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02 : Series - Product Placement & Multi Tasking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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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Placement & Multi Tasking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인터그레이션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멀티태스킹에서 한시라도 자유로울 수 없는 미디어 소비환경에서는 때로는 부자연스러우며 눈에 확 들어오는 PPL이 긍정적인 브랜드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있는 두 사람, 철수와 영희를 한번 상상해 보자. 철수는 <런어웨이 브라이드(Runaway Bride)>를 보고 있다. 마침 주인공 역할을 맡은 줄리아 로버츠가 결혼식날신랑을 버린 채, 페덱스(FedEx)라는 로고가 크게 박혀있는 트럭을 타고 갑작스럽게 도망치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그림 1>. 반면 영희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Thomas Crown Affair)>에서, 형사의 취조를 받던 르네 루소가 갑자기 일어나 음료자판기로 앞으로 가서는 펩시(Pepsi) 로고가 선명하게 보이는 콜라를 뽑아 꿀꺽꿀꺽 들이키는 장면을보고 있다<그림 2>.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장면들이 모두 페덱스와 펩시의 광고효과를 위해서 삽입됐다는 사실을 단박에 알아챌 것이다. 다만 둘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런어웨이 브라이드>의 경우 영화의 스토리 전개와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지는 페덱스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하지만,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의 경우 영화의 플롯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펩시의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러운 플레이스먼트에 짜증을 낸다는 점이다.
몇 가지 질문을 더 던져보자. 만약 철수와 영희가 영화를 보는 도중 전화를 받는다든가 이메일을 체크한다든가 하는 멀티태스킹(Multi Tasking)을 하고 있다 해도 철수와 영희의 반응, 즉 철수의 긍정적인 반응과 영희의 부정적인 반응이 그대로 유지될 것인가? 페덱스와 펩시에 대한 영화 속의 노출이 UPS나 코크(Coke)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이제부터 찾아가 본다.

 

멀티태스킹 상황에서의 프로덕트 플레이스먼트 變因

프로덕트 플레이스먼트(Product Placement; 이하 PPL)의 기존문헌을 살펴보면, 소비자의 브랜드 태도는 화면에 보이는 브랜드가 영화 줄거리나 흐름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는가에 따라 바뀐다고 한다. 미디어 관련 지식으로 무장된 현대 소비자들은 줄거리나 흐름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PPL은 플롯 자체를 강화하며 현실감을 불어넣음으로써 영화감상 및 브랜드 경험도를 강화한다고 생각한다(철수).

하지만 스토리를 고려하지 않은 부자연스러운 PPL은 관객의 주위를 흐려놓음으로써 영화감상 및 브랜드 경험도를 방해한다고 믿는다(영희).
최근 서베이 결과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46%의 미국 사람들이 PPL에 대한 자신의 태도는 무조건적으로 좋거나 나쁘다가 아닌, 영화의 메인 줄거리와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가에 따라 좋아질 수도 있고 싫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러한 연구들은 PPL의 효과를 강화하거나 약화시키는 ‘인터그레이션(Integration)’이라는 ‘메시지 관련 요인’을 중요 변인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기존의 문헌이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멀티태스킹등에서 기인하는 ‘관객 관련 요인’이다. 멀티태스킹은 현대 멀티미디어 환경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일례로, 69%의 온라인 사용자들과 68%의 텔레비전 시청자, 69%의 라디오 청취자, 그리고 40%의 신문·잡지 구독자들이 이러한 매체를 사용할 때 멀티태스킹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헌상의 틈새를 메워주고자하는 의도에서 필자의 리서치팀이 실행한 최근의 실험연구를 소개한다
(Yoon, Choi, and Song 2011,“When Intrusive Can be Likable: Product Placement Effects on Multitasking Consumers”, Journal of Advertising, 2, 63∼75).
멀티태스킹으로 인해서 지워지는 인지적 부담(Cognitive Burden)이 브랜드-플롯 인터그레이션(Brand-Plot Integration)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 가운데 ‘이중프로세스 설득이론(Dual-rocess theories of persuasion)’이 있다. 적절하게 인터그레이트된 PPL의 경우, 이로 인해 도출되는 관객들의 긍정적인 반응 자체는 깊고 정교한 인지적 프로세스 (Cognitive Elaboration)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관객으로부터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브랜드와 스토리 연관성을 프로세스할 수 있는 인지적 자원(Cognitive Resources)이 관객에게 충분히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을 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멀티태스킹을 하는 경우 관객의 인지적 활동에 과부하가 걸려 영화의 메인 줄거리와 브랜드의 문맥적 연관성을 잡아내기 힘들어진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충분한 두뇌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국 휴리스틱 위주의 프로세스(깊은 사고에 기인하는 정교한 프로세스가 아닌 주변적 심볼 등을 바탕으로 하는 어림짐작)를 하기가 쉬워진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이러한 휴리스틱 프로세스는 위의 철수와 영희 예에서 보여준 전형적인 인터그레이션 효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연상망이론 (Associative Network Theory)’에 따르면 인지적 부담과 브랜드 인터그레이션은 심지어 영화에서는 나타나지도 않은 경쟁 브랜드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철수의 경우 페덱스의 경쟁사인 UPS, 영희의 경우 펩시의 경쟁 브랜드인 코크). 이러한 가설검증 절차를 좀 더 면밀히 살펴보자.

