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10 : Creator's Eye - 옥외광고의 분화, 그 '체감'의 미학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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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Eye
  옥외광고의 분화,
그 ‘체감’의 미학
 
장훈종 | CD
hjjang@lgad.co.kr
 

미국의 전형적인 소비자는 하루에 3,255개의 광고 메시지를 보고 단 4개만을 기억한다고 한다. 그러니 광고업 종사자가 소비자의 기억에 남길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치열한 과정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TV나 신문, 잡지 같은 전통매체를 사용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뉴미디어를 사용하고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적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ATL과 BTL 광고를 넘나들며 크리에이티브, 마케팅의 경계를 없애고 총체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보여주는 것을 그 방법적인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BTL 광고에서 옥외광고는 ATL(TV·라디오·신문·잡지)같은 전통 매체를 지원하는 부수적인 방식의 광고로 인식되어 있고, 현재까지도 그러한 인식은 무너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BTL 옥외광고의 역할은 ATL 광고의 단순한 지원도구가 아니다. 소비자를 완벽히 이해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커뮤니케이션하도록 제 기능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에 ‘BTL의 매체’라는 주제가 발휘하는 크리에이티브적 측면이 최근 국제광고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옥외광고의 비약적인 성장은 전통적인 매체 위주의 광고를 매체 간 융합(Media Convergence)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로 변화시키고 있다. 옥외광고는 이제 야립과 빌보드에서 탈피해 소비자들의 생활환경을 활용하는 혁신적인 매체(Innovative Media)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옥외광고의 패러다임 변화

국내의 경우 옥외광고는 전체 광고시장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신기술로 인한 매체개발에 따라 그 비중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형식은 빌보드, 야립 등의 전형적인 매체에서 상징 조형물, 쇼룸 광고, 인터랙티브 시설물 등 혁신적인 매체로 변모하고 있다. 즉 기존의 단순 ‘노출 빈도 및 범위’와 같은 정량적 개념으로 접근하던 방식에서 나아가 소비자의 사고와 감정을 고려한 질적 체험(Experience)의 개념으로 옥외광고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 보면 옥외광고는 4대 매체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됨으로써 옥외광고 매체가 갖고 있는 특성에 맞춘 창조성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이제 소비자의 동선과 생활 활동 반경 내에서 가장 가까이 위치하며, 쉽게 접할 수 있는 광고매체, 거부감 없이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고매체로서 옥외광고가 가지고 있는 역할의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이에 옥외광고가 경쟁력 있는 매체로 힘을 갖추고, 독립적인 광고매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매체개발뿐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역시 중요한 요소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신규 매체를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크리에이티브는 우리 일상 속에 숨어있다. 화장실 세면대에서 주차장에 들어가는 입구까지, 길거리를 무심코 지나면서 깡통을 찰 때, 길 바닥에 떨어진 껌 포장을 바라볼 때, 그 일상 속의 모든 것들이 광고매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무심코 흘려보내고 있다. 하지만 관점과 발상을 조금만 달리 하면 기존 매체에 의지하기보다는 제품의 특성을 한껏 살려 번뜩이는 크리에이티브로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화제를 부르는 새로운 시도의 옥외광고를 만들 수 있다.
그 예를 잠시 보자. 나이키는 2002년 월드컵 당시 서울 여의나루 역사 내부에 지하 6층에서 지상 1층까지 벽면과 기둥을 통해 광고의 스토리를 연결, 소비자로 하여금 광고의 메시지를 이해하게끔 했다. 국내에서 한 번도 집행된 바 없었던 새로운 매체를 개발하고자 고심하던 나이키는 지하철 역사 래핑(Rapping)이라는 놀라운 매체를 발견해낸 것이다. 기존 광고매체와는 달리 벽면과 기둥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비자의 이동경로를 파악하여 걸어가면서 스토리를 이해하도록 하는 장치를 두었다.
이 역사는 도보로 지하에서 출구까지 7분 정도의 거리였는데, 결국 7분 동안 소비자에게 메시지와 이미지를 TV광고를 보듯 보게 한 것이었다(이 광고는 2003년 칸국제광고제에서 아시아 최초로 옥외광고 부문 실버 라이언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나이키 글로벌에서 주관하는 MC2002에서 그랑프리, 뉴욕페스티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주변 환경적 요소를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좋은 광고는 좋은 컨셉트와 새로운 시선을 통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러한 명확한 컨셉트를 뽑기 위해서는 옥외광고가 설치될 지형적 상황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옥외광고에 있어서도 기존 4대 매체 광고와 같이 정확한 시장상황 분석을 통해 창출된 명확한 컨셉트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를 바탕으로 한, 무릎을 탁 칠만큼 기발하고 신선한 크리에이티브야말로 시선을 사로잡는 좋은 옥외광고가 되는 것이다. 주변 환경 속에 포함되어 있는 요소를 활용한 크리에이티브는 광고의 컨셉트에 의해 표현되는 크리에이티브를 단순한 매체의 사각 틀에서 벗어나 그 자체를 광고의 한 요소로 바꿀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즉 주변의 여러 요소가 표현하고자 하는 광고의 크리에이티브 속으로 편입되는 것인데, 이는 상황을 활용할 줄 아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작은 노력으로 극대의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광고를 만들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디지털 영상매체를 활용한 Reactrix System

사각의 틀을 벗어나 자유로운 발상을 시도한다면 어떠한 매체의 크리에이티브 한계도 뛰어넘지 못할 것이 없다. 이에 새로운 매체로서 리액트릭스 시스템(Reactrix System)이 주목된다. 리액트릭스 시스템은 사람의 동작에 따라 이미지가 인터랙티브하게 반응하는 시스템으로, 다이내믹한 비주얼 이미지를 바닥이나 벽, 또는 테이블 위에 투사하며 참여자가 영상 영역 안에 들어가면 이에 영상들이 반응하고 움직이게 된다. 또한 사용자는 영상 안의 공을 발로 차거나 물결을 일으키고, 심지어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따라서 이를 광고 또는 홍보매체로 활용할 경우 고객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통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고객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광고영상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에 가히 획기적인 영상매체 솔루션이라 할 만하다. 특히 사람들이 영상 위를 지나가거나 영상 위에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면 그에 대해 정확하면서도 지능이 있는 것처럼 즉각적인 상호반응을 일으켜 각종 정보전달이나 게임 참여 등을 할 수 있으므로 사람들을 화면 속에 빠져들게 하는 흡인력이 이 시스템을 더욱 매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하고 있다.
결국 이 매체를 경험하게 되면 그 내용에 대해 기억하게 됨은 물론 계속해서 찾게 만드는 힘을 발휘, 이에 매료된 세계적인 리딩 컴퍼니들이 판매와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서 현재 리액트릭스를 설치,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옥외광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는 소비자의 생활패턴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는 현 시점에 과거의 한정된 매체만 고집할 게 아니라, 소비자의 변화 방향을 이해하고 그들의 시선을 따라 새롭게 발견될 수 있는 더 많은 가능성을 끊임없이 찾아나서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