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10 : Media Trend - '2007 ESOMAR WM3 컨퍼런스' 참관기②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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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Trend- ‘2007 ESOMAR WM3 컨퍼런스’ 참관기②
 
  Communication Planning
2.0 시대의 도래
 
이상훈 | 미디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hoonuf@lgad.co.kr

‘WM3’는 Worldwide Multi Media Measurement의 약어로서, 유럽 마케팅 조사협회인 ESOMAR에서 매년 개최하는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다. 이는 세계 각지의 미디어 트렌드, 소비자의 미디어 이용패턴 변화, 멀티미디어 광고효과 측정 등을 주제로, 미국과 유럽의 마케팅 조사자와 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자신들의 연구결과 및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자리이다. 올해 2007년에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개최되었는데, P&G·코카콜라·Micro Soft·BBC·덴츠·TNS 등 400여 개의 관련 회사가 참석해 미디어에 관한 이슈 및 트렌드에 대해 논의했다.

매스미디어 시대의 광고는 독백에 가까웠다. 관객이 가득 들어찬 공연장에서 일방적으로 내뱉는 대사와 같았다. 소극적인 관객들은 집중해서 공연을 관람하고, 소리를 내거나 참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고 있다. 미디어는 더욱 다양해지고, 디지털화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은 적극적인 주체가 되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매스미디어 시대에 사용했던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는 소비자들과 공감을 이끌어 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성공적인 캠페인을 위한 채널 커뮤니케이션 목표는 어떻게 진화되어야 할까? 그리고 이런 커뮤니케이션 목표의 변화에 따라 채널 커뮤니케이션 계획수립 과정은 어떻게 변모되어야 할까?
ESOMAR WM3 컨퍼런스에서는 50여 편이 넘는 페이퍼들이 발표되었지만, 그 중 프랑스의 Eric de Rugy가 발표한 ‘Creativity; Channeled for business success’에서 그 의문점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채널 커뮤니케이션 목표는 진화되어야 한다

매스미디어 시대에 미디어 소비 패턴은 초기 커뮤니케이션 이론인 ‘Magic Bullet Theory’로 설명이 가능했다. 매스미디어는 소비자에게 아주 강력하고 즉각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수의 소비자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발포’함으로써 원하는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는 이론이다. 여기서는 소비자를 메시지에 저항할 힘이 없는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가정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변해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더 이상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은 감소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있다.
이 페이퍼는 이 시대의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으로, 1940년대 제한효과이론인 ‘The Two-step Flow Theory’를 재조명하고 있다. 이 이론은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은 두 가지 단계로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우선 정보력이 뛰어난 ‘Opinion Readers’는 매스미디어를 비롯한 여러 채널을 통해 가장 먼저 메시지를 접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견해를 통해 메시지를 해석해 ‘General Public’에게 전파한다(1940~1950년대에 성행했던 이 커뮤니케이션 이론은 신문기자나 논설위원들이 정치가의 연설을 해석하고, 이를 활자화해 대중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그런데 이 이론은 현재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설명할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것은 이 시대에는 보다 많은 Opinion Readers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문기자나 논설위원이 아니라도, 개인 블로그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Opinion Readers가 될 수 있으며, 그들의 메시지는 인터넷을 통해 엄청난 속도로 소비자에게 확산되고, 소비자들은 이 메시지를 광고보다 더 신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Opinion Readers에게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해 그들의 관여도를 높이고, 더 나아가 그들이 입소문을 내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페이퍼는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채널 커뮤니케이션 목표를 이렇게 제안하고 있다.
‘Reach the right consumer in the right environment, at the right time, and with right message to trigger the right engagement.’
이 한 문장으로 정의된 채널 커뮤니케이션 목표는 타깃에게 적절한 관여도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목표는 타깃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누구나 접촉하는 매스미디어에 광고를 집행해 타깃이 운 좋게 메시지에 노출되기를 바라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진화된 커뮤니케이션 목표는 타깃 관여도를 강조함으로써 기존의 전략과 차별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남에게 소개해주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남들에게 적극 표현하고자 블로그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이용하고 있는데,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이런 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너무 좋아서 남들과 공유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어야 하고, 자연스럽게 소비자들끼리 서로 의견을 교환하게끔 해야 한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고, 그들이 작성한 제품 사용 후기는 구매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목표에 있어서 구전효과를 야기하는 것은 캠페인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채널 커뮤니케이션 플래닝 프로세스도 진화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채널 커뮤니케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플래닝 프로세스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이 페이퍼는 채널 커뮤니케이션 플래닝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제안하고 있다.

