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구역 JSA>에서 김태우의 군용 수첩에는 한 여자의 사진이 꽂혀 있다. 이를 본 송강호가 묻는다. “애인이가. 정말 예쁘네.”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라끄베르의 ‘웰빙 전도사’, 고소영. 국내 최고의 브랜드, 라끄베르와 대한민국 대표 미녀 고소영이 2004년 3월 4 일 만났다.
라끄베르의 구원투수 등장
화장품만큼 모델에 따라 매출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제품도 드물 것이다. 화장품 브랜드의 모델을 통해 여성들은 자기의 모습을 투영시키고, 그러한 모습을 닮고 싶어 제품을 구매한다. 화장품 모델이 주는 대리만족은 그만큼 크다.
라끄베르는 LG생활건강 화장품사업부에서 투톱을 이루는, 중요하고 강력한 브랜드이다. 김남주로 5년 동안 계속되어 온 라끄베르 캠페인은 항상 성공이었고, 모델의 뛰어난 자기 관리와 활발한 활동으로 라끄베르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걷고 있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경쟁사의 강력한 활동, 시장 사이즈의 축소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마켓 셰어의 급락이라는 적신호가 켜졌다.
이러한 난국 속에서 라끄베르는 재도약을 위한 변화를 모색하게 되었고, 제품의 컨셉트 변경과 신제품 개발, 그리고 새로운 광고제작을 위한 끝없는 회의 속에서 우리는 마침내 고소영을 찾았다.
변함없는 도도한 매력
‘톡톡 튄다’는 표현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소위 신세대라는 부류가 형성된 1990대 초반, 똑 부러지는 신세대의 이미지를 대표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모델이 바로 고소영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남자친구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그녀의 연기는 ‘톡톡 튀는 신세대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그녀에게 달아주었다. 그리고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고소영은 앙큼한 고양이(?) 같은 매력으로 대중의 사랑을 변함없이 받고 있다.
모델로서의 고소영은 정말 최고라 할만하다.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고, 그녀만의 스타일로 소화할 줄 안다(세탁기 광고의, 다소 살이 붙은 모습에 흰옷조차도 귀엽게 보인다). 또한 어떤 각도에서 찍어도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형은 가히 사진작가들이 가장 작업하고 싶어 하는 모델이라 할만하다. 본인 스스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메이크업을 정확히 알고 있어서 자신의 최고의 모습을 메이크업으로 표현할 줄 알고, 고운 피부 덕에 메이크업의 표현도 나무랄 데 없는, 최고의 화장품 모델이다.
그녀는 예뻤다
촬영장에서 만난 그녀, 정말 예뻤다. 사슴처럼 큰 검은 눈동자와 또렷한 눈매, 오똑한 코, 성냥개비 두 개는 올라갈 듯한 바비인형 같은 속눈썹, 특히 코 위의 점은 완벽한 화룡점정으로 느껴진다. 거기에 남자들을 사로잡는 도도함까지….
3월의 폭설
고소영을 처음 만나는 날은 오전부터 바람이 많이 불고 춥더니 결국 춘삼월 봄날에 때 아닌 폭설이 내렸다. 그러나 날씨에는 아랑곳없이 그녀는 아주 오랜만에 출연하는 화장품 광고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는 듯 생기가 넘쳤다. 압구정 거리에서 추위에 벌벌 떨면서도 자신이 하는 연기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표정 연구, 연기에 몰입하려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모두 적잖이 감동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엄청나게 내리는 눈으로 인해 우리는 우선 1차 촬영을 서둘러 접고 내일을 위한 대책회의를 하였다.
대구의 식물정원 앞, 가장 싱싱한 그녀
눈 때문에 라끄베르 스태프들 모두 밤잠을 못 이루며 다음 촬영에 대한 걱정이 많았으나 다행히도 2차 촬영지인 대구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다. 대구 월드컵경기장 주변에 자리 잡은 허브 하우스에서 진행된 이날 촬영은 식물 정원에서 그녀의 피부 웰빙 비밀을 공개하는 장면이다. 도심을 걷다 발견한 ‘피토가든’을 보고 들어간 고소영은 피부를 맑고 깨끗하게 해 주는 피토가든 화이트를 발견하게 된다. 이는 과장하지 않는 연기로 피부의 싱그러움을 연출해내는 장면이다. 고소영이 환하게 웃을 때, 눈웃음을 칠 때, 마치 조수미의 열창 장면에서 관람객이 그 표정을 따라가듯이, 보고 있는 주변 스태프들까지 그녀의 표정을 그대로 따라하는, 정말 보기 드문 재미있는 장면들은 그녀가 가진 힘이 얼마나 큰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고소영에 대한 오해와 진실
톱스타일수록 그에 따르는 소문이 많은 법. ‘고소영은 너무 솔직하다, 버릇이 없다, 사치를 한다’ 등등 그녀를 둘러싼 소문도 많다. 그러나 이번 촬영을 통해 ‘고소영은 열정적이다’라는 점 하나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사실 자신의 생활이나 자기 자신에 대한 열정과 애정,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뛰어난 집중력이 그런 오해를 더 쉽게 불러일으키는 것이지도 모른다. 그런 자기애(自己愛) 때문에 그녀가 어느 정도 이기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만난 모델 고소영은 너무나 매력적이고, 너무나 아름다운, 그리고 참으로 재능이 많은 모델이었다.
기상이변의 연속이었던 3월의 폭설 속에서 고소영과의 만남이 라끄베르의 도약에 도움닫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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