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광고 캠페인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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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을 노래하다

신한의 진심을 노래하는 합창단의 일원으로, 빠듯한 일정 속의 연습과 녹음, 그리고 힘든 환경에서 촬영까지 참여해준 임직원들의 노고는 신한 내부에서도
큰 이슈가 되어 ‘다시 시작하자’는 의지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금융업을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금융사들의 높은 수익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월스트리트에서부터 시작된 이러한 여론은 금융의 공공성에 대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대는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금융그룹 신한, 그 지주회사인 신한금융지주의 2011년 첫 광고 ‘새봄의 노래’는 그 출발점에 서 있었다.

봄을 기다리다
2011년을 여는 신한의 마음은 더욱 시렸다. 금융위기 이후 금융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 여론뿐만 아니라, 뜻하지 않게 내부 진통까지 생겼다. 기대로 가득해야 할 새해의 출발이 가벼울 수만은 없었다. 2010년 하반기에 발생한 내부 문제는 해를 넘겨서까지 여파를 남기며 연일 뉴스의 주요 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악재는 브랜드 관련 조사 지표상에도 그대로 반영돼 ‘신뢰’와 ‘믿음’으로 대변되던 신한의 브랜드 속성 지표는 큰 하락세를 보였다. 게다가 지표보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최고의 금융회사에 다닌다는 신한 임직원들의 자긍심이 크게 상처 입었다는 점이었다. 사실 신한 임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자부심은 업계에서도 유명해서 ‘파벌 없는 조직, 열정이 넘치는 조직’으로, 조흥은행·LG카드 등 여러 인수합병에서도 조직을 원만히 융화시켜왔다. 이러한 자긍심을 기반으로 여타 금융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에도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켜 온 것이다. "신한은 평범한 사람이 모여 만든 비범한 조직”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신한의 힘을 만들어온 강력한 유대감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더욱 불안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한 마디 한 마디 조심스럽기만 한 2011년의 첫 광고. 숙제는 무거웠다. 실망한 고객들에게 진정성 있게 신한의 ‘새출발’을 알리고, 위축된 신한인들의 마음을 풀어주는 광고가 되어야 했다. 아직 몽우리만 머금은 채 꽃을 틔우기 전인 3월. 추운 겨울 속에서 움츠리고 있는 사람들이 바라는 그 ‘봄’처럼 신한에는 또 다른 의미의 ‘봄’이 절실히 필요했다.


광고 촬영 스틸컷

합창단을 이루다
과연 신한의 새 출발을 ‘누구’의 목소리로 이야기해야 할까? 단순한 모델 선정의 문제가 아니었다. 수 년 동안 신한금융그룹의 모델로 활동한 국민MC 유재석도 있고 차분한 분위기의 일반인 모델도 있겠지만, 다소 가볍거나 작위적이게 비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진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전문 모델은 문제가 있었다. 게다가 그룹 조직원에게 그 새 출발이 ‘선언’만으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내부 파급력 또한 고려해야 했다.
어찌 보면 답은 당연하였다. 누구든지 대인 서비스를 기본으로 하는 금융회사를 떠올리면 마음속에 어렴풋이나마 그 회사를 대표하는 얼굴이 있다. 매번 객장이나 영업장에서 만나고, 나의 자산에 대해 상의하며 마주하는 OO지점 OOO씨. 그들이야말로 신한의 진심을 이야기할 진짜 목소리가 아닐까? 그들이 모여 진심으로 새 출발을 노래한다면 돌아선 고객의 마음을 다시 돌릴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거기에 참여한 직원들은 각자의 일터로 돌아가 새 출발의 전도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자칫 직원들의 출연이 싫증 나게 느껴질 수 있었으나 현재 상황을 가장 진심 어린 목소리로 담을 수 있겠다는 면에서 더 이상의 대안은 없을 것으로 보였다.
자, 이제 준비되었으니 신한금융그룹의 11개 그룹사 직원들을 모아 합창단을 만들 일만 남았다. 말이 쉬웠다.

