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8 : Series - 구글과 페이스북의 시대, 광고 캠페인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 디지털시대 소비자의 의사 결정과정과 광고 캠페인의 목적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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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ries

 

구글과 페이스북의 시대,
광고 캠페인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 디지털시대 소비자의 의사 결정과정과 광고 캠페인의 목적


David C. Edelman은 ‘디지털시대의 소비자는 기존 매스미디어 시대의 소비자와는 다른 의사결정 과정을 가질 것’이라는 가정 아래 ‘Consumer Decision Journey’로 명명한 모델을 제시하고, 소비자 스스로 브랜드를 즐기고 참여하며, 생각한 바를 주장하고 서로 나누는 과정이 반복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광고 캠페인을 기획하고 제작·집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무엇일까? 진부하지만 아마도 '왜 광고를 하는가? 이번 캠페인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일 것이다. 그렇다면 구글과 페이스북으로 대변되는 디지털미디어 혁명 시대의 이 질문에 대한 답은 10년 전의 답과 차이가 있을까?
지난호에서 디지털화가 가져온 변화에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광고회사들이 조직 및 비즈니스 차원,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워크 프로세스(Creative Work Process)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해 나가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이번호에서는 이러한 조직과 워크 프로세스의 변화가 왜 필요하고, 그러한 변화를 통해 광고 캠페인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알아본다.
 


디지털 기술이 광고에 가져온 변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의 철학적 주제와는 별개로 이 영화의 한 장면이 광고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었다. 그 이유는 이 영화의 한 장면이 '광고인들이 생각하는 완벽한 광고의 미래’를 보여주었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영화 속에서 쫓기던 주인공(톰 크루즈 분)이 미래도시의 어느 거리를 걸어가는데,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가 사람들의 안구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개인정보를 분석해 그 사람에게 꼭 맞는 개인화된 광고 메시지를 보여준다. 주인공이 거리를 걷다가 갭(Gap) 숍에 들어가는데, 여기서도 역시 주인공을 인식한 컴퓨터가 심지어 이름까지 부르면서 개인에게 타깃팅된 메시지만을 전달한다<그림 1&2>. 이는 특정 소비자에게 최적으로 개인화(Personalized)된 광고에 대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장면인데, 꼭 같은 형태는 아니더라도 현재의 디지털 광고 기술은 상당 부분 이러한 최적화된 광고 메시지 노출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쿠키파일 분석을 통해 한 개인의 웹에서의 다양한 행동을 분석하고, 이에 맞게 최적화된 광고 메시지를 노출시키는 행동타깃팅(Behavioral Targeting)이나, 카메라가 인식한 소비자의 얼굴 형태를 기존의 데이터에 기준하여 분석하고 그들의 성별과 나이에 맞는 광고 메시지와 상품을 보여주는 일본의 키오스크(Kiosk)광고 등이 그것이다<그림 3>.
이렇듯 다양화된 미디어를 통해 훨씬 정교한 타깃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디지털화가 광고산업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일까? 근본적인 변화는 아닐지 몰라도 가장 일차원적인 변화일 수 있을 것이다. 광고의 궁극적 목적이 소비자 설득을 통한 제품의 판매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디지털화가 가져온 변화는 광고의 실행전략(Strategy & Tactic) 차원에서의 변화를 주로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광고 캠페인 기획에 있어 브랜드 인지도나 선호도를 높인다던가, 제품고려군(Consideration Set)에 진입한다던가 하는 등의 목표에는 변함이 없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광고 크리에이티브 - 메시지와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를 포함한 - 전략을 어떻게 통합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할 것인지가 디지털시대에 광고회사에게 주어진 일차적인 고민일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의 하나가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에서 표현된 것과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세분화된 타깃팅일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초기에 논의됐던 광고회사의 역할은 바로‘ 이러한 디지털 미디어를 기존의 IMC 관점에서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논의는 좀더 근본적인 관점에서‘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는 어떤 광고 캠페인 목표를 설정할 것인가’ 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결국 기존 매스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시대의 소비자가 디지털시대에 어떻게 변화했는가 하는 관점의 변화에서 출발한다. 


