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시장의 중심에 있는 소비자의 변화가 ‘극적’이라는 표현을 쉽게 사용할 정도로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변화를 ‘MSI(Marke-ting Science Institute)’에서는 ‘연결된 소비자(Co-nnected Customer)’라는 표현으로 말한다. MSI에서는 현장의 마케팅 담당자를 대상으로 마케팅 이슈에 대한 조사를 통해 그 결과를 격년으로 발표하고 있다.
<표 1>은 격년으로 실시된 결과를 요약한 것으로, 이를 통해 ‘융합’, ‘IT기반 변화’, ‘감성’이라는 세 개의 핵심 키워드를 추출하고, 그러한 상황에 처한 소비자를 ‘연결된 소비자’라 명명했다. 격리되었던 다수의 소비자들이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과 시장의 세계화에 따라 커뮤니티를 형성해 가고 있으며, 지금 이 시점에도 분화가 진행되고 있다.
소비자 주권이라는 말이 과거 산업사회에서 산업이 주도권을 갖던 시기의 기업의 논리라고 한다면, ‘연결된 소비자’는 정보사회에서 과거 정보의 불균형 상황을 극복하고 정보에 접할 경로를 마련함에 따라 주도권을 확보한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고객들은 전통적인 대량 마케팅뿐만 아니라 1:1마케팅 또는 다(多)대다 마케팅 기법을 통해 공급자와 또 그 경쟁사와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접점의 변화는 대량생산과 대량 마케팅을 전제로 한 이전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는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또 인터넷을 통해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집단들이 국경을 초월하여 연결되어 있고, 개인행동에 대한 집단과 사회적 관계의 영향력과 속도가 증대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제3의 정보제공자와의 연결을 통해 기업보다 많은 정보를 획득함으로써 시장의 투명성을 증가시켰고, 고객만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하였다.
그런 한편 인터넷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의 발전에 따른 다양한 미디어의 개발과 융합을 통해 기업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상황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990년대의 전통 미디어의 통합을 주장한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s; 이하 IMC)가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최근의 시점에서 재통합을 요구하고 있으며, 고객 접점에 대한 도달에서 질적인 차원이 강조되기도 한다. 또한 기존 미디어와 뉴미디어를 순수하게 고객 접점의 차원에서 접근하고자 하는 '미디어 중립적 플래닝(Media Neutral Planning, 이하 MNP)'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전통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만으로는 기업이 원하는 성과를 얻기 힘든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2. 기술의 발달과 뉴미디어
<표 2>는 기술의 발전에 수반한 미디어의 변화와 중심가치, 그리고 특징을 정리한 것이다. 15세기 이전까지 인류의 역사는 이렇다 할 변화 없이 지내오다 인쇄술의 발전을 통해 급격한 사회상의 변화를 경험했다.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오면서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미디어가 출현하면서 인류의 생활을 변화시켰다. 1980년대 컴퓨터의 개발로 쌍방향적인 미디어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1990년대 인터넷의 출현과 확산이 진정한 의미에서 쌍방향 미디어의 출현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지난 20년 동안의 변화가 전 인류가 그 이전에 경험한 변화보다 많다고 하는 격변의 시기로 들어서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과 미디어의 출현은 시대별로 광고회사의 역할을 변화시켜왔다. 원시적인 형태로 브랜딩을 본다면 광고는 고대 이집트에서 자기 이름으로 벽돌을 만들었던 제조공에 이르기까지 범위를 확대해 볼 수 있다(Farquhar 1989). 그러나 ‘광고 매체로서 벽돌’은 제한적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기를 광고의 태동기로 보는데, 이 시기는 19세기 중엽까지 계속되었다. 20세기 전반 라디오가 출현하기 이전에는 광고회사의 역할은 출판사의 대리인으로서 매체판매가 중심 역할이었다. 라디오가 출현한 1920년에서 1930년대에 이르는 기간은 라디오라는 뉴미디어가 광고회사의 중심업무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광고는 1950년대에 절정에 도달했는데, 대중으로의 전달을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소수의 주요 네트워크 사업자의 발전으로 촉발되었다. 또한 매스미디어는 대량생산된 제품들을 위한 매스 오디언스를 형성시켰다. 1960년대는 별다른 변화 없이 광고 담당자가 영업의 역할만을 수행하던 시기였다.
이어서 1980년대 기업에서 마케팅 기능의 강화로 대행사 내 AP의 기능이 추가되었으며, 광고회사는 고객사의 마케팅 파트너로서의 기능을 담당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매스미디어는 더 이상 매스 오디언스에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소비자들은 제품에 더 많은 고객화를 요구하거나(이 제품에서 서비스가 주요 부분을 차지함) 유연 생산 시스템을 통한 상품을 요구하는 상황으로 변화되었다(Rust and Oliver 1994).