1단계: 비즈니스 키 이슈 분석
브랜드가 내제하고 있는 근본 문제점이 분석되어야 한다. 전체 캠페인의 시발점이므로 객관적이고 정확한 분석이 요구된다.
기존의 SWOT분석 등이 이 단계에 포함될 수 있다.

2단계: 전략적인 인사이트 발견
타깃의 라이프스타일 분석을 통해 욕구를 캐치하고, 빅아이디어로 발전할 수 있는 핵심 인사이트를 발견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브랜드 매니저 및 마케팅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 전개된다.

3단계: 브랜드 상황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니즈 파악
브랜드가 처해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메시지와 채널의 관점을 동시에 고려해 대략적인 해결방안을 이끌어 낸다. 이 단계에서 마케팅 전문가뿐만 아니라 채널 매니저도 함께 관여하여 전체적인 크리에이티브 및 채널 전략의 밑그림을 그린다.

4단계: 빅아이디어 도출
전체 캠페인의 골격을 이룰 빅아이디어를 도출한다. 단순히 크리에이티브가 뛰어난 것만으로는 빅아이디어가 될 수 없고, 타깃 관여도를 높이고 구전효과를 야기할 수 있어야 빅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도 역시 마케팅 전문가와 미디어 채널 전문가가 함께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5단계: 채널 선정
커뮤니케이션 목적에의 부합여부 및 타깃의 채널 접점을 감안하여 채널을 선정한다. 구전효과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채널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6단계: 커뮤니케이션 플랜 조율
실제 세부 집행안을 수립하는 단계이다. 마케팅 전문가, 채널 전문가들이 각자 분야의 전문지식을 토대로 실제 집행이 가능하며 보다 효율적인 집행안을 완성해야 한다.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플래닝은 크리에이티브 전략안과 채널 전략안이 이분되어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마케팅 전문가나 크리에이터는 ‘이 광고물이 어떠한 채널에 집행될 것인지’ 자세히 알지 못하고, 미디어 플래너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있는지 모른 채 채널을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광고가 만들어지면 이를 변형해서 여러 미디어를 통해서 전달하는 데 그치고 만다.
그러나 이 페이퍼가 제시한 커뮤니케이션 플래닝 프로세스는 전체적인 커뮤니케이션 니즈를 평가하는 세 번째 단계부터 마케팅 전문가, 채널 매니저가 함께 관여해 빅아이디어를 이끌어 내는 점이 새롭다. 각 채널의 특성에 따라서 크리에이티브 전략이 다를 수 있고, 구전효과를 야기하기 위해서는 채널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 전략안과 채널 전략안은 이분된 채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보면 커뮤니케이션 목표에 부합하는 채널을 먼저 선정하고 난 후, 각 채널에 알맞은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발전시키는 방안이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정교화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Web 2.0시대가 온 지도 오래되었다. Web 2.0은 테크놀로지의 진보가 아닌 미디어 소비자의 진보를 뜻한다고 한다. 실제로 Web 1.0과 비교했을 때 기술의 변화는 크게 없고, 소비자의 지위만 ‘구경꾼’에서 ‘문화적 창조자’로 격상되었다. Web 2.0에 이은 미디어 2.0이나 마케팅 2.0이라는 용어도 생소한 단어는 아니다.
이렇듯 가장 널리 쓰이는 2.0이라는 용어는 ‘참여·공유·개방’을 키워드로 하고 있다. 이에 광고도 광고 2.0으로 진화되어야 한다. 기존의 광고가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공명’을 이끌어 내야 한다. 어느 블로그에서는 공명의 의미를 “‘함께 울린다’는 뜻으로, 자기 제품을 사랑한다고 떠들고 다니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이런 광고 2.0을 만들고, 효과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플래닝도 2.0으로 업그레이드되어야 할 것이다.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의 공명을 얻고 입소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마케팅 전문가와 채널 매니저가 함께 노력해야만 캠페인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미디어 효과측정이 시청률을 기반으로 한 GRPs나 도달률에서 벗어나, 얼마나 많은 타깃이 관련 블로그를 보았는지, 게시판의 반응은 어떠한지, 그리고 관련 UCC가 얼마나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지 등 입소문을 가늠할 수 있는 데이터로 대체될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