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광고와 미디어의 관계 재설정 원년?
- 2014년 일본 광고계 전망
박 형 렬 | 마케팅 컨설턴트 | catfish61@hanmail.net
부산외대 일본어과 졸업 후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에서 마케팅 이론을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본광고학회 정회원
TV의 진정한 힘은 2014년부터
2014년에는 일본 광고계뿐 아니라 세계 광고계에도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소치 동계올림픽 및 브라질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그것이다. 이러한 호재들을 계기로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들이 일어날 것이며, 이러한 시도들이 또 다른 변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한 해이다.
일본 광고계는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활기를 찾기 시작한 게 사실이지만, 업계의 지속적인 불황, 그리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지난 몇 년 간 겪은 시련의 여파 속에서 자의건 타의건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변화의 주역은 바로 전통적 미디어인 TV,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스마트폰이다.
“TV가 거실에 있는 ‘우리의 매체’라는 틀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개인화된 콘텐츠를 방송하는 ‘나만의 매체’가 된다면”이라는 가정은 광고업계 관계자라면 누구에게나 흐뭇한 상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2014년은 그 상상이 현실로 다가오는, 현장에서 실무로 느끼고 경험하게 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일본 광고계의 2014년을 이런 관점에서 전망해 보기로 한다.
민방 5개 사와 덴츠의 ‘더욱 더 TV를 패키지’
TV가 대중매체로서 지니고 있는 콘텐츠 파워는 오랜 기간 광고매체의 왕위를 유지하게 하는 원동력이 돼왔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새롭고 다양한 매체가 계속 등장하면서 그 지위가 위협받는 듯했지만, 그 대항마들이 속속 TV의 테두리 안에서 통합을 거듭해 왔는데, 올해에는 그 형태가 가파른 상승세를 탈 기세이다.
일본은 광고업계뿐 아니라 방송 관련 분야에서 ‘저작권 보호’라는 강박관념 속에서 오랜 기간 방송 콘텐츠의 재활용에 상당한 거리를 두고 제한적 움직임만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이는 업계의 경쟁구도와 맞물려 풀리지 않는 실타래 같은 존재였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모바일 기기의 보급 및 관련 기술의 발전은 매체의 폭발적 증가를 유발
<그림 1> 스마트폰과 모바일 단말기용 VOD서비스 개시를 알리는 광고
했는데, 이에 따라 그러한 매체를 채우는 콘텐츠의 생산·제작에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에는 막대한 시간과 자금이 필요했는데, 이는 명확한 ROI의 프로세스가 확보되지 않은 신생 매체들에게 상당히 버거운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저작권 보호와 새로운 콘텐츠 생산이라는 이 두 가지 과제를 단번에 날려버린 것이 바로 TV 콘텐츠의 자유로운 재활용, 즉 VOD에 관련된 업체들 간의 협력관계 구축이다. 한 예로 지난 1월 7일 민방 5개 사와 덴츠(電通)는 월 945엔으로 300편의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을 스마트폰과 모바일 단말기를 통해 마음대로 볼 수 있는 서비스인 ‘더욱 더 TV를, 월정액 시청 패키지’를 선보였다. 민방 5개 사가 공동으로 시행하는 정액제 방송은 사상 처음이다.
‘더욱 더 TV’ 서비스는 이미 2012년부터 동영상 방송을 실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프로그램 1편당 315엔이라는 금액을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결제해야 하는 등‘ 고액에 제한적’이라는 불만을 사온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시작한 새로운 서비스는 민방 5개 사와 덴츠가 힘을 합쳐 프로그램을 더욱더 확충하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정액제로 바꿔 내놓은 야심작이라 할 수 있다.시청에는 전용 앱이 필요하며, 구글의 기본 OS인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과 모바일 단말기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인데, 향후 프로그램의 장르를 한층 더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Twitter TV 지표’
일본의 유일한 시청률 조사회사인 비디오리서치(Video Research) 사는 지난해 연말 트위터에 모인 시청자들의 의견 및 건수 등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Twitter TV 지표’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트위터의 확산과 더불어 TV 광고도 진화할 것이라는 예상과 트위터가 TV의 영향력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에 싸여있다. 그동안 오직 시청률만이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강력한 수단이었던 만큼 ‘Twitter TV 지표’와 같은 자료가 광고주들에게 방송 프로그램의 진정한 가치를 소구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새로운 미디어, 다양한 소통채널의 등장이라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TV가 역시 그 중심에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향후 더 강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미디어가 광고를 바꾸는가, 광고가 미디어를 바꾸는가
일본 광고계의 파워 블로거인 요코야마 씨는 디지털 매체의 활용과 마케팅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2014년을 다음과 같이 예측했다.
* 인터넷 광고의 평가지표에 인지·태도변용이라는 개념이 급부상
* 데이터 교환(Data Exchange)의 시도
* 내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ing)와 그 배송 플랫폼 주목
* 아마존(Amazon) 데이터가 리얼 채널 구매 데이터 공급을 자극
* PDCA(Plan·Do·Check·Act)에 강한 인터넷 동영상 광고 크리에이티브 개발 시작
* 개인 DSP 본격 시동
* 광고업계에 일어날 대변혁과 새로운 외국 자본의 참여 시작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막연하고 모호했던 디지털 광고 미디어의 평가지표들이 구체화·체계화될 것이라 예측하면서, 여기에 새로운 광고의 형태가 시도돼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본 내에서의 한정적 변화보다는 외국 자본의 유입으로 자극과 탄력을 받을 것을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 광고계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흥미롭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실 본 코너에서도 여러 차례 일본 광고계의 폐쇄적일 정도로 독창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소개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 이러한 환경의 변혁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모든 문제가 일본 국내라는 한정된 상황에서 논의됐기 때문이다. 만일 여기에 활발한 외국 자본의 유입이 이루어진다면 비즈니스 모델의 재구성이 논의될 것이고, 광고와 미디어의 관계 또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측면에서 재정립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의 광고 비즈니스 환경은 ‘광고와 미디어의 거래’와 밀접한 관계에 있어왔다. 그런 만큼 신구 미디어 간의 융합 및 외국 자본의 유입은 2014년을 광고와 미디어 관계 변화의 원년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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