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ly yours 2013
From SF to SF
슈퍼맨·배트맨·스파이더맨·캡틴아메리카·헐크·엑스맨·아이언맨·원더우먼·스폰…. 이들 중 가장 캐릭터가 다른 슈퍼히어로는? 제가 생각하는 답은 ‘아이언 맨’입니다. 다른 슈퍼히어로들이 환경오염으로 인한 유전공학적 결함,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서 태어난 특이한 본적지, 신화 속 인물들의 힘을 빌려 태어난 남다른 탄생비화 등 생물학적, 천문학적, 신화적 상상력 등에서 비롯된 반면, 아이언맨은 거의 유일하게 기계공학적 상상력에서 출발한 하이테크 슈퍼히어로이기 때문이죠.
이번 ‘Digitally Yours 2013’에서는 여러 SF영화에서 ‘픽션(Fiction)’에 불과한 상상력이었지만 이제는 현실 속에 엄연히 ‘팩트(Fact)’로 존재하게 된 여러 가지 하이테크 디바이스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그야말로 사이언스 픽션이 사이언스 팩트로 나타나게 된 것이죠.
Science Fact #1 - Wearable Devices
평범한 (물론 엄청난 갑부이긴 하지만) 일반인 토니 스타크를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는 슈퍼히어로로 만들어주는 아이언 슈트, 이 휘황찬란한 의상은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가 시도되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의 궁극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올해는 소니·HP·구글 등 실리콘밸리의 크고 작은 IT기업들이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발표한 데 이어,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더 많은 기업들이 경쟁에 가담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 상용화가 IT시장의 주요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럼 지금 핫이슈가 되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어떤 것이 있는지 분야별로 살펴볼까요?
시계와 스마트폰을 넘나들다 - Smart Watch
시간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확인하기 위한 손목시계에 휴대전화 기능을 접목시킨 워치폰(Watch Phone)은 이제 ‘스마트워치’라는 이름으로 보다 세분화된 기능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LG전자는 2008년 ‘프라다폰’과 블루투스로 연동시켜 사용하는 국내 최초의 상용 스마트워치인 ‘프라다 링크’를 출시했습니다. 프라다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거절하거나 통화내역을 저장할 수 있으며, 문자 메시지를 확인할 수도 있었던 이 제품은 일반 안드로이드폰과도 연동은 가능하지만 메시지 확인은 프라다폰에서만 할 수 있었던, 초보단계의 스마트워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11년 이탈리아 기업이 선보인 ‘아임워치’는 240x240 해상도의 1.54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내장 마이크·64mb 램 등을 갖췄습니다. 안드로이드폰·아이폰과 블루투스로 연동해 스마트폰의 페이스북·트위터 알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진과 주소록을 볼 수 있고 통화·일기예보·예약·음악 재생 등 스마트폰의 기본적인 기능들을 모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 이담정보통신은 ‘폴엑스’라는 이름의 스마트워치를 선보였습니다. 구글 플레이(Google Play)에서 전용 앱을 내려 받으면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연동시킬 수 있었습니다. 폴엑스는 문자 메시지·SNS 등을 실시간 진동으로 알려주었고, 스마트폰 위치 파악 기능이나 스마트폰 분실방지 기능을 갖춘 것이 ‘프라다 링크’와의 차이였습니다. 또한 폴엑스의 후속작으로 출시한 와치독은 기본적인 스마트 폰의 기능 연동 외에 위급상황 시 간단한 조작만으로 현재 위치를 문자로 전송하고 전화연결이 가능한 보디가드 기능, 스마트폰 분실을 막아주는 폰키퍼 기능, 골프를 칠 때 홀까지의 거리를 측정해 주는 캐디 기능 등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들을 손목 위로 옮겨놓은 점이 눈길을 끕니다.
