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길을 걷다 문득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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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다. 참 신기하다.

오늘도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말하는 것이. 웃는 것이. 걷는 것이. 신기하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참 신기하다.

하늘이 땅이 늘 떡하니 있는 것도.
밤이 오는 것도 아침이 오는 것도. 신기하다. 참 신기하다.
어떻게 먼 곳 가까운 곳의 개념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터득하고 있는지.
어떻게 저것은 조심조심 걷는 아낙네의 신발이 되었고
어떻게 저것은 논두렁 위를 한가로이 거니는 해오라기의 발바닥이 되었는지.
평생 만나지도 못할 것들이 평생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고 있는지.
살아가게 만들어져 있는지. 신기하다. 신기하다. 난 참 신기하다.

나무 밑동에 기대앉는다.
옷깃 사이로 들어온 바람 한 점의 우주.
질서 속의 질서 속의 질서들.
질서 위의 질서 위의 질서들...

우리는 어쩌면 모든 것이 잘 갖춰진 호텔 방에
들어선 여행자인지도 모른다.
살기만 하는 것도 그렇게 힘들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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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