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2 : LG WAY - 순수하게 즐기는 자, 마침내 승리하리니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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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WAY  
순수하게 즐기는 자, 마침내 승리하리니 


아주 어렸던 어느 한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봤던 <신상>이라는 인도영화가 있었고,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영화 이래로 나는 인도영화를 보지 않았다. 영화와 뮤직비디오를 제멋대로 오가는 형식도 당황스럽고, 난데없는 Deux Ex Machina류의 남발도 내 뇌에는 편하지 않아서일 게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인도영화 <세얼간이>를 꼭 보라는 주변의 압력이 점점 심해져 왔다. 때마침 출장을 가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이 영화를 발견하게 됐다. 영화의 구조를 간단히 살펴보자. 천재만이 입학할 수 있는 인도 최고 명문 ICE공과대학에서 성공과 부를 좇아 고군분투(시험기간에 경쟁자 기숙사에 도색잡지 밀어 넣기, 암기력 증강제라는 듣보잡 알약 먹기 등)하는 '차투르', 등수나 미국회사 취직 같은 것보다는 과학 그 자체에 열정을 쏟아 붓는 '란초', 이렇게 두 사람이 극중의 핵심적인 대립구조를 이룬다. 중간 중간에 기발하고 잘 짜인 상황들이 있지만 생략하고, 영화의 마지막은 누구나 쉽게 예측하듯이 나름 성공을 거둔 차투르가 상상할 수 없는 과학적 성과를 이룬 란초에게 무릎을 꿇는(인도 최고 절경이라는 하늘호수 '판공초'에서 정말 무릎을 꿇는다) 다소 상투적인 결말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영화가 재미없게 느껴질 듯한데, 영화는 완성도도 높고 재미와 감동 모두 쏠쏠하다. 특히나 자신과 친구·가족·사회시스템 등에 관해 생각하게 해주는 매력도 있다. 어떤 영화를 보고 무엇을 느낄지는 각 개인이 처한 상황이나 살아온 이력에 따라 다를 것이지만, 나에게 이영화는 내가 하는 일의 목적성을 생각하게 한다. 성공하기 위해 과학을 하는 차투르와 과학 그 자체를 순수하게 즐기는 란초.


광고 잘 하면 동창회에서도 절로 폼 난다

부나 성공이 최종목적이고 과학이든 광고든 자신이 하는 '업'이 '수단'이 되면 인생과 주변상황은 아주 복잡해지고 일은 단순 반복적으로 처리하게 된다. 흔히 말하는 '사가 끼었다'는 표현이 들어맞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몸부림칠수록 성공은 멀어져 가고, 자신의 노력과 재능이 보상받지 못한다며 주변을 미워하게 된다. 이에 반해 자신이 하는 일 그 자체를 순수하게 즐기고 그 일에 몰입하게 되면 삶과 상황은 보다 단순해지면서 복잡한 일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비교적 쉽게 떠오른다. 게다가 부와 명예는 자연스레 따라오게 된다.
고리타분하고 뻔한 이야기처럼 느껴지는가? 왜 애플의 아이팟(iPod)은 성공하는데 국내 모 기업의 옙(Yepp)은 그렇지 않은가? 나는 애플의 폐쇄성이 싫어서 애플 제품을 하나도 안 가지고 있으니 '애플까'에 가깝지만, 2010년 아이팟 제품소개 이벤트 때 스티브 잡스가 했던 말은 내 마음을 흔든다.
“우리가 처음 아이팟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는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때보다 조금 더 성공적인 위치에 서 있지만, 그 사실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음악 제품 관련 이벤트를 열 때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를 다시 상기시킵니다.”
물론 이 말은 상업적인 립서비스일 수 있다. 또한 잡스가 음악을 더 사랑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옙이 아이팟을 넘을 수 없는 현 상황이 온전히 설명되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이튠(iTunes)에 비틀즈가 입점하는 날을 기념하는 소동 등 음악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를 보면 애플이 아이팟을 만드는 것에는 이윤추구 이상의 무언가가 느껴진다. 제품과 제품이 주는 효용을 순수하게 사랑하기에 제품을 만들 때 그 물건을 쓰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이해와 배려의 차원이 다른 것이고, 이것이 단순한 기계적 스펙의 차이가 아닌 직관적 UX의 차이로 느껴지는 것이다. 이것이 아이팟과 옙의 시장지위의 차이를 설명하는 일부는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왜 광고를 하는가? 동창회 가면 폼도 좀 나야 하고 주변의 칭찬도 듣고 상도 받고 승진도 하고 연봉은 많이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러려면 그런 것을 좇지는 마시라. 광고를 즐기고 광고에 몰입하고 광고 자체에 열정을 쏟아 붓자. 그러면 그런 것들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자신이 업으로 삼고 있는 광고 자체를 순수하게 즐기고 광고에 몰입해 최고의 경쟁력을 자연스레 갖는 것, 이것이 광고회사의 정도경영이 아닐까 한다.

황보현
ECD | bo@hs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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