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04 : SomethingNew - 시각 VS 촉각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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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New  

시각 VS 촉각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자 많은 크리에이터들은 ‘직접 체험’이라는 촉각을 주 매개체로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습니다. 시각을 촉각으로, 촉각을 더 새로운 촉각으로! 지금 우리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인 듯합니다.

 

요즘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들은 크게 시각과 촉각의 결합인 듯합니다. 오늘날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자 많은 크리에이터들은‘ 직접 체험’이라는 촉각을 주 매개체로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고요.‘ 직접 체험’도 결국 누군가에겐 바이럴이라는 ‘간접 체험’으로 전달될 수밖에 없지만 새로워질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시각을 촉각으로, 촉각을 더 새로운 촉각으로! 지금 우리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인 듯합니다.

180도의 힘을 풀어낸 Guardian

영국의 유명 일간지, 가디언. 그들은 논란이 많은 이슈들에 대해 사람들의 의견을 묻기 시작했습니다. 총기 소지를 허용할 것인지, 여자들에게도 군입대를 요구할 것인지, 인터넷 범죄를 막기 위해 정부가 데이터를 관리하도록 허용할 것인지….
‘Voice your view’라는 테마 아래 진행되는 캠페인은 단순한 인쇄광고가 아닙니다.

<그림 1>의 경우 왼쪽은 개인의 안전을 위해 총기 사용을 허용하자는 의견입니다. 그림 또한 총기를 사용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광고를 180도 돌리면 180도 다른 의견이 보입니다. 총기 소지를 허용하지 말자는 의견과 함께, 총을 쓰지 않는 거꾸로 된 상태의 그림이 됩니다.

<그림 2>는 여자들의 군입대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투 장면인 듯한 왼쪽 그림은, 여자는 체력적으로 약하므로 군대에서 싸우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180도 돌리면 반대 의견이 됩니다. 여자가 군인 모자를 쓰고 있는 듯한 그림으로 바뀌며, 누구나 나라를 위해 싸워야 한다며 평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림 3>은 인터넷 프라이버시에 대한 얘기입니다. 왼쪽은 혼자 인터넷을 서핑하는 듯한 그림으로, 정부라도 개인 데이터에 접근하려면 허가를 얻어야 한다는 의견이고, 180도 돌린 오른쪽은 도둑의 얼굴로 바뀌면서 사이버 테러를 막으려면 정부의 인터넷 규제는 어쩔 수 없다는 의견입니다. 당신이 정직하면 두려울 게 없다는 거죠.

그림을 180도 돌리면 180도 다른 의견이 전개되는 광고. 시각이 메인이지만, 180도 돌리는 촉각을 통해 더 많은 재미와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런 방법이 처음 시도되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그림으로 절묘하게 180도 다른 두 의견을 담고 있어서 새롭습니다. 180도 다른 접근으로 180도 다른 광고를 만들어 냈습니다.  

 

2월 12일, 뉴욕타임스에 나타난 드래곤

2012년 2월 25일, 무심코 뉴욕타임스를 펼쳐 든 독자들은 깜짝 놀라 하늘을 봤을지도 모릅니다. 기사 위에 나타난 용의 그림자. HBO의 프로그램인 <Game of Thrones> 시즌 3을 알리기 위한 광고입니다. ‘Lost Film Returns’라고 시작되는 기사 위에 나타난 리얼한 그림자. 물론 기사는 가짜로 만들어진 것이며, 그 위에 그림자로 보이도록 용을 디자인해 넣은 것입니다. 그림자를 매우 리얼하게 만들어, 깜짝 놀라 다시 한 번 보게 하는 효과를 준 것이죠. 신문은 대표적인 시각매체이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해 촉각의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신문으론 낼 수 없다고 생각한 임팩트를 그림자 하나로 효과를 높였습니다. 너도 나도 새로운 디지털 매체를 찾기 바쁘지만, 이런 아이디어라면 기존 매체로도 얼마든지 새로워질 수 있을 듯합니다.

Oreo의 크림을 좋아하세요, 쿠키를 좋아하세요?

