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 Calvin Klein OOH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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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vin Klein OOH  
 
 
  선택과 집중, Calvin Klein의 OOH 전략
조유비 | OOH팀
ubee@hsad.co.kr

시대를 꿰뚫어보는 패션으로 수십 년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캘빈 클라인처럼 우리의 옥외광고도 소비자를 꿰뚫어보고 그들의 삶과 어우러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가장 미국적인 패션 브랜드이자 미니멀리즘 패션의 대명사로 불리는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 중에서 캘빈 클라인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편안함을 추구하는 서민들의 생활복이었던 청바지를 섹시함을 어필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보이면 안 되는 것’이 통념인 속옷을 ‘보여주기 위한’ 속옷으로 바꾸어놓은 이 세계적 브랜드는 오랜 시간 향수와 액세서리 등으로도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캘빈 클라인이 이렇게 패션계는 물론, 대중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마케팅 능력과 일관성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덕분일 것이다.




‘대중적이지만 고급스럽게’,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캘빈 클라인은 패션이 단순히 옷이 아니라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매해 전체 광고비용의 70%를 옥외광고에 투입하고 있다. 이는 전국을 동일한 하나의 시장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특성을 파악해 그에 맞는 광고를 하겠다는 치밀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2010년에도 캘빈 클라인은 전통적인 4대 매체가 아닌, 보다 직접적인 접촉으로 소비자의 생활공간에 개입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캘빈 클라인이 단순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광고를 할까? 당연히 아니다. 누구나 다 알지만 저렴한 캐주얼 브랜드와 차별되는, 명품급의 브랜드로 확실하게 포지셔닝하는 것이 캘빈 클라인의 최대 과제이자 목표다. 따라서 파격적인 디자인이나 특이한 조형물로 이슈화시키기보다는 핵심 지역을 선정해 ‘센스 있는’ 미디어 믹스(Media Mix)를 하는 방법이 적합했다. 한 마디로, 서로 모순되어 보이는 ‘대중성’과 ‘고급스러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어디에 어떤 미디어를 선택하느냐가 중요했다.
우리는 한국의 ‘5th Avenue’라 불리는 청담동과 젊은 층의 소비가 많은 강남역에 집중했다. 많은 유동인구 소비자의 쇼핑성향과 구매력 등을 고려해봤을 때 이 두 지역은 최적의 장소였다. 여기에 국내에서 캘빈 클라인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린다는 부산 시내의 중심지, 서면 롯데백화점 앞을 마치 캘빈 클라인 존(Zone)처럼 만들었다. 사람들은 백화점을 출입할 때마다 캘빈 클라인의 이미지에 압도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부산의 랜드마크와 캘빈 클라인이 오버랩되면서 광고효과를 톡톡히 보는 것이다.
이렇듯 캘빈 클라인의 옥외광고는 철저하게 심플하면서도 도시적인 감각을 추구하는 소비층의 생활공간과 동선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Mark your spot’
2010년 봄, 캘빈 클라인은 새로운 언더웨어 라인 ‘캘빈 클라인 X’ 런칭을 맞아 4대륙 4명의 모델을 선보였다. <뉴문>의 배우 칼렌 루츠, <블러드문>의 배우 메카드 브룩스,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페르난도 베르다스코, 축구선수 나카타 히데토시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는 고민했다. 각자의 뚜렷한 개성과 이미지를 지닌 이들을 통해 어떻게 하면 보다 재미있게, 아이코닉(Iconic)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고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그 결과 전국 매장 포스터와 잡지뿐만 아니라 옥외광고에도 가히 최초의 대세라 할 만한 ‘증강현실’과 ‘QR코드’를 대대적으로 적용해 소비자에게 생생한 현장감을 주기로 했다.
그렇다면 ‘Mark your spot’, ‘자신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을 표출하라’는 캠페인의 슬로건처럼 캘빈 클라인 X가 대중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공간은 어딜까? 그 답은 쇼핑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고 상시 유동인구가 많은 ‘에어리어 마케팅(Area Marketing) 1번지’, 코엑스와 영화관이었다. 이는 구매접점에서의 광고효과를 노린 것인데, 어느 날 이곳을 지나가다 속옷 차림의 섹시한 모델과 마주치게 되고 그 남자가 내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온다면 ‘내 애인도 저렇게 섹시했으면… 그에게 사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만하다.

‘Impact’
이렇듯 상반기에는 언더웨어 캠페인을 통해 캘빈 클라인만의 모던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하반기에는 캘빈 클라인의 액세서리와 언더웨어 외에도 주력상품인 청바지의 매출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보다 큰 규모의 옥외광고를 집행했다. 그 키워드는 ‘임팩트(Impact)’였다. 서울의 중앙차로 쉘터에 대량으로 캘빈 클라인의 이미지를 분포시켜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는 한편, 강남의 빌딩에 대형 이미지 래핑을 실시함으로써 시각적인 ‘신선함’을 노렸다. 특히 강남역의 점프 밀라노 빌딩은 유동인구가 많을 뿐만 아니라 가시각이 좋아 광고 노출 효과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0년 캘빈 클라인 옥외광고가 막을 내렸다.





‘무엇을’보다는 ‘어떻게’ 광고하느냐
캘빈 클라인은 태생이 미국인만큼 광고도 지극히 미국적이다. 그래서 아시아,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광고안의 상당수가 검열의 벽을 넘지 못한다. 해외에서는 파격적인 광고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캘빈 클라인이 한국에서는 비교적 조용한 이유다. 이러한 환경에서 광고주의 니즈를 최대한 충족시키기 위한 키는 순전히 미디어 플래너의 역량에 달렸다. ‘무엇을’ 광고하느냐보다 ‘어떻게’ 광고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캘빈 클라인은 섹시함을 강조하는 브랜드이다. 하지만 진정한 ‘섹시함’이란 완전히 드러내는 게 아니라 보일 듯 말듯, 그러나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것이 아닌가. 캘빈 클라인의 옥외광고도 그렇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은근하게 스며들어 가장 매력적인 공간에서 만나는 것. 그래서 한 번의 접촉만으로도 강렬하게 기억되는 것이다.
시대를 꿰뚫어보는 패션으로 수십 년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캘빈 클라인처럼 우리의 옥외광고도 소비자를 꿰뚫어보고 그들의 삶과 어우러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이 초짜 광고장이는 오늘도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더 매력적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으니 앞으로 더 섹시해질 캘빈 클라인의 옥외광고를 기대하시라.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