소셜 펀딩업체 킥스타터(Kick Starter)를 통해 개발된 ‘페블’이라고 불리는 제품은 전력소비가 많은 컬러 디스플레이 대신 흑백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7일간 충전없이 사용하게 만들었습니다. 144x168 해상도에 방수 기능과 눈부심 방지 기능을 갖췄죠. 안드로이드폰·아이폰 모두 연동이 가능합니다. 음악 컨트롤·일정 관리·이메일 확인·SNS 알림 확인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사이클링을 할 때 속도나 거리 확인 기능 등 야외활동에 좋은 기능을 덤으로 얹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제품은 역시 안드로이드폰과의 연동이 주된 목적인 소니의 스마트워치입니다. 전화발신·위치 확인·날씨·달력·SNS 확인·음악 컨트롤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크기는 36x36㎜, 두께는 8㎜, 무게는 약 15.5g. 1.3인치 OLED 터치스크린을 탑재했습니다.
초기의 스마트워치는 단순히 스마트폰 제조사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발표’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이어진 것이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에 충실한 스마트워치였습니다. 그런데 실제 상용화 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게 될 현시점에서는 앞서 보신 스마트워치들의 예에서 나타나듯 속도 및 거리 확인 기능, 보디가드 기능 등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해 매우 세분화된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상 일정 크기 이상의 화면을 필요로 하는 사진·동영상·게임 등의 기능들을, 본질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는’ 스마트워치의 화면에서 모두 구현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스마트워치들 속에 애플의 아이워치(iWatch) 및 삼성의 갤럭시워치, 구글의 넥서스워치의 개발 계획 발표가 이어지는 등 스마트워치는 올해 IT업계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워치는 전세계적인 호기심에도 불구하고 베일에 꽁꽁 싸인 채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제품디자인과 스펙에 대해 온갖 루머만 쏟아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Smart Watch 기반의 뉴미디어 - Zone Channeling
이렇듯 다양한 스마트워치들이 개발되면서 뉴미디어를 통한 광고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게 되면 전화나 메시지 수신 시 손목에서 진동으로 직접 느끼게 되고,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보다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위치 및 지역 기반 광고인 존 채널링(Zone Channeling) 기술을 스마트워치에 접목시켜 광고매체로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모바일 기반의 B2B 서비스 운영 회사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존 채널링은 사용자가 특정 지역에 진입하면 주변 상업시설의 광고 또는 할인쿠폰 등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스마트폰이냐 스마트워치냐의 사소한 차이로 같은 값에 매체의 도달률이 조금 더 높아질 수 있다면 광고주 입장에서는 더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겠죠.
구글 슈즈
구글 슈즈는 일반적인 농구화에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장착한 모습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자이로스코프(gyroscope)·가속도계·압력센서 등 각종 센서로 이루어진 마이크로 컨트롤러가 사용자의 이동이나 움직임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움직임을 250단계로 감지하며, 걷거나 뛰거나 혹은 정지 상태를 모두 인지해 실제 음성 메시지로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자신이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과
‘SXSW 2013’에서 발표된 ‘토킹 슈즈’는 지난 2월 발표된 구글의 ‘프로젝트 글래스’에 이어 선보인 새로운 형태의 웨어러블 컴퓨터로 지금까지 발표된 웨어러블 컴퓨터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 본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규 프로젝트의 일환일 뿐 아직 시판 계획은 없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물론 신발이 내 의지와 관계없이 스피커를 통해 무언가 말을 하고 있다면 쏟아지는 이목이 부담스러워질 것은 어쩔 수 없겠죠.
구글 프로젝트 글래스 vs MS 글래스
구글이 실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토킹 슈즈보다 앞서 발표한 ‘프로젝트 글래스’입니다. 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던 스카우터 안경처럼 한쪽에 렌즈가 달린 프로젝트 글래스는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하며, 음성 명령을 통한 검색 시스템, 실시간 사진·동영상 촬영, 내비게이션 등이 가능합니다. 1인칭 시점으로 보이는 프로젝트 글래스의 프로모션 영상을 보면 아침에 일어나 실시간으로 날씨와 일정을 확인하고, 이동 시에 실시간으로 교통상황을 검색할 수도 있습니다. 또 여자친구에게 화상전화를 걸어 자신이 보고 있는 멋진 야경과 함께 기타를 연주해주기도 하더군요.
