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8 : 당신과 내가 알고 있는 것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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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내가 알고 있는 것


신 숙 자

CD / sjshina@hsad.co.kr


우리는 같은 삶을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 경험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죠. 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공통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엄마가 만들어주는 음식을 제일 좋아하고, 어릴 때는 장난감 자동차를 갖고 놀았고, 생일과 크리스마스엔 선물을 받은 일 등 세밀한 경험은 같을 수 없지만, 공통의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죠. 주말 프로그램에서 나온 90년대 노래를 들으며 열광했던 것도 그 노래가 우리의 공통 이야깃거리를 되살려 줬기 때문이기도 했을 겁니다. 그렇게 우리가 함께 살아낸 얘기는‘ 공감’이라는 감정으로 연결됩니다. 어릴 때 좋아했던 캐릭터나 노래를 누군가 알고 있으면 그래서 더 반갑기도 하고요.

당신과 내가 함께 알고 있는 것 혹은 함께 경험한 것. 우리 그리고 소비자와 브랜드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됩니다.


누구나 장난감을 갖고 놀았던 이야기에서

남자 아이들은 인형보다 자동차 장난감을 좋아합니다. 어릴 때 몇 개쯤은 갖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장난감 자동차를 실감나게 갖고 놀려면 뭔가가 더 필요합니다. 바로 자동차가 달리는 소리를 실감나게 내는 거죠.‘ 끽-’,‘ 부우웅~~…. 기차를 갖고 놀 땐‘ 칙칙폭폭’ 소리를 내듯 자동차엔 그에 걸맞은 사운드가 있습니다. 그 소리를 내야 놀이는 더 재미있어지죠. 폭스바겐이 그 추억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새롭게 출시된 폭스바겐 골프R은 빠른 가속과 빠른 변화, 커브를 돌 때도 흔들리지 않는 핸들링 등 좋은 퍼포먼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점을 알리고자 소비자에게 테스트 드라이브를 해보라고 권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드라이브입니다.‘ 가상 테스트 드라이브’를 만들어 낸 거죠.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 프로 카레이서와 사운드 이펙트의 귀재인 영화배우를 섭외했습니다. 먼저 카레이서‘ 테너 파우스트(Tanner Foust)’가 등장합니다. 레이싱에 참여하는 듯, 헬멧과 복장을 갖췄습니다. 레이싱 트랙을 걸어오죠. 하지만 그가 잡은 건 핸들이 아니라 노트북입니다. 그리고 입으로 자동차가 달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바아아~~~앙~! 바아아~~앙! 쿠쿠쿠쿠…” 다소 코믹한 표정이지만 열정적으로 차의 움직임에 맞춘 사운드를 만들어 냅니다. 그의 소리에 맞춰 레이싱하듯 질주하는 골프R이 등장하죠.

커브에서도 끄떡없습니다. 다이내믹한 질주가 이어지면서 골프는 얘기합니다.“ 당신만의 자동차 소리를 만들어주세요. 우리가 영상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해당 사이트로 들어가서 당신만의 유니크한 골프R 영상을 만들라고 권합니다.

두 번째는 성대모사와 사운드 이펙트의 달인인 코믹 배우 마이클 윈슬로입니다. 음악도 더 웅장하고, 분위기도 더 드라마틱합니다. 헬멧을 쓰고 레이싱 복장을 한 남자가 비장하게 레이싱 코스를 향해 걸어가죠. 하지만 그가 앉은 곳은 책상 앞입니다. 그리고는 노트북을 보며 코믹한 표정으로 리얼한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입에서 나는 소리와 함께 변화하는 표정은 실감과 재미를 더합니다. 그의 사운드에 맞춰 골프R은 역시 힘차게 질주합니다. 실제 소리처럼 골프R의 성능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궁금하면 rrr.vw.com으로 가보세요. 자동차 질주보다 더 실감나는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폭스바겐이 의도한 대로 동시에 자동차 성능을 가상 경험하게 되겠지요.







뉴스에서 보던 CCTV 장면에서

요즘은 어딜 가나 CCTV가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이 촬영되고 있죠. 런던 백화점 하비 니콜스도 예외는 아닙니다. 고가의 제품이 많다 보니 CCTV는 백화점을 거니는 모두를 향하고 있습니다. 하비 니콜스는 이 실제 CCTV 영상으로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실제 제품을 훔치는 장면만 모아서.