화음을 이루다
역시 문제는 일정이었다. 경쟁PT 결과 발표 후 신임 회장님의 취임에 맞춘 온에어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20일. 아직 합창단은 꾸려지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지만, 지주사를 통해 합창단을 모집한다고 공지를 한 지 하루 만에 60명의 임직원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신한인들의 애사심과 열정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열정만으로 훌륭한 화음을 만들어내기에는 5일간의 연습기간은 짧게만 느껴졌다.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순수한 아마추어들이었고, 게다가 각기 다른 그룹사에서 모인 사람들이었기에 첫날 연습은 어색하기만 했다. 정말 잘한 결정일까 걱정이 커져갔다.
하지만 바쁜 일과 시간을 쪼개어 연습하면서도 그 결과는 점점 나아지고 있었고, 마지막 연습 날에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진심이 느껴지고, 투박하지만 순수하게 느껴지는 화음을 만들어내었다. 고객들에게 신한의 진심을 느끼게 하기에는 충분한 진솔한 화음을 이뤄낸 것이었다. 사실 우리가 담고 싶었던 것도 프로페셔널다운 완벽함이 아니었다. 합창에 사용된 곡은 <You Raise Me Up>. 시크릿 가든의 롤프 뢰블란(Rolf Løvland)이 편곡하고, 브렌던 그레이엄(Brendan Graham)이 가사를 쓴 노래이다. 시련 속에서도 나를 다시 일으켜준 You(당신)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내용이다. 여러 대안이 있었으나, 사람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나를 믿어준 고객에게 감사하며 항상 고객만 생각하겠다는 신한의 정신을 잘 표현한 곡으로 선정된 것이다.


신한금융그룹 TVC

봄을 마중가다
5일간의 연습 후, 그 주 토요일 녹음을 진행했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는 대한민국의 최남단 마라도로 향하고 있었다. 바람만 조금 불어도 배가 뜨지 못하는 외딴 섬의 기후는 예측불허라, 대안으로 제주도도 고려됐다. 그러나 역시 이번 광고의 핵심은 진정성. 신한의 진심을 알리자는 취지를 생각해 마라도로 강행했다. 제주공항에서 마라도 선착장까지 가는 내내 흐린 날씨로 불안했지만, 다행히 마라도행 배는 출발했고, 마라도에 도착해 발을 딛고서야 ‘진짜 왔구나’ 하며 안도할 수 있었다. 섬에 도착하자 날씨는 확실히 좋아졌다. 섬 주민의 말로는 ‘일 년 중 다섯번 있을까 말까 하는 쾌청한 날씨’ 속에 마라도에서의 1박2일 촬영은 순조롭게 시작됐다. 그러나 3월초의 바닷바람은 거칠었고, 합창단의 복장은 얇기만 해서 직원들은 추위에 떨며 촬영에 임해야 했다.
더구나 마라도가 워낙 작은 섬이라 당일치기 여행이 대부분이어서 숙소가 마땅치 않았다. 많은 인원이 절이며 교회며 마을회관에서 나누어 자야만 했던 기억은 죄송스럽기만 하다. 20대 신입 행원부터 50대 지점장님들까지 열악한 환경 속에도 싫은 내색하지 않고 “덕분에 마라도 짜장면도 먹어본다.”라며 좋아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온에어. 우리의 노래가 세상에 퍼지는 순간이었다. 신한의 진심을 노래하는 합창단의 일원으로, 빠듯한 일정 속의 연습과 녹음, 그리고 힘든 환경에서 촬영까지 참여해준 임직원들의 노고는 신한 내부에서도 큰 이슈가 되어 ‘다시 시작하자’는 의지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또한 6분 가량의 메이킹 필름이 광고만큼이나 화제가 됐는데, 추위에 떨며 노래하는 그들의 모습이 그룹 내부에서도 따뜻한 울림이 되어 퍼졌다고 한다.
광고는 ‘밖으로의 울림’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이겠으나, 신한의 2011년 광고는 ‘안으로의 울림’ 또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느끼게 해준 계기가 됐다.

정영석
BS3팀 차장
osuke@hsad.co.kr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