프로젝트 글래스 역시 블루투스 기능으로 안드로이드 iOS 스마트 기기와 연동되며, 출시 이후에는 수많은 앱과의 연동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될 것이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170만 원이 넘는 가격에 이런 안경을 구입할 재력이 제겐 없지만요.
특허출원 자료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MS 글래스’의 디자인은 구글의 프로젝트 글래스보다 더 실제 안경 형태에 가깝다고 합니다. 내부에 카메라와 마이크·자이로스코프·눈동자 추적 장치·적외선 감지기 등이 탑재되고, 음성 명령이나 눈동자 움직임을 통해 기기를 사용하게 됩니다. 구글의 프로젝트 글래스가 ‘웨어러블 스마트폰’이라면 마이크로소프트의 MS 글래스는 엔터테인먼트 용도에 적합합니다. 예를 들어 야구경기를 보면서 승률을 분석한다거나 영화를 3D로 관람하게 하고, 외국어 오페라를 보면서 자막을 송출해 주는 방식으로 사용자 경험
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하네요.
조금은 색다른 마우스와 키보드
네덜란드 유트레히트대학교의 학생 크리스티안 리벤스와 패트릭 커스텐은 졸업작품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키넥트(Xbox Kinect)를 대체할 수 있는 ‘웨어러블 키넥트’를 발표했습니다. 우븐 사를 통해 시판될 웨어러블 키넥트는 스웨터와 청바지에 블루투스 모듈과 스피커·모션 센서·셰이크 모토·3색 LED 스크린 등을 접합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키넥트 기기를 들 필요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스마트폰과 연동해 어플리케이션 게임을 즐길 수도 있죠. 스웨터의 배 부분에는 LED 전구가 장착돼 있는데, 게임 플레이 장면을 송출해 패션 디자인적감성을 뽐낼 수도 있답니다. 신체 활동 상태를 모니터할 수도 있는 데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SNS와도 연동되며, TV 리모컨으로 대체 활용할 수 있다는군요.
마우스와 키보드의 자리를 대체할 차세대 기기도 등장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IT 벤처 탈믹 랩스(Thalmic Labs)가 개발한 ‘MYO’는 팔에 착용하는 암밴드 형식입니다. 손가락과 팔이 움직일 때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전기 신호로 읽어내는데, 총 25가지의 동작을 인식한다고 합니다. 자이로스코프와 블루투스가 내장됐고, 무선으로 안드로이드나 iOS·PC·맥 등과 연동돼 각자의 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방식으로 기기를 활용할 수 있답니다.
Science Fact #2 - Flexible Display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해리포터> 등에 나왔던, 종이 위에서 동영상이 구동되는 전자종이 신문. 마법이나 미래 생활에 대한 상상 속에서나 있었던 전자종이 기술 역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라는 이름으로 거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자종이는 종이의 역할을 대신할 만큼 접거나 둘둘 말 정도로 부드러운 디스플레이 장치를 말합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바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입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기존의 LCD에서 액정을 싸고 있는 유리로 된 기판을 플라스틱 필름으로 대체한 것입니다. 현재의 디스플레이 기술보다 가볍고 얇으며 내구성은 더 뛰어난 형태로 개발중입니다. 여기에는 트위스트볼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자이리콘(Gyricon) 디스플레이,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폭발위험을 극히 줄인 디스플레이, 콜레스테롤 액정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현재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개발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와 있을까요? LG디스플레이는 2006년 세계 최초로 14.1인치 흑백 플렉서블 전자종이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도에는 세계 최초로 컬러 플렉서블 전자종이의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CES 2008’에서 당시 최고 해상도를 자랑하는 14.3인치 컬러 플렉서블 전자종이를 선보인 데 이어 2010년에는 19인치 와이드형(25x40cm)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노키아(Nokia)는 2011년 10월 영국에서 노키아월드 행사를 통해 본체가 휘어지는 스마트폰의 프로토 타입을 공개하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과 상용화를 표출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 공개된 키네틱 디바이스는 단순히 휘어지는 기능뿐 아니라 휘어지는 패턴이나 방식을 인식해 이를 소프트웨어 사용자의 인터페이스에 반영하는 기능까지 알려져 화제를 모았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3’에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모바일 기기 ‘윰(Youm)’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기술원리는 간단하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먼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야 강점을 최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지요. 접거나 구부릴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는 있겠지만 획기적인 활용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활용방식은 반으로 접어서 전화기로 쓰다가 미디어나 텍스트 등의 콘텐츠를 이용할 때는 펼쳐서 태블릿PC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앞서 말한 스마트워치의 상용화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결국 소비자에게 어필해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눈길을 끄는 기술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생활 속에서 왜 이러한 기술을 지닌 제품을 써야 하느냐에 대한 당위성과 매력이 한층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우리가 광고를 만들 때 소비자의 인사이트에 목을 매는 것과 같은 이치겠죠.