이후 크리에이티브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1990년대 크리에이티브 기능을 중심으로 다수의 광고회사가 생겨났고, 미디어 환경이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면서 분리된 형태의 미디어 구매회사들이 90년대 중반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에 이르러서는 미디어의 극심한 분화에 따라 미디어 기능이 대행사의 중심을 차지하게 되었는데, 이는 크리에이티브를 통한 추가적인 효율 향상보다는 미디어 집행 부분의 정교화를 통한 효율성 증대가 더 크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시사점은 <표 2>에 나타난 기술의 발전과 미디어를 연도별 광고회사의 역할과 대비시켜 보았을 때 새로운 기술이 골격을 이루고 그 주변에 광고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최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서 광고산업의 ‘극적인’ 변화는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3. 21세기 마케팅의 주요 이슈
광고산업의 이해를 위해서는 우선 광고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마케팅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은 광고산업이 극심한 혼란에 처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케팅 커뮤니티 역시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커뮤니케이션 믹스 기법과 전략 입안 과정에서 시장에 도달하는 경로와 같이 미디어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 부족에 기인한다. 또 다른 이유는 미디어 의사결정이 세분화나 포지셔닝의 주변에 처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하면 실제로 미디어 의사결정은 플래닝 과정의 최종 단계에서 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Tapp 2005).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커뮤니케이션 계획 수립과 평가에 관한 보편적인 체제(Framework)뿐만 아니라 일관되고 분명한 방법론을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흔히 인정된다는 점이다(Acheson 1993). 더 저렴하며 고도로 타깃 지향적인 선택이 풍성해지고 매스커뮤니케이션의 감소에 의한 미디어 영역의 변화는 더욱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플래닝과 평가방법, 그리고 수단에 대한 필요성을 증가시켰다(Billet 2002; Smith and Taylor 2002).
1990년대의 초, IMC 개념의 도입 이래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변화의 단면은 통합에 따른 지각되는 편익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분화되고 단편화하는 세분시장에 대응해 많은 브랜드와 대행사들이 관행을 재구축하는 것과 같이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에 들어서서는 미디어 중립성을 점차 강조해나가고 있다(Tapp 2005). 그 결과 통합적 마케팅(Integrated Marketing)개념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경우에 따라 이는 Schultz와 Kitchen (2000)이 표현한 바와 같이 재무적 전략적 통합을 포함하는 4세대 IMC를 칭하는 것일 수도 있으며, 또는 IMC와 CRM 분야를 혼합한 커뮤니케이션 지향적인 접근법일 수도 있다(Kitchen et. al. 2004; Iacobucci and Calder 2003). 대안적으로는 Jenkins와 Sain(2004)의 정의에서와 같이 모든 이해 관계자를 대상으로 일치되고, 유지 가능하며, 높은 가치를 지닌 차별적 브랜드 경험을 개발하는 조직 전반에 걸친 시너지를 포함하는 보다 큰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통합적 마케팅은 이해 관계자를 위한 독특한 가치의 조직 전반에 걸친 최적화로 요약될 수 있는데(Jenkinson 2006), 통합적 마케팅 개념 하에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과거 ATL을 담당했던 전통 광고회사와 BTL을 담당했던 DB 마케팅 회사 간의 구분도 그 의미가 희석되게 된다. 광고주의 커뮤니케이션 자원을 놓고 경쟁한다는 측면에서는 서로 다른 기능이라고 볼 수 있지만, 효율성을 추구하는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두 가지 분야의 통합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4. 21세기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의 과제
앞서 살펴본 21세기의 마케팅이 통합적 마케팅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의 과제는 IMC와 MNP으로 집약된다.
1950년대 레오버넷은 “광고캠페인을 수립하는 경우 계획에 관련된 사람은 광고 자체뿐만 아니라 점포, 서비스 센터, 쇼룸, 발권창구, 또는 영업사원이 방문하는 경우 등 제반 상황의 구조와 사고에 대해 정신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을 통해 IMC개념을 제시했다.
