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3억 뷰 이상”
HS애드 역사상, 어쩌면 한국의 광고 역사상 최고 조회수일지도 모릅니다. 조회수의 대부분이 순수 오가닉이었고, 사람들은 누가 시켜서 억지로 보는 것이 아니라 ‘1일 1깡’ 처럼 ‘1일 1범’ 했습니다. 그래서 1분 40초 정도 되는 장초수 영상이면서도, 오히려 어떤 단초수 광고보다도 이탈률이 낮습니다. 바로 HS애드가 제작한 한국관광공사 홍보 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의 이야기입니다.
진짜 ‘바이럴’을 위한 아이디어
영상의 출발은 After Corona였습니다. 언젠가 팬데믹 사태가 종식되어 다시 여행이 자유로워졌을 때, 잠재 소비자들의 마음에 대한민국을 우선순위로 떠오르게 하기 위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이었습니다. 한국의 관광산업 비중은 전체에서 아직도 낮은 수준으로 꾸준한 브랜딩과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클라이언트의 오더 사항은 단순명료했습니다. ‘대행사 마음대로 하세요. 어떤 제약도 없습니다.’ 클라이언트는 모든 권한을 우리에게 넘겨줬고, 우리는 정말 바이럴다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든든한 아군을 얻게 되었습니다.
우선 관광공사의 기존 바이럴을 살펴보았습니다. 특징적으로는 바이럴 콘텐츠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는데, 타이틀에 바이럴이라고 명기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메인 캠페인에 나왔던 아이돌이 등장하지 않고 일반 모델이 한국의 관광 스팟을 체험하는 내용이 다수였습니다. 공사의 바이럴은 한마디로 저예산, 무명 모델로 만든 또 다른 관광 홍보 영상이었습니다.
이에 정말 말 그대로 바이럴 되는 콘텐츠를 기획하기로 마음먹고 아이데이션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Come dance with Korea’라는 컨셉으로 춤추며 도시를 소개하는 아이디어를 먼저 생각한 후, 거기에 맞는 레퍼런스 영상들과 아티스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DANCE CITY TOUR”라는 검색어를 유튜브에 넣자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처럼, 춤추며 도시의 관광지를 소개하는 영상이 존재했습니다. 사실 춤추며 도시를 소개한다는 것은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 뮤직비디오에 데스티네이션 타이틀을 붙이면 그것이 바로 관광지를 알리는 영상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FEEL THE RHYTHM OF KOREA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나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영상과 비슷하다고 했는데, 사실 아이디어를 내고 강남스타일이나 평창동계올림픽을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도심지를 배경으로 춤추며 노래하는 뮤직비디오를 레퍼런스로 많이 보았던 것 같습니다.
아티스트의 경우, 이날치 외에도 비보이 그룹이나 악단광칠 등을 다양하게 검토했습니다. 이날치를 최종 단독 후보로 클라이언트에게 제안했던 이유는 우선 앰비규어스와의 실제 공연을 감명 깊게 본 적이 있었고, 집에서 음악을 들었을 때 무슨 뜻인지도 모를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보고 인간 공통의 흥을 자극하는 것이 이날치의 음악과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춤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가 영상으로 탄생하기까지
정부의 홍보영상을 제작해 보았다면 알 겁니다. 제작비가 일반 기업 대비 넉넉한 것이 아니고 그 증빙 또한 꼼꼼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이에 모델 에이전시를 통해 컨택한다는 것은 비용의 추가 발생이 필연적이었습니다. 때마침 문화예술계의 지인들이 이날치와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와 함께 작업한 분들을 알고 있어, 에이전시 없이 직접 찾아가 모든 모델비와 음원 사용료를 협의해 계약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비용을 세이브하지 않았다면 이번 캠페인은 제작되기 어려웠을 겁니다.
부산, 전주, 서울을 잇는 촬영은 매우 터프했습니다. 각 도시에서 새벽부터 진행된 촬영은 저녁이 되어서야 끝났고, 밤에는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체력적 한계를 요구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촬영 스탭들은 물론이고 온종일 춤을 춰야 하는 앰비규어스 멤버들 또한 체력소모가 큰 촬영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예산으로 진행되었기에 많은 모델을 투입할 수 없어 영상에 등장하는 상당수가 현장에서 섭외된 일반인 혹은 우리 회사 동료, 촬영 스탭들이었습니다. 부산 감천마을 옥상의 어르신, 용궁사의 절하는 가족, 광안리를 달리는 땡칠이, 전주 수목원의 가족 등이 현장에서 흔쾌히 촬영에 응해주신 분들입니다.
그리고 감천마을의 셀카 여인들, 부산역에서 멀리 걸어오는 남녀들, 전주 레일바이크, 서울 자하문 터널의 기생충 포스터 남자 등은 대행사 직원으로 프로젝트에 투입된 모든 이들이 내 일처럼 즐겁게 프로젝트에 임해 주었습니다.
한국의 리듬, 인간 본연의 ‘흥’을 자극하다
이러한 뮤직비디오 기반의 영상들은 인간의 본능을 자극합니다. 인간 누구나 느끼는 리듬감, 비트와 동작이 맞아 들어갈 때의 쾌감 같은 것은 영상을 다시 보고 싶게 만들고 아드레날린을 뿜어냅니다. 소싯적 클럽데이 원년 멤버의 자부심이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입장에서, 그러한 점을 잘 알기에 편집을 프레임 단위로 신경 썼습니다. 음악의 박수와 손동작이 맞아떨어지고 발로 리듬을 밟는 감각으로 디테일하게 한 프레임 한 프레임을 맞췄습니다.
이러한 촬영과 편집의 노력, 국악을 새롭게 해석한 이날치의 음악적 참신함 그리고 앰비규어스의 춤과 의상.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한국관광공사의 캠페인은 대한민국 공공기관 홍보영상의 역사에 기록될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였습니다. 광고가 바이럴 되고 수많은 언론이 캠페인을 다루고 한국관광공사를 칭찬하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홍보영상을 바꾼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영상을 만들어낸 광고회사 사람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거나 칭찬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번 HS애드 블로그라는 그나마 팔이 안으로 굽는 매체를 통해서나마 말하고 싶습니다. 광고회사의 아이디어로 세상은 바뀐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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