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력으로 빌딩 정상을 정복하다’
LG 코드제로 싸이킹 디지털 캠페인
박 윤 이 나
디지털플래닝2팀 차장 / yunina@hsad.co.kr
“미국 익스트림 암벽 등반 챔피언인 시에라 블레어 코일(Sierra Blair-Coyle)이 LG전자 무선 청소기 ‘코드제로 싸이킹’ 2대를 양쪽 어깨에 하나씩 메고 2개의 흡착판을 이용해 인천 송도의 33층(140m) 빌딩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했다.”
이 세 줄의 문장으로 요약되는 미션 완수를 위해 제품 테스트·제안·모델 섭외·촬영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이 실험이자 극한의 도전이었던 디지털 캠페인 실행 일지를 공유합니다.
D-82 days: 광고주 OT
“코드제로 싸이킹의 무선의 특장점을 강조해주세요, 무선으로 쉽고 자유로운 청소가 가능하다는 성능이 표현됐으면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다이슨이 무선청소기 중에 흡입력이 가장 좋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코드제로 싸이킹이 무선청소기 중에서 세계 최고의 흡입력을 자랑합니다.”
D-70 days: 내부 아이데이션 미팅
“강조해야 할 건 무선의 자유로움이 아닌, 청소기의 흡입력이 아닐까? 매장에 나가보고 소비자 인터뷰를 해봐도
무선청소기의 가장 큰 관건은 흡입력이야.”
“소비자들은 유선청소기의 장점인 흡입력을 위해서는 무선의 편리함을 포기하고, 무선청소기의 편리함을 위해서는 유선의 흡입력을 포기하기도 해.
편의성과 흡입력 사이에서 타협하는 거지. 근데, 코드제로 한 대면 흡입력과 편의성 둘 다 해결할 수 있어. 유무선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단 하나의 청소기라고 이야기하는 건 어떨까?”
D-61 days: 광고주 제안
“전해주신 제품을 분해해가며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청소기 흡입구에 ‘뚫어뻥’을 붙여서 사무실에 있는 의자도 들어보고, 냉장고도 끌어보고…
근데 진짜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제품에 확신을 갖고 강력한 흡입력을 표현할, 듣도 보도 못한 흡입력 파워 테스트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희 아이디어는‘ 코드제로 싸이킹으로 63빌딩을 오르다’입니다!”
“그게 가능합니까? 안전에만 문제없다면 Ok! Go!”
D-50 days: 모델과 건물 섭외
“시에라가 국제 클라이밍 대회가 있어서 일정이 안 된대요, 입국 비자 발급 시간도 없고요.”
“63빌딩이 최종적으로는 진행 불가라고 합니다. 서울·경기권에 있는 20여 개 고층 건물을 컨택해 봤는데 모두 불가하고 지금 가능한 곳이 딱 두 군데예요. 송도에 있는 건물, 그리고 강변 테크노마트요. 근데 강변 테크노마트는 촬영 여건 등이 좋지 않아서…. 이러다 안 되면 중국으로 가서 찍어야 할지도 몰라요.”
D-26 days: 촬영 당일, 송도테크노파크 IT센터 33층
“시에라가 더 이상 못 올라가겠대요.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며 너무 무서워서 울고 있어요. 모델비 다 돌려줄 테니 여기서 멈추면 안 되냐고 하네요.”
“중간까지 올라갔는데…. 정상을 앞두고 여기서 관두면 미션 클리어가 안되잖아. 안전장치도 충분하고 전문 안전팀도 있고 절대 떨어질 일 없으니까 우리를 믿고 마지막으로 힘내서 해보자고 설득 좀 해주세요.”
“시에라! 여기까지 올라왔잖아. 믿고 한 번에 가자, 한 번에!”
D-days: 캠페인 오픈
극한도전 미션 클리어! 우리의 진짜 미션은 지금부터~
기발한 상상력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로 인해 프로덕션에서는 제품 연구와 흡착판 제작, 특수 가방 제작에 한 달의 시간을 투여했고, 20대 초반의 세계적 암벽 등반가는 난생 처음 방문한 한국 땅을 밟기도 전에 청소기 두 대를 등에 메고 33층 빌딩을 오르게 됐습니다.
전문 스턴트맨들이 빌딩 등반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테스트하고 합을 맞추며 시에라를 리드했고, 그녀와 동행한 그녀의 엄마는 촬영 내내 딸을 위해 기도하며 마음을 졸였습니다.
이러한 무모한(?) 열정과 노력이 극한도전을 가능하게 했던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도전은 지난해 LG로보킹 캠페인의 성공에서 비롯됐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여름, 무선 로봇청소기 로보킹이 단 한 번도 사람이 접근한 적이 없는 서울의 랜드마크인 남산 N서울타워 철탑 꼭대기를 청소하는 미션을 달성해 소비자들의 열렬한 반응과 언론에의 노출을 이끌며 성공을 거둔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브랜드의 일방적 메시지가
아니라, 자기의 시간을 투여할 가치가 있는 영상, 주변과 공유하고 소개 시켜주고 싶은 콘텐츠에 반응하고, 심지어 브랜드를 응원하기까지 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공으로 인해 광고주 또한 브랜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담는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브랜드가 놀이거리가 되도록 흔쾌히 허락해 주었습니다. 물론 그 놀이거리의 중심에는 브랜드가 있어야 하는 것을
놓치지 않도록 치밀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폭발적 이슈와 조회 수 상승은 즐거운 일이지만, 이때부터 저희의 진짜 미션이 시작됩니다. 콘텐츠가 곧바로 휘발되는 것을 줄이고,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해 그들을 머물게 하며, 나아가 소비자가 매체가 되게끔 해야 했습니다.
콘텐츠가 진짜 바이럴이 되고, 소비자에게 유의미하도록
‘저렇게 흡입력이 좋으면 집안 바닥 다 뜯기겠네’라는 댓글 반응이 있습니다. 그렇죠, 놀라운 영상이지만 소비자들은 본능적으로 본인의 실생활과
연결시킵니다. 실생활과의 연결고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캠페인 사이트에서는 생활 현장에서 자유로움과 흡입력을 체감할 수 있는 참여 프로그램을 동시에 기획했습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집에서 자동차 트렁크를 청소하는 데 쓸 수도 있고, 아이의 레고 블록을 모으는 데에도 쓸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참여 이벤트는 영상 조회 수에 따라 소비자 혜택이 커지고, 소비자 참여는 SNS 확산을 기
본으로 합니다.
약 10만 명이 참여했고 그들의 SNS 계정 담벼락에는 코드제로 싸이킹에 대한 메시지가 노출됐으니 10만 명이 다시 또 우리의 미디어가 돼주었습니다. 또한 브랜드에 대한 관심 지표로 삼는 네이버 검색 쿼리 수는 월 평균대비 약 450% 증가를 보였습니다.
300만 뷰, 500만 뷰 등등 높은 유튜브 조회 수를 자랑하는 바이럴 콘텐츠는 많습니다. 그러나 이번 캠페인은 단지 자극적인 소재와 도전으로 촉발한 조회 수 수치로만 기억되기보다는 획기적 도전이 결국 제품에 대한 신뢰로까지 이어져 소비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성공으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다음해에는 어떤 극한도전으로 이어질지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그곳이 사람이 올라갈 수는 있는 곳이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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