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보면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브랜드를 따르는 트위터 사용집단은 일반 대중에 비해 비교적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접근하기 쉬운 단일화된 소비자 집단으로 보인다.
미국에 불고 있는 트위터(Twitter) 열풍
얼마 전 평소 즐겨 찾는 인터넷 신문 기사 중에 눈에 띄는 내용이 있었다. “영화배우 데미 무어 채팅으로 자살기도 여성 목숨 구해.”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블로그 사이트인 트위터 (Twitter)에서 팬들과 채팅을 하던 데미 무어가 캘리포니아 주 샌호세 에 살고 있는 그녀의 팬인 한 여성의 자살 시도 계획을 트위터를 통해 알고 난 후 남편인 영화배우 애쉬튼 커처와 함께 인근 경찰서의 도움으로 그 여성의 자살기도를 막았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내용을 읽던 중 가장 먼저 머리속에 떠오른 궁금증은 도대체 트위터가 뭐길래 일반인의 자신의 자살시도 계획 같은 지극히 사적인 내용까지 할리우드 스타의 귀에까지 들어갈 수 있었을까 였다.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적거려보니 의외로 이 트위터 라는 사이트가 미국인들 사이에선 최근 화제가 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사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몇달 전부터 주변에 있는 미국인 동료들과 친구들이 ‘트위터 해봤냐?’ 혹은 꽤 괜찮은 듯 한데 한번 시도해 보라고 권했던 기억이 있었지만 몇년전부터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얻은 페이스북 (Facebook)이나 마이스페이스 (Myspace) 같이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중의 하나이겠거니 하면서 그냥 흘러보냈던 기억이 떠올랐다.
트위터 란?
‘트위터’는 ‘새의 지저귐’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다. 20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에반 윌리엄스와 비즈 스톤에 의해 시작된 트위터는 일종의 인터넷 단문 메시지 송수신서비스로, 사용자들끼리 서로의 일상과 생각 등을 140자 이내의 문자로 주고받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사용자가 자신의 아이디를 이용해 트위터에 단문으로 업데이트하면 이 사용자의 업데이트를 읽는 1촌들이(Follower)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를 받아 보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싸이월드의 1촌 개념처럼, 개인 사용자의 근황을 알기 위해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1촌들의 집단으로 구성된 트위터는 사소한 개인의 사생활에서부터 지구촌 반대편 나라에서 일어나는 분쟁소식과 같은 최신 뉴스까지 다양한 정보들이 거미줄처럼 촘촘히 연결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요컨대 트위터는 메신저의 실시간 채팅 기능과 휴대폰 문자 메시지, 그리고 싸이월드와 같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의 모든 기능이 결합된 21세기형 소셜 미디어인 셈이다.
얼핏 보면 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시시콜콜한 개인사로 가득할 것 같은 이 웹사이트에 최근 들어 마케팅 전문가들의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트위터에 많은 마케팅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연예인, 정치인, 경제계 인사 등을 포함한 다수의 유명인과 정부 기관들이 바로 트위터의 가장 큰 지지자 라는 점이다<표 1>. 가장 대표적인 예로 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트위터를 이용해 선거 운동원들과 연락을 취하며 적극적인 선거유세를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미국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역시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해외순방 일정 등을 업데이트하면서 그를 따르는 지지자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러한 트위터에 대한 사랑은 백악관을 비롯한 다양한 미국 정부기관들과 정치인들의 트위터를 이용한 홍보를 통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보면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브랜드를 따르는 트위터 사용집단은 일반 대중에 비해 비교적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접근하기 쉬운 단일화된 소비자 집단 보이는 것이다.
둘째는 트위터의 빠른 성장에 원동력이 된, 30~40대 트위터 사용자들에 있다. 최근 발간된 퓨 인터넷 리서치의 (http://www.pewinternet.org) 트위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11%가 트위터 서비스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또한 닐슨 넷뷰 (Nielsen NetView)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47만 5,000명에 지나지 않던 트위터 방문자수는 1년 사이인 올해 2월 무려 지난해 대비 1,382퍼센트나 증가한 700만명으로 증가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표 2>.
오바마·힐러리 클린턴은 트위터 애호가
트위터의 이런 빠른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집단은 기존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의 주 사용자 집단인 10~20대 젊은 사용자들 뿐 아니라, 흔히 아줌마 아저씨 부대로 불리는 30~40대 사용자들이다. 닐슨 넷뷰 통계 자료에 따르면 35세 이상의 트위터 사용자들은 전체 트위터 사용자 수의 약 65%에 달한다<표 3>. 특히 나이 35세 이상의 트위터 사용자들은 주로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연령대의 소비자로서, 다른 연령층에 비해 구매력이 높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 또한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아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에게는 항상 중요한 소비자 집단으로 여겨져 왔다.
