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와 사자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슈퍼맨과 배트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하는 생각처럼 오래된 질문입니다. 다행히 호랑이와 사자가 사는 곳이 달라 모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도 합니다. 누가 힘이 더 세건, 우리는 때때로 호랑이가 되어야 하고 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힘이 센 호랑이는 사냥도 혼자 해냅니다. 늘 협동해서 사냥하는 사자와는 정반대이지요. 생물학적으로 보면 무수한 차이가 있겠지만, 크리에이터 관점에서는 이 차이가 가장 커 보입니다.
새로운 걸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내기까진 외로운 싸움입니다. 호랑이처럼 혼자 물고 늘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제작단계로 들어가고 완성도를 높일 땐 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사냥의 정확도를 위해 협동하는 사자처럼, 크리에이티브의 완성도는 혼자 해낼 수 없는 영역이니까요. ‘세상을 낯설게 하는’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작품을 보면서 그들은 완벽한 호랑이가 되고 사자가 되었음을 느낍니다.
오페라가 지하철로 간 까닭은?
재미있는 지하철 맵을 발견했습니다. 스톡홀름의 지하철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지하철 역 대신 ‘감정’에 관련된 단어들이 나열돼 있는 걸 발견합니다.
스톡홀름 로열 오페라는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지하철 맵을 빌렸습니다. 이 지도를 보고 ‘calm’역에서 ‘love’역으로 가고 싶다면 웹사이트 상단의 from에 calm을 입력하고 to에 love를 입력합니다. 그럼 그 경로에 따른 오페라 곡이 흘러나옵니다. 이들은 이 지도를 ‘Emotion Planner’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대중들에게 가장 친숙한 지하철 지도를 이용해 오페라를 가깝게 만드는 아이디어. 사람과 오페라 사이에 Fun이 생겼습니다.
오늘 기분에 따라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해 보세요. 이 지도는 당신에게 걸맞은 오페라곡을 들려줄 겁니다.
상상은 불가능한 것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상상은 늘 세상을 놀라게 합니다. 건축물이 건축물을 벗어나게 하고, 고정관념을 벗어나게 합니다.
2010 중국 상하이 엑스포에 눈에 띄는 건물이 세워졌습니다. 설명이 없다면 이게 건축물인가 싶을 정도로 새롭습니다. Heatherwick Studio가 세운 영국 전시관. 상하이 엑스포의 주제 ‘Better City, Better Life’와 맥을 같이합니다.
마치 거대한 고슴도치 같기도 한 건물은, 씨앗을 품고 있는 전시관입니다. 고슴도치 바늘처럼 생긴 막대 하나하나에 씨앗을 담았습니다. 이 막대들은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빛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변화합니다.
London’s Kew Garden Millennium Seedbank가 지구에서 나는 씨앗들은 보여주기 위해 세운 건물이지요. 그래서 이름도 Seed Cathedral입니다. 안에서든 밖에서든 그 상상력은 경이롭습니다. Cathedral 주변은 사람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인조잔디를 깔아 또 하나의 풍경을 만듭니다. 이렇게 멋진 공간, 상하이 엑스포를 들른다면 지나칠 수 없을 겁니다. 상상력이 뛰어나다면, 그리고 그 상상력을 받침 하는 완성도가 있다면 언제든 세상은 새로울 거라는 것, 이 작품에서 확인합니다.
가능한 불가능함
우리는 잘 모르는 영역이지만 세상엔 The Illusion Contest가 있습니다. 올해엔 재미있는 작품이 일등이 됐습니다. 일본 공학교수가 만든 impossible motion, ‘magnet-like slopes’입니다. 공이 마치 자석에 끌려가듯 높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중력을 무시하듯 위로 끌려가는 모습이지요. 어떤 그래픽 조작도 없다고 하니 더 의아한 현상입니다.
하지만 원리는 우리의 고정관념이었습니다.
카메라가 각도를 옮기자 그 비밀이 드러납니다. 늘 기둥은 수직으로 서있을 거라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는 작품입니다. 가운데 기둥은 가장 길지만 비스듬하게 설치해, 사실은 가운데가 가장 낮습니다. 우리의 고정관념으로 가운데가 가장 높아 보이고 공은 중력을 무시하고 있는 듯합니다. 광고하는 우리에게 이 작품이 무슨 상관일까 싶지만 ‘세상을 낯설게 하는’ 그 방법이 기발해 소개드립니다.
우리들의 낯선 자세를 기대합니다
요즘 전 세계는 아이폰ㆍ아이패드 열풍입니다. 더불어 기발한 앱스들이 인기를 끕니다. 인기가 독보적이다 보니 애플은 많은 무리수를 둡니다. 최근엔 Adobe가 만든 플래시 프로그램들을 모두 차단했습니다. 이에 Adobe는 애플을 공격하기보다 애플을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Adobe는 모든 대중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게 철학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합니다.
독보적인 애플은 끊임없이 세상을 낯설게 함으로써 독보적인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들의 싸움은 ‘낯선 것’들의 싸움이 될 거 같습니다. 그 낯선 것이 새로움으로 또 놀라움으로 이어질 때 승자가 가려지겠지요.
세상의 많은 아이디어를 공부하고 나누면서, 광고하는 우리들도 낯선 눈을 키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끊임없는 낯선 자세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