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동물이 나오는 광고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광고 격언을 아시나요? 해맑은 어린이가 등장하는 광고는 재미와 감동으로 우리를 무장해제 시킵니다. 주인공인 어린이들의 해맑은 표정과 몸짓에 잊고 있던 우리들의 꿈과 상상력이 되살아납니다. 어린이날이 있는 5월을 맞이해 어린이들의 빛나는 상상력과 가능성을 위트로 담아낸 해외 크리에이티브 광고를 살펴보겠습니다.
젊어도 너무 젊어진 그들의 이야기, 에비앙 ‘베이비 베이’
서핑을 즐기던 한 남성이 정신이 잃고 해변에 쓰러집니다. 정신을 잃은 남성을 끙끙 끌고 모래톱으로 옮겨 가는 주인공들은 모두 귀여운 아기! 이윽고 정신을 차린 남성이 해변을 둘러보는데, 이런, 온통 아기들뿐이네요. 서핑을 즐기는 아기, 느긋하게 음악을 즐기는 아기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변 휴양지를 즐기는 아기들이 눈에 띕니다. ‘릴리 우드 앤 더 프릭’이 리메이크한 비치 보이스의 여름 명곡 ‘코코모’가 흘러 나오는 가운데 남성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해변가 끝까지 걸어가는데요. 그곳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바로 에비앙 바(bar)입니다. 술 대신 에비앙을 파는 바를 보면서 비로소 남성은 깨닫게 되죠. 이 귀여운 아기들의 ‘투 머치 회춘’은 바로 에비앙 생수 덕분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에비앙은 ‘자연 그대로의 천연 미네랄 워터’라는 제품 특징을 ‘젊음을 유지해 주는 생수’로 포지셔닝하여 2013년부터 Live Young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비앙 생수를 마시고 문자 그대로 아기처럼 회춘한 유명 셀럽과 모델 등을 기용하여 코믹한 재미를 선사했죠. ‘베이비 베이’ 광고에서도 어른의 몸짓을 한 아기들의 귀여운 모습으로 웃음을 전해 주었답니다.
아빠, 아기는 어떻게 생겨? 기아 소렌토 ‘스페이스 베이비’
어느 가족의 평범한 외출. 아빠는 운전하고, 엄마는 조수석에, 큰 아이와 작은 아이는 뒷좌석 카시트에 앉아 있습니다. 평화롭고 나른한 풍경 속 큰 아이가 ‘폭탄’을 던집니다. “아빠, 아기는 어떻게 생겨?” 부모라면 언젠가 한 번은 마주해야 하는 진실의 종이 울리는 순간. 아빠는 준비된 대답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세상 모든 생명체의 아기들이 살아가고 있는 머나먼 행성 ‘베이비랜디아’에서 지구에 도착하기까지 펼쳐지는 9개월간의 위대한 여정을 말이죠. “…그렇게 결국 우리에게 소중한 아기가 도착한 거지.”
큰 아이는 아빠의 ‘범우주급 설명’을 경청한 후 태어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동생을 힐끗 바라봅니다. 그리고 입을 열죠. “하지만 아빠, 내 친구가 그러는데 아기는 엄마랑 아빠가 밤에…” 위기의 순간, 아빠는 잽싸게 “유보(Uvo)! ‘휠 온 더 버스’ 틀어줘!”를 외칩니다. 카오디오에서 신나는 동요 ‘휠 온 더 버스’가 흘러 나오고, 온 가족은 행복하게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합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진땀 한 바가지 흘릴 법한 상황을 유머로 풀어 낸 광고! 기아 소렌토의 음성인식 시스템 ‘유보(Uvo)’를 소개하는 2013년 미국 슈퍼볼 광고 ‘스페이스 베이비’ 편은 당시 미국 온라인 종합지 허핑턴포스트가 선정하는 ‘슈퍼볼 경기 중 화장실이나 맥주를 위한 쉬는 시간을 건너뛰게 만드는 10개’의 광고에 뽑히는 등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바비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바비 ‘이매진 더 파서블리티’
모든 소녀들이 일생에 한 번은 ‘홀릭’하고 마는 바비(Barbie) 인형. 우리나라에서는 ‘마론인형’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인형은 획일적인 미의 기준과 수동적 여성상을 심어 준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비현실적인 외모를 가진 바비 인형은 여성의 성 상품화와 연결되어 교육적이지 못한 장난감으로 치부됐죠.
