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표현 중의 하나가 <소비자의 의사결정 과정이 어쩌고저쩌고>하는 내용일 겁니다. 아무래도 물건을 파는 최전선에 서 있는 광고산업에 있다 보니 제품에 대한 인식에서 구매까지의 의사결정 과정이 중요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소비자의 의사결정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단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 설명하기 어려운 비이성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결정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 당신에게
이런 비이상적,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것은 사람의 정보처리 능력보다 현대 사회에서는 너무나 많은 정보가 주입되다 보니 이를 다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너무 많은 정보를 처리하지 못하고 예전의 경험을 빗대어 놓고 띄엄띄엄 의사결정을 진행하게 되기 때문이죠. 이를 심리학 쪽에서는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인지적 구두쇠 현상과 인격화
이런 인지적 구두쇠 현상, 즉 뭐든 쉽게 쉽게 생각하려는 경향은 추상적인 개념들을 이야기할 때도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인간들은 한 번도 본 적 없고 만져 본적 없는 <신>이라는 추상적 존재를 보통 <사람>으로 표현합니다. 일단 사람의 형상을 머릿속에 그려야 <신>이라는 존재가 더 쉽게 와 닿기 때문이죠. 이렇게 <사람>으로 표현하고 개념화하는 것을 보통 <인격화>라고 하는데요. 주변에 반려동물이나 애착이 가는 사물(예를 들면 아이들의 인형이나 산업현장의 로봇 등)을 인격화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인격화>하면 훨씬 사람과의 관계를 쉽게 맺기 때문이죠.
광고업에서 전략을 짜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브랜드>라는 실체 없는 추상적인 개념을 <인격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광고주한테 쉽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자면 우리가 많이 쓰는 <브랜드의 육성전략> 말속에도 브랜드를 지금 막 태어난 아이로 상정하고 이를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시키려는 방법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죠. 어떤 브랜드를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브랜드 퍼스널리티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30대 세련된 도시 여성의 브랜드>라고 규정하면 대충 어떤 브랜드인지 감이 오거든요. <인격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관계 맺기를 원하는 어떤 사물이나 개념이든 뭐든지 인격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집 자동차, 내 노트북, 스마트폰 등등 말이죠. 심지어 회사도 인격화할 수 있습니다.
인격화를 통해 알아본 HS애드의 신년운세는?
서두가 길었습니다만, 2017년 새해를 맞이하여 HS애드의 신년운세를 한번 살펴보고 글을 하나 써보면 어떻겠냐는 편집진의 제안이 있었습니다. 사실 재미있는 토픽이기는 한데 HS애드라는 회사를 어떻게 <인격화>할 것인가가 고민이었습니다.
HS애드라는 회사의 인격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을 해보다가 크게 2가지 방법에 착안했습니다. 첫 번째 HS애드를 1984년에 태어난 만 32세 쥐띠로 상정하는 방법입니다. 62년 발족한 락희화학 선전실을 모태로 하여 84년
자자. 두 번째 방법은 HS애드 전체 임직원들의 띠를 파악하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띠를 대표 띠로 정해서 신년운세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편집진의 도움을 얻어 지난해 기준 HS애드 임직원의 십이간지를 살펴보니 <호랑이띠>와 <양띠>가 가장 많네요.
그래서 강남에 광고인들이 이직할 때 많이 찾아간다는 점집의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17년 신년운세의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대충 “범띠는 일단 16년보다는 좋아지는 한 해다. 금전운이나 재물운이 따르는 한 해이며 봄바람이 불어오는 운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 좋은 소리가 나는 한 해이니 더욱 정진해 나가야 한다. 다만 뇌질환, 혈관질환, 풍 등을 조심해야 한다”라고 나오네요. 신기하게도 양띠도 호랑이띠와 비슷하게 다 잘 될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다만 “결혼 운이 여름 이후 상승하며 여행 간 곳에서 좋은 만남을 기대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되어 있네요.
이를 약간의 과장과 어설픈 선무당 정신으로 한 번 더 해석해 보자면 17년 HS애드, 16년에 이어 쭉쭉 잘 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금전운이나 재물운이 좋다고 하니 경쟁 PT 승률 쭉쭉 올라가서 신규 개발 많이 되어 Rev도 쭉쭉 늘어나며, 연말에 엄청난 성과급을 기대할 수 있는 한 해일 것 같고요. 다만 뇌질환, 혈관질환, 풍 등을 조심하라는 것이 조금 걸립니다. 이런 병들이 보통 순환계의 병인 것으로 보면 회사 내부의 순환, 즉 <소통>에 주의하라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면 할수록 상하관계뿐만 아니라 팀과 팀 간의, 사업부와 사업부 간의 소통에 동맥경화가 발생한다고 하고 실제 요즘 이런 <회사 내 의사소통의 동맥경화> 현상이 문제가 되는 기업들을 종종 목격하게 되는데 HS애드도 그걸 주의하라는 뜻이 아닐까 하고 신년운세를 풀이해 봅니다.
양띠의 신년운세를 보면서 나온 <여행 간 곳에서 좋은 만남을 기대할 수 있고 여름 이후 결혼 운이 상승한다>는 뜻은 흥미로운 암시인 것 같네요. 지금 광고산업은 커다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IT 산업혁명이라는 외부에서 몰아치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기존 광고산업의 문법으로는 더는 경쟁력이 나오기 힘든 구조로 가고 있거든요. 이에 혁신적인 기술, 예를 들면 최신 IoT 기술이나 Big Data 기반의 비즈니스 등 기존 광고 산업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외부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봐야 하는 한 해라는 뜻 같네요.
어느덧 17년이 시작된 지 한 달이 흘러갑니다. 아무쪼록 17년 한 해도 HS애드 구성원들 모두 쭉쭉 잘 나가 모두가 대승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두 승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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