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2 : Contact Point - 소개팅과 IMC의 공통분모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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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진 | COMM.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 / hjkimc@hsad.co.kr
Media Planner라는 Specialist로 성장하기 위해 10년을 까먹고, Communication Generalist로 Transforming중인 미완성 인간체. 상식은 모르고 비상식만 아는 이상한 아이.
할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열혈 B형.
 
 


소개팅을 잘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Integrated Saw Getting’ 전략이 필요하다. 내 고객을 단순히 ‘학벌이 좋다, 집이 부자다’와 같이 누구나 아는 흔한 단어로 설명할 것인가, 아니면 그는 ‘홍콩에 자주 가더라고~’와 같은 묘한 여지를 풍기는 단어로 설명할 것인가? 이것은 What to say이며 How to say의 영역으로, AP와 CD의 몫이다.



‘미디어플래너’라는 직군으로 광고회사에서 첫발을 뗐던 99년에서 미디어전략연구소를 거쳐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에 배치 받아 연구소 업무를 시작한 09년까지 항상 나의 머릿속을 맴돌았던 그 단어, IMC.
도대체 ‘IMC’란 무엇인가? 어쩌면 코카콜라가 100년 전부터 해오던 마케팅 방식일 뿐일지도 모를 이 IMC에 우리는 왜 이렇게 압도당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것은 Y&R이 말하는 ‘Whole Egg’나, O&M이 말하는 ‘360° Communication’이나 ‘Marketing Orchestration’, Publicis의 ‘La Holistic Difference’ 등 같은 듯하면서도 다르다고 주장되는 개념들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 것일까?

IMC라는 부메랑

 89년 미국의 광고업협회인 4A(AAAA)의 발표내용을 보자. 여기서는 IMC를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전략적 역할을 살려서 계획된 포괄적 커뮤니케이션의 부가가치를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즉 각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을 종합적으로 엮는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명확하고 일관되며 최대한의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얻고자 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획’이라고 정의했다. 이에 대해 슐츠(Schultz) 교수는 91년 ‘IMC란 소비자를 구매행동에 이르게 하고 충성심을 유지시키기 위해 고객이나 잠재고객이 접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모든 정보원을 관리하는 과정’이라는 수정된 정의 안을 내놓았으며, 98년에는 ‘IMC란 소비자·고객·잠재고객·종업원, 그 밖의 모든 사내외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측정 가능하고 설득력 있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기획·개발·실행·평가하는 전략적 비즈니스 과정’이라고 정의가 추가됐다(강규철&차유철, 2008).
이 무지막지한 정의의 내용을 거두절미하고 핵심만 추리면 ‘통일된 광고커뮤니케이션 전략’이자 ‘체계적인 마케팅 관리 프레임’에는 틀림없다. 보는 관점에 따라 의미의 사용처가 다를 뿐이지 정의가 맞다 틀리다를 두고 갑론을박할 대상은 아닌 것이다. 어차피 IMC도 현장 전문가(Practitioner)들이 실무를 하면서 만들어낸 원형적 개념에 대한 needs를 학계가 체계화시켜 모델로 wants화한 케이스가 아닌가. 학계가 갈증을 느끼는 구체적 실행방법에 대한 needs는 결국 다시 현장 전문가들의 IMC 실천방법론이라는 wants로 되돌아오는 모습이다.
사실 광고회사는 IMC 실천을 위해 지난 20년간 몸으로 부딪히며 아웃풋을 내놓았다. 1990년대가 프로모션 전문조직의 발족이라는 조직개편을 통한 실무적 대응의 시기였다면, 2000년대는 그 동안 갈고 닦은 노하우를 모델화하고자 하는 연구가 꽃을 피운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하루 종일 학문과 연구에 매진하는 학계와 달리 실무에 허덕이는 광고회사가 모델화를 진행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덴츠(電通)는 참으로 대단한 회사임에 틀림없다.

