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02 : GlobalView-America IoT 시대의 광고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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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시대의 광고
- 소비자를 꿰뚫는‘ 그래프’ vs. 디지털 프라이버시

 

함 창 대 | 일리노이 대학교 찰스 H. 샌디지 광고학과 조교수 | cdham317@illinois.edu

LG애드에서 10년간 온오프라인 AE로서 다양한 어카운트를 담당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광고학 석사, 미주리대학교 저널리즘(광고학 전공) 박사학위 후 현재 일리노이대학교 찰스
H. 샌디지 광고학과에서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광고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CES 2014’에서 소개된 다양한 신기술 관련 기사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기사들을 읽다 보면 영화에서나 보던 미래세계가 이미 현실로 다가와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기사들 중 눈길을 끌었던 하나는 구글의 네스트(Nest) 인수에 대한 것이었다. 설립한 지 겨우 몇 년에, 직원 수도 몇 안 되는, 집안 온도조절기와 화재경보기를 만드는 이 회사에 구글이 투자한 돈은 자그마치 30억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그림 1>. 이 회사의 시장가치는 많이 봐야 800억 달러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대체 구글은 왜 이 회사에 엄청난 돈을 투자했을까? 이를 둘러싸고 구글이 그리고 있는 미래에 대한 많은 담론들이 이어지고 있다.

 

 

 

 

왜 구글은 Nest를 인수했을까?
구글은 이 질문에 대해 “이 회사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답했다. 무슨 잠재력인가? 많은 IT 전문가들은 이 잠재력을 ‘IoT(Internet of Things; 사물 인터넷)’시대의 도래에서 찾는다<그림 2>. 온도조절기는 미국의 주택이라면 어느 집에나 부착돼 있어 집안 전체의 냉방과 온방을 모두 제어한다. 즉 이 온도조절기로 1년 365일 24시간 집안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데, 네스트의 제품은 온도조절기에 스마트 기능을 추가한것이다. 이 기기에는 센서가 부착돼 있어 집안에 있는 사람의 움직임과 동선을 측정·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최적화된 온냉방을 제공한다고 한다. 따라서 집안에 사람이 없을 때는 (네스트의 경우 30분 이상 아무런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 경우) 자동으로 온냉방기능을 멈추고, 사람이 들어오면 급속 냉온방을 가동시킨다. 또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집 밖에서 집안 온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퇴근하면서 미리집안의 에어컨을 작동시켜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 흥미로운 건 이 기기가 측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을 하여 사용자의 향후 행동을 예측한다는 점이다. 설치 후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집안 거주자들의 행동을 측정하고 데이터화하여 일정한 패턴을 찾아낸

 

 

 

 

후 그 예측을 기반으로 집안 온도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첫 일주일간의 행동분석 결과 가족들이 저녁 8시쯤이면 거실에서 TV를 시청하고 10시쯤 각자의 방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예측해내면 이 시간에 맞춰 거실과 각 방의 온도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집안구조가 한국보다 복잡한 미국에서는 꽤 유용한 기능이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기기가 사람의 행동을 인지·측정·분석해 그 패턴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논의하는 또 하나의 가능성은 이 기기가 향후 홈 인텔리전스(Home Intelligence)의 기반이 된다는 점이다. 온도조절기는 24시간 작동한다는 장점을 볼 때 다양한 사물 인터넷을 제어하는 제어 시스템의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구글은 네스트 인수 이전에 대형 자동차 회사들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는데, 그 궁극적 목적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로 자동차의 모든 것을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최근 미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자동차 테슬라(Tesla)는 아이패드처럼 생긴 제어 패드로 차의 모든 기능을 전자적으로 제어한다. 전문가들은 네스트가 이러한 오토 인텔리전스(Auto Intelligence)와 연계해 더욱 향상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8시에 출근하는 것을 인지한 네스트가 7시 50분에 차의 시동을 걸어놓고, 사용자가 아침시간에 좋아하는 음악을 차안에 미리 켜놓는 것이다. 즉 네스트는 홈 인텔리전스의 기반이 되고, 안드로이드는 그 운영체계가 되어 스마트폰을 통해 모든 것을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IoT 시대와 Physical Graph
전문가들은 구글이 네스트 인수를 계기로 IoT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평가하면서 ‘왜 온도조절기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구글의 ‘피지컬 그래프(Physical Graph)’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IoT란 ‘모든 사물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기능이 추가돼 스스로 생각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된다’는 개념이다. 기존의 RFID 부착에 의한 간단한 사물제어 시스템에서 시작된 이 논의는 몇 년 전 나이키가 퓨얼밴드를 출시하면서 본격화됐다. 손목에 차는 퓨얼밴드는 한 사람의 모든 활동과 움직임을 기록·보존해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데, 이러한 데이터들이 모여 한 사람의 활동 내용·영역·패턴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 바 있다.

