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2 : 히틀러를 위한 대중선동, 괴벨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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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현 |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jhkim0807@hanmail.net
서울대 불문과 졸업. 펜실베니아 대 석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문학박사. 한국광고홍보학회 편집이사 역임 등 언론/광고/PR 분야의 학회 및 단체 정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설득커뮤니케이션의 이해와 활용> <브랜드 자산관리> 등의 책을 썼다.
 
 


일반 대중들은 흔히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원시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선전은 항상 기본적으로 단순하며 반복되어야 한다. 지식인들이 이에 반대하더라도 이를 무시하고 모든 문제를 가장 단순하게 축소시키고 단순한 언어와 이미지로 끊임없이 반복할 여력을 지닌 자만이 성공적으로 여론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요제프 괴벨스(Joseph Goebbels, 1897?1945)는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89?1945)를 총리의 자리에 올려놓았고, 그의 내각에서 제국국민계몽 선전장관이자 ‘총력전’ 전권 위원이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열광적으로 히틀러를 숭배했으며, 그의 헌신으로 인해 국민들이 나치정권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역사가들은 괴벨스를 라디오 및 신문 등의 언론을 정치에 이용한 최초의 사람으로 기록하고 있다.

“친숙한 정보를 ‘진실’이라 믿게 될 것”
괴벨스가 사용한 선전선동 전술은 상당히 다양한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전술이 몇 가지 있다.
괴벨스는 언론을 국가의 직접적인 선전도구로 만들어 나치당이 뉴스의 일차적 정보원이며, 이에 호의적인 언론인만이 접근할 수 있음을 명확히 했다. 무엇보다 대중의 주의를 끌고자 가능한 선전 메시지를 재미있게 구성했다. 예를 들어 주의를 끄는 헤드라인과 그래픽이 있는 포스터·유명인사를 등장시켜 오락프로그램처럼 꾸민 뉴스가 그렇다. 또한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중계 등을 동원함으로써 1930년대 독일의 다양한 언론에서 나치당을 반복적으로 미화시켜 다루도록 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괴벨스는 PR회사를 고용하고, 레니 리펜슈탈과 함께 다큐멘터리 선전영화 <의지의 승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괴벨스는 특히 ‘선전이란 항상 기본적으로 단순하고 반복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즉 그는 일반 대중들이 단순한 메시지나 이미지·슬로건의 반복을 통해 세상에 대해 깨닫게 되고, 진실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보았다. 이는 ‘대중은 가장 친숙한 정보를 선호하며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는다’고 전제하는, 일반적인 설득이론에서 말하는 단순한 반복 노출 효과와 관련이 있다. 이에 대한 괴벨스의 말을 보자.
“일반 대중들은 흔히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원시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선전은 항상 기본적으로 단순하며 반복되어야 한다. 지식인들이 이에 반대하더라도 이를 무시하고 모든 문제를 가장 단순하게 축소시키고 단순한 언어와 이미지로 끊임없이 반복할 여력을 지닌 자만이 성공적으로 여론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감정과 본능에 호소하라”
괴벨스는 또한 쉽게 배울 수 있는 슬로건이나 용어를 사용해 대중들의 생각을 지배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지도자(fuhrer)’라는 단어는 오직 히틀러에게만 사용하도록 했으며, 민주주의를 보잘 것 없는 것처럼 낙인찍기 위해 바이마르 의회를 ‘쿠아셀부대(Quasselbude)’나 ‘수다쟁이’로 불렀다. 또한 유태인 고문·학살·약탈 등을 왜곡시키기 위해 “게슈타포는 시민들을 체포하는 게 아니라 ‘보호관리’하고, 사유재산을 훔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보관’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 죽음의 캠프 내의 건물들에는 ‘행복한 나이팅게일’, ‘장미정원’, ‘목욕과 호흡기구’등의 긍정적인 라벨을 붙였다.
이외에도 라디오를 ‘괴벨스의 입’이라 불릴 정도로 적극 활용하면서 국가보조금을 이용해 노동자들에게 값싸게 라디오를 보급하기도 했으며, 역사적 상징과 기념물 및 스포츠 경기장, 거대한 집회장소 등의 건축물 등을 폭넓게 이용해 제 3제국을 포장하기도 했다. 괴벨스는 또한 ‘거짓말은 처음에는 부정하고 그 다음에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에는 믿게 된다’, ‘이성은 필요없다, 감정과 본능에 호소하라’, 괴벨스는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위기를 성공으로 이끄는 선전이야말로 진정한 정치 예술이다’ 등의 선전 전술을 사용하기도 했다.
결국 괴벨스가 자신의 능력 이상을 발휘하여 막대한 선전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히틀러 스스로가 선전의 중요성을 알고 그를 전적으로 지지해준 것이 적잖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히틀러가 1차 대전에서의 독일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영국과 미국 정부의 선전이 놀라운 기술과 천재적인 계산 아래 이루어졌으며 이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음을 인정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따라서 히틀러는 괴벨스가 있었기에, 또 괴벨스는 히틀러가 있었기에, 그리고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뒷받침되었기에 그토록 강력한 선전선동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파울 요제프 괴벨스
(Paul Joseph Goebbels ,1897-1945, 독일)


1897년 독일 라인란트의 저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불우한 소년시절을 보낸다. 특히 소아마비로 인해 학창시절 내내 열등감과 모욕감을 느꼈고 병역까지 거부당한다. 이를 만회하고자 여러 가톨릭재단의 장학금을 얻어 1922년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독일문헌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926년 히틀러에 의해 나치당의 베를린 지구당위원장에 임명된다. 그 이후 독일 전역을 총괄하는 나치당의 선전감독관으로 임명되는 등 히틀러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독일 대중을 나치즘으로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다. 그는 히틀러가 자살한 후 히틀러의 뜻에 의해 제국의 총리로 임명되나 다음날 아내와 6명의 아이를 데리고 동반 자살함으로써 생애를 마감한다.


<참고문헌>

- Hitler, Adolf. (1925). Mein Kampt. <나의 투쟁- 아돌프 히틀러>. 서석연 역(1989). 범우사.
- Johnson, Paul (2001). Modern Times: The World from the Twenties to the Nineties.
  <모던타임스>. 조윤정 역(2008). 살림.
- Manvell, Roger & Fraenkel, Heinrich (1960).
  Doctor Goebbels: His Life and Death. Pyramid Books.
- Pratkanis, Anthony & Aronson, Elliot (2001).
  Age of Propaganda: The Everyday Use and Abuse of Persuasion.
  <프로파간다 시대의 설득 전략>. 윤선길· 정기현·최환진·문철수 역 (2005). 커뮤니케이션북스.
- Reuth, Ralf Georg (1994). Goebbels. <괴벨스 대중 선동의 심리학>. 김태희 역(2006). 교양인.
- http://windshoes.new21.org/person-goebbel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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