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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사회, 디지털화, 사이버 사회, 네트워크 사회, 다매체 다채널, 매체융합, 유비쿼터스…. 근래 우리 사회와 시대를 정의하는 데 자주 쓰이는 개념들이다. 이는 모두 미디어 혹은 미디어 테크놀러지와 관련된 것들로서,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 변화는 우리 사회체계 근간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화와 컨버전스 매체환경을 변화시키는 많은 기술의 중심 축은 '디지털화'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화를 기본으로 멀티미디어와 쌍방향성의 실현, 그리고 매체 간 융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디지털화가 새로운 미디어 시대를 열었다면,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적인 매체산업의 급격한 팽창은 매체간 융합, 즉 컨버전스(Convergence)로 가속되고 있다. 물론 뉴미디어가 모두 60년대 TV처럼 모든 사람이 애용하는 매체로 정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사회나 그 시기의 정치·문화·사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수용자들의 반응과 같은 여러 변인에 의해 대중적인 매체로 확산이 되기도 하고, 시티폰이나 '삐삐(Pager)'처럼 사라지는 매체가 되기도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개별 뉴미디어들의 사회적인 채택 여부를 점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시기상조지만, 이러한 뉴미디어들의 공통적인 특성은 융합(Convergence)과 편재성(Ubiquity)의 실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러한 매체환경 변화와 그에 따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차원의 대응을 논하기 전에 우선 미디어 융합, 컨버전스가 의미하는 것을 한번 짚어보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사전적 의미로 '융합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것들이 녹아서(결합 혹은 통합되어) 하나로 합쳐지거나, 차이가 차츰 줄어서 결국 똑 같은 것이 된다'는 것이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매체융합이라고 했을 때의 의미는 보통 두 가지 의미로 구분할 수 있다(윤석민 2005). 하나는 종래의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매체나 서비스가 말 그대로 물리적인 의미에서 하나의 매체 또는 서비스로 통합된다는 것이고, 다른 의미는 이러한 물리적 통합은 발생하지 않지만 종래에 무관하거나 경합성이 없던 매체나 서비스가 같은 성격과 기능(=경합성과 호환성)을 갖게 되어 하나의 시장에 포함되고 경쟁하게 된다는 것이다. '유기적인 사회'와 '유기적인 변화' 어느 사회든 그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유기적인 관계를 가진다. 변화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 획기적인 기계발명과 같은 과학기술의 변화든 혁명과 같은 사회구조의 변화든, 아니면 환경보호나 웰빙과 같이 암묵적인 사회가치의 변화든 그 변화의 영향이 미치는 범위는 사회를 이루는 개인에서부터 국가까지, 그리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의 다양한 차원에까지 이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 대중매체가 차지하는 역할과 영향력을 감안할 때 매체환경의 변화는 단순한 기술이나 기계적 발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리 생활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한 시공간적인 제약의 해소는 이러한 변화와 변화의 영향을 개별 국가 내의 현상에서 글로벌 차원의 현상으로 바꾸어 놓은 지 오래 되었기 때문에 단위 국가 차원에서 변화의 방향을 예측하고 적절하게 대처하거나 적응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렵고 복잡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듯 상호 연결된 세상에서 매체환경의 변화에 따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차원의 변화도 단순히 매체와 광고만을 살펴보아서는 올바른 통찰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시 말해 '쌍방향성이 가능해졌으니까 하이퍼텍스트 스타일의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고 인터넷을 활용해야 한다'는 식의 단편적인 논의는 근본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먼저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전술, 즉 미시적인 차원의 방도를 이해하기 위해 탐색적이나마 매체산업·소비자, 광고주인 기업, 광고회사 등과 같은 좀더 매크로한 차원에서 변화와 대응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다양한 윈도, 수용자에서 생비자(生費者, Prosumer)로 케이블이나 인터넷의 활성화만으로도 이미 수용자들은 파편화된 가운데, 소수의 주요 매체로도 많은 수용자들에게 동시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던 시절은 지나고 있다. 게다가 방송과 통신이 본격적으로 융합된다면 기존의 방송산업은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방송·통신·인터넷 등이 각기 따로 콘텐츠와 전송·단말기들의 수직적 통합을 추구하던 것이 서로간의 수평적 융합으로 옮겨갈 것이다. 따라서 결국에는 매체사를 갈구하던 콘텐츠 기업도 개방적 매체환경에 적합한 콘텐츠 매니지먼트 기업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소비자들은 콘텐츠를 소비함에 있어 더 이상 KBS냐 MBC냐 하는 식의 '채널 브랜드'를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내용과 가격을 더 중시할 것이며, 이에 따라 매체 융합현상과 콘텐츠와의 관계를 설명할 때 가장 빈번하게 제시되는 개념은 'One Source Multi Use' 일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완벽한 콘텐츠가 모든 융합된 매체에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물론 구체적인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TV에 성공한 드라마 내용이나 포맷이 모바일폰에서도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거실 벽면을 장식하는 기존 TV화면과 손바닥보다 작은 핸드폰 액정화면을 통해 전달되는 그림과 대사가 같은 맛과 감동을 전달한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달 도구의 특성과 시/청취의 환경을 감안한 새로운 콘텐츠의 개발 없이는 안정적인 성장은 물론, 새로운 매체의 도입도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지상파 방송의 프로그램을 재전송할 때도 전달 단말기별 특수한 성질을 감안해 재구성해야 하거나 재제작까지 필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라디오가 TV의 등장으로 급격히 쇠락한 후 새로운 콘텐츠와 새로운 용도의 개인매체로 부활했던 것처럼, 융합으로 인한 개방형 미디어 시대에는 멀티플랫폼과 유비쿼터스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로 재가공, 변환하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 가지 더 분명한 것은 인터넷의 역할, 그 중에서도 web 2.0으로 명명되는 인터넷의 새로운 트렌드와 그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이용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TV나 케이블의 쌍방향성은 단순한 디지털화만으로도 가능하다고 해도 이용자들이 보여줄 능동성과 적극성은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형성되어온 새로운 시민의식 혹은 정신(Spirit)과 무관하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곧 1세대 웹의 경우 포털이 중심이 되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자들이 'Find & Use' 중심으로 활용했다면, 차세대 웹은 이용자의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어 'Share & Expand'를 용이하게 하는 플랫폼이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외국만의 경우가 아니다. 네이버가 '지식iN'으로 검색엔진 시장의 순위를 뒤집은 사건이나, 판도라TV와 같은 UCC의 확산이 좋은 사례라 할 것이다. 코리안클릭의 조사자료에서도 네티즌의 인터넷 이용성향이 검색이나 메일, 뉴스와 같은 개인적 활용보다 미니홈피나 블로그와 같이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커뮤니티 트렌드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2006년 '올해의 인물'로 독자들인 '당신'을 선정하기 위해 표지 면에 빈 거울을 실었다. 이는 블로그나 유튜브(YouTube), 마이스페이스(MySpace) 같은 매체를 통해 정보화시대를 변화시키는 수용자들의 폭발적인 영향력을 잘 입증해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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