LG가 CES 2014에서 소개한 ‘라이프밴드 터치(Life Band Touch)’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그림 3>. 사용자의 모든 움직임을 기록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공유·분석할 수 있는 것인데, 하나의 기기가 인터넷과의 연결을 통해 스마트 기능을 갖춤으로써 다양한 편익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따라서 IT 전문가들은 미래 LG와 같은 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가 나이키가 될 것이라 예상하기도 한다.그런데 이렇게 제공되는 편익의 기반에 바로 피지컬 그래프라는 개념이 존재한다.Graph DB의 전성시대 vs. 진정한 Big Brother의 탄생 피지컬 그래프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통해 한 개인의 모든 움직임을 측정·분석해 찾아낸 패턴’을 의미한다. 개인이 스마트 기기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측정이 가능한 경우를 포함한다. 기존의 행동타깃팅은 개인의 인터넷 이용행태를 측정·분석하고 향후 행동을 예측해 이에 타깃팅된 마케팅 활동을 가능하게했다. 하지만 구글의 네스트는 개인이 집에 머무는 한 그가 스마트 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같은 데이터를 생성·분석해 낼 수 있는데, 네스트뿐 아니라 다양한 사물 인터넷을 통해 측정할 수 있는 개인의 행동데이터를 피지컬 그래프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개인의 행동(Behavior)을 바탕으로 한 패턴의 예측, 그리고 그 예측을 기반으로한 마케팅 활동은 이미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고객의 행동 기반 마케팅은 소비자 구매의 최전선에 있

 

 

는 소매업체들로부터 발달되어 왔다. 예컨대 몇 년 전 미국의 소매업체인 타겟(Target)이 한 사춘기 소녀의 소비행태를 분석, 이 소녀가 임신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아기용품을 발송해 딸의 임신사실을 모르고 있던 가족들을 경악케 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제 이 사건은 벌써 옛날 이야기가 돼버린 듯하다. 최근 아마존(Amazon)은 ‘고객의 주문하기 전에’라는 모토 아래 고객이 주문하기 전에 고객이 구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물건을 미리 발송하는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기존의 고객만족도 분석 결과 오프라인 매장 대비 자사 제품 구매의 가장 큰 걸림돌이 배송기간임을 밝혀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고객의 소비행태 및 온라인 행동을 분석해 고객이 어떤 제품을 주문할지 미리 예측해 발송한다는 것이다. 제품 발송 후에 고객이 해당 물품을 주문할 것인 만큼 주문 후 바로 받아보게 함으로써 배송기간에 따른 고객의 불편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이러한 마케팅 활동이 가능한 것은 고객행동분석에 따른 피지컬 그래프 활용 때문이다.