 

 

프로덕트 플레이스먼트와 인터그레이션 효과

많은 영화의 주인공들은 제품을 만진다거나 소비를 함으로써 영화 속에 삽입된 브랜드들과 눈에 띄는 상호소통(Conspicuous Interaction)을 하곤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눈에 띄는 프로덕트/브랜드 플레이스먼트(Conspicuous Placement)는 관객이나 소비자의 브랜드 관련 기억을 강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강화된 기억이 반드시 강화된 태도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노출은 관객이나 시청자로 하여금 브랜드에 대한 반발심이나 짜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결국 브랜드 태도를 감소시키는 역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마케팅 문헌들에 따르면 영화 속에 등장한 브랜드가 관객의 눈에 띄는 정도`(Prominence) 자체가 PPL의 설득효과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소비자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왜 영화에 눈에 띄게 나타나는지를 이해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브랜드 그 자체가 영화의 오락적 기능에 큰 역할을 할 수도 있음을 인정한다고 한다. 문제는, 브랜드의 삽입이 영화 스토리상에 얼마나 긍정적인 기능을 하며 영화 감상 자체를 강화시키는가 하는 점이다. 즉 잘 된 PPL의 경우 관객으로 하여금 ‘저건 정말 재치 있는 데’라는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 영화감상이나 브랜드 인식에 기여할 수 있다.
실제로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인터그레이트된 경우 영화 전체의 플롯을 한층 완성도 있게 만들 수가 있다. 이에 반해 관객이 영화 속 브랜드를 ‘단순히 물건을 팔기 위한 ‘세일즈 피치’로 인식한다면 역효과를 가져와 브랜드 이미지를 해칠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관객은 ‘내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브랜드를 아무생각 없이 살 줄 알아?’하고 되묻을 법하다.
결국 기존의 문헌들은 PPL의 인터그레이션이 얼마나 중요한 이슈인지 명확하게 짚어내고 있으며, 마케터들이 자신들의 제품이나 브랜드를 영화에 삽입시킬 때는 그로 인한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요컨대 현대의 소비자들은 PPL 자체를 영화의 한 부분으로 인정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브랜드의 출현이 본인의 영화감상 경험을 향상시킨다면 이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자연스러운 PPL이 영화감상 자체를 방해한다면 부정적인 부메랑 효과가 일어나기 쉽다는 것이다.