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제대로 작용하려면 디스플레이 외에 기기 내부에 탑재될 배터리나 기판 등의 구성요소들이 휘어지도록 하는 기술도 개발해야 합니다.
디스플레이가 아무리 자유자재로 휘어진다 해도 이를 구동시킬 배터리나 기판이 통나무처럼 뻣뻣하다면 아무 매력이 없을 테니까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플라스틱 재질로 돼 있어 기존 유리 디스플레이 대비 생활 흠집에 취약하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난제가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편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두루마리 휴지처럼 돌돌 말아 생산하는 롤투롤(Roll-to-roll) 생산방식의 성공으로 플렉서블 OLED의 저가 대량생산이 가능해 졌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TV 등 고정전력을 사용하는 가전제품에만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상용화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굳이 집에서 보는 TV를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휘어지는 화면으로 보고 싶어 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또 OLED 필름 자체는 플렉서블한 특성을 갖지만 이를 감싸는 외장재는 여전히 고정된 형태와 소재로 되어 있어 여러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외장재 및 부품의 굴곡성(Flexibility)이 함께 보장돼야 합니다.
Science Fact # 3 - ‘Flexible Battery’, Flexible Display와 Wearable Device 상용화의 필수조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모바일 조건에서 그 특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전원을 공급하는 배터리의 굴곡성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과제입니다. ‘종이 배터리’ 라고도 불리는 플렉서블 배터리는 이동 중 몸에 장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굴곡성 및 더욱 얇은 형태의 디자인 구현을 위한 핵심소재입니다. 전기가 들어와야 기기를 작동시킬 테니까요. 컴퓨팅 또는 통신을 위한 배터리 소모량을 감안할 때 플렉서블 배터리는 충전이 가능해야 하고 일정 용량 이상의 에너지를 보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배터리의 형상은 굴곡성 확보를 위해 매우 얇고 가벼운 형태가 되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플렉서블 배터리에 대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국내 대기업들도 대용량 플렉서블 배터리를 핵심 경쟁력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에게 건전지 브랜드로 친숙한 ‘로케트전기’는 작년에 충전이 가능한 플렉서블 리튬이온 배터리(3.5V)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소형 전자제품에 응용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합니다. 1회용 배터리로서의 플렉서블 배터리는 이미 2008년부터 상용화됐지만, 충전이 가능하고 일정량 이상의 전압과 전력을 가진 플렉서블 배터리 개발은 처음인데, 우리나라에서 개발됐다고 하니 나름 반가운 소식입니다.
‘신기술을 개발한다’는 것과 ‘그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것 사이에는 제법 큰 갭이 존재합니다. 소비자가 새로운 기술로 만들어진 제품에 지갑을 여는 이유는 그 기술이 어떻게 개발됐느냐가 아니라,‘ 나에게 왜 필요한지’이니까요.
어떠한 과학적 상상력도 부단한 연구개발과 노력을 통해 현실에서 실제로 이루어지게 할 수는 있지만, 결국 소비자들에게 그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해야 하는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이 먼저가 아니라 그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우리가 광고를 만들 때 광고주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소비자가 무엇을 듣고 싶은지에 중점을 두고 접근하는 것처럼요.
진동환
CD ㅣ charlies@hs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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