물건을 훔치는 이의 얼굴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만들었습니다. 그 외엔 모든 게 실제 장면입니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주위를 살피는 표정·긴박감·뻔뻔함 등이 표정에서 느껴집니다. 주위를 살피다 점원이 시선을 돌린 사이 재빨리 가방에 넣거나 재킷 안주머니에 물건을 숨기죠. 그러곤 유유히 현장을 떠나 버립니다. 하지만 끝이 아닙니다. 이내 안전요원에게 잡히고 맙니다. 실제 장면이고, 뉴스에서나 보던 장면이다 보니 끝까지 보게 됩니다.

그들의 대담함과 무모함에 놀라기도 하고요. 몇몇은 백화점 바깥으로 질주하다 결국은 잡히기도 합니다. 멋진 모습만 보여주던 백화점이 왜 다소 거친 영상을 길게 보여주는 걸까요?“ 공짜 좋아하세요? 그렇다면 합법적으로 가지세요.” 하비 니콜스는 합법적으로 공짜 경품을 얻을 수 있는 리워드 앱을 다운받으라고 합니다. 하비 니콜스의 새로운 앱 광고였던 거죠. 뉴스로든 다큐로든 CCTV 화면은 익숙합니다. 물건을 훔치고 잡히는 장면도 가끔 뉴스로 보기도 하죠. 대담하게 물건을 훔치는 장면은 호기심을 갖게 합니다. 하니 니콜스는 이 공통 포인트를 잘 활용해 절묘하게 앱 이야기로 연결했습니다. 위트라는 공감을 잘 활용했습니다.


늘 보던 익숙한 광고에서

‘Have a break’라는 심플한 슬로건의 초콜릿 바, 킷캣. 콜롬비아에 새롭게 런칭하면서 자신들의 컨셉트를 알릴만한 적절한 아이디어와 매체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쉬지 못하는 사람들이 누굴까 먼저 찾았죠. 모두에게 익숙하면서 한순간도 쉬지 못해, 킷캣의 휴식이 꼭 필요한 사람…… 그들은 매일 게재되고 있는 옥외광고였습니다. 하루도 비어있는 날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킷캣은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연결했습니다.‘ 광고가 쉬는 날’을 만든 거죠.

먼저 익숙한 몇 가지 광고들을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광고 브랜드와 협상했죠. 해당 브랜드를 광고하는 모습 대신 쉬고 있는 모델의 모습을 찍자는 거죠. 물론 배경과 상황은 동일합니다. 단지 제품을 광고하는 모델이 같은 곳에서 쉬면서 킷캣을 먹고 있는 거죠. 화장품 모델·자동차 모델·금융·배송업체…… 상자를 들고 있던 모델은 상자를 내려놓고 대신 킷캣을 먹으며 쉬는 겁니다. 화장품을 광고하던 모델도 제품을 내려놓고, 킷캣을 먹고 있죠. 자동차를 들여다보던 모델도 자동차 옆에서 킷캣을 먹으며 쉬고 있습니다. 킷캣은 이렇게 변형된 광고 옆에 무료 킷캣 상자를 놓고 맛볼 수 있게 했습니다.‘ 광고 모델처럼 휴식을 즐겨보라’ 권했죠. 재미있는 아이디어는 스스로 바이럴이 됐습니다. 킷캣은 이 캠페인으로 인지도와 호감도 상승을 얻었다고 합니다. 익숙한 광고에 재미있는 변화를 줘 자신의 광고 채널로 변신시킨 킷캣. 평범한 메시지에 재미있는 채널을 접목시켜 재미있는 메시지로 바꿨습니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하고 있지 않은 얘기로

대여섯 살쯤 돼 보이는 아이들이 서럽게 울고 있습니다. 뭔가 도움이 필요해 보입니다. 엄마가 옆에 없는 듯한 느낌입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생각할 법한 상황이죠. 하지만 이어지는 메시지는‘ 아이들을 울리세요’입니다. ‘아이들을 달래주세요’, 혹은‘ 아이들을 도와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어울릴 법한 장면에 아이를 더 울리라고 하고 있는 거죠.

여기서부터는 누구나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무슨 얘기를 전하고 싶은 걸까요? 화면이 천천히 빠지면 예방주사를 맞고 있는 장면입니다.‘ 아이의 삶을 구하세요’라는 메시지가 이어지죠. 7초에 한 명씩 진료를 받지 못해서 죽는 아이들이 있으니, 그 아이들을 돕자는 세계 의사협회의 광고입니다. 짧지만 강렬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에서 시작했지만 누구나 낼 법한 결론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광고 메시지는 강하게 남습니다.

세상은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기에 공통 이야기는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소재로 삼을 이야기도 많습니다. 다만 어떻게 연결시키고 결론 내느냐에 따라 아이디어는 달라집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