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 USA
–다음 세대의 광고 트렌드 엿보기 |
2013 SXSW에서 소개된 신기술들의 특징은 ‘소셜’과 ‘비디오’로 함축된다. ‘비디오의 소셜적 이용’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접목시키는 것이 향후의 트렌드가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3월은 다른 달에 비해 이벤트나 기념일이 많은 달은 아니지만, 디지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특히 디지털 광고에 관련된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특별한 달이 아닐 수 없다. 매년 3월이면 텍사스 주의 오스틴에서 열리는 SXSW 때문이다<그림 1>. SXSW(South By South West)는 음악·영화·인터랙티브에 관련된 세계적인 축제이자 컨퍼런스라 할 수 있다. 원래 1987년에 마이너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음악을 중심으로 시작한 일종의 축제인데, 이후 영화·멀티미디어 등으로 분야를 확대해 현재는 매년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하는 세계적인 컨퍼런스가 됐다.
광고인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인터랙티브 부문은 기존의 멀티미디어 부문이 SXSW 인터랙티브로 그 명칭이 바뀐 것이다. 이 부문이 디지털 산업 종사자와 광고인들의 관심을 받게 된 건 2007년 트위터, 2009년 포스퀘어(Foursquare)가 SXSW를 통해 주목을 끌고 사업적으로 성공한 것이 계기가 됐다. 2010년 이후 많은 광고인들이 칸페스티벌보다 오히려 SXSW에 참석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면 바야흐로 SXSW가 미래 광고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행사가 된 것만은 확실하다.
2012년 나이키 퓨얼(Nike Fuel)과 아멕스(American Express) 카드의 싱크 프로그램(Sync Program) 발표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SXSW. 그럼 이제 막 끝난 2013 SXSW에서는 어떤 미래 광고의 키워드를 읽을 수 있었을까?
브랜드가 직접 광고 솔루션을 개발하는 시대
2012년 SXSW 인터랙티브가 끝난 이후 AKQA의 Chief CD인 이나모토 레이(`Inamoto Rei`)의 발언을 중심으로 많은 토론이 오갔다. 그는 “메디슨가의 광고인들은 건방지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그들의 기술에 대한 무지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의 크리에이티브 제작방식을 고수하려는 태도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그는 또 ‘왜 광고회사들은 기술 스타트업(Tech Startups: 신기술 기반의 신생 벤처기업)처럼 행동해야만 하는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광고인들이 기술의 변화가 만들어낸 소비자의 변화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제작방식을 받아들일 것을 주장했다. 당시 그의 주장들은 미국 광고인들의 공감과 반감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그의 주장 속에 들어있는 통찰에 공감함과 동시에 그 통찰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또 다른 현실, 기존의 방식이 공존했기 때문이다.
이미 메디슨가의 많은 광고인들이 광고회사를 떠나 기술 스타트업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버블 당시의 광고인들의 이동과 지금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즉 2000년대 초반 광고인들이 기술 스타트업으로 떠난 것이 해당 기술의 시장성과 회사의 성장성에 따른 것이었다면, 지금은 광고의 패러다임이 기술회사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미래에 다가올 광고를 미리 경험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 아래 열린 2013 SXSW에서 먼저 눈에 띈 것은 <Ad Age>에 실린 ‘아직도 광고회사가 SXSW에 올 이유가 있는가?’ 라는 기사다. 이를 보면, 2012년의 경우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른 광고회사의 역할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던 것에 비해 이젠 ‘광고회사가 필요한가’라는 화두로 넘어간 듯한 느낌마저 있다. 많은 광고주들이 디지털화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기술 스타트업 기업들을 발굴하고 투자하여 자기 회사 내의 인하우스 체제로 만들어 필요한 기술을 공유·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SXSW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나이키 퓨얼 캠페인이 그 좋은 예다. 이 캠페인은 나이키 본사에서 MIT 미디어랩 출신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직접 고용해 만든 것인데, 광고라기보다는 제품 자체가 하나의 플랫폼이 되고 제품을 통해 얻어진 개개인의 데이터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는 현실을 보여주었다. 디지털 에이전시 트랙션(Traction)의 CEO인 아담 클라인버그(Adam Kleinberg)는 “광고주들이 훨씬 스마트해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확실히 예전에 비해 신기술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현실에서 예전 광고회사의 역할을 계속 고집하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