디지털시대의 소비자 의사결정 과정
오랜 기간 동안 마케팅 전략 수립 과정에서의 소비자에 대한 가정은, 소비자는 많은 브랜드들 중에서 소수의 브랜드들을 기억하고 구매를 고려하며, 그것들 중에서 마지막 선택(구매)을 한다는 퍼넬 메타포(Funnel Metaphor) 모형이다<그림 4>. 퍼넬 모형에 따르면, 마케팅의 주된 역할은 해당 브랜드가 최초에 인지되어야 하고, 그 후 구매고려군에 들어가야 하며, 그리고 최종단계에서 선택될 수 있도록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경쟁제품과 차별되는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차별적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대중 광고는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기존의 가정에 대해, 2010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데이비드 에델만(David C. Edelman)은 디지털시대에 소비자의 참여가 반영된 다른 모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모형 제기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디지털시대의 소비자는 기존 매스미디어 시대의 소비자와는 다른 의사결정과정을 가질 것이라는 가정 때문이다.
‘소비자 결정 과정(CDJ; Consumer Decision Journey)’로 명명한 이 모델에서 그는 퍼넬 모형 대신, 소비자 스스로가 브랜드를 즐기고 참여하고 생각한 바를 주장하고 서로 나누는 과정이 반복되는 과정을 제시한다<그림 5>. 퍼넬 모형에서는 브랜드가 광고나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대로 인식만 되면 구매의 과정까지 연결될 것이라고 가정했다. 반면에 CDJ에서는 소비자는 다양한 디지털 정보 루트를 통해 브랜드를 인지하고 적극적인 참여의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브랜드를 재평가한다고 가정한다. 그 과정에서 브랜드에 대해 즐기고 자신의 목소리를 주장하고 다른 사람의 주장에 의해 영향을 받는, 즉 스스로 브랜드와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브랜드 로열티가 형성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이러한 과정에서 브랜드에 대한 평가와 고려를 지속적으로 반복한다고 본다.
여기서 두 모델의 중요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퍼넬 모형에서의 마케팅은 소비자를 수동적 메시지 수용자로 보고 최종구매가 이루어지면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는 반면, CDJ 모델에서의 소비자는 매우 능동적으로 브랜드 정보를 수집·평가하며, 구매 후에도 브랜드에 대한 생각과 판단·평가를 지속적으로 주고받는‘ 소비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Brand Loyalty Loop
이처럼 디지털시대의 소비자를 바라보는 가장 큰 특징은 소비자의 능동성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광고나 프로모션 메시지의 수동적 수용 대상으로서의 소비자가 아닌, 메시지를 해석하고 평가하여 스스로 즐기고(Enjoy), 주변의 사람들에게 그 브랜드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며(Advocate), 브랜드와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Bond) 능동적인 소비자로 인식한다는 점이 CDJ의 근본적 인식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차이는 브랜드에 대한 평가 및 고려의 과정을 지나, 그 브랜드를 구매하고 어느 정도의 충성도를 가진 후에도 소비자들은 끊임없는 메시지 확대 재생산 활동을 통해 브랜드 대한 충성도를만들어 간다는 점이다(The Loyalty Loop).
그럼 이런 인식의 차이가 광고 캠페인의 기획와 실행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첫째, 광고 캠페인의 목적이 기존의 소비자 인식상(TOP, Awareness·Familiarity·Recall and Recognition 등)의 변화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기존의 광고 캠페인의 목표 역시 인식의 변화를 통해 결론적으로는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을 가정하고 있으나, 디지털 캠페인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행동하게끔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올드스파이스(Old Spice)의‘ 당신의 남자에게서 날 수 있는 향기가 나는 남자(The Man Your Man Could Smell Like)’ 캠페인이다<그림 6>.
여러 매체에서 2011년을 대표하는 캠페인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 캠페인의 목적은 이미 노후화된 올드스파이스의 브랜드 이미지를 리포지셔닝하고 젊은층의 구매욕구를 활성화시키는 데 있다. 그리고 동시에 소비자 스스로의 참여를 통해 그 브랜드를 인식하고, 브랜드 평가 과정에 참여하며, 스스로 브랜드와의 연대감을 느끼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둔다. 즉 TV광고를 통한 메시지의 반복적 소구를 통해서가 아니라, 소비자가 스스로 광고 메시지를 수용하고 확산시키며, 심지어는 발전시켜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튜브와 트위터를 핵심 미디어로 하고, 다른 대중매체를 보조매체로 설정한다(물론 대중매체조차 소비자 스스로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 캠페인의 목적은 사용된 각 미디어의 특성을 잘 이해하여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비자 스스로 로열티 고리(Loyalty Loop)에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둘째는, 퍼넬 모형에서는 구매까지 이르는 단계에만 주목하는 반면, CDJ는 이미 소비자의 인식과 평가가 끝난 브랜드의 경우에라도 로열티 고리 상에서의 소비자의 커뮤니케이션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피부관리제품 소비에 관한 한 마케팅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60% 이상은 제품을 구매한 이후에도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탐색하고, 주변 사람들과 자신의 구매 행동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평가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수많은 정보에의 접근이 쉬워진 디지털 시대에의 소비자들은 예전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브랜드 정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구매 전 정보검색 과정은 길지 않고, 오히려 구매 후에 재구매를 위한 평가 및 자신의 구매행동에 대한 의견교환 과정이 길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소비자에게는 구매 후 행동에 대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소비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은 사실 인식에 영향을 주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소비자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어떤 행동을 하기까지는 그 행동에 대해 인식하고, 지속적인 인식을 통해 태도를 바꾸며, 바뀐 태도에 따라 행동에 대한 의도를 갖게 되고, 마지막 단계에서야 의도에 따른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고려했을 때 보다 치밀한 광고 캠페인의 기획과 실행이 필요한데, 데이비드 에델만은 먼저 아주 세밀한 소비자체험플랜(Customer Experience Plan)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 각 브랜드의 타깃 소비자가 어떤 행동을 하고, 그러한 행동들이 브랜드에 대한 평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아주 세밀한 연구와 계획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비자체험플랜은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나누는 다양한 대화와 아마존 같은 인터넷 쇼핑사 이트에서의 행동, 그리고 자사 브랜드 웹페이지에서의 소비자들의 다양한 평가와 행동들까지 포함한다.

