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침대 위에서, 수업시간에, 편의점에서 사발면 면발을 불다가, 지하철을 기다리며, 화장실에서 힘을 쓰다가 OZ를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OZ Generation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들의 모습 그 자체에서 ‘We live in OZ’라는 슬로건이 탄생했다.
OZ Generation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했다. 그 전과는 완전히 단절된 새로운 생각과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이들이 무리를 짓고 군집을 이룰 때 우리는 이들을 ‘새로운 세대’라고 부른다.
OZ Generation :
[명사] 1. 세상 그 어떤 것에서도 구속 받지 않는 新인류.
생각·사상·취향·생활과 능력까지 이전 세대들이 가질 수 없었던
무한한 자유를 추구하고 누리는 세대.
2. OZ를 통해 세상을 자유롭게 사는 세대.
이것이 수개월 동안 타깃을 붙잡고 연구한 결론이었다. FGI를 수도 없이 하고 심층 인터뷰, 캐주얼 인터뷰(길거리·지하철·엘리베이터·클럽 헌팅 포함) 등을 하면 할수록 ‘이들은 정말 다르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누군가는 이것이 고전적이고 흔한 방법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많은 광고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쓰는 사람들과 쓰지 않는 사람들을 나누고 비교해 자신의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려는 노력들을 하니까. 요컨대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낡은 수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방법적으로 접근하지 않았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 OZ의 타깃 인사이트를 찾아 뻔한 데이터를 박차며 사무실을 떠나 거리로 나갔고, 그 결과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타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들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바로 이것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OZ Generation!’
OZ를 한다는 것
전에 없던 새로운 세대, OZ Generation은 여로 모로 과거와 다르다. 한 예로 OZ폰(OZ를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을 사용하는 X세대(35~49)는 ‘궁금하다’는 욕구가 촉발되어야 OZ를 통해 인터넷에 접근해 자신의 욕구를 해소한다. 아주 기초적인 ‘욕구해소형’이다(오주상사 ‘호주의 수도’ 편에서 이문식·유해진 씨처럼 간혹 내기로 변질, 발전되기도 함). 하지만 OZ Generation들은 그저 이유 없이 OZ를 한다. X세대는 꼭 할 얘기가 있어야 누군가에게 전화하지만, OZ세대는 ‘어디야-뭐해-밥 먹었어’로 이어지는 ‘무의미 3종 세트’를 시도 때도 없이 날려준다. OZ도 이와 같다. 책상에 앉아서 특별한 이유 없이 인터넷을 켜는 당신과 같이, 그들은 언제 어디서나(심지어 컴퓨터를 하다가) ‘생각’이나 ‘필요’에 앞서 OZ에 접속한다. 항상 네트워크에 접속되어 있어야 하는 이들은 이제 PC를 떠나 휴대폰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누린다. OZ를, OZ를 통한 자유를.
We live in OZ
독서실이나 학원 앞에 빙 둘러앉아 있는 청소년들을 관찰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간식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이성친구 얘기 시험 얘기 담탱이 얘기 등 이전 세대들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들 대부분이 얘기중이건 움직이는중이건 관계없이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그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이다. 문자 속 등장인물을 주인공으로 뒷 담화를 하기도 하고, 인터넷을 하며 뉴스 속 화제의 연예인을 도마 위에 올리기도 한다.
독서실 앞의 중고생에게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준(準) OZ Generation’이라고 자칭하는 우리 팀원들의 회의시간에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까. 어디 이뿐이랴? 우리는 침대 위에서, 수업시간에, 편의점에서 사발면 면발을 불다가, 지하철을 기다리며, 버스에 앉아서, 화장실에서 힘을 쓰다가 OZ를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OZ Generation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들의 모습 그 자체에서 우리 캠페인의 슬로건인 ‘We live in OZ’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6인의 Rising Star
‘OZ Generation’이라는 새로운 세대, 그리고 그들의 삶의 방식인 ‘We live in OZ’를 보여주는 이번 캠페인을 위해 ‘라이징 스타(Rising Star)’들이 필요했다. 한 달이 넘는 선정작업 끝에 6명의 OZ Generation이 탄생하게 되었고, 이들의 등장에 대한 세상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OZ내주위엔’편에서 귀여운 표정연기로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이연희는 접속자 수 300만 명을 넘어선 온라인 1인칭 데이트게임으로 모든 남성의 워너비 데이트상대 0순위가 되었다. 슈퍼주니어의 기범은 예전의 인기를 단박에 넘어섰고, 최아라는 아이스크림 소녀에서 벗어나 고맙게도 잘 성장해 준 모습으로 관심을 사로잡았다. 유승호는 누나들을 넘어 전 국민의 마음을 흔들며 ‘한류스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김범은 대한민국 최고의 라이징 스타로 평가 받는 자신의 위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점점 마니아층을 만들어 가고 있는 김민지, 그녀의 다음 편은 언제 나오는지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광고 벗기기
우리는 광고 속에서 브랜드를 강요하는 딱딱한 메시지를 제거하고 우리가 알아낸 새로운 세대의 일상의 단면(Slice of life)를 그려내는 데 집중했다. 광고를 위한 과장된 연기가 아닌, 생활 속에서 실제 있을법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보여줌으로써 젊은 세대들이 공감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소품이나 의상 하나에서부터 장소·화면의 톤까지 그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자 했다. 또한 흔히 숙제하듯 실행하는 IMC, 그러니까 타깃의 모든 접점에 저인망식으로 통합된 메시지를 늘어뜨리는 데에서 벗어나 이들이 즐길 수 있는 풍부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스마트하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 한다).
클래지콰이와 함께 캠페인 전반에 걸쳐 흐르는 노래를 만들고, 감각적인 뮤직비디오, OZ라는 가상세계를 소재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 <썸머워즈>, 온라인 1인칭 스타데이트 게임, OZ Generation 화보집, 온라인 구전 동영상, 스타퀴즈어택 프로모션 등을 통해 전체적인 캠페인의 완성도를 더하고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풍부하게 제공한 것이다. 그 결과 모델 캠페인에 관련한 수많은 이슈들이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자발적으로 생산되었으며, 모델뿐 아니라 그들의 의상·촬영장소·노래 등 세세한 부분에까지 열광하는 팬들까지 생겨났다. 또한 휴대폰 데이터서비스로서는 최단기간에 100만을 돌파했고, 이동통신사 최초로 대한민국 브랜드대상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쥐었으며 각종 광고제의 디지털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우리가 갑자기 ‘우리는 광고를 만들고 있는 게 아닙니다’라고 말한다면 분개할지도 모르겠다(당연하다. 당신은 지금 회사이름에까지 ‘AD’가 들어간 회사의 책자를 읽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는 당신의 기분과 상관없이 사실이다. 우리는 수개월간 광고장이가 아니라 사회학자이고 심리학자였으며 문화비평가였다.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가 바로 OZ Generation이었다. 문밖에 새로운 세대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며 그들과 더 선명히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고, 광고는 단지 그 결과 만들어진 보너스일 뿐이다. 능동적인 소비자들, 그들을 즐겁게만 해주면 그들은 자발적인 우리 광고매체가 되지 않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