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내 몸에 좋은 건강식품’ 이라는 인식의 강화를 위해 먹을거리 간의 비교에서 참치에 대해 열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그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게 되었다.
‘국민식품 동원참치’, 그러나 시장의 정체
지난 1982년 참치 캔을 소개하여 국내 먹을거리 문화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동원참치의 역사는 우리나라 식품산업 역사에서 중요한 성공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1982년 출시 당시만 해도 “참치도 먹나” 하며 소비자들이 참치 캔을 낯설어 했지만, 꾸준한 제품개발과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어느새 한국의 ‘국민식품’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또한 후발업체의 도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품질을 유지하면서 동원참치는 출시 이후 줄곧 점유율 75% 이상을 차지한 참치 캔의 대명사가 되었다. 지난 한 해(2007년)에만 2,570억 원 규모에 이르는 2억 1,000만 캔을 판매했는데, 이는 1초당 6캔이 판매된 놀라운 수치다.
25년간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친 적 없는 동원참치지만 미래의 모습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았다. 압도적인 브랜드 로열티와 시장점유율을 지닌 동원참치에게는 ‘경쟁력’이 문제가 아니라 ‘시장의 총 수요량’이 문제라고 할 수 있었는데, 참치 캔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수요 정체에 대한 우려가 불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시장정체의 원인은 몇 가지로 분석되었다. 우선 참치 캔 런칭 당시와 비교할 때 소득수준이 10배 정도 증가했고 웰빙 열풍 등 식품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크게 높아진 데 반해, 참치 캔은 소비자가 인식할 만한 변화가 없었다는 제품 측면의 문제점, 그리고 출시 당시에는 고급식품 이미지였으나 이제는 단순한 캔 중심의 편리한 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소비자 인식상의 문제점 등이 그것이다.
물론 동원참치는 그동안 새로운 맛을 첨가한 가미 참치 개발, 기름과 육질을 고급화한 프리미엄 참치 출시 등 꾸준한 제품 개발 노력을 이어왔다. 아울러 참치 수요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메뉴 제안 등의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펼쳐왔다. 하지만 단지 메이커[제품] 중심의 제한된 활동이라는 측면이 강한 반면, 참치 1위 브랜드로서 참치의 장점을 알리고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하는 새롭고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한 것이다.
‘참치 캔’에서 ‘몸에 좋은 참치’로
이러한 분석에 따라 기존의 메이커[제품] 관점이 아닌 소비자[욕구] 관점으로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했다. ‘참치 캔 이미지의 리뉴얼(Renewal).’ 즉 기존 소비자 인식상의 참치 캔을 ‘Low Grade의 Convenient Food’에서 ‘Good Food’로 바꾸는 것이다. 참치 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맛, 낮은 콜레스테롤, 담백함, DHA가 포함된 등 푸른 생선’ 등을 떠올리고 있었다. 이를테면 이들은 참치 캔을 참치 위주로 생각하면서 등 푸른 생선의 장점이 곧바로 참치 캔의 장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결국 이러한 참치의 장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소비자의 인식을 ‘캔’ 중심에서 ‘참치’ 중심으로 바꾸는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더불어 꾸준한 신제품 개발 등이 이어진다면 참치 캔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진시황·클레오파트라도 참치에 빠져들다
이러한 캠페인에서는 무엇보다 그러한 공감대를 형성케 할 만한 모델이 중요했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결과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의 일화와 함께 그 인물들이 참치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소비자의 폭 넓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선택한 인물이 바로 중국의 진시황과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 평생 불로초를 찾으며 불로불사의 꿈을 좇았던 진시황과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못할 게 없었던 클레오파트라야말로 참치의 우수성과 연관 짓기에는 최적의 인물이었다. 또한 이러한 모델 선정은 참치의 여러 장점을 타깃의 주 관심사 및 성향과 연계 분석한 결과이기도 했다. 즉 타깃을 크게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미용에 관심 있는 사람들’로 나눌 수 있다는 점까지 세심하게 고려한 역사적 인물 선정이었던 것이다.
광고촬영은 진시황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만리장성이 끝나는 지점인 중국의 청황도에서 진행되었다. 주인공으로 뽑힌 중국인 모델 가오 싱은 중국에서 배우로 활동하는 인물인데, 실제로 사극에서 진시황 등 황제의 역할을 자주 맡은 베테랑 배우. 특별 주문 제작한 황제 의상을 입고 만리장성의 성벽에 올라선 주인공은 실제 진시황처럼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광고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코믹한 장면 연출을 위해 감독이 처음의 위엄 있는 모습과는 달리 심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주문하자 꽤나 힘들어 하기도 했다. 클레오파트라 역을 맡은 모델 모니크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해외모델로, 클레오파트라의 이국적이면서 섹시한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 해변에서 진행된 촬영은 바람이 심하게 불어 스태프의 고생이 심했는데, 특히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모델은 바람이 불 때마다 추위보다도 날리는 옷을 추스르느라 무척이나 힘들어 하기도. 모니크 역시 백사장에서 한껏 멋을 부리는 장면을 찍다가 마지막 부분의 코믹한 장면을 위해 바다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손가락만 물에 담그고 몸을 부르르 떠는 오버액션(?)으로 촬영 분위기를 돋우기도.
지난 6월 온에어된 ‘진시황’ 편과 ‘클레오파트라’ 편은 광고의 독창성과 주목도, 선호도 면에서 경쟁사 대비 압도적 우위를 나타냈으며, 유머코드의 활용으로 20대 젊은 층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렇듯 소비자들에게 참치 캔의 가치 높이기 캠페인으로 사랑 받아온 동원참치 캠페인은 내년에도 독특한 소재와 크리에이티브로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러브마크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