 

Knowledge Graph, Open Graph, Interest Graph: 검색엔진과 소셜미디어의 진화
피지컬 그래프는 비교적 최근에 대두된 개념이지만, 기존의 소셜미디어나 검색 등 온라인 기반 행동분석 데이터들과 합쳐져 분석될 때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구글·트위터 등은 이미 이용자의 행동분석 결과를 그들의 소셜미디어와 검색엔진 마케팅에 이용하고 있다. 최근 구글은 자사의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를 기반으로 한 ‘사용자가 검색하기 전에’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발표했다. 기술적으로는 기존 시멘틱(Semantic) 검색의 확장 개념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지만, 개념적으로는 향후 검색이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지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구글의 지식그래프는 기존 사용자들의 검색 패턴을 분석해 검색 내용간의 연관성에 대한 알고리즘이 생성되면, 이후 사용자가 동일한 내용을 검색할 때 비슷한 검색 내용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다<그림 4>.
비슷한 개념을 소셜미디어에서 적용한 것이 소셜그래프(Social Graph)이다(페이스북의 경우는‘Open Graph’). 소셜그래프에는 이용자가 소셜미디어에서 누구와 연결돼 무엇을 하며, 그 결과 다른 사람들과 어떤 연관된 행동을 하는가 등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그림 5>. 예를 들면 어떤 브랜드가 포스팅한 쿠폰을 바로 다운로드하는지, 아니면 친구의 추천이나 제 3자의 리뷰를 본 후에 다운로드하는지를 각각 다르게 기록하고 그 의미를 분석할 수 있다고 한다.
소셜그래프의 단점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은 이용자의 같은 행동이 어떤 동기에 의해 이루어졌는지 명확히 밝혀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컨대 한 이용자가 콘서트 티켓을 구매했다면 그것이 그 가수를 좋아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트위터나 핀터레스트처럼 ‘관계’보다는 이용자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연결된 소셜서비스에서는 이보다 발전된 형태인 ‘인터레스트 그래프(Interest Graph)’를 통해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한다. 소셜그래프가 사람들 간의 관계에 중심한 행동패턴 그래프라면, 인터레스트 그래프는 사람들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패턴 그래프이기 때문에 마케팅 활동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이용자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관련된 기사를 트윗했을 때 그것이 그녀의 신곡에 관심이 있어서인지 사생활에 관심이 있어서인지 분별해 낼 수 있다<그림 6>.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진정한 고민이 필요한 때
디지털 공간에서의 개인행동의 노출 정도는 이미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기록된 개인행동 정보가 남용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얼마 전 미국의 한 소비자는 친구로부터 “어떤 브랜드를 왜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 소비자가 페이스북에서 해당 브랜드를 좋아한다고 클릭했음이 광고에 노출된 것을 보고 물어온 것이다. 그런데 정작 그 소

 

비자는 해당 브랜드를 좋아한다고 클릭한 사실이 없었다. 개인의 온라인 이용정보가 허락도 없이 쓰이는 정도를 넘어 (물론 페이스북은 모든 가입자가 가입 시 이러한 정보이용에 동의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도 않은 행동을 했다고 하며 오용되는 경우가 발생한 것이다.

개인정보 누출이나 프라이버시 문제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꽤 높은 확률의 잠재적 위험이다. 신용카드 등의 개인정보는 ‘파악 가능한 개인화정보(PII; Personally Identifiable Information)’라고 하여, 정보이용 동 의 절차를 거쳐 제공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개인이 통제 가능한 정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각종 그래프들이 제공하는 정보는 Non-PII, 즉 자신의 정보가 수집돼 제공되고 있는지조차 알기 힘든 정보들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더 높고 통제도 어렵다.

이러한 디지털 프라이버시의 문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에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최근의 한 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탈퇴하는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탈퇴 이유는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 때문이라고 한다(Statcounters/Eircom B&A Survey 2013). 하지만 미국인들의 절반 정도는 ‘다양한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불가피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2012 Pew Research). 결국 소비자들은 자신이 얻을 수 있는 편익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나 위험을 상쇄할 수 있다면 디지털 프라이버시 침해를 어느 정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그러나 기술의 빠른 발전 속에서 소비자들은 편익과 비용(또는 위험)을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향후 사물 인터넷 등의 기술 발전과 더불어 디지털 프라이버시에 대한 관심과 우려는 더욱 증폭될 것이다.
기업의 마케팅 목표가 극대화된 소비자 편익의 제공이라면 이러한 우려와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투자 역시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인식돼야 한다는 주장이 그래서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