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02 : Ad R&D - 미디어 이용자들이 멀티태스킹을 하면 광고효과는 감소하는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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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이용자들이 멀티태스킹을 하면 광고효과감소하는가?

 


정 세 훈 |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 sjeong@korea.ac.kr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University of Pennsylvania 석사/박사. 미국 Indiana
University-Purdue University 교수를 거쳐 고려대 교수로 재직중

 

 

누가 멀티태스킹을 하는가?
길을 걸을 때나 대중교통 수단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면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집에서 TV를 보거나 일을 할 때도 스마트폰을 항상 끼고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TV만 보거나 인터넷만 하는 등 한 가지만 하는 경우는 드물고, 한 가지 미디어를 사용하면서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미디어 멀티태스킹(Media Multitasking)이라고 하는데, 이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미디어를 이용하면서 다른 일을 하는 행위(예를 들어 TV를 보면서 식사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두 가지 이상의 미디어를 동시에 이용하는 행위(예를 들어 TV를 보면서 인터넷을 검색하는 것)이다. 미국 및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 여러 조사에서 발견되는 일관된 결과는 과반수의 사람들이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으며, 1인당 평균 미디어 이용시간의 절반 이상을 멀티태스킹하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영국·독일·네덜란드·스페인·프랑스인 6,0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모든 국가에서 한결같이 나이가 젊을수록 멀티태스킹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별로 볼 때는 멀티태스킹 정도에 전혀 차이가 없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교육수준이나 소득이 낮을수록 멀티태스킹을 조금 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적 요인으로는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자극 추구성향’이 강할수록 멀티태스킹을 현저히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멀티태스킹은 광고효과에서 왜 중요한가?
멀티태스킹이 중요한 이유는 광고효과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흔히 멀티태스킹은 광고효과를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TV를 보면서 책을 보거나 인터넷을 하게 되면 TV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TV 광고 내용을 주목하지 않게 되고, 따라서 브랜드 회상이 낮아질 것이라는 논리이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에 관한 일련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멀티태스킹이 반드시 광고효과에 부정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멀티태스킹 상황은 소비자들을 “예, 예”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광고효과에는 브랜드 회상 차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태도적인 측면이 있는데, 멀티태스킹을 할 경우 브랜드 회상은 분명히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브랜드 태도는 감소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비판적 사고의 감소’ 때문이다. 멀티태스킹을 하면 광고나 설득적 메시지를 철저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일명,‘ 중심 경로를 통한 정

 

 

보처리’)이 낮아진다.
이는 광고주의 입장에서 보면 나쁠 게 없다. 광고주가 약간 과장되거나 노골적인 설득적 주장을 해도 소비자들이 동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간접광고에 대한 태도가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을 때와 할 때에 다르게 나타났다.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는 일반적 상황에서는 간접광고가 더 노골적일수록 더 부정적이었으나, 멀티태스킹 상황에서는 간접광고가 노골적일수록 태도가 호의적으로 나타났다. 즉 평소에는 간접광고를 비판적으로 보다가도 멀티태스킹 상황처럼 약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오히려 노골적으로 들이대는 경우가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멀티태스킹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흔히 생각하기에 TV 시청자에는 TV만 보는 시청자와, TV를 보면서 다른 행동(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하는 멀티태스킹 시청자 등의 두 종류만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더 꼼꼼히 따져보면 ‘TV-스마트폰 멀티태스킹’에도 두 종류가 있다. TV가 주 매체이면서 가끔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경우와, 스마트폰이 주 매체이면서 가끔 TV를 응시하는 경우이다. 똑같이 TV를 보면서 멀티태스킹을 하는 상황이지만, 전자의 경우 TV가 주 매체인 반면 후자의 경우 TV가 보조매체이다. 물론 효과 역시 다를 것이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어떤 매체가 주 매체일 경우 단독매체(TV만 시청)의 경우에 비해 내용 기억이 거의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해당 매체가 보조매체일 경우에는 기억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비판적 사고의 경우에는 조금 달랐다. 단독매체에 비해 주 매체이든 보조매체이든 멀티태스킹을 하기만 하면 비판적 사고 능력이 현저히 감소했다. 이 결과가 가진 의미는 무엇일까? 단독매체의 경우 기억은 잘하지만 광고에 대해 비판적 사고 능력 역시 가장 활발하기 때문에 쉽게 설득시키기 어렵다. 보조매체로서 멀티태스킹을 할 경우 소비자의 비판적 저항이 감소해 쉽게 설득시킬 수 있는 여건이 됐지만 결정적으로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그러면 주 매체로서의 멀티태스킹은 어떨까? 기억도 단독매체 비슷하게 잘하면서 소비자의 비판적 저항은 감소돼 설득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다시 말해 현대인들이 ‘광고를 접하는 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이 설득을 시키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매체 조합으로 멀티태스킹을 하는가도 중요하다. 시각매체(인터넷)를 음성매체(라디오)와 결합시킨 멀티태스킹과, 시각매체(인터넷)를 또 다른 시각매체(TV)와 결합시킨 멀티태스킹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자의 경우 감각기관의 간섭이 없다. 다시 말해 눈으로는 컴퓨터 화면으로 인터넷을 보면서 귀로 얼마든지 라디오 광고를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감각기관의 간섭이 강하다. 한쪽 눈으로 컴퓨터 화면으로 인터넷을 보면서 다른 쪽 눈으로 TV광고를 볼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눈이 두 개의 화면을 왔다갔다하면서 일부 정보를 놓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멀티태스킹과 광고효과의 함수 관계는 복잡하다.

