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9-10 : Case Study - 클리닉의 마이웨이, 'Magic is in the product'!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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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닉의 마이웨이, 'Magic is in the product'!
 김 원 규 CD
 wkkim@lgad.lg.co.kr

 
눈으로 먼저 ARMANI를 입었다
20년 가깝게 VOGUE·BAZAAR·ELLE 등의 잡지를 구독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냥 멋진 여자들을 감상하고(?) 우리가 가까이 할 수 없는 최고급 문화에 대한 간접 체험으로 아마도 책장을 넘겼던 것 같다. 내가 실생활에서 사용하기 전에 나는 이미 눈으로 GUCCI, HER-MES, Cartier, CHANEL, Prada, Versace, ARMANI 등을 입고, 뿌리고, 걸쳤다.

그러다가 Waterford, Virginiaslims, NIKE, De Beers 등의 광고들에 매료되면서 스크랩을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히 모으기만 했다. 다른 사람보다 ‘악’ 소리나는 캠페인을 먼저 보았다는 치기만으로도 만족할 나이였다.

300여 장 정도는 어찌 이 파일 저 파일에 보관했지만 더 많아지자 대책이 없었다. 그래서 유실된 자료도 너무 많다. 특히 사무실을 옮길 때마다 무겁고 짐이 되어 많은 자료들을 내 손으로 버렸는데 그것이 지금은 못내 아쉽다. 그 자료들은 때로는 벤치마킹의 보고였고, 내 아이디어의 원천이었다. 물론 모방이나 표절이 목적이 아니라 머리를 회전시키는 데 윤활유와도 같은 존재였다.

이렇게 외국 광고들을 스크랩하면서 신선하게 다가온 브랜드가 클리닉(clinique)이었다. 특히 4, 5년 전 화장품광고를 하면서 클리닉은 나에게 하나의 신앙이었고, 동시에 넘어야 할 대상이었다.

우리나라 화장품 광고들은 지금도 그런 경향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그때도 마찬가지로 모델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모델 모시기(?)에 급급했다. 쓸만한 모델들은 이미 경쟁사에 캐스팅되어 있거나 모델비가 터무니없이 높아 광고주에게 제시하기가 난감했다. 누가 어느 모델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광고 성과를 좌우하는 바로미터였기 때문에 이런 악순환이 거듭되곤 했는데, 이 관행을 깨고자 했지만 광고 효과 측면에서 자신감이 없었다.
이런 딜레마에 있을 때 영감처럼 떠오른 것이 바로 클리닉이었다. 물론 시장 상황도 다르고 브랜드 파워도 달랐지만 크리에이티브의 돌파구를 찾는 데 하나의 가능성이고 실마리였다.
이런 가능성의 연장선에서 지금의 라끄베르 캠페인이 탄생했다. 모델의 이미지와 폼나는 비주얼이 아닌 제품이 주인공이 되는 그런 크리에이티브였다. 물론 김남주라는 모델이 있긴 하지만 기존의 화장품 광고와는 분명히 어프로치 방법이 달랐다.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반응을 보였고 그 캠페인은 오늘도 지속되고 있다. 그 캠페인을 처음에 기획하면서 단초를 제공한 클리닉을 함께 공부해 보고자 한다.

‘화장품광고=미녀모델’의 등식을 깨다
화장품 광고는 모델 싸움처럼 보인다. 모델이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를 이용하여 빠른 시간 내에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타깃에게 영향력이 있는 모델이 화장품에 대해서 기능적인 설명을 하면 일반적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믿고 따라 하기 때문에 손쉽게 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제품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분위기만 잡아도 모델이 보여주고 있는 제품에 대한 강한 인상을 기억함으로써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즉, 여자들은 화장품을 구입할 때 단순히 제품이 줄 수 있는 기능적인 면보다 오히려 제품을 설명하는 모델의 선호도에 따른다는 것이다.