 


micro Segmentation
그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 기존의 매스 커뮤니케이션과 차별돼야 하는 점은 아주 세분화된 타깃팅이다. 세분화된 소비자의 니즈를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반영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세분화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사례는 다양한 디지털 광고 캠페인을 통해 나타나고 있는데, 예전에 미국올림픽위원회가 전개한 광고 캠페인이 좋은 예다.
일반적인 올림픽 광고는 개최 도시를 강조해 방문을 유도하거나 올림픽경기를 시청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당시 미국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있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정하고‘ The Best of US Challenge’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 캠페인애서는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각각 짧은 동영상을 통해 자신에게 도전할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면 테니스 스타인 라파엘 나달은 30초 내에 얼마나 많은 테니스공을 자신의 몸에 쥘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나달은 목·다리·겨드랑이·손을 이용해 총 26개의 공을 몸에 지닌다), 자신에게 도전하는 동영상을 찍어 웹사이트에 올리라고 제안한다<그림 7>.
이에 타깃인 젊은 층이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각자 기발한 방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 동영상을 통해 도전한다. 이렇듯 캠페인의 타깃을 좁힘으로써 타깃의 적극적인 참여와 행동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소비자는 매우 세분화된 니즈를 가진다. 왜냐하면 매스마케팅 시대에 비해 훨씬 많은 정보를 가지고, 그 정보를 스스로 확대·재생산해내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의 마케팅은 사실 쉽지 않다. 극도로 세분화된 소비자의 니즈를 찾아내고, 그들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루트에 대해 연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빠르게 변해가는 디지털시대의 소비자에게 앞으로 광고 캠페인이 어떻게,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진행중이다. 해마다 새로운 미디어가 출현하고, 사람들이 그 미디어를 이용하는 형태 또한 계속 변화 발전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변화의 방향은 디지털시대의 소비자들은 매스커뮤니케이션 시대의 그들처럼 단순하게 생각하고 소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해 스스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함창대

일리노이 대학교 찰스 H. 샌디지 광고학과 조교수 | cdham317@illinois.edu
LG애드에서 10년간 온오프라인 AE로서 다양한 어카운트를 담당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광고학 석사, 미주리대학교 저널리즘(광고학 전공) 박사학위 후 현재 일리노이대학교 찰스 H. 샌디지 광고학과에서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광고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