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인들을 위한 꿈의 연구소 만들기
- ‘LG사이언스파크 디자인 가이드’ 개발
박 혜 린
스페이스디자인팀 대리 / phr@hsad.co.kr
구글·네이버·현대카드·…… 이들 회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직원들을 배려한 사무공간과 기업의 철학이 녹아있는 오피스 디자인으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꿈의 오피스’로 불린다는 점이다. 때론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인 오피스 공간은 이제 우리에게 단순히 일하는 장소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기업의 아이덴티티가 명확히 느껴지는 공간은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로, 고객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기업의 철학과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하나의 브랜드 툴이 된다. 또한 직원들을 배려한 오피스 환경은 직원들의 태도와 행동, 그리고 업무 성과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중요한 요소로, 결국 기업의 장기적 성과와 연결되는 의미까지 지닌다.
이런 이유로 최근 공간 브랜딩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기업문화와 임직원의 특성 등 업무환경에 영향을 주는 감성 요소들을 반영하는 것이 단순히 공간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해졌다. 업무환경의 틀을 넘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통합 디자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최근 오피스 디자인의 트렌드가 바뀐 것이다. 이제 오피스 공간을 통한 브랜딩은 기업의 성공과 지속을 위한 하나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LG 꿈의 연구소’를 위한 HS애드의 역할
LG도 마곡지구에 대규모 LG사이언스파크를 조성중이다. 마곡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는 약 4조 원을 투자해 축구장 24개 규모의 대지에 LG 10개 회사(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LG생명과학·LG하우시스·LG유플러스·LG생활건강·LG CNS·서브원)의 R&D센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LG의 미래를 책임질 첨단 R&D 기지이자 우리나라 최대의 융복합 단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LG의 모든 연구 기술들이 모여 LG의 새로운 두뇌 역할을 할 LG사이언스파크. 이에 우리 회사는 지난해 10월부터 브랜딩 전문 디자인 디렉팅 사로서 ‘LG의 꿈의 연구소’를 목표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피스 공간의 브랜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용자 중심으로 생각하되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 오피스는 그 기업만의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으며, 그 근간에는 기업의 가치와 문화가 내재돼 있다. 그러므로 각기 다른 성격과 특징을 지닌 10개 회사를 LG사이언스파크라는 하나의 연구소로 담아내는 통합 디자인 디렉터로서, LG의 일원이자 누구보다도 LG 브랜드에 대한 이해가 높은 우리가 선정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LG사이언스파크를 위한 우리의 역할은 단지의 디자인을 통합하기 위한 통합 아이덴티티를 개발하며, 연구원들의 입장에서 최대의 시너지를 위한 최적의 연구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LG사이언스파크 공간 브랜딩을 위한 디자인 전략 및 가이드를 개발하였다.
LG사이언스파크 통합 아이덴티티를 위한 공간 기획
LG사이언스파크를 위해 우리는 먼저 ‘LG Way’를 기반으로 한 경영이념과 LG 연구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최적의 연구환경을 만들기 위한 컨셉트를 기획했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연구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의미로 ‘프라이드 오브 이노베이터(Pride of Innovator)’라는 통합 컨셉트와 ‘연결·몰입·배려’라는 공간의 핵심가치 키워드를 스페이스 아이덴티티 플랫폼으로 설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획된 스페이스 아이덴티티 플랫폼을 실제 공간 적용에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 회사별 연구 특성을 바탕으로 단지를 크게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통신) / BT (Bio Technology: 생명공학기술) 계열로 나누어 디자인 방향성을 설정했다. 이와 별도로 융복합을 위한 시너지 공간인 통합지원센터(Public)를 단지의 아이코닉한 공간으로서 그 방향성을 부여하고자 했다.
디자인 가이드 전략: 스페이스 모듈
LG사이언스파크 디자인 가이드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스페이스 모듈이다. 국내 최대의 연구단지에 입주하는 10개 회사의 10가지 아이덴티티, 그리고 그들을 통합하는 하나의 통합 아이덴티티를 적용하는 데에는 기존의 디자인 프로세스와는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우리가 개발한 개념이 ‘스페이스 모듈’이다. 스페이스 모듈은 ‘연결·몰입· 배려’의 핵심가치를 포함하는 공간 프로그램 툴킷을 명명하는 것이며, 각각의 모듈은 실제 공간화가 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전략은 다음과 같았다.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다양한 모듈을 개발 → 이를 각 입주사에 가이드하고, 각 입주사는 필요에 의해 모듈을 선택 → 선택된 모듈은 공간을 이루고 입주사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냄 → 통합 컨셉트는 하나지만 스페이스 모듈로 서로 다른 개성을 표현하는 공간의 설계’이다.