더욱이 경쟁이 치열해 제품의 품질이 비슷하면 할수록, 또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혼란을 겪을수록 카리스마를 가진 모델의 파워는 더욱 막강해진다는 게 정설이다. 특히 화장품이라는 것은 품질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한다. 즉, 소비자는 화장품 모델과 동일하게 아름답고 섹시하고 그래서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거나 영원히 늙지 않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화장품 광고에서 모델의 파워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데 클리닉 광고를 보면 모델이 없다. 화장품 광고의 정설처럼 되어 있는 아름다운 여자 모델이 없다. 화장품 광고의 법칙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화장품 광고는 아름다운 여자 모델이 있어야 한다는 크리에이터들의 우상이 무너진 것이다.

여타 화장품 광고처럼 모델이 주인공이 아니라 제품이 주인공이다. 즉, 제품이 주연이다. 깊이 있는 연출, 소품을 이용한 컨셉트 전달, 광선의 방향과 그림자 연출, 그리고 패키지에 새겨져 있는 메시지가 카피 역할을 하는 calligraphy기법을 이용하고 있다.

자칫 다른 화장품 광고와 비교해 보면 제품만이 있는 매우 무미건조한 광고처럼 보이지만, 실은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제품 연출도 다른 화장품들이 어떻게 하면 아름답고 멋있게 보일까 하는 고민 끝에 연출하는 것과는 다르게 막 사용한 듯한 느낌의 인상을 주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이 사용하던 제품을 촬영한 듯하다. 즉, 실제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여자의 화장대에서 잠깐 빌려 촬영한 듯 연출해서 리얼리티를 살린 것이다.

이미지로 팔지 않고 과학으로 승부한다
클리닉의 모든 광고에서는 ‘Allergy Tested. 100% Fragrance Free’라는 카피를 볼 수 있다. 모든 제품에 대해서 알레르기 테스트를 거쳤고 또한 100% 무향료라는 표시인 것이다. 화장품도 과학이라는 주장의 발로가 아닐까?

클리닉이라는 브랜드 네임 자체가 이미 과학의 산물임을 은근히 암시하고 있는데, 모델에 현혹되어 충동 구매하지 말고 과학으로 입증된 자사 제품을 사용할 것을 권유하는 것이다.

화장품이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피부에 직접 바르는 것이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신뢰가 없이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느냐, 전제품에 대해서 알레르기 테스트를 거쳤고, 100% 무향료 제품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고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제품에 대한 확신과 신뢰에 대한 근거를 크리에이티브 모티브로 살린 점도 제품 구매를 더욱 자극한다.

이렇듯 제품으로 모든 것을 커뮤니케이션하는 클리닉은 화장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델들이 “나처럼 예뻐져요”라고 유혹하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장기 캠페인으로 ‘클리닉 광고’라는 새로운 코드를 만들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남들과 다르게 한다는 것,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그릇을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뚝심 있게 시리즈 광고로 발전시키는 것- 아마도 클리닉의 광고를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공통된 견해일 것이다. 화장품광고, 패션광고라는 아이템만을 들으면 이미지 광고요, 모델 싸움이라는 등식을 파괴한 전략이 브랜드를 살린 원인이라고 생각되어진다.

또한 클리닉은 매장에서도 독특한 방법으로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광고에서만이 ‘클리닉=과학’이 아니라 매장에서도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실험으로 각각의 타입에 맞는 화장품을 과학적으로 권매하고 있다. 매장에서 경쟁사와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판매원들의 입을 통해 쏟아지는 세일즈 토크 또한 과학으로 중무장하고 소비자를 유혹하는 전략의 하나. 제품 기획에서 광고, 그리고 판촉에 이르기까지 모두 과학으로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클리닉=과학’을 만든 광고들
우리는 흔히 ‘이미지 광고’하면 비주얼 위주의 아름다운 광고를 떠올리고, ‘이성 광고’는 설명식의 카피가 많은 광고를 생각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 광고들은 설명이 많은 게 가장 큰 불만 가운데 하나다. 물론 꼭 있어야 할 카피를 쓰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없어도 다 설명이 되는데 조바심에서인지 의미없는 카피들이 많이 발견된다. 아니 오히려 없어야 더 이해가 빠르고 상상의 여지가 많은데 카피가 있으므로 오히려 반감되는 광고들이 너무나 많다.