그리고 1990년대 Schultz등이 정의한 내용을 거쳐, 최근의 AMA에서는 IMC를 제품·서비스·조직에 대한 고객 및 잠재고객이 접촉하는 모든 브랜드 접점이 장기적으로 일관되며 적절한가를 확인하기 위해 고안된 플래닝 프로세스로 정의했다. 1990년대의 IMC가 ATL에 국한되었다고 본다면 AMA의 IMC에 대한 정의는 ATL과 BTL을 망라하여 모든 소비자와 브랜드간의 접점을 다 포괄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AMA의 정의에서 ‘모든 브랜드 접점’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MNP 개념이 도출될 수 있는데, 커뮤니케이션 플래닝의 중립성과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에 대한 기업 측면에서의 관점의 변화를 배경으로 한다. MNP는 소비자와 브랜드, 그리고 미디어 간의 핵심관계에 대한 세부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효율중심적인 관점에서 ATL과 BTL을 통합하는 것이다(O'Regan 2003). 여기에서 ‘미디어 중립성’이란 기업이 처한 특정한 상황, 특정한 시장, 특정 시기에 근거해 사용 가능한 개별 미디어 모두를 잠재적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미디어의 결정은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변화되며 기존의 미디어 관행에 따른 의사결정을 지양한다(Tapp 2005).
5. 21세기 광고회사와 Hybrid Solution
처음에 TV가 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서 교육용 이외로는 사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처음에 인터넷이 사용된 것은 과학자들의 연구 목적이나 군사적 목적이었다. 처음에 인터넷 광고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실패했을 때 인터넷에서 사업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보면 그러한 우려가 모두 기우에 불과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의 발전은 기존 미디어와 새로운 기기가 결합해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으며, 그러한 진화가 어디에서 멈출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된다.
앞서 통합적 마케팅 개념이 마케팅 커뮤니티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그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도 IMC와 MNP를 중심축으로 변화된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21세기가 요구하는 광고회사의 요건은 변화된 마케팅 패러다임에 따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4대 매체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소비자 접점과 관련된 모든 채널을 수용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LGAd는 지난 4월 1일자로 HSAd로 이름을 바꾸면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의 ‘Hybrid Solution 제공’을 표방했다. 이미 10년 전부터 인터랙티브 마케팅팀을 운영한 노하우가 있으며, 국내 최고 수준의 BTL 부문을 갖추고 있는 HSAd는 21세기형 광고회사의 골격을 갖추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러한 실체는 일반 제품에 대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한국관광공사의 ‘구석구석 캠페인’이나 서울시의 해외 홍보 등과 같이 글로벌과 로컬, ATL과 BTL을 망라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포괄하는 입체적인 접근을 한 성공적인 사례를 통해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Rust와 Oliver(1994)는 'The Death of Advertising'이라는 제목으로 기존 광고산업의 쇠퇴를 예상했다. 이 논문에서 10년의 시간이 지난 시점(2003년)에 광고산업의 유지가 불투명할 것이란 예측을 했지만, 현 상황은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는 없다. 10년도 더 지난 현재 시점에서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광고는 여전히 중요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당분간 그 지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IT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국가의 지위에 올라있으며, 뉴미디어의 전 세계적 테스트베드인 한국의 상황이 이렇다고 한다면 다른 국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변화상황을 보면 급격한 변화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는 많은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필요성이 존재하는 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면 변화하는 광고회사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 대응 방향으로 다음과 같이 네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광고에서 벗어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관점에서 영역의 확장이 필요하다.
기존의 광고에 국한한다면 줄어드는 기존 미디어 집행과 함께 위축되는 것을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둘째, 브랜드와 소비자의 접촉이 이루어지는 모든 채널에 대해 개방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비즈니스의 근간을 4대 매체에만 국한할 경우, 새로운 IMC와 MNP를 통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기업들은 이를 지원해 줄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다. BTL은 과거 클라이언트의 광고비를 놓고 경쟁을 벌이던 관계였지만,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었듯이 이 부문에 대한 전향적인 수용이 있어야 한다.
셋째, 광고회사의 신규 분야 지출은 R&D보다는 C&D가 바람직하다. 기술 지향적인 뉴미디어 광고회사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에 대한 기술은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에 대한 노하우는 부족하여 캠페인으로 발전시키지 못해 니치의 공급자 또는 하청 업체화할 위험이 있다. 이에 반해 기존 광고회사는 커뮤니케이션 본질에 대한 노하우는 있지만 신기술에 대한 적응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따라서 이 양 진영이 서로의 위치만을 고수할 경우, 그것은 광고회사 자체에도 득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광고주도 양자를 통합을 고려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발전적인 협업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넷째, 가장 어려운 부분이 되겠지만, 광고회사 내부적인 프로세스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기존 프로세스의 혁명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기업이나 조직이나 관성이 있어 변화에 대해서는 통상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지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은 정체가 아닌 퇴보를 의미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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