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9-10 : 우리 모델 최고! - 표정이 살아있는 매력적인 여자

표정이 살아있는 매력적인 여자

한 상 철 I 기획 5팀 schan@lgad.lg.co.kr

첫 만남 - 상큼한 여자, 김현주 몇 년 전, 길을 가다 우연히 제지를 받은 적이 있었다. “뭐지”하고 쳐다보니 김현주였다. 경복궁 근처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무심코 그녀 앞을 ‘그냥’ 지나쳤던 것이다. 한창 “국물이 끝내줘요”로 주가를 올리고 있었던 김현주. 소위, 스타를 그렇게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이라(그것도 예쁜 여자를 ^^) 쉽게 자리도 못 비켜 주고 그냥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녀는 “사인해 줄까요?” 하며 가지고 있던 책에 사인을 해 주었다. 그 책은 두고두고 친구들에게 자랑거리가 되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마침내 이번에는 우연이 아닌 일로 만나게 되었다. 인터넷 쇼핑의 가장 큰 걸림돌은 사이트에 대한 신뢰성과 제품 정보의 부족이다. 그런 측면에서 LG이숍은 신뢰와 더불어 동영상 컨텐츠라는 확실한 USP를 확보하고 있었고, 본격적인 TV-CM을 통해 인터넷 쇼핑몰의 선도자로서 자리를 확고히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런 USP를 확실하게 전달해 줄 수 있는 모델을 찾았다. 실제 인터넷 주 사용자로 너무 어리지도 않으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신뢰성과 호기심을 동시에 전달해 줄 수 있는 매력적인 모델…. 그리고 무려 다섯 번의 제안 끝에 어렵게 선정된 모델이 바로 김현주였다. 두 번째 만남 - 함께 일할 만한 모델, 김현주 촬영 D-Day. 옛 기억을 떠올리며 약간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촬영장으로 향했다. 먼저, 근육질과 비쩍 마른 모델의 장면들을 찍기 시작했다. 하나의 컷을 얻기 위해 같은 장면들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점차 지루함을 느낄 때쯤, 그녀가 등장했다. 메인 모델이었기 때문일까? 조금은 침체되었던 촬영장의 분위기는 그녀의 등장과 함께 순식간에 생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현주의 진가는 촬영에 들어가면서 더욱 더 힘을 발휘했다. 촬영 콘티를 통해 감독이 찍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고, 자신이 연출할 수 있는 최상의 장면을 자연스럽게 끌어낼 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컷, 한 컷마다 소홀함이 없었고, 가끔은 감독이 OK한 장면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 다시 촬영하자고 하는 당찬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단순히 감독이 요구하는 대로 움직이고 표정짓는 인형 같은 모델이 결코 아니었다. 그렇게 TV-CM 촬영은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촬영이 끝나자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김현주 같은 모델이면 정말 일할 맛 나네”. 생각보다 쉽게 진행된 촬영을 통해 난 김현주가 단순히 생기발랄하고 예쁘기만 한 연예인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김현주에 대한 더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지면광고 촬영을 하면서였다. 세 번째 만남 - 근성 있는, 그러나 귀여운 여인, 김현주 바쁜 스케줄 탓에 날짜를 잡지 못하다가 시간을 더 늦출 수 없어 촬영을 강행하게 되었다. 드라마 등 방송녹화로 밤샘 작업을 했다며 김현주 매니저는 시간을 조정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더 늦출 수 있는 상황이 못 되었고, 결국 자정부터 지면광고 촬영을 하게 된 것이다. 밤 11시 넘어 촬영장에 도착한 김현주의 모습은 누가 봐도 역력한 피로함이 느껴졌다. 지친 얼굴과 가라앉은 목소리... 함께 들어서는 스태프들(메이크업·헤어·코디 등)은 애써 불만과 불평을 숨기려 하지도 않았다. 지친듯 촬영을 준비하러 가는 김현주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번 촬영은 쉽지 않겠구나’ 하는 불안감이 앞섰다. 그러나 촬영준비를 마치고 나오는 김현주의 모습은 나의 그런 걱정이 한낱 기우였음을 깨닫게 하기에 충분할 만큼 생생해져 있었다. 촬영장에 틀어놓은 댄스곡의 경쾌한 리듬처럼 촬영은 신나게, 정말 신나게 진행되었다. 카메라 앞에 선 그녀는 방금 전 촬영장에 들어설 때의 피곤에 지친 모습이 아니었다. 상큼한 모델이었다. 촬영 중간 중간 지쳐 있던 스태프들에게 오히려 농담도 걸고, 재미있는 표정으로 유쾌하게 만들며 한껏 촬영장의 분위기를 주도해 나갔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곧 쓰러질 듯했다. 알고 보니 드라마 촬영을 끝마치고 오느라 식사도 못하고 몸도 약간 안 좋은 상태였다는 것이다. 좀 안스럽다는 생각을 할 때, 그녀는 “제가 힘들어 하면 옆에 있는 사람들은 더 힘들어지잖아요. 어차피 할 일이면 재미있게 해야죠” 라고 특유의 귀여운 미소와 함께 말했다. "인터넷 쇼핑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꼭 해볼게요.” 그렇게 웃으며 말하던 그녀의 모습이 생각난다. 흔히 스타에겐 좋아하는 팬과 더불어 안티(anti)팬들도 있다. 그런데 내 주위엔 김현주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단순히 드라마나 CM에서 그려지는 모습보다 실제로 만나보면 훨씬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다가올 것 같은 그녀. 그녀는 일할 맛 나게 하며, 함께 일하는 사람까지 배려해주는 진솔한 성격에 예쁜 마음을 가진 연기자였다. 언제쯤일까... 네 번째 만남이 기다려진다. 난 총각인데…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