이러한 전략 아래 LG사이언스파크를 위한 연결모듈 23가지, 몰입모듈 15가지, 배려모듈 32가지 등 총 70가지가 만들어졌다. 여기에는 실제 연구원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모듈도 있고,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담은 재미난 모듈도 있어 그 의미를 더했다.
이러한 스페이스 모듈은 디자이너가 자칫 놓칠 수 있는 작은 아이디어까지 담고 있는 LG사이언스파크 연구원들을 위한 가치 요소이다. 각 사별 가이드된 모듈은 운영 및 필요에 따라 입주사가 직접 선택하고 디자이너에 의해 구체화되어 적용되는데, 이렇게 선택된 모듈은 각 사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어 하나의 브랜딩 요소가 되는 것이다. 현재 개발된 모듈의 약 50%가 선택되어 공간에 적용됐다.
최적의 공간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 가이드
이처럼 우리는 LG사이언스파크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통합 컨셉트 및 LG사이언스파크만의 특별한 디자인 전략을 구축했다. 그리고 이를 약 300페이지 분량의 스페이스 디자인 가이드로 정리했는데, 최종 정리된 디자인 가이드는 크게 3가지 파트로 구성된다.
파트 1 ‘디자이닝 LG사이언스파크(Designing LG Science Park)’에서는 우리가 진행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설정된 기본 컨셉트 방향의 요약이 들어가며, 파트 2 ‘리스팅 스페이스 모듈 컬렉션(Listing Space Module Collection)’에서는 LG사이언스파크를 위해 만들어진 70가지 스페이스 모듈(디자인 전략 요소)이 소개된다. 마지막 파트 3. ‘어플라잉 디자인 가이드(Applying Design Guide)’에서는 파트 1과 2의 디자인 전략을 실제 공간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실제 결과물을 바탕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 가이드 개발과 디렉팅을 통해 LG사이언스파크는 마침내 하나의 브랜드로서 디자인의 일관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입주사의 니즈를 반영한 차별성을 확보, 궁극적으로 같으면서도 다른, 다르면서도 같은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공간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계속되는 LG인의 꿈의 오피스 만들기
LG사이언스파크의 디자인 전략 요소인 스페이스 모듈은 변화하는 기술·환경·트렌드·사용자 니즈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스페이스 모듈 개발과 적용을 통해 늘 사용자의 관점에서 새롭게 대응하는 살아있는 공간을 형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LG사이언스파크 디자인 가이드를 통해 LG의 연구 환경을 통합 개선하며, 이는 향후 LG 오피스 환경 개선을 위한 오피스 환경 가이드라인 구축의 기본 토대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 국내 최초 인테리어 합동사무실 ‘마곡 프로젝트 오피스’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성을 위해 스페이스디자인팀 7인은 지난 3월부터 국내 톱 인테리어 설계사들과 함께 마곡 현장 근처에 합동 사무실을 개설하고 디자인 디렉팅 역할을 하며 프로젝트를 진행중에 있다. 그간 우리는 개발된 70가지 모듈과 IT/BT/Public 공간 디자인 방향성을 가지고 담당 인테리어 설계사와 함께 10개 입주사 개별 미팅을 진행했으며, 수많은 회의를 통해 최종 인테리어 디자인을 완성해가고 있다.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의 경우 그 규모로 인해 여러 회사가 합동으로 임시 오피스를 개설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인테리어 프로젝트의 경우 타 회사와의 협업이 흔치 않다. 그런 만큼 LG사이언스파크 프로젝트를 위해 선정된 국내 톱 인테리어 설계사들도 이런 합동 사무실 구축은 우리처럼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다.
프로젝트는 현재 1차 부지와 2차 부지로 나뉘어 진행중이며, 1차 부지는 곧 인테리어 설계 마무리와 동시에 합동사무실을 철수할 예정이다. 아직은 보안사항이라 실제 적용된 구체적인 디자인을 보여줄 수 없는 점이 아쉽지만, 성공적인 마무리를 통해 이르면 내년부터 차례로 완성되는 LG사이언스파크 실제 공간에서 우리가 가이드한 결과물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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