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라이언즈 X 서울] 고객 경험을 관리하고 있는 우리는 결국, AI에 의해 대체될까요? _ HS애드 성현제 팀장의 강연 노트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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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 ‘2022 칸 라이언즈 X 서울에서 성현제 HS애드 이커머스 X팀 팀장이 우리는 결국, AI에 의해 대체될까요?”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AI 등장으로 광고업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때가 있는데요. 이에 대한 성현제 팀장의 강연을 글로 소개합니다!

 

 

우리의 업은 지속 가능한가?

 

요즘 광고계 선/후배들을 만나면 이러한 고민을 가볍거나 무겁게 나누곤 합니다. 돌아보면 격변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었던 것 같이 지난 십여 년 간 우리의 업에는 계속되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변화의 끝에서 결국 업의 지속성을 고민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게 된 것인데요. 우리의 업의 현재와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짚어 보면서 우리의 실존적인 고민을 함께 나눠보고자 합니다.

 

 

현시대의 광고업을 대표하는 단어, CUSTOMER EXPERIENCE

 

고객 경험은 순간적 구매자가 아닌 연속적 경험의 주체로서 상정된 고객이, 브랜드와 주고받는 모든 상호작용의 총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글,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뿐 아니라 LG, 삼성과 같은 국내 주요 기업들에서 일찍이 고객 경험 관리를 주요 과제로 삼아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칸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광고제에서도 몇 년 전부터 창의적인 고객 경험 관리가 주된 화두로 등장하였습니다. 우리도 고객 경험 관리를 주요한 방향성으로 삼고, 고객과 브랜드가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연속적이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솔루션 컴퍼니가 되기 위해 힘쓰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의 고객 경험 관리 활동에 있어서 주목해야 할 만한 변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고객 경험 관리 활동에 있어 커져만 가는 AI의 역할

 

단계별/접점별 고객 경험 관리 활동 과정에서 고객의 데이터가 기업 내/외부 플랫폼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AI의 역할이 점점 더 커져 가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해서 패턴을 찾고, 이를 분류해서 예측하고, 추천하는 것은 AI 기술에 있어서 제일 먼저 개발되어온 영역인데요. 광고 캠페인의 메시지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찾고, 그들이 주로 머무는 온라인 공간에 광고를 노출하는 활동이나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매할 만한 제품을 추천하는 활동,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 이용 전 과정에서의 고객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이미 AI가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지고 있는 수많은 콘텐츠를 분류하고, 고객별로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활동은 유튜브를 대표로 하는 대부분의 소셜 플랫폼에서 AI에 의해 이루어지는 활동입니다.

 

 

콘텐츠의 제작 과정 또한 AI의 새로운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 많은 타깃 그룹 맞춤형 배너 소재를 만들고 미디어별 사이즈 배리에이션을 하는 작업을 도와주는 AI 솔루션이 등장하였고, 광고 카피, 온라인 쇼핑몰의 제품 설명, 심지어 콘텐츠 시나리오까지 작성해주시는 AI 솔루션도 개발되었습니다. 긴 원본 영상 소스를 음성 소스를 기준으로 정리해주고, 편집해주는 AI 솔루션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콘텐츠 제작과정을 도와주는 다양한 AI 솔루션들이 등장하고 있고, 활용 사례가 쌓이면서 성능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AI가 인간의 과거 작업물들을 흉내 내는 수준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표적 인공지능 연구기관 ‘오픈 AI’가 개발한 DALL-E 2는 다음과 같은 추상적 제시어를 바탕으로 그럴듯한 새로운이미지를 생성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세부 과정을 상세히 알 수 없지만, 상당히 짧은 시간에 이미지는 생성되었을 거고, 수많은 유사 이미지를 생성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해도, 수정 요구가 아무리 계속되어도 어떠한 불평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추가 제작비를 청구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이처럼, 초거대 AI를 활용해서 이미지 혹은 영상 콘텐츠를 생성해내는 기술에 특이점이 왔다고 생각될 만큼,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이미 상용화에 가까운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LG AI 연구원은 인간화된 AI 캐릭터 Tilda를 활용해 뉴욕 패션위크에서 패션쇼를 진행했고, 삼성 AI 아티스트 칼로는 최근 갤럭시 북2 커버에 들어가는 디자인을 고객이 스스로 생성할 수 있는 캠페인에 활용되었습니다.