 

멀티태스킹과 인지부하(Cognitive Load)

이전의 몇몇 연구들은 메시지 수용자 측에서 경험하는 인지부하(Cognitive Load)는 제품-플롯 인터그레이션 효과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중프로세스 설득이론에 따르면 설득이란 두 가지 프로세스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첫 번째 종류의 프로세스는 소비자가 설득적 메시지를 이해하고 소화시킬 수 있는 충분한 동기(Motivation)와 능력(Ability)이 있을 때 일어나는데, 이러한 프로세스를 ‘센트럴/시스템 프로세스’라고 한다. 센트럴/시스템 프로세스를 통해 설득이 이루어질 때는 소비자가 메시지에 조심스럽고 사려 깊게 접근하며, 메시지 내용을 꼼꼼히 분석한 뒤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에 광고 메시지의 질적 내용이 설득효과를 좌우한다.

두 번째, 동기나 능력 중의 하나가 (또는 둘 다) 결여될 경우 메시지 프로세스를 하는 소비자는 페리퍼럴/휴리스틱 프로세스를 하게 된다. 따라서 메시지의 심볼이나 큐에 의존하는 표면적인 프로세스를 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광고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매력도나 메시지의 길이 ('길면 좋으려니…’ 하는 짐작)에 따라 설득효과가 좌우되기쉽다. 이러한 프레임을 통해 볼 때 멀티태스킹으로 인한 인지부하는 결국 관객으로 하여금 휴리스틱 프로세스를 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를 PPL의 맥락에 적용시키면, 영화를 보는 관객이나 시청자의 브랜드에 대한 태도는 크게 두 가지의 다른 프로세스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첫째, 영화의 메인 스토리와 잘 엮여진 PPL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결과물이다 ('어떠한 물건이든 정시에 원하는 곳으로 배달하는 페덱스를 타고 신부가 도망가는구나’). 둘째, 눈에 확 들어오는 큐와 브랜드를 연관 짓는 휴리스틱 프로세스의 결과물이다 ('내가 좋아하는 르네 루소가 펩시를 마시는구나’). 전자의 경우는 관객이 영화에 푹 빠져서 감상할 때 일어나기 쉽다. 반면에 후자는 시청자가 다른 태스크를 병행할 때, 즉 영화를 주의 깊게 보지 않을 때 일어나기 쉽다. 다시 말하자면 멀티태스킹으로 인해 인지적 부하가 걸릴 경우 영화를 프로세스하는 데 할당되어진 인지적 자원의 한계가 높아져 우리의 두뇌는 효율성을 추구하는 모드가 되며, 이러한 모드에서는 자연스런 인터그레이션의 치밀함이나 부자연스런 인터그레이션의 억지성을 간파하기가 힘들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들은 휴리스틱에 의한 어림짐작으로 영화 속의 브랜드를 프로세스하게 되므로, 인터그레이션이 잘 된 PPL의 긍정적 효과와 잘 못된 PPL의 방향이 정반대로 뒤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글의 첫머리에서 말한, 철수와 영희가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었다고 가정하고 이를 적용시켜보자. 철수가 보던 <런어웨이 브라이드>의 플롯에 자연스럽게 인터그레이트된 페덱스는 스토리플롯과 브랜드의 커넥션을 제대로 프로세스할 만한 인지적 여유가 없는 철수에게 부정적으로 비춰지게 된다. 반대로 영희가 보던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에 어색하게 덧붙여진 펩시의 경우 브랜드 삽입 자체가 눈에 확 띄기 때문에 영희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인터그레이트가 잘 된 영화를 보는 경우에는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들의 브랜드 태도가 싱글태스킹을 하는 사람(영화만 보는 사람)보다 부정적이겠지만, 인터그레이트가 잘 되지 않은 영화를 보는 경우에는 이러한 패턴이 정반대로 바뀌어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들의 브랜드 태도가 싱글태스팅을 하는 사람(영화만 보는 사람)보다 오히려 긍정적이 된다는 것이다.

