지금이지만 사람들은 사랑하고 대화를 나누고, 자연을 보며 힐링할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92.8%의 응답자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다면 국내여행을 가겠다고 답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여행에 대한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키워드의 Y는 ‘아직’이라는 뜻을 가진 키워드 ‘Yet’을 뜻합니다. 서서히 국내 여행의 수요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 예전만큼은 아니며, 많은 사람은 여전히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합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통계에서는 응답자의 92.8%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국내여행을 떠나겠다’고 답했는데요. 우리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방역 수칙을 제대로 이행한다면, 국내 여행 시장은 빠르게 회복되어 예전의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 자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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