덴츠의 ‘Crosswitch’
지난해 9월에 국내에 출간된 휘닉스컴의 신서 <크로스위치(Cross witch)>는 덴츠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Crosswitch’라는 IMC실천 모델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사실 필자가 Crosswitch를 처음 접하게 된 건 좀 더 이전의 일이다(명색이 연구원이라는 명칭을 달고 필자는 주기적으로 글로벌 광고회사의 동향을 주시하는 편이다). 2006년만 해도 ‘IMC ver. 2.0’ 이니 하는 각계의 모듈로, 혹은 개별 시스템의 모습으로 존재하던 그들은 2008년에 이르러 ‘이제 우리는 정리가 끝났어’를 선언하듯 ‘Crosswitch’라는 마이크로사이트를 오픈하며 위용을 드러냈다.
처음 그 사이트를 들어가 보았을 때 필자의 느낌은 ‘앗, 한발 늦었구나!’였다. 요즘 뜨는 ‘남보원’스타일로 ‘어떻게, 어떻게, 괜히 봤어’를 연발하고 싶은 심정이랄까.
사실 미디어플래너들은 모두 공감하는 내용이겠지만 그들이 내세운 ‘마음을 움직이는 도선 설계’라는 개념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타깃이 처한 상황적 변수(Context)를 고려하면서 최적의 접점을 찾아 시나리오를 설계한다는 것은 미디어플래닝 업계에 입문한 신입사원 OJT에나 나오는 ‘101’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다른 요인은 개념의 ‘단순명료화’와 개념의 ‘구체성’에 있다. 패트릭 바위즈(Patrick Barwise)가 <심플 베터(Simply Better)>에서 주장한 것처럼 단순함은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매력이다.
덴츠는 이미 2004년에 AISAS1라는 소비행동모델을 들고 나와 광고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언제나 한발 빠르다. ‘Crosswitch’를 만들어내기 위해 그들은 ‘덴츠 크로스미디어 개발 프로젝트팀’이라는 팀을 결성했다고 한다. 이 팀의 구성원을 보면 좀 더 놀랍다.
마케팅·크리에이티브·미디어·프로모션·인터랙티브·R&D…. 속칭 ‘전사 TF’인 것이다. 결국 광고회사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이 모두 모여 광고회사가 가진 모든 노하우를 쏟아 부은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말한다. 방법론이 아닌 사례(Case)로.
소개팅 컨설턴트 vs. 웨딩 컨설턴트
이쯤 하면 이런 의문이 들어야 한다. ‘뭐야 IMC모델이 미디어플래닝 모델이었어? 마케팅의 ‘마’자나 알고 하는 소리야?’ 물론 아니다. 하지만 필자가 광고회사 직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광고회사는 마케팅회사가 아니다. 마케팅의 거장 코틀러(Philip Kotler) 神께서 이미 점지해주신 바와 같이 우리는 4P의 지극히 적은 한 가지, 프로모션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는 회사다. 프로모션의 테두리 안에서 광고주의 브랜드와 소비자를 만나게 해주는 소개팅 컨설턴트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여 이 두 남녀를 소개팅 장소로 끌고 나오느냐를 고민하는 회사다. 때로는 뜻밖에 소개팅이 너무 잘되어 단박에 결혼하는 분들도 계신다. 하지만 그런 행운은 그렇게 매일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소개팅을 잘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Integrated Saw Getting’ 전략이 필요하다. 내 고객은 컨설턴트로 일하는 30대의 남자인데, 그를 소개할 표현을 단순히 ‘학벌이 좋다, 집이 부자다’와 같이 누구나 아는 흔한 단어에서 찾을 것인가, 아니면 그는 ‘홍콩에 자주 가더라고~’와 같은 묘한 여지를 풍기는 단어로 설명할 것인가?
이것은 What to say이며 How to say의 영역으로, AP와 CD의 몫이다. AP는 그가 가진 자산과 그녀의 성향을 분석해 무엇을 어떤 화법으로 말할지 결정한다. AP의 What to say 전략 하에 CD는 남자가 가진 자산 중 홍콩이라는 단어를 ‘감’으로 끄집어낸다. 여기서 AP는 다시 홍콩이라는 단어가 그녀의 문화권 내에서 ‘홍등가’를 연상하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것을 소비자 인사이트(Consumer Insight)라고 한다.
이제 미디어플래너는 그와 그녀의 생활반경 및 식성, 예산대역을 고려해 ‘그의 홍콩’ 컨셉트에 맞는 ‘압구정 공을기’ 같은 레스토랑을 추천한다. 물론 이 식당에 대한 추천은 전국 수많은 모니터링 요원에 의한 철저한 레이팅 관리 및 테마별 예산대역별 추천장소 시스템에 의해 리스팅된 데이터베이스에 근거한다. 직접 다 가보지는 못하지만 평판에 대한 관리를 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그들의 주 업무다(물론 홍콩이라는 컨셉트는 모르는 상태에서 단지 ‘청담동 모처’라는 플랜을 수립했다가 혼나기도 하지만). 또 최근에는 굳이 비싼 돈을 들여야 하는 레스토랑(TV)이 아닌 커피숍(케이블)에서 만나거나, 메신저대화(인터넷)를 먼저 해보고 만나게도 할 수 있다. 워낙 매체환경과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에서의 분위기 업을 위해 이벤트를 준비하거나 때로는 식사가 아닌 미술관 관람 도중의 자연스러운 만남, 우연히 스포츠경기장에서 소개해주는 방법도 있다. 이것은 BTL의 영역이다.
이 모든 소개팅 전략을 컨트롤하며 완벽한 전략으로 끌고 가는 것은 AE의 역량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전략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떤 장소 전략인가? 소개 메시지인가?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다만 소개팅계에도 트렌드가 있어서 요즘 고객들은 비전통적 메시지, 탈 전형적인 장소에서의 만남에 빠져있는 것 같기는 하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인사이트

