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1-12 : Global Report - 호주의사례를 통해 본 비교광고의 두 얼굴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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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하면 보약, 못 하면 치명타  
 
 호주의 사례를 통해 본 비교광고의 두 얼굴
 
서 구 원 | 호주 University of Wollongong 박사과정
kws63@uow.edu.au
 
비교광고에 관한 체계적이고 유용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발표하여 주목 받은 바 있는 Pechmann과 Ratneshwar(1991)는 “마케팅 전략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속성(attribute)에서 자사의 제품이 경쟁사 제품보다 우수하다고 포지셔닝함으로써 ‘차별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기업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선택 요소는 어느 속성을 활용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수단을 통해서 우리 브랜드가 이 속성에서 우수하다고 알릴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차별화 전략’이라고 부르는 이러한 전략적 선택의 방법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제품군(product category)에서 전형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장점에 연결시켜 포지셔닝하는 방법이며, 둘째는 전형적이지 않은 속성이지만 작은 세분시장(market segment)에 집중하는 틈새(niche) 전략이다.
그 중 기업이 가장 보편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로 포지셔닝 전략인데, 본고에서 다루게 될 비교광고는 이러한 포지셔닝 전략의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간접 비교광고가 주류

비교광고는 일반적으로 명시적이든 암시적이든 2개 이상의 브랜드를 동시에 비교하는 광고를 일컫는 것으로, 세부적으로는 ‘직접 비교광고(direct ad)’와 ‘간접 비교광고(indirect ad)’로 구분할 수 있다.
직접 비교광고는 명시적으로 잘 알려진 경쟁 브랜드를 직접 거론하면서 상대적으로 자사 브랜드가 우월하다고 소구하는 방법이다. 이와 달리 간접 비교광고는 경쟁 브랜드를 거명하지 않은 채 특정 속성이나 이점에서 자사 브랜드가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광고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직접 비교광고보다 간접 비교광고가 더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비교광고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오랫동안 법으로 금지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독일은 1998년에야 비로소 비교광고가 허용될 정도였다. 다만 영(英)연방 국가들에서는 비교광고가 상대적으로 일찍 허용됐는데, 호주의 경우 영국법에 기초하여 이미 1955년부터 비교광고를 허용하는 법령이 시행되고 있었다.
미국의 경우는 1971년 FTC(The Federal Trade Commission)에 의해 TV광고가 허용되면서 비교광고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Pechmann 과 Stewart, 1990).
한편 비교광고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1980년대 이후에 활성화되었다. 그 중 많은 연구들이 ‘비교광고는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업계와 학계 모두 ‘비교광고는 메시지를 잘 기억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어(Rogers and Williams, 1989) 주목을 끌었다. 다만 이제까지의 비교광고 연구는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는데, 그 이유는 우선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심지어 유럽의 주요 국가에서도 오랫동안 비교광고가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비교광고의 공정성과 폐해에 대한 많은 논란 끝에 결국 지난 2001년 9월부터 이를 허용함으로써 학계 및 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시행한 지 불과1년밖에 안 된 터라 그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먼저 비교광고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통해 비교광고가 어느 때 효과적인지 알아본 다음, 호주에서의 최근 사례들을 살펴봄으로써 향후 비교광고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비교광고에 대한 기존 연구

기존의 비교광고에 대한 연구를 메타 분석(meta-analysis)에 의해 종합적으로 정리한 Grewal 등(1997)의 연구결과는 이제까지의 비교광고에 대한 결과를 한눈에 쉽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그에 따르면 비교광고는 전반적으로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주의와 함께 메시지에 대한 관여도를 증대시켜 주며, 그 결과 메시지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자사 브랜드에 대한 태도 및 구매 의도를 증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비교광고는 일반광고에 비해 메시지의 신뢰성과 광고에 대한 태도는 각각 13%씩 감소하는 반면, 메시지 인지도 12%, 브랜드 인지도 16%가 각각 증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장점유율이 작은 기존 브랜드(follower)에 유리하게 작용하여 메시지 기억률이 36%나 증가하였다. 브랜드에 대한 태도는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신규 브랜드의 경우 비교광고시 28%가 증대하였으나 기존 브랜드는 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반 광고에 비해 브랜드 선호도가 22% 증대하였는데,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선도 브랜드와의 비교시에는 구매 의도가 17% 증대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편 Pechmann과 Ratneshwar(1991), 그리고 Pechman과 Stewart(1990, 1991)는 보다 구체적으로 시장에서의 브랜드 지위에 따른 비교광고 효과를 연구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발표하였다.
첫째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 또는 시장점유율이 낮은 브랜드의 경우 TV 광고와 신문광고 모두 ‘직접 비교광고’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직접 비교광고는 연상 효과에 의해 높은 점유율을 지닌 브랜드와의 유사성을 높여 이미지를 증대시킨다는 것이다. 둘째 잘 알려진 브랜드의 경우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비교광고는 단기적으로는 주의를 증대시키지만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되기 때문이다. 셋째 ‘비(非)전형적 제품 속성인 경우(atypical*)’ 제품간의 동일성을 제고시켜 오히려 상대 브랜드의 이미지만 높여 주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며, 넷째, 직접비교는 추가적인 주의를 끌지 못하기 때문에 적당한 점유율(30~40%)의 브랜드는 신문 및 TV광고 모두 간접 비교광고가 효과적이라는 점 등이 연구결과로 제시되었다.

