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한 분야로 ‘세계 최고’의 타이틀을 가진 사람 혹은 사물과 현상 등을 모은 책이 있습니다. 바로 『기네스북』(The Guinness Book of Records)인데요. 1951년 당시 주류회사 기네스(Guinness)의 상무였던 휴비버 경이 물새 골든 플로비를 사냥하려다 실패하자 유럽의 새 중 골든 플로비가 가장 빠르다는 것을 증명할 자료를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자료는 찾을 수 없었고, 일상에서 이러한 소소한 궁금증들이 늘 존재하지만 기록에 남겨지지 않은 사실들이 많다는 것에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1954년, 옥스퍼드 대학의 기록 광으로 알려진 맥 워터(McWhirter) 쌍둥이 형제와 함께 세상의 특이한 기록을 모은 『기네스북』을 출간했습니다. 이는 베스트셀러로 오르며 지금까지도 ‘기네스 등재 기록’에 대한 세계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데요. 이런 기네스북에 특정 광고가 등재된 적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과연 어떤 이유로 광고가 세계 최고를 기록했을까요? 오늘 HS애드 블로그에서 함께 만나보시죠.
범바너가 범바너 했다!
넷플릭스 추리 예능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범인은 바로 너>. 올해 초에 시즌 3 공개 후, 한국의 TOP10콘텐츠에 등극하며 그 기대를 인증했는데요. 사실 이번 시즌 3가 오픈되기 전, 홍보 단계부터 세계의 팬들을 놀라게 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현지 기준 2021년 1월 14일에 발간된 미국 잡지 Variety에 실린 프로그램 포스터가 기네스 기록에 올랐습니다. 이미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포스터가 잘못 인쇄된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작은데요. 사이즈는 가로 1.712cm, 세로 2.529cm의 4.329cm²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잡지 광고’로 등재되었습니다. 이전 공식 기록인 4.63cm²보다 0.3cm² 작은 크기로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크기가 작다고 기네스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감별사가 돋보기로 보았을 때 작품의 정보나 사진 식별이 가능해야 하며 잡지 내에 해당 포스터에 대해 유추할 수 있는 그 어떤 힌트도 제공하지 말아야 하는 등의 엄격한 조건들을 만족해야 하죠.
추리 예능답게 프로그램 홍보 또한 작은 단서를 찾듯 살펴보게 만든 <범인은 바로 너> 시즌 3! 파이널 시리즈다운 화려한 게스트들과 높은 완성도는 물론이고 획기적인 광고로 전 세계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며 끝까지 유쾌한 흥행을 이뤘습니다.
LarGest, LG
이번엔 반대로 세계에서 가장 큰 사이즈의 광고가 기네스에 등재된 사례를 만나보겠습니다.
세계적인 전자제품 기업 LG전자는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인 리야드에 위치한 킹 칼리드 국제공항(King Khaled International Airport)에 초대형 옥외 광고를 설치했습니다. 이는 축구 경기장 2개 길이에 육박하는 가로 250m, 세로 12m의 크기로 이목을 사로잡았죠.
1,800톤의 철제 구조물과 목재를 이용한 튼튼한 설계로 현지의 거친 모래바람과 일교차에도 안전성을 확보한 이 광고판은 곧 ‘세계 최대 규모의 옥외광고판’으로 기네스 기록에 등재됩니다.
LG전자는 2017년에 또 한 번 새로운 Largest 기록을 세웁니다. 바로 현지인은 물론이고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쇼핑몰인 두바이몰 1층, 아쿠아리움의 대형 수족관 상단에 설치한 초대형 올레드 사이니지가 그 주인공입니다.
