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친 2030, MZ세대. 최근 소비시장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인플루언서블세대라고도 불리죠. 이들은 가치와 경험을 중시하며 새로운 트렌드 문화를 이끌어나가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MZ세대의 다양한 키워드를 관통하는 소비 트렌드, 세컨슈머에 대해 소개해 드립니다.
세컨슈머(Secondsumer)란? 제2의, 또 하나를 뜻하는 Second와 소비자를 뜻하는 Consumer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MZ세대의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관심도 증가에 따른 환경, 동물권, 사회 안전망 등의 가치 추구가 반영된 대표적인 소비 트렌드입니다.
이러한 세컨슈머의 증가로 ‘중고거래’가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게 되었는데요. 아예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는 세컨슈머의 중고거래,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개념 그 이상을 추구합니다.
중고? 아니, N차 신상!
‘중고’란 응당 다른 사람이 사용했던, 오래되어 낡은 물건을 뜻합니다. 하지만 쓰다 낡은 물건을 헐값에 거래하던 옛날의 중고거래는 MZ세대가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고라지만 새것 같이 깨끗하고 하자 없는 상품을 ‘N차 신상’으로 거래합니다. ‘중고면 중고지, 무엇이 다른가?’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MZ세대의 취향 소비, 경험 중심의 성향을 떠올린다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최근 중고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품목 중 하나로 스마트폰이 올랐습니다. 고가의 신모델 기능을 충분히 체험한 판매자와 저렴한 가격에 정상 구동이 보장된 깨끗한 신모델을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수요가 만나는 것이죠.
물론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가전, 전자 제품, 패션 의류 상품, 건강 의료 기구 등 다양한 품목의 언박싱 신제품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집니다. 이는 그동안의 시장을 주도하며 ‘1차 신상품’을 선보이던 기업들이 휘청거리는 주객전도를 일으키는데요. 다수의 기업은 대응책으로 판매가 아닌 구독, 렌털 개념의 서비스와 자체 중고 제품 마켓을 오픈하며 MZ세대의 마음을 잡으려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유통 시장 패러다임은 소유에서 경험 중심의 형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요. 이는 상품이 제조 가치에 비해 얼마 사용되지 못하고 쉽게 버려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곧 경제적, 환경적 낭비를 줄이는 소비구조로의 발전인 것이죠.
집콕 재테크! #한정판 #리셀 #레트로 #취향 소비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버리기엔 아깝지만 더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눈에 밟혀 정리 겸 소소한 용돈 벌이 수단으로 중고거래에 입문하는 사람이 늘어났는데요. 개중에 고수들의 재테크 수준의 거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한정판 운동화를 사기 위해 매장 앞에서 오랜 시간 줄을 서거나 온라인 접속 창의 새로고침을 끊임없이 눌러 본 경험이 있다면, ‘슈테크’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바로 한정판 모델 구매에 성공한 사람들이 중고 마켓에 리셀하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물론 리셀은 신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특별 에디션 색조 화장품, 연예인 굿즈, 단종된 프라모델과 같은 구매 시기를 놓치면 가질 수 없는 한정판 제품을 비롯해 인기 공연 및 스포츠 경기의 티켓 등 특정 가치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을 겨냥한 리셀 거래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판매자와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의 크기만큼 판매 가격이 원가에 비해 높게 책정되기도 하지만, 수요는 끊이지 않아 일종의 재테크로 불리게 됐는데요. 평소엔 지출을 줄이고 아끼면서도 스스로 가치를 느끼는 것에는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는 MZ세대의 취향 소비, 가치소비 추구 경향에서 비롯된 신개념 중고거래 재테크입니다.
우리 동네 네트워크
“저…혹시…?”, “아, 네! 저예요!”
지하철역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쇼핑백이나 상자를 들고 어슬렁거리는 사람, 핸드폰을 쥐고 어색하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사람은 대게 위 대화를 나누며 물건을 주고받는 중고거래인일 확률이 높습니다.
‘돈을 입금하고 배송받은 상자를 열어보니 벽돌이 들어있더라’하는 중고거래사기를 피하고자, 가까운 거리는 택배비 절약 겸으로 빠르게 물건을 받아보고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직거래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요. 이는 점차 새로운 사람과의 안전하고 느슨한 네트워크 형성의 기회가 되기도 하며 MZ세대의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최근에는 중고거래 플랫폼 중, 유독 사용자 수가 급증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플랫폼이 있습니다. 바로 ’당근마켓’인데요. 인기의 비결은 이용자가 거주지를 설정하면 직거래가 용이한 인근의 거래 물품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것입니다. 이용자들은 앱을 통해 동네 관련된 꿀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동네에서 잃어버린 물건의 정보를 올리면 게시글을 본 주민들이 오가며 함께 찾아주는 따뜻한 유대를 형성해주는 커뮤니티 운영으로 단순 중고상품 거래 차원을 넘어 동네 친구를 만들어주는 장을 연 것입니다.
언·온택트가 익숙한 MZ세대에게는 중고거래를 통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그 자체가 신선한 경험으로 다가옵니다. 그 누구도 손해 보지 않기를 바라며 다양한 경험을 향유하고자 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되 취향 공동체에 소속감을 느끼는 MZ세대. 까다롭지만 따뜻한 그들이 시장에 또 어떠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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