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06 : “와인 한잔 함께 하실래요?”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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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cyclopedia _ WINE
   김경열 | 방송미디어팀 부장 / kykim@hsad.co.kr
개인적으로 나는 다양한 술 중에서 와인이 광고와 제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의 보이는 결과물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만 그 제작과정에 담겨있는 노력,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들, 그리고 깊이 알려고 할수록 점차 깊은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는 점 등…. 그래서 난 와인을 좋아하고 광고를 사랑하는 것 같다.
 
“와인 한잔 함께 하실래요?”
 
 

광고회사 성격상 술과는 인연이 깊다. 대부분 일이 사람과 만나고 부대끼며 싸우고 화해하고…의 반복이다 보니 광고와 술은 떼어 놓으려 해도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워낙 술이 약하다 보니 회사생활에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술에 대해 공부를 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 술과 조금 친해지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 첫 시작으로 와인 스터디 모임에 가입했다. 요즘에는 와인 책 몇 권도 읽어보는 등 본격적인 와인 공부를 하게 되면서 실제로 술이 점차 좋아지기 시작했다.

# 1 왜 와인을 알아야 하는가?
와인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인류역사 시작과 동시에 마시기 시작했다고 한다. 책에 따라서는 세계 최초의 음료라고까지 한다. 성경책에 “노아(그 노아의 방주의 주인공)”가 와인을 마시고 취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이다. 게다가 하나님께서 와인은 내 피라고까지 말씀 하셨다 보니 서양에서는 와인은 술 이상의 가치를 가지게 되었고, 사실상 서양 역사와 문화의 한 부분이 되었다. 특히 1820년대 와인에 알코올 성분이 발견(?)되기 이전까지는 물과 거의 동일한 취급을 받았다고 하니 와인은 유럽의 생활필수품으로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함께 해 왔을 것이다. 이 때문에 나는 서양문화의 절반은 기독교 문화이고, 그 중 또 절반은 와인의 문화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와인을 쉽게 이해하기
와인은 어렵다?
와인의 종류는 또 엄청나게 많은데 어떻게 구별하라는 말인가? 게다가 주변에 와인을 아는 사람이 없어서 물어 보기도 어렵다. 이래저래 결국 와인을 시작도 하기 전에 너무 어렵다고 포기해 버리고 만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자.
소주의 경우는 너무나 자주 마시다 보니 사람에 따라서는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쉽게 구별해 내고, 심지어 참이슬 안에서 이천공장과 청원공장 제품까지 구별해 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 소주 마시는 것의 10% 노력만 와인에 투자한다면 와인을 쉽게 배울 수 있다. 아마 와인은 처음 접할 때 배우기 쉽지만 깊이 파고들면 한없이 깊어지기 때문에 이야기가 잘못 와전된 것 같다.
처음엔 도서관, 인터넷에서 가벼운 글을 읽어 보자.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을 구별 해보는 것을 시작으로 분홍색 로제와인과 스파클링와인(샴페인)도 구별해 보자. 그 다음에는 품종별로 ‘카베르네 소비뇽’과 ‘멜롯’을 구별해 보자. 이렇게 조금씩 단계를 거쳐보면 언젠가 내가 와인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몸에 가장 잘 맞는 온도, 14도?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어서 믿거나 말거나인데, 많은 사람들이 맥주는 너무 싱겁고 소주는 너무 진하다고 하면서 폭탄주를 만든다. 5도와 20도가 섞이니 폭탄주는 결국 대략 14도 수준이 된다. 바에서 위스키를 언더락(Under Rock)으로 마시는 것도 대략 14도이고, 백세주 같은 전통주도 14도 전후가 가장 많다고 한다. 이는 곧 사람에게 가장 잘 맞는 도수는 36.5도 다음으로 14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물론 와인도 14도이다.

#3 와인에 대한 잘못된 상식
와인 마실 때 꼭 서양 매너를 지켜라?
와인을 잘못 배운 사람은 와인 마실 때에는 외국 매너를 강요한다. 그러면서 같은 외국에서 들어 온 맥주와 양주는 오히려 우리나라 매너를 강요한다. 이럴 수가…. 참고로 소믈리에거나 와이너리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꼭 와인 잔의 다리를 잡을 필요는 없다. 상식선에서 편하게 잡으면 된다. 옛날에 유럽의 소믈리에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던 우리나라 소믈리에들이 국내에서 와인 매너를 소개하면서 마치 모든 사람이 꼭 그래야 되는 것처럼 와전되어 버렸을 뿐이다. 갸우뚱 하신다면 지식검색 한 번 찾아보시라. 세계 각국의 대통령들이 만나서 건배 하는 사진이나 와인 관련된 영화를 보면 와인 잔의 다리보다는 몸통을 잡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아이러니컬하게도 사진 속의 우리나라 대통령은 항상 와인 잔의 다리를 잡고 있다.)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
프랑스 사람들은 고기를 좋아하면서도 유럽 내에서는 장수국가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와인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하는데, 실제 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없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입소문을 막을 수는 없었는지 최근 웰빙 바람이 불면서 전 세계가 와인을 건강식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와인도 술이다. 과음하면 다음날 분명 머리가 아플 것이다).

와인도 양주이니 바에서 키핑(Keeping)이 가능하다 ?
17% 이상은 바이러스가 살지 못해서 소주·양주는 뚜껑을 열어놓아도 몇 개월은 유지되지만 17% 이하는 금방 상한다. 그래서 와인이나 맥주는 3일을 넘기기 쉽지 않다. 결국 하루 이상의 키핑은 불가능하다. 

 # 4 광고와 와인
전지현이 유명해진 이유 중에 하나가 포도밟기를 하면서 섹시한 춤을 추었기 때문이란다. 그 이후 일약 스타가 되면서 승승가도를 달렸단다. 전지현이 밟았던 포도로 만든 와인은 지금 어디 있을까? 최근 안성기는 LG전자 싸이언의 와인폰 광고를 찍었다. 그 근엄한 빛과 안성기 씨는 정말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라고 생각된다.


Wine Maketing
와인 중에서는 마케팅으로 크게 성공한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샤토 탈보는 히딩크가 좋아하는 와인이다, 빌라M은 여자 작업용 와인이다, 1865는 18홀에 65타를 치라는 골퍼들의 와인이다’등등·이들은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인기를 얻었다. 아주 옛날 샤토 무통 로췰드이라는 와인의 경우에는 포장에 피카소·샤갈과 같은 유명화가 그림을 넣어 포장디자인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든 적도 있다. 최근에 백화점에 갔을 때 ‘신의 물방울 14권에 나오는 와인’이라며 파는 것도 봤다(잘하면 이런 식으로 ‘만화책 PPL’이라는 새로운 시도도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와인도 광고, 마케팅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얻는 모양이다.

<신의 물방울> 이야기
<신의 물방울>작가는 “<신의 물방울>은 와인만화가 아니라 와인을 소재로 한 추리만화이며, 자신은 한류를 사랑하는 평범한 주부”라고 말한다. 그래서 혹 자신에게 드라마 캐스팅 권한이 주어준다면 주인공 간자키 시즈쿠 역에는 송승헌을, 상대방 토미네 잇세 역에는 배용준을 캐스팅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에 배용준이 <신의 물방울> 드라마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으니 작가의 소원 중 1/2은 이루어진 것이다. 방송국에 관한 일을 하는 나에게도 직업상, 취미상 모두 관계있는 일이어서 나름 즐거운 소식인 듯하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