크기는 가로 50m와 세로 14m, 총면적 700m²로 배구 코트 4개를 합친 것보다 큰 규모입니다. 55형 올레드 820장을 사용해 아쿠아리움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물결 형태의 디자인을 구현했는데요. 구성된 17억 개의 화소를 한 줄로 세우면 그 길이가 11km에 달합니다. 그리고 이 사이니지는 고화질과 왜곡 없는 색을 구현 기술로 랜드마크로서 자리 잡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올레드 스크린(Largest OLED Screen)’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대규모 광고판으로 세계적인 기록을 세운 LG전자.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홍보효과는 물론이고 안전성과 기술력까지 인증했는데요. 기네스 기록으로 성공적인 마케팅을 이어가는 LG의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Lightest Gram, Long challenGe! LG
LG전자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노트북 그램(Gram) 모델은 가볍고 얇은 디자인으로 휴대성 측면으로 혁신을 이끌었는데요. 2014년에 처음 그램 모델이 출시된 후로 14, 15.6, 17형에 이어 최근 출시한 16형까지 ‘세계에서 크기 대비 가장 가벼운 노트북’으로 총 4개의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초경량을 자랑하면서도 대용량 배터리와 우수한 사양으로 꾸준히 인정받은 그램 노트북. 2016년에는 15형의 무게를 체감할 수 있는 재미있는 도전이 진행됐습니다.
LG전자는 외부 단자부터 힌지, 반도체 칩셋, CPU 팬까지 모두 종이로 만들어진 ‘페이퍼 그램’을 만들어 실제 노트북과 무게 비교에 나선 것입니다. 페이퍼 아티스트가 총 100시간 동안 그램 15 모델과 크기와 모양까지 똑같이 만들어내는 과정을 영상으로 편집해 선보이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는데요. 종이로 만든 모형보다 구동 가능한 실제 모델이 더 가벼워 초경량 기네스 등재 모델의 위엄을 당당히 지켜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고객들이 직접 페이퍼 그램을 만들어볼 수 있도록 도면을 제공하고 인증 챌린지 이벤트를 열어 이슈를 이어갔습니다.
이외에도 이색 헌혈 캠페인, 셀피 릴레이, 냉장고의 절전 기능으로 아낀 전력을 이용한 대규모 전구 아트 등 다양한 도전으로 LG는 꾸준히 기네스에 이름을 올려왔는데요. 그중 전 세계 사람들의 뇌리에 LG전자를 새긴 대표적인 도전이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2016년에 진행됐지만, 2018년에 미국의 인텔 본사에서 열린 <브랜드 스토리텔링 콘퍼런스>에 참석한 기네스 월드 레코드의 킴 패트릭(Kim Patrick)이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에 대한 질문에 주저 없이 언급할 정도로 획기적인 이벤트였는데요. 영상으로 먼저 만나보시죠.
이미 2007년에 2주에 걸쳐 높이 7.86m의 131층 카드 탑을 쌓아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던 브라이언 버그(Bryan Berg)가 2016년, LG전자를 만나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흔들림 없는 평지에서도 쌓기 힘든 카드 탑을 모터가 1분에 1,000회 돌아가며 진동을 발생시키는 드럼세탁기 위에서 12시간 동안 총 10,800장의 플레잉 카드로 높이 3.3m의 48층 탑을 쌓아 올렸습니다. 이는 기네스 협회로부터 ‘12시간 동안 가장 높이 쌓은 카드 탑(The tallest house of cards built in 12 hours)’으로 새로운 세계 기록을 인증받았습니다. 당시의 도전으로 LG전자 드럼세탁기의 저진동, 저소음 성능 인증뿐만 아니라 내구성과 에너지 효율까지 자연스럽고도 확실한 어필이 되었다는 평가입니다.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가고 4개월 만에 조회 수 1억 뷰를 돌파하며 엄청난 인기를 실감했는데요. 이어서 2017년에 열린 세계 3대 광고제 ‘뉴욕 페스티벌(New York Festivals)’의 ‘AME 어워드(Advertising &Marketing Effectiveness Award)’에서 500:1이 넘는 경쟁력을 뚫고 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이 상은 창의성, 전략, 실행성과 실질적 영향력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마케팅에서 크게 성과를 거둔 광고에게 주어지는데요. 하나의 영상으로 상품의 우수성에 대한 기업의 자부심과 창의력, 도전정신까지 인정받은 프로젝트였습니다.
기네스북 등재는 대중의 관심과 주목도를 높이며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신 있는 신뢰성 인증 등 다양한 광고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앞으로 또 광고계에서 어떤 놀랍고도 신박한 기네스 기록이 나올지 기대되는데요. 작은 호기심과 관찰에서 시작해 세계 최고를 인증하는 기관이 된 기네스 월드 레코드. 어쩌면 광고 역시 소비자에 대한 호기심 어린 관찰에서 시작한다면 전 세계를 사로잡는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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