요즘 우리네 연예 오락 TV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이다. 다 알아 듣는데 자막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혹자는 이해를 돕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시청자의 수준은 만드는 사람들의 수준을 이미 넘어선 지 오래되었다. 없어야 더 재미있고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그럼 이제 클리닉의 광고를 직접 만나보자.
 
 
 
<광고 1> 여드름을 빨간 딱지로 표현해 타깃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   <광고 2>화장대 앞에서 누군가 사용하는 듯한 사진연출이 공감대를 일으킨다.   <광고 3>나이는 먹어도 stop signs가 있으니까 안심이라는 강력한 기능 소구의 광고.   <광고 4>매장에서 14가지 컬러 중 내 입술에 어떤 컬러가 맞을까 하며 고민하는 것 같다.

 

<광고 1>을 보면 빨간 점박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무슨 제품일까 하고 패키지를 보는 순간 여드름 치료제임을 금새 알 수 있다. 청소년 시절에 한 번쯤은 고통 주었을 여드름- 손을 대면 댈수록 빨갛게 부어 올라 더욱 사람들에게 눈에 띄는 얄미운 여드름을 경험했다면 이 빨간 표시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 수 있으리라.

<광고 2>를 보면 클리닉 광고의 원칙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클리닉의 제품 사진은 다른 화장품과는 다르다. 누가 금방 화장을 한 제품을 촬영한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화장품 모델이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라 이 광고를 보는 사람, 즉 소비자가 직접 사용한 듯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계산된 연출의 산물임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 상황이라면 이런 사진을 보고 대번에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아니, 제품을 그냥 쏟아내요, 그렇게 버리는 제품을 누가 사겠어요?” 과연 그럴까? 모이스처 로션인데 사진만 보아도 촉촉함이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을 받는다.제품 이름인 ‘Dramatically Different Moisturizing Lotion’이 카피인 셈이다.

광고 3>은 드라마틱한 어프로치로 제품 판매에 혁혁한 공을 세운 효자 제품이다.
누군가 생일 파티에서 촛불을 막 끈 상태이다. 아직도 초에서 연기가 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그리고 굵은 초가 3개니까 아마도 주인공은 30살이 아닐런지... 우리나라에서 집행된 광고에는 혹시하는 마음에서 카피를 썼다. 헤드라인은 “생일 축하합니다”이고, 서브는 “생일이 찾아와도 피부나이는 그대로 - 클리닉 스탑 싸인즈로 피부나이를 지키세요”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바디 카피 첫부분만 인용해 보면, “축하합니다. 생일이 찾아올 때마다 피부나이까지 꼭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 축하합니다. 클리닉의 새로운 안티에이징 세럼 스탑 싸인즈가 시간을 당신 편으로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을-”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 고객들이 ‘stop signs -visible anti-aging serum’이라는 카피를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조바심에서 아마도 이런 카피를 쓴 지 모르겠다. 그러나 오리지널 광고에는 카피가 없다.

<광고 4>는 ‘quickliner for lips’라는 제품의 성격이 잘 표현되어 있다. 분위기에 맞는 컬러를 찾기 위해 이것 저것을 칠해 본 흔적이 비주얼이다. 여자들이 색조 화장품을 구매할 때 매장에서 어떤 컬러가 맘에 들까 하면서 손등에 칠해보는 방법과 동일하다. 14가지 컬러가 있고 이 제품도 알레르기 테스트를 마쳤으며 100% 무향료 제품이라는 것을 여느 광고처럼 보여주고 있다.