* Pechmann 등은 제품 속성에 대한 광고 카피 형태를 typical과 atypical로 이분했다. 여기서 typical은 '전형적 속성'으로 '제품의 본원적 성능과 관련된 속성'이며, atypital은 '비전형적 속성' 즉, '본원적 효용이 아닌 나머지 속성'(예: 가격 소구)을 뜻한다(필자 주)


두 가지 비교광고 사례

다음의 두 가지 사례는 직접 비교광고에 해당되는 것인데, 소위 전형적인 ‘슈퍼마켓 브랜드’로서 저관여도 제품군에 속해 있는 것들의 사례이다. 그러나 두 사례가 각각 다른 매체를 주로 활용하였다는 점과 시장에서의 브랜드 위치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할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사례 1. 신문을 주로 활용한 Dick Smith Food 광고

Dick Smith Food사는 논쟁거리를 지닌 비교광고를 신문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집행하여 상당한 광고효과를 달성하였다(본 사보 2002년 7·8월호 pp. 70-73 참조). 이 회사는 제과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신규 브랜드로서 소비자에게 자사 브랜드를 최고 브랜드와 비교함으로써 연상과 관여도 증대를 통한 차별화 효과를 거둔 것이다.
특히 동사는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제품마다 각각 다른 최고의 브랜드를 비교하는 광고를 전개하였다. 즉 소비자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최고의 브랜드를 언급하면서 “이들 회사는 돈을 벌어 외국으로 송금하지만 우리회사는 내국인 소유의 토종회사이므로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고 외화 낭비를 방지해 준다”고 소구하는 비교광고를 전개, 호주 내에서 보기 드문 성공을 이루어냈다<광고 1~3>.


사례 2. TV를 주로 활용한 Herron의 두통약 광고

Dick Smith Food사가 애국심을 이용한 비교광고를 시작한 지 꼭 1년만인 2001년 2월 또 다른 비교광고가 대대적으로 펼쳐졌다. 그 주인공은 호주의 두통약 시장 2위 브랜드인 Herron사는 Dick Smith Food사와 달리 잘 알려진 기존 브랜드지만 시장점유율은 낮았다. 연간 약 600억원 규모의 시장에서 선도 브랜드 Panadol이 50%를 점유한 반면 Herron은 19%에 그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림 1, 2> .

그 첫 TV광고는 일반인을 모델로 활용한 10초짜리 설명식 광고. 내용을 보면 역시 애국심에 호소하는 게 눈에 띈다.
“Panadol과 Herron은 아주 똑같은 제품입니다. Panadol은 두통약입니다. Herron도 두통약입니다. 두 제품 모두 500밀리그램의 파라세타몰(Paracetamol 해열진통제)이 들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외국 소유의 Panadol입니까 또는 호주 소유의 Herron입니까? 개인적으로 저는 Herron을 선택했습니다.”
Herron 의 이 광고는 표현 기법의 기발함보다는 소비자를 차분하게 설득시키는 데 강점이 있는데, 그 결과는 오래되지 않아 나타났다. 2개월 후 Herron은 시장점유율 7%의 증대라는 열매를 맺었으며, 상대적으로 Panadol은 이에 상당하는 금액(약 50억원 규모)의 매출 감소가 있었다고 발표하였다<광고 4>.
Herron광고의 성공은 이후 Panadol과의 비교광고 공방전에 이어 법정 투쟁으로 번지는 등 여파가 있었지만, 2002년 2월 기준 시장점유율은 Panadol 45.3%, Herron 26.7%로서 장기적으로 Herron이 약 7~8%의 점유율 상승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큰 피해자는 1위 브랜드인 Panadol임을 알 수 있다(Aztec Scan Data, 2002).
 