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하고, 학습을 깊이 계속하여 결과를 만들어 내는 딥 러닝 방식이 AI 서비스 발전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 하는데요. 딥러닝을 통한 AI의 발전 속도와 방향이 이제 점점 무서워질 정도인 것 같습니다.

 

 

우리 업의 영역에 더 깊이 들어오는 AI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Creativity’만은 AI가 습득하기 어려운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딥 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AI가 인간을 넘어서는 창조적인 결과물을 내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최근, 미국의 한 미술대회에서 디지털 아트 부문 1위를 차지한 작품이 AI 프로그램을 활용한 이미지인 것으로 밝혀져 미술계의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미지뿐 아니라, 창조적인 글, 음악, 영상 제작에 있어서 인간을 넘어서는 AI의 결과물에 대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Creativity가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고객 경험 관리 활동의 본질에 있어서도 다르게 생각해볼 지점이 있습니다.

경험 관리의 대상과 접점을 세분화하면 할수록, 고객의 경험은 예측하기 어렵게 되기 마련입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경험은 인간으로서는 관리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자면, GTA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나쁜 놈이 되어서 나쁜 행동을 하는 게임인데, 높은 자유도를 부여하는 게임 특성을 유저들이 적극 활용해서, 창의적인 나쁜 짓을 하는 것이 또 다른 재미 요소인 게임입니다. 금고를 터는 게 미션인 단계에서, 유저가 차도 훔쳐 타고, 선량한 시민도 때리고 이러는 식이죠.

 

하지만, 이러한 유저의 경험 또한 게임 개발자에 의해서 예측되고, 관리되었기에 가능한 경험일 것입니다. 예측되지 않은 나쁜 짓은 저지를 수 없는 게임 세계인 거죠. 그런데, GTA와 같은 게임에, 앞서 보신 오픈 AI의 이미지 생성 기술이 결합된다면 예상되지 않은 행동을 게임 캐릭터가 한다고 해도, 바로 그에 대응하는 이미지가 생성되어, 인간의 예측을 넘어서는 경험이 가능할 것입니다.

인간인 우리는 예측할 수 있는 것만 관리할 수 있다면, AI는 예측할 수 없는 행동도 바로 대응할 수 있다는 차이를 받아들여야 할 순간이 곧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AI를 둘러싼 기술 환경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DATA는 더 쌓일 것이고, 컴퓨팅은 고도화될 것이고, 네트워크는 빨라져서, AI는 진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AI의 진화 속도에 적응할 것입니다. 특히, AI가 학습하고, 진화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규모의 확대가 필수적인데, 데이터의 규모는 3년 내 올해 규모의 두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 예측될 만큼 빠르게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고객 경험 관리의 세부 활동을 언젠가 결국 대체할 AI

 

고객 경험을 관리하는 우리는 결국, AI에 의해서 대체될까요? 라는 물음을 던져드렸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세 가지 이유에서, 저는 우리가 지금 담당하고 있는 고객 경험 관리의 세부 활동의 대부분은 언젠가 결국 AI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AI에 의해 우리의 업이 대체될 날이 느리게 오기를 기다리며 지금의 일을 묵묵히 하면 되는 걸까요? 아닐 겁니다.

 

 

우리는 실체보다 빠르게 다가올 우리 내/외부의 인식에 지금부터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2016,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 이후부터 지금까지, 저희는 AI에 의해 대체될 10가지 직업, 50가지 직업, 100가지 직업을 끊임없이 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결국에는 AI에 의해 대체될 일을 임시로 하거나, 아니면 더 싸게 하고 있는 것이라는 일종의 패배 의식과 집단적 무력감을 넘어서서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활동의 가치를 우리가 찾고, 알려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고객 경험 관리를 위한 AI와 우리의 R&R

 

우리가 직접 할 일과 AI의 도움을 받을 일의 R&R을 이제는 정립할 때가 되었습니다. 저는 고객 경험 관리에 있어서 AI의 도움 없이 우리가 담당해야 할 역할과 책임은 고객으로서 우리의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고객 경험 관리자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만드는 고객 경험의 첫 번째 고객이니까요.