<그림 3>은 이를 검증하고자 이루어진 필자 연구팀의 실험결과를 보여준다. <런어웨이 브라이드>를 보는 도중 페덱스에 노출된 경우(인터그레이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PPL의 경우) 별다른 태스크 없이 자연스럽게 영화를 본 그룹은 영화를 보는 동안 여덟 자리 번호(94658952)를 외우도록 한 멀티태스킹 그룹보다 브랜드 태도가 긍정적으로 형성됐다(<그림3>의 왼쪽 두 개 바).
반면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를 보는 도중 펩시에 노출된 경우(인터그레이션이 억지스럽게 이루어진 PPL의 경우) 멀티태스킹 그룹은 싱글태스킹 그룹보다 브랜드 태도가 긍정적으로 형성됐다(<그림 3>의 오른쪽 두 개 바).

 

삽입된 브랜드와 경쟁 브랜드 : 동화효과(Assimilation)와 대조효과(Contrast)

그렇다면 영화에 삽입된 브랜드의 노출이 경쟁 브랜드에 대한 인식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소비자심리학자들은 “PPL은 영화를 통해 노출된 브랜드뿐만 아니라 그 브랜드와 유사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 브랜드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 말한다. 한편 ‘연상망이론(Associative Network Theory)’에 따르면 소비자의 제품 관련 지식은 여러 가지의 지식 매듭들로 얽혀진 네트워크로 표현될 수 있다고 한다.
<그림 4>에서 보이듯이, 소비자들이 광고나 PPL을 통해 어떤 브랜드(예컨대 펩시)에 노출됐을 때 네트워크 전체가 활성화되어 연상망 속의 제품 관련 지식·정보들을 연결하는 매듭들이 순간적으로 굵어지고, 따라서 연상망 내의 제품 관련 지식·정보들이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게 된다. 결국 펩시의 노출은 같은 연상망 내의 구성원인 브랜드 이미지 (Young), 제품의 광고모델(브리트니 스피어스), 제품의 소비 상황(피자헛) 등에 대한 생각을 순간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특히 펩시나 코크, 페덱스나 UPS처럼 두 개의 강한 브랜드가 시장을 과점하는 경우 어느 한 브랜드의 노출은 다른 브랜드에 대한 연상작용을 쉽게 만들어준다. 결국 펩시나 페덱스의 PPL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브랜드에 대한 태도 형성뿐 아니라, 경쟁사 브랜드인 코크나 UPS에 대한 태도 형성에 기여하게 된다는 말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연상망 활성화 작용은 두 가지 상반된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첫째, ‘동화효과(Assimilation)’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소비자가 타깃 브랜드와 경쟁 브랜드를 유사하게 인식할 때 일어난다 ('나는 탄산음료를 좋아해’). 이러한 상황에서는 하나의 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경쟁 브랜드의 평가에도 전이되게 마련이어서 타깃 브랜드의 긍정적 평가는 경쟁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타깃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경쟁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이어진다.
반면, ‘대조효과(Contrast)’도 가능하다. 타깃 브랜드와 경쟁 브랜드를 비교의 잣대로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그러하다 ('나는 펩시보다 코크를 더 좋아해’).
이러한 상황에서는 타깃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경쟁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타깃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경쟁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가져온다. 그러면 어떤 조건 하에서 동화효과와 대조효과가 일어날까? 시청자가 프로세스하는 대상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예: 영화의 플롯)과 관련성이 높을 경우 동화효과가 일어나기 쉽다. 반대로 프로세스 대상과 주위 환경의 상호관련성이 낮을 경우 대조효과가 일어나기 쉽다. 한 실험을 예로 들어보자. 대학생들에게 교수를 연상토록 하고 시험을 보았을 때 시험결과가 향상된(대학교수는 자신의 주위 환경과 관련성이 높다) 반면, 아인슈타인을 연상한 뒤 시험을 보았을 때 시험결과가 낮아졌다고 한다(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주위 환경과 관련성이 낮다).
그렇다면 인지부하는 동화효과와 대조효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다시 철수와 영희의 예로 돌아가 보자. <그림5>의 윗부분에 보이듯이 브랜드-플롯 인터그레이션이 자연스런 경우 동화효과가 일어나기 쉽다. 멀티태스킹 없이 영화만 집중해서 보는 경우, 예컨대 <런어웨이 브라이드> 속의 자연스런 페덱스의 등장을 보고 있는 철수의 경우 타깃 브랜드인 페덱스와 경쟁 브랜드인 UPS에 대한 태도는 같이 좋아질 것이다. 멀티태스킹을 하며 주위가 산만한 시청자의 경우, 예컨대 전화를 받으면서 영화 속의 페덱스를 보고 있는 철수의 경우 인지부하는 타깃 브랜드인 페덱스와 경쟁 브랜드인 UPS에 대한 태도를 함께 악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플롯 인터그레이션이 부자연스런 경우는 <그림 5>의 아랫부분에서 보이는 것처럼 대조 효과가 지배적일 것이다. 이러한 경우 한 쪽에 대한 태도가 올라가면 다른 쪽이 내려가게 마련이다. 즉 멀티태스킹 없이 영화를 보는 일반적인 시청자의 경우, 예컨대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에 나오는 부자연스런 펩시를 보고 있는 영희의 경우 펩시에 대한 반발감은 경쟁 브랜드인 코크에 대한 태도를 상대적으로 강화하기 쉽다. 반대로 멀티태스킹을 하는 시청자의 경우, 예컨대 전화를 받으면서 영화 속의 펩시를 보고 있는 영희의 경우 휴리스틱 프로세스를 하기 쉽다. 따라서 부자연스럽기는 하지만 눈에 잘 띄는 타깃 브랜드(펩시)에 대한 태도는 올라가기 쉽고, 경쟁 브랜드(코크)에 대한 태도는 반사적으로 내려갈 것이다.