 

새로운 가능성: 스마트폰 기반 멀티태스킹
TV와 인터넷, 즉 전통적 미디어와 뉴미디어를 결합하는 멀티태스킹 상황은 매체간 보완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전통적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독특한 매체적 속성이 각각의 취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방송과 같은 전통적 미디어는 도달률이 높아 많은 수용자에게 전달하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신문과 방송은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공간적(신문) 또는 시간적(방송) 제약이 있다. 반면 인터넷 같은 뉴미디어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싸고, 시공간적 제약이 없어 인터넷 웹페이지에는 적은 비용에 많은 정보를 담아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방송과 인터넷은 수용자들이 스스
로 정보를 찾아볼 동기 또는 능력이 결여된 경우가 많다.

신문이나 방송 같은 전통적 미디어는 수동적 정보수용이 가능하지만 인터넷은 능동적으로 정보를 찾아야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용자들이 잘 몰라서 또는 게을러서 정보를 찾아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최근 신문이나 방송에 보면 인터넷에서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보도록 유도하는 광고를 볼 수 있다.

전통적 미디어에 의해 유발된 온라인 정보탐색은 스마트폰 멀티태스킹 상황에서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TV 매체만 이용하고 있을 경우에는 관심 있는 정보를 접하더라도 그것을 쉽게 잊고 나중에 인터넷에서 찾아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TV를 시청하면서 스마트폰을 옆에 끼고 있는 멀티태스킹 상황에는 TV에서 본 정보를 인터넷에서 바로 탐색을 할 수 있
는 환경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심층적 정보탐색이 쉽다. 실제로 일련의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TV-인터넷 멀티태스킹을 할 경우 TV에서 보았던 내용을 찾아보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황금시간대에 배치된 광고의 경우 광고가 나간 직후 구글 검색량이 급증하는 결과도 있다.
멀티태스킹이 완전히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생각해보면 꽤 오래전부터도 TV를 보면서 신문을 읽는 멀티태스킹을 많이 해왔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비교적 최근까지도 멀티태스킹을 간과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에 집중하는 시청자나 TV를 보면서 신문을 읽고 한눈 파는 시청자나 동등하게 시청률에 집계가 되어 왔다.

멀티태스킹이라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에는 멀티태스킹이 광고효과에 커다란 위협요인으로 인식됐다. 단순히 집중도가 떨어지니 효과가 감소할 것이라는 논리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약간 정신없는 멀티태스킹 상황이 설득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 멀티태스킹 상황에서 감각기관의 간섭이 얼마나 있고 주목도가 높은 주 매체인가 보조매체인가에 따라서 광고효과는 달라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인터넷 검색이 가능한 스마트폰 기반 멀티태스킹 환경은 광고주들이 광고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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