 필자의 무식한 사견으로 볼 때 IMC모델은 늘 광고회사에 있어왔던 업무 프로세스다. 최근 매체환경의 변화로 크로스미디어를 위한 다른 모델을 개발해야 할 것처럼 여겨지지만, 내실은 우리가 계속 해오고 있던 일이며 이 일의 체계를 잡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변화한 것은 소비자 인사이트와 커뮤니케이션 트렌드이며, 이를 발견하는 방법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결국은 소비자를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만 연구하면 되는 것이다. 기존의 연구방법에 문제가 있으면 최근의 환경에 맞게 수정하고 최근에 부각된 면을 조명해보면 그만이다. 필자가 속한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는 회사 내에서 작은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우리가 그 동안 습관적으로 진행했던 모든 일에 브레이크를 걸고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손볼 곳은 없는지, 어떻게 하면 소비자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지, 우리가 가진 자산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차근차근 짚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 첫 번째 시도로 92년 광고회사 공동 컨소시엄으로 개발된 이후 대행사들마다의 이해 난립으로 점점 활용도를 잃어가고 있던 CPR2을 대폭 수정했다. 불황이 우리에게 준 기회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때마침 참여사들이 점점 줄어 2009년은 당사 단독 진행을 결정했던 시점이었다.
CPR이 아니더라도 외부 대체 자료가 풍부한 항목은 과감히 제거했으며, 뉴미디어 소비자‘의 소비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AISAS접점평가조사3’와 ‘미디어환경’ 조사를 신설했다. 또한 최근의 영어교육 열풍 및 다문화 가정 증가로 바뀌어가고 있는 소비자의 의식 변화를 읽어 내기 위해 ‘글로벌라이제이션’ 측정 항목을 추가했으며, 최근의 소셜미디어 환경에서 급변하고 있는 소비자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측정항목을 추가했다. 또한 내부 직원들이 손쉽게 DB를 분석할 수 있도록 유저 인터페이스를 개선한 분석 소프트웨어인 ‘CPR Navigator’도 오픈했다.
두 번째의 시도는 LATS4의 개선이다. 신규 광고물에 대한 크리에이티브 테스트 보고서로, 광고주 제공서비스 수준으로 생각되던 LATS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매월 생성되는 평가 자료들을 축적해 광고전략 수립의 규범(Norm)을 산출하기 위해 조사항목을 개선했으며, 기존의 비용대비 활용도가 떨어지는 Gang-Survey 형식을 탈피하고 온라인 서베이 형식으로 전환해 탄력성 및 효율을 높였다.
덴츠의 변화에 비하면 지극히 작고도 작은 변화이다. 하지만 그들의 변화도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을지 모른다. 가랑비에 옷 젖듯 차츰차츰 더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길 기원한다. 泰山不辭土壤, 河海不擇細流(태산불사토양 하해불택세류)라 하지 않는가!



주* 1) AISAS
1920년대에 Samuel R.Hall에 의해 주창된 심리변용모델인 ‘AIDMA’를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각색한 소비행동모델로, 2004년 일본 광고회사인 덴츠에 의해 주창되었다. 기존의 AIDMA에서 심리변용단계를 단순화하고 행동모델을 강화해 ‘A(Attention)-I(Interest)-S(Search)-A(Action)-S(Share)’라는 프로세스 모형으로 거듭났다. 인터넷이 몰고 온 커뮤니케이션 혁명 이후 소비자가 직접 정보를 수집(Search)하고 공유(Share)하는 과정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광고계에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계획 수립 시 반드시 참고해야 할 소비행동 모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 CPR
‘Consumer Profile Research’의 약자. CPR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제품소비 실태 및 구매행동상의 특성, 매체접촉 실태와 생활양식, 의식구조 등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통해 마케팅 및 광고전략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92년에 광고회사 공동 컨소시엄으로 시작된 애뉴얼 소비자 트래킹 조사 자료이다.

3) AISAS 접점 평가 조사
AISAS와 같은 소비행동 프로세스별로 브랜드가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접점(Touch-points)을 찾기 위한 평가모델로, HS애드에 의해 자체적으로 개발된 조사 방법이다.
제품군별로 소비자들의 브랜드 결정 방법은 어떻게 다르며, 언제 어떤 접점에서 브랜드를 기억하고 구매 니즈를 느끼며, 어떤 경로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매장에서는 무엇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며, 구매 후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평균적 경향성의 정량적 판단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2009년은 첫 케이스로 저관여/고관여 제품의 소비행동이 다를 것이라는 전제를 갖고 당사의 주요 광고주를 중심으로, ‘휴대폰/노트북/양문형냉장고/승용차/맥주/샴푸/ 라면’의 7개 제품 카테고리에 대한 조사가 CPR에 탑재되어 실시되었다.

4) LATS
LATS는 당사 신규 광고물에 대한 소비자 사후 테스트 조사로 크리에이티브 전략에 대한 평가 및 개선점 도출을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매월 신규 건 및 신청 광고주에 한해 진행되는 조사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