 
 
 
<광고 5>안경 너머로 보이는 'all about eyes'가 제품의 전부를 다 말해준다.   <광고 6>중력이 없으면 세월의 흔적도 없앨 수 있다고 소구하고 있다.   <광고 7>'맑고 투명한 피부를 위해 강력한 펀치를 날리자'라는 액티브 화이트닝.   <광고 8>광고를 보는 것만으로도 바디 클린징이 되는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광고 5>도 전형적인 클리닉 광고 중의 하나다. 깔끔한 신제품이 아니라 몇 번 사용한 듯한 제품, 그리고 패키지의 문자가 카피 역할을 수행하는 calligraphy 기법 등이 눈길을 끈다. ‘all about eyes’라는 곳에 안경을 씌운 것 자체가 눈 제품임을 상징하고 있다. 뭐 하나를 추가하거나 반대로 뭐 하나를 뺀다면 광고의 맛이 떨어질 것 같은 완벽에 가까운 광고다.

<광고 6>도 발상 자체가 재미있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제품이 공중에 붕 떠있는 발상이 여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도 남았으리라. 결국 얼굴도 처지고, 눈도 처지고, 뱃살이 처지고 히프가 늘어지고 이 모든 것이 중력의 영향일 것이다. 여자에게 ‘처진다’라는 단어는 탄력을 잃는 것이요, 나이를 먹는다는 징조가 아닐까? 이를 부정하기 위해 무중력(anti-gravity)이라는 카피를 쓰고 있다. 어쩌면 그 유명한 Wonder Bra의 ‘NEWTON WAS WRONG’광고와 어프로치 방법이 비슷해 보이지만 세월의 흔적과 싸우는 여자들의 입장에서는 놀라운 제품임에 틀림없다.

<광고 7>은 여름 특수를 노린 제품이다.
화이트닝 제품으로 자외선과 싸우고,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항상 깨끗한 피부, 오염없는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이트닝 제품을 상징하기 위해 권투 글러브도 흰색이다.

<광고 8>은 바디 클린징 제품으로 비주얼을 보면 시원한 물줄기와 각질 제거용 물품, 피부에 탄력을 주는 과일이 함께 보여지고 있다.
제품과 어우러진 소품들을 보면 그 제품의 기능과 용도를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특히 타깃들이 여자라는 점에 착안하여 소품들도 여자들과 친근하거나 아름다운 것을 완벽하게 매칭시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물줄기를 보면 마치 지금 샤워하고 있는 느낌과 함께 각질이 제거되고 있는 듯한 만족감을 사진 한 장으로 말해주고 있다.
 
 
 
<광고 9>촉촉함이 오래간다는 컨셉트를 전달하기 위해 물방울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광고 10>제품의 뚜껑에서 수도꼭지를 연상시킨 발상이 촉촉함을 전달하는 데 절묘하게 활용됐다.   <광고 11>아로마에 대한 신비감을 더해주기 위한 사진 연출이 사고 싶은 충동으로 이어진다   <광고 12>손은 여자의 또 다른 이력서이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 한다.
 
<광고 9>는 모이스처 써지 립스틱의 촉촉함을 소구한 광고다.
화장품에서 촉촉함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만국 공통은 물방울이다. 생각해보면 물방울처럼 부작용없이 촉촉함을 주는 것도 없는 듯하다. 이해가 간다. 다만 어떻게 표현하느냐, 즉 how to의 문제가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광고를 보면 여러 가지 기호학을 이용하고 있다. 케이스 위로 나와 있는 빨간 립스틱이 주는 기호와 함께 떨어지고 있는 물방울이 강하게 섹스어필하고 있다. 아무튼 클리닉 광고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어프로치 중의 하나다.

<광고 10>도 위 광고와 같은 컨셉트군(群)의 제품이다. 수도꼭지를 이용하여 ‘Turn on the moisture’라는 카피로 촉촉함을 소구하고 있다. 역시 촉촉함을 표현하기 위해 금방이라도 피부에 쏙쏙 스며들 것 같은 씨즐이 인상적이다. 스틸 사진 한 장의 위력을 보는 듯해서 기분이 좋다. 컨셉트나 전략을 떠나 광고의 완성도가 주는 전달력과 효과 측면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광고라고 보여진다.