 

AI와 고객을 연결하는 중계자로서, 우리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 강점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더 활발해지겠지만, 저는 다음의 세 가지를 꺼내 보려 합니다.

 

첫째로, 우리만이 고객의 경험에 깊이 공감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구글의 초거대 AI 람다가 자의식을 갖고,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사실이라고 한들, 자의식을 가진 AI는 우리의 경험에 공감할 수 있을까요? AI는 데이터 학습을 기반으로 결과를 내는데, 사람은 학습으로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성선설, 성악설, 성무선악설 중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AI가 인간의 감정에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면 이는 또 다른 문제와 연결됩니다. 생명 연장이 전 인류의 공통적인 목적인 것 같지만, 또 역사 속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행동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AI가 인간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해서 스스로 시스템을 꺼버리는 일을 벌이는 날이 올까요? 그렇게 개발이 될까요?

 

두 번째로, 우리만이 고객의 하나로서, 고객 경험의 방향성에 대해 기획할 수 있습니다.

 

AI는 옳고 그름을 생각하고 결과를 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의 어두운 부분을 적극 학습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근래에 AI 윤리에 대한 지적이 활발히 나오는 이유입니다. 얼마 전 관심을 모았던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이루다는 성차별적 대화와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이슈로 서비스를 접어야 했습니다. 아마존은 일찍이 AI를 채용 과정에 적극 활용했었지만, AI가 남성 지원자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는 편중이 확인되어 AI를 채용 과정에서 제외해야 했습니다.

또한, AI는 모르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터무니없는 방향성에 대해 인간은 바로 안 되는 것을 알 수 있지만, AI는 해보지 않고서는 어떠한 결과도 알 수 없습니다. 안되는 것을 알기 위해 되는 것만큼의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거죠. 그리고, 우리는 AI가 방향을 설정하는 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할 겁니다. 나이키의 ‘Black Lives Matter’와 같은 캠페인이 사실 AI가 조합한 단어의 결과였다면 그 캠페인에 대한 여러분의 평가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AI에게 기업은 고객 경험 관리 방향 설정을 맡길 수 없고, AI에게 인간의 공존과 지속을 위한 방향성을 맡길 수 없을 것입니다.

 

세 번째로, 우리만이 고객 경험 관리 활동 과정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딥 러닝의 기술이 어디까지 갈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현시점에서 인간은 AI의 결과물이 나오게 된 과정에 대해서 어떠한 설명도 들을 수 없습니다. 그냥 좋은 결과가 나온 거지요. AI가 인간의 의사 결정을 받기 위한 캠페인 제안서를 쓸 수 있을까요? 오래전 AI가 만든 광고와 인간이 만든 광고의 대결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현실에서 이러한 대결이 벌어진다면 어떨까요? 경쟁 PT에서 AI HS애드가 만나게 되는 거지요. AI는 수없이 많은 시안을 가져오겠지만, 그것이 어떠한 맥락에서, 어떠한 목적에서 제작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더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행 과정과 결과에 대한 보고서는 어떨까요? 이커머스 마케팅 업무에 있어서, 때로는 광고하는 제품이 온라인 스토어에서 품절이 될 때가 있습니다. 이를 두고 광고 활동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어서 완판이 되었다 할 수도 있고,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현실 업무 세계에서 이러한 해석에 정답이 있을까요? AI는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때문에, 저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과정 해석 능력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 공감, 경험 관리 방향 기획, 과정/결과 해석

 

정리하자면,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금 우리가 담당하고 있는 고객 경험 관리 활동의 세부 과정이 AI에 의해 대체되는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시대에서도 여전히, 공감, 설정, 해석, 이 세 가지는 고객 경험 관리자로서 우리의 대체될 수 없는 가치이고, 강점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우리는 이와 관련된 우리의 능력에 집중하고, 키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고객 경험 관리의 미래에 대해서, 그리고 AI와 우리의 역할에 대해서 더 깊은 논의가 앞으로 시작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설익은 주장이나마 펼쳐보았습니다. AI를 기대만 하고 있기에 미래는 멀고, AI를 무시하기에 미래는 가깝습니다. 모쪼록,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창의적 고객 경험 관리에 대한 논의와 준비가 앞으로 더 활발히 계속되기를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