오레오는 검정색 쿠키와 하얀 크림으로 이뤄진 과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팔리고 있는 제품으로, 쿠키를 반으로 갈라 크림을 먼저 즐기고 쿠키를 먹으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레오는 이 메시지에서 더 나아가 ‘Oreo Separator’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미 슈퍼볼 광고에서 ‘Cookie VS Cream’라는 캠페인을 선보인 오레오. 이 메시지도 같은 캠페인 선상의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소개되는 Oreo Separator는 크림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복잡해 보이는 기계 위에 쿠키를 얹으면 도끼 같은 것이 나타나 쿠키를 반으로 가릅니다. 그런 다음 뾰족해 보이는 기계가 움직이며 크림을 긁어냅니다. 결국 두 개의 쿠키만 남게 되죠. 기계를 고안한 물리학자는 맛있게 쿠키를 먹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스꽝스러운 기계지만, 사뭇 진지하게 Oreo Separator를 소개하고 있지요. 두 번째는 두 명의 교수가 등장합니다. 한 명은 쿠키를 좋아하고, 다른 한 명은 크림을 좋아합니다. 두 사람은 매우 진지하게 하루 4〜5시간을 자며 기계를 고안해 냅니다. 그들이 만든 기계는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먼저 오레오를 기계 안에 넣습니다. 그러면 기계가 쿠키 윗면을 강하게 밀어냅니다. 거기에 입을 대고 있으면 자동으로 쿠키가 입 안으로 쏙 들어가는 거죠. 다음은 가열해서 크림을 녹입니다. 이번엔 바람이 세게 불어 입속으로 녹은 크림을 뿜어 넣습니다. 그런 다음 남은 쿠키를 튕겨내 마저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기계입니다. 크림으로 얼굴에 범벅이 될 수도 있고, 입이 아닌 다른 곳으로 쿠키가 날아갈 수도 있는 엉뚱한 기계입니다. 세 번째는 크림을 좋아하는 로봇과 쿠키를 좋아하는 로봇과학자가 등장합니다. 집안일을 하도록 고안된 로봇은 쿠키를 트위스트해서 분리한 후 강판에 문질러 크림을 제거합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크림을 수건으로 닦아내, 크림 없는 쿠키를 만들어내죠. ‘따라하지 말라’는 메시지와 함께 소개되는 기계들은 마치 덤앤더머 같은 느낌입니다. 크림이 싫으면 오레오가 아닌 다른 쿠키를 먹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우스꽝스런 시도는 오레오를 더 재미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쿠키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넘어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는 오레오. 시각을 넘어서 ‘재미’라는 감각을 더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미아 찾기’ 전단을 읽게 할 수 있을까요?

점심시간, 몇 미터만 걸어도 우리는 몇 개의 전단을 받습니다. 읽어 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읽지 않고 구겨 버립니다. ‘미아 찾기’ 전단이라면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지만, 반응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루 3명의 미아가 생기는 아르헨티나는, 그래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축구 결승전이 있는 날, 한 남자가 미아 찾기 전단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역시 사람들의 반응은 천편일률적입니다. 바로 구겨 버리거나 생각 없이 받아서 버리기 일쑤지요. 남자는 경기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전단을 나눠줍니다.
누구 하나 관심을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비로소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전광판엔 새로운 메시지가 뜹니다. 좀 전에 나눠준 전단이 등장하는 거죠. ‘당신이 받은 전단을 읽어 보셨나요? 미아는 바로 우리 앞에 있습니다. 동참해 주세요.’
위의 메시지와 함께 전광판에 등장한 건 전단에 있는 아이와 전단을 나눠준 남자입니다. 놀랍게도 같은 사람입니다. ‘같은 사람임을 알았냐’고 묻습니다. 전단에 있는 미아가 전단을 나눠줬음에도, 관심 있게 보지 않았기에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거죠. 미아는 멀리 있지 않으므로 우리가 동참하면 더 많은 미아를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거지요. 숨어 있는 작은 장치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시각적인, 일률적인 광고보다 훨씬 효과적인 이벤트입니다.

 

촉각의 힘을 더하세요

요즘 공공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마이애미 애드스쿨 학생들은 그래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Underground Library입니다. 지하철을 타면 책장이 인쇄된 광고들이 보입니다. 그곳에 스마트폰을 대면 베스트셀러들이 무료로 다운로드되죠. 특이한 점은 단 10페이지만 다운된다는 겁니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던 사람들은 결정적인 곳에서 책이 끝나니 그 뒤가 궁금할 겁니다. 그때 메시지를 받는 거죠. 더 읽고 싶으면 뉴욕 공공도서관으로 와서 책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고. 친절하게 지도로 위치까지 알려줍니다. 무작정 책을 많이 읽자, 공짜로 책을 읽을 수 있다 등의 메시지가 아닌, 책을 계속 읽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느끼도록 만들어줍니다.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가 되는 거죠. 이런 것이 모두 촉각의 힘인 듯합니다. 부드러워 보이는 것과 직접 부드러운 촉감을 느껴보게 하는 것이 다르듯, 제품의 특장점을 좀 더 직접적으로 느끼게 하고 공감하게 하는 힘. 그게 디지털이 하는 이야기고, 우리가 새롭게 찾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 늘 변하지 않는 우리의 화두입니다.

 

신숙

CD l sjshina@hsad.co.kr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