<그림 6>과 <그림 7>은 이러한 가설들을 검증한 필자 연구팀의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 6>에 제시된 동화효과를 보면, 자연스럽게 영화를 시청한 집단의 경우 타깃브랜드인 페덱스와 경쟁 브랜드인 UPS에 대한 태도가 함께 상승했다(왼쪽 두 개 바). 하지만 멀티태스킹을 한 인지부하 집단의 경우 타깃 브랜드인 페덱스와 경쟁 브랜드인 UPS에 대한 태도가 함께 하락했다(오른쪽 두 개 바).
<그림 7>은 대조효과를 보여준다. 자연스럽게 영화를 시청한 집단은 경쟁사인 코크에 대한 태도가 타깃 브랜드인 펩시보다 긍정적이었으며(왼쪽 두 개 바), 멀티태스킹을 한 인지부하 집단은 타깃 브랜드인 펩시에 대한 태도가 경쟁 브랜드인 코크에 대한 태도보다 높게 나타났다(오른쪽 두 개 바). 

본 연구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스펙트럼의 양쪽 끝에 있는 요인들, 즉 메시지 요인과 수용자 요인이 동시에 브랜드 관련 태도 형성에 기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이한 점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인터그레이션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멀티태스킹에서 한시라도 자유로울 수 없는 미디어 소비 환경에서는 때로는 부자연스러우며 눈에 확 들어오는 PPL이 긍정적인 브랜드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볼 때 PPL이 기존의 4대매체를 대체할 수 있다는 단순한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그보다는 미디어의 맥락, 브랜드의 특징, 소비자가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환경 등을 동시에 감안해야 설득효과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윤석기

미 브라이언트 대 마케팅학과 부교수 ㅣ syoon@bryant.edu

 

미국 미시간대학 광고학 석사, 일리노이대학 박사, 클리블랜드대학 광고학조교수, 브라이언트대학 마케팅 조교수, 현재 부교수로 재직중. 뉴욕 광고대행사 Grey 방문교수, 광고와 소비 자심리에 대한 연구를 주로하고 있다. 일리노이대학시절, LG애드의 사원연수를 담당한바 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