<광고 11>은 아로마 효능이 있는 제품을 알리는 광고다.
아로마를 상징하는 촛불이 밝혀져 있고 그 사이로 제품이 신비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서양 사람들에게 아로마는 신비한 힘을 가진 묘약 정도로 느껴지기 때문에 사진 연출도 신비함을 고조시켜주고 있는데, 촛불의 리얼리티와 촛불로 생긴 흔들리는 그림자 등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광고 12>는 선물을 상징하는 꽃 장식이 인상적이다.
제품군을 보면 핸드 로션이다. ‘Another birthday at hand?’라는 카피가 재미있다. 여자들은 손을 보면 신분을 알 수 있고 목을 보면 나이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손은 여자의 이력서다. 험하게 살았는지, 아니면 귀부인처럼 살았는 지 손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목을 보면 여자의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얼굴에서 보이는 나이의 흔적은 화장으로 가릴 수 있지만 목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여자들은 스카프를 잘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광고 13>무지개 컬러와 과장된 그림자가 제품의 기능적인 특성을 강조 해서 표현하고 있다.   <광고 14>양치질 하듯두번, 3분만 투자하면 3단계 스킨케어를 할 수 있다니 얼마나 간편한가?   <광고 15>알에서 깨어난 병아리처럼 피부도 다시 태어난다니 기적 과도 같다.    
 
<광고 13>은 썬 블록 시리즈 광고다.
빛을 상징하는 컬러가 강하게 표현되어 있고 제품으로 생기는 그림자가 실제보다 과장되어 있다. 자외선과 적외선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무지개빛 컬러를 상징적으로 표현했으며, 그림자를 과장해서 비주얼화한 것은 썬 블럭이라는 제품의 특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진다. SPF30이면 하이 레벨 제품이다. 자칫 피부 손상이 우려되는 레벨의 제품이다. 그래서 피부 손상을 막기 위해 입술과 눈, 바디 그리고 얼굴용으로 구분되어 있다.

<광고 14>는 3단계 스킨케어 시스템을 소구하는 광고다.
양치질을 하듯 하루에 두 번, 3분만 투자하면 언제나 촉촉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3단계 스킨케어 시스템인데도 이를 닦듯이 3분 정도만 투자하면 된다니 얼마나 간편한가? 3단계 하면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타깃들에게 이를 닦을 만큼의 시간 투자라고 하니까 선뜻 제품에 손이 가리라고 상상이 된다.

<광고 15>를 보는 순간 다시 태어난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을 것이다.
알에서 새롭게 태어난 병아리가 제품 위에 서있다. 병아리를 보는 순간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의 소설 <데미안(Demian)>의 ‘아프락시스’라는 단어가 연상된다. 아프락시스란 뭔가 완전히 새로운 세상, 과거의 나로부터 해방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에서 깨어나는 고통을 감내했을 때 이룰 수 있는 세계라고 표현되어 있다. 그렇다. 여자들에게 피부 아프락시스는 얼마나 매력적인가?

클리닉의 ‘My Way
위에서 본 것처럼 클리닉은 화장품 광고의 이단아이면서 독특한 자기만의 길을 걷고 있다. ‘Magic is in the product’라는 확고한 신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화장품 광고 하면 모델 싸움이라는 등식을 과감히 벗어 던진 용기와 신념이 소비자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델이 주연이 아니라 제품이 주연인 광고, 전시장에 깨끗하게 전시되어 있는 제품이 아니라 화장대에서 금방 화장을 한 듯한 제품이 연출되어 있는 광고, 카피가 패키지의 문자로 되어 있는, 말 없지만 강력한 광고, 브랜드 네임에는 항상 밑줄을 그어 놓은 새로운 양식의 광고-
이런 제반 요소들이 클리닉을 오늘날 성공 브랜드의 반석에 올려 놓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