사례의 교훈

1. 비교광고는 저관여 제품, 저점유 브랜드에 효과적

위의 사례들은 저관여 제품, 그리고 시장점유율이 낮은 브랜드의 경우 신문광고 및 TV광고 공히 비교광고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저관여 제품이라 하더라도 비교광고를 통해 소비자의 메시지 관여도를 높인 다음 유명 브랜드를 연상시켜 소비자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준 경우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소비자의 메시지 관여도를 높여주는 소재나 제품 속성을 찾아내는 것인데, 위의 두 사례 모두 소비자에게 대단히 민감한 주제인 애국심을 적절하게 활용하였다는 점이 중요한 성공 요인 중 하나라 하겠다.

2. 광고에 대한 태도(Aad)는 중요하지 않다

또한 기존의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듯이 광고 메시지에 대한 소비자 관여도가 높게 형성된다면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Aad; atti-tude toward the advertising)는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광고 표현의 경우 지나친 혐오감을 주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정도가 아니라면 반드시 호감을 주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저관여 제품의 경우 일반적으로 주변 경로에 의한 정보처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소비자의 광고에 대한 태도(Aad)가 중요하지만, 비교광고에서와 같이 소비자가 이성적인 정보처리 과정을 거친다면 광고에 대한 태도는 브랜드에 대한 태도(Ab) 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예를 들어, Droge, 1989; Rossiter and Percy, 1997).


3. 법적인 문제점이 없어야 한다

비교광고는 잘못 사용될 경우 소비자의 평판에서는 물론 법적 판단에 따른 막대한 재정 손실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2000년 미국에서의 파파존스(Papa John’s) 피자 비교광고 사례가 대표적인 예. 피자헛이 파파존스의 비교광고가 부당하다며 1998년 8월에 고소한 것을 시작으로 장기간의 법정 투쟁이 벌어져 파파존스는 끝내 막대한 이미지 및 금전적 손실을 안게 된 것이다.
“파파존스는 46만 8,000 달러의 벌금을 피자헛에게 지불할 것, 그리고 많은 회사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문구인 ‘better’라는 문구도 일절 사용하지 말 것” 등이 법원의 마지막 판결 내용. 이로 인해 파파존스는 ‘better’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앞치마·유니폼·티셔츠·배달용 피자 박스 등을 모조리 폐기 처분해야 했다.
또한 앞서 말한 Herron의 비교광고에 대해 몇 개월 후 경쟁 브랜드인 Panadol에서 반격용 TV 광고를 집행하였으나, 이 역시 법정에서 Panadol의 패배로 판결이 나면서 Panadol은 유·무형의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한 예로 Panadol은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의사의 손길이 닿지 않는 벽지의 긴급 환자를 위해 운영되는 특별 비행진료 서비스, 일명 ‘날으는 의사(royal flying doctor service)’의 기금 모금에 동참한다든지, 두통약 한 통 팔릴 때마다 10센트의 금액을 모아서 기금으로 헌납한다든지 하는 대가를 치르며 경쟁사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결국 비교광고는 사전에 매우 치밀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오히려 정반대의 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던져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Brabbs, C. (2001). “Two-thirds find comparative ads unacceptable.” Marketing,
September, p. 20 and 26.
Droge, C. (1989). “Shaping the route to attitude change: Central versus peripheral
processing through comparative versus noncomparative advertising.”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26 (May), 193-204.
Grewal, D., Kavanoor, S., Fern, E. F., Costley, C., Barnes, J. (1997).
"Comparative versus noncomparative advertising: A meta-analysis.” Journal of
Marketing, 61 (October), 1-15.
Pechmann, C. and Ratneshwar, S. (1991). “The use of comparative advertising for
brand positioning: Association versus differentiatio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18 (September), 145-160.
________and Stewart, D. W. (1990). “The effects of comparative advertising on attention,
memory, and purchase intention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17 (September),
180-191.
________and _______ (1991). “How direct comparative ads and market share affect br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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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gers, J. C., and Williams, T. G. (1989). “Comparative advertising effects:
Practitioners’ perceptions versus academic research findings.” Journal of
Advertising Research, 29 (5), 22-37.
Rossiter, J. R. and Percy, L. (1998). Advertising communications & promotion
management (2nd ed.). New York: Irwin McGraw-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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