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오를 수 없는 산 K2’, 아웃도어의 중심에 서다
여타 브랜드들이 자신을 알리기에 급급할 때 제품에 자신이 있던 K2는 ‘당신도 경험해 보기를’ 권유하는 독특한 컨셉트의 제품 광고만으로 그 굳건함을 보여줬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오르기 힘든 산은 K2입니다.” 극한에 도전하는 강렬한 느낌의 K2를 지향하기 위해 K2의 고 정동남 회장은 사명을 K2로 지은 후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누구보다튼튼하고 강한 등산화를 만들겠다는 제 의지를 사명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K2는 사명으로 쓰기에 가장 적합한 산이죠. 아무나 오를 수 없으니까요."
1972년, 아직도 먹을거리를 걱정하던 시절에 불모지나 다름없던 등산장비업을 택하고 등산화를 만들기 시작한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지는 않겠다는 정회장의 굳은 의지와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양산 등산화를 만들고 나서 그 의지는 더욱 굳건해졌다.
이러한 기업철학과 제품력을 가진 K2는 2세 경영인인 아들 정영훈 사장에게 이어지며,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등산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을 지닌 기업인이자 진정한 산악인이었던 아버지의 큰 뜻을 이어받아 K2는 더욱 강한 브랜드로 나아가게 된다.
7년 만에 5배 성장, 아웃도어 토털 브랜드 K2
국내 아웃도어시장은 지난해 4조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11조 원), EU(9조 원)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올해 국내 아웃도어시장은 최소 5조 원 이상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시장 규모 속에서 정영훈 사장은 K2를 자신이 맡은 뒤로 5년간 7배의 규모로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등산화를 넘어 아웃도어 토털 브랜드로까지 확장시킨다. 30년간 등산화만을 고집하며 제한된 제품만을 내놓던 K2가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며 의류와 등산 액세서리로까지 영역을 넓히며 다양한 성장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2012년에는 HS애드와의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광고한 전 제품의 완전판매라는 신기록까지 달성하게 된다.
‘당신도 경험해 보기를’
아웃도어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함께 아웃도어 브랜드의 수도 크게 늘어나 2011년 한 해 동안 200여 개가 런칭됐다. 아무리 굳건한 K2라고 하지만, 아웃도어 선진국에서 들어온 수입 브랜드와 틈새시장을 노리는 다양한 국내 특화 브랜드들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에서‘ K2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는 K2의 전략은 남달랐다. 여타 브랜드들이 자신의 브랜드 알리기에 급급할 때 제품에 자신이 있던 K2는 ‘당신도 경험해 보기를’ 권유하는 독특한 컨셉트의 제품 광고만으로 그 굳건함을 보여준 것이다.
내리막에 강한 K2 등산화
산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무릎과 허리에 오는 충격이 크다는 것을 안다. 내려올 때 산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렇듯 산을 잘 아는 사람들의 인사이트를 읽어낸 슬로건이 바로 ‘내리막에 강하다’이다. 이 슬로건은 실제로 대리점 판매에서도 특화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의 역할을 다해 2달 만에 1차 생산분 1만 켤레 완전판매를 기록하게 된다.
일반 다운재킷들로는 한계를 느낄 때 - K2 다운재킷
한때 고등학생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다운재킷을 기억할 것이다. 고가의 제품이 그들만의 서열을 나타내는 표식처럼 작용해 너도나도 구매하려다 보니 부모들의 등골을 휘게 만든다고 해 ‘등골브레이커’라는 닉네임까지 얻게 된 제품이다. 그런 대히트상품이 이젠 한물간 유행처럼 인식되며 잠잠해졌다. 그 흐름을 누가 이어받을 것인가가 모두의 관심사가 된 중요한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때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바로 K2의 마조람 2 다운재킷이다. 철저하게 제품의 특성을 강조해 다른 제품의 우위에 있음을 증명한 것이 주효했는데, 이 광고효과로 인해 직원들이 마조람 2를 입고 싶어도 제품을 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기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맥락광고로 활짝, K2 방수재킷
넘쳐나는 미디어와 그에 따른 엄청난 양의 콘텐츠들 속에서 우리만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는 정말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 대응전략의 하나로 TV프로그램 내용과 연계되는 ‘맥락(Context)광고’를 선보였다.
“비 소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날씨였습니다.” 기상캐스터의 일기예보와 함께 TV뉴스가 끝나고 이어지는 광고에서 두 사람이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눈다. "방금 날씨소식 봤어? 비 온대〜“” 그럼 내일 트레킹 취소?“ "아니! 준비만 잘하고 와!" 이후 광고에서는 "방금 일기예보에서 주말에 비가 온다고 했으니 방수가 잘 되는 트레킹 재킷을 입고 산행을 가자"며 상품을 소개한다.
맥락광고는 방송 등의 프로그램 내용과 연관성 높은 광고를 해당 프로그램이 끝난 직후 내보내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기법이다. K2는 빅모델의 인기에 편승하고자 하는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와는 달리, 브랜드가 가지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광고와 날씨 상황을 연결해 제품의 특징을 소비자가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했으며, 소비자의 주목도와 상기도를 높여 광고 잔상효과를 극대화했다.
새로운 아웃도어 시대를 여는 K2
빡빡한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자연을 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어느 정도 생활의 여유를 갖게 된 곳에서는 아웃도어 활동이 삶을 풍요롭고 따뜻하게 만드는 하나의 기류가 됐다. 한국의 아웃도어 활동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K2는 이런 시대의 흐름을 이끌며 새로운 아웃도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등산화로 시작해 아웃도어 토털 브랜드로 거듭나며 최고봉에 오른 K2. 등산화·윈드재킷·다운재킷 완전판매의 신화를 이룩한 2012 캠페인의 영광이 2013년도에도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노규락
BS7팀 차장 | rackrock@hsa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