그러나 바비는 2000년대 들어 브랜드 메시지를 ‘너는 무엇이나 될 수 있어(You can be anything)’로 세우고 인형을 가지고 노는 소녀들이 바비를 통해 자신의 꿈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광고 속 소녀들은 교수, 수의사, 축구코치, 사업가, 큐레이터로 활약합니다. 어리지만 당찬 태도와 거침 없는 말투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집니다. 소녀들의 당당한 모습을 마주한 어른들은 처음엔 웃지만, 이내 진지하게 아이들의 말을 경청합니다. 화면이 바뀌자 소녀들의 진짜 모습이 보여집니다. 아이들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바비를 가지고 놀고 있는 것이죠. 강의하는 바비, 축구 경기를 감독하는 바비, 바쁜 출장길에 오른 바비… 소녀들과 바비는 같은 꿈을 꾸고 있습니다.
광고의 마지막, ‘바비와 놀 때, 아이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상상하며, 바비롸 함께라면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놀이를 통해 자아를 확립하고 스스로의 꿈을 구체적으로 키워 가는 어린이들이 필요로 하는 장난감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소녀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나요? 나이키 ‘빌리브 인 모어’
곱고 어여쁜 러시아 소녀가 오페라 극장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학예회, 혹은 음악 발표회 현장인 것 같은데요. 꾀꼬리 같은 아이의 목소리에 극장에 모인 모든 관객은 ‘엄마미소’를 지으며 듣고 있습니다. ‘소녀들은 꽃으로, 반지로, 마멀레이드로, 작은 대화들로 만들어졌죠’ 소녀의 노래가 이어집니다.
그때, 극장의 출입문이 열립니다. 그리고 당당한 눈빛의 피겨 스케이트 선수가 들어와 소녀를 향해 의미 있는 눈짓을 보냅니다. 반전이 시작됩니다. 소녀의 얼굴에 단호함과 강인함이 서립니다. 그리고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소녀를 만드는 것은 존엄, 자유, 자기 확신, 수 많은 연습, 두려움 없는 도전…’ 놀라움에 휩싸인 관객석 사이로 진정한 자아와 역동적 운동 능력을 지닌 여성 선수들이 거침없이 등장합니다. 화면이 바뀌자 소녀는 축구 골대 앞에 서 있습니다. 소녀의 얼굴엔 열정과 투지가 넘쳐 흐릅니다. 소녀에게 더 이상 연약함과 두려움은 없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소년과 소녀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나요?’라는 노래를 통해 소년은 불꽃과 에너지, 소녀는 반지와 꽃 등으로 만들어진다고 교육해 왔습니다. 나이키는 ‘빌리브 인 모어’ 캠페인을 통해 여성들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의 한계에서 벗어나 당당한 존재로 우뚝 서는 모습을 그려 왔는데요. 여성으로 교육되고 소녀로서 노래하던 아이가 한 인간으로 당당히 서는 모습을 감동적인 영상으로 담아 냈습니다.
어린이가 주인공이 된 해외 키즈 크리에이티브 광고 사례, 잘 보셨나요? 때로는 유머를 주고 때로는 감동을 주는 키즈 광고는 고정관념을 깨는 파격의 즐거움을 전해 줍니다. 또한 키즈 광고 사례를 통해 어른과 어린이, 남성과 여성, 젊은이와 늙은이 등 흔히 ‘대립’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관계들이 사실은 휴머니즘이라는 큰 틀 속에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도 느낄 수 있습니다. 무한한 상상력과 가능성을 가진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본 키즈 광고를 통해 잊혀져 버린 우리들의 창의성을 다시 한 번 소환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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