마지막으로 트위터가 마케팅 전문가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들 트위터 사용자 대부분이 휴대폰이나 무선인터넷 등의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트위터에 접속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사이버 문화학자인 하워드 라인골드는 2002년 발간된 그의 저서 <참여군중 (Smart Mob)>을 통해 각종 디지털 기기로 무장한 새로운 군중의 출현에 대해서 예언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발매된 3세대 아이폰의 등장 이후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이들 스마트 폰 사용자들이 기업의 마케팅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요한 소비자 집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흔히 디지털 유목민(Digital Nomads)으로 불리는 이들 소비자 집단은 휴대폰·PDA·노트북 등으로 무장하고 장소를 막론하고 어느 곳에서나 무선 인터넷 등의 디지털 기기를 통해 각종 정보를 얻고 이렇게 얻어진 정보를 다른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한다. 1944년 미국의 사회학자이자이자 매스커뮤니케이션 학자인 폴 라자스펠트 (Paul Lazarsfeld)는 정보의 이단계 흐름 (Two Step Flow of Information)이라는 이론을 통해 우리 사회의 정보들이 오피니언 리더라고 불리는 사람들에 의해 간접적으로 대중들에게 전파, 확산 된다고 했다. 오늘날 트위터 사용자들은 바로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로 누구보다 먼저 빠르게 새로운 정보를 디지털 기기를 통해 얻고 유통시키는 역할을 한다.
퓨인터넷 리서치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트위터 사용자들의 약 76%가 PDA·스마트폰·노트북을 통한 무선인터넷 접속으로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이른바 디지털 유목민들로, 마케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들 디지털 유목민을 이용한 일반 소비자 대상의 마케팅 전략 수립에 대한 논의가 이미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한인 주방장의 트위터 마케팅을 벤치마킹
페이스북이나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기존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에 비해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트위터의 빠른 성장과 치솟는 인기에 많은 기업들의 관심을 받고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성공한 마케팅 사례로 각광 받는 것은 미국 LA지역에서 실직한 한인 주방장이 시작한 이동식 타코 (Taco) 체인점인 코기 (Kogi) 이다.
미국인들이 즐겨먹는 멕시코 음식인 타코에 한국식 불고기를 접합시킨 코기의 타코는 저렴한 가격, 신선한 재료, 그리고 트럭을 이용한 기동성을 바탕으로 LA 시내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신선한 재료와 차별화된 맛이 코기의 주요 성공비결 중 하나이지만 코기의 성공이 마케팅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트위터를 이용한 코기의 새로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있다.
주로 목이 좋은 건물이나 식당들이 밀집한 곳에서 영업을 하는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되도록 하며 고정된 영업장소가 없는 단점을 두 대의 이동식 판매차량을 이용한 영업방식으로 극복하고 있다. 여기에 매 시간 코기의 마케팅 담당자가 코기의 이동식 판매차량이 다음에 이동할 장소를 미리 고객들에게 트위터를 통해 공지하면 고객들이 미리 정해진 장소에서 코기의 이동식 판매 차량을 기다리는 방식의 독특한 영업방식을 채택했다.
이렇게 기존의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퍼져나가기 시작한 코기의 인기는 트위터 네트워크 밖에 있는 소비자들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어 매번 코기의 이동식 판매차량이 세워진 곳에는 수백명의 인파가 몰리고 있다고 한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트위터 마케팅 사례로는 미국 최대의 컴퓨터 회사인 델(Dell)을 들 수 있다. 다른 기업들에 비해 일찌감치 2007년 초창기에 트위터 마케팅에 뛰어든 델은 트위터를 통해 매일 신제품 정보에서부터 시작하여 트위터 사용자 전용 할인쿠폰에 이르기까지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하면서 일찌감치 1만 5,000명이 넘는 고정팬들 확보했다. 이후 지난 2008년 12월에는 이들 트위터 고정팬들에게 델의 온라인 할인매장(Dell Outlet)에서 최고 20%까지 싸게 컴퓨터를 구입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나누어 준 결과 보다 많은 수의 새로운 고정팬을 확보 했을 뿐만 아니라 3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용자 성향 파악 선행되어야
최근 들어 델이나 코기의 성공을 본받아 <포천>선정 500대 기업을 비롯한 대기업뿐 아니라 개인 사업자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업들이 트위터 마케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기존의 매스미디어 광고를 이용한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비해 트위터를 이용한 틈새시장 공략은 상대적으로 작은 마케팅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치밀한 사전조사와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 없이 무작정 트위터에 진출하는 기업에게는 기업의 이미지를 반감 시킬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이런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먼저 트위터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이와 더불어 새로운 소비자 집단인 트위터 사용자들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모바일 디지털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거미줄처럼 연결된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고 유용한 최신 정보를 얻고자 하는 디지털 유목민들에게 트위터는 가장 이상적인 매체인 한편, 기업에게는 무한한 소비자의 욕구를 한발 먼저 알아 낼 수 있는 효과적인 매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