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일요일 오후, 김포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제주도에 사뿐히 내려 달립니다. 앞으로 2일 동안, 제주도의 4개 장소에서 4편의 TVC를 촬영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정이 시작된 것입니다. 많은 로케이션과 짧은 일정보다 걱정되는 것은 변덕스러운 제주도의 날씨. 아직 비가 예보되진 않았지만, 일기예보 화면의 제주도에는 시커먼 먹구름 아이콘이 떠 있습니다.
촬영이 진행될 22일, 23일 제주도 날씨만 계속 새로고침하고 있다가 문득 작년 촬영이 떠오릅니다. 작년에 촬영을 진행했던 내장산에는 촬영일 새벽까지도 비가 쏟아졌지만, 아침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개었죠. 광고주를 비롯한 관계자 모두 '따옴'을 허락한 날씨와 내장산에 각자의 신들을 통해 마음속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었습니다.
5월 22일, 첫 번째 촬영 : 아라 삼의악 탐방로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촬영일이 밝았고, 다행히 제주도 날씨는 '따옴'을 허락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원시림처럼 우거진 촬영장소는 신비스런 느낌을 한껏 풍겼죠. 나뭇가지에 침대와 스탠드를 걸고 시계, 테이블, 소파 등 각종 소품으로 장식하니 '이상한 나라'의 배경이 완성됐습니다. 모델이 매달린 침대 위에 앉자, 마침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완성! 우리의 앨리스는 '쌈, 마이웨이'의 여주인공 김지원이었습니다.
5월 22일, 두 번째 촬영지 : 초콜릿 박물관의 '헨젤과 그레텔'
40분쯤 차를 달려 초콜릿 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초콜릿을 쌓아 올린 듯한 고풍스러운 건물, 가든에 울려 퍼지는 동화적 음악, 이국적 광선… 마치 헨젤과 그레텔이 호기심 어린 얼굴을 하고 이리로 들어올 것 같은 느낌이죠. 박물관 측에서 제공한 생 초콜릿을 입에 넣으니 닥쳐올 고난을 모른 채 행복한 두 남매와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5월 23일, 세 번째 촬영지 : 미로공원의 'The Shining'
촬영장소인 미로공원에 도착해 입구로 들어섰습니다. 한쪽에 지미집이 올라와 있는 것도 보이고 스텝들의 목소리도 바로 옆에서 들립니다. 조금만 가면 모니터 장소가 있을 것 같은데, 어느덧 30분째 미로 안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소리는 가깝게 들리는데 원하는 장소를 찾을 수 없는 미로는 그 자체로 공포입니다. Stanley Kubrick 감독의 명작 'The Shining'은 이 점을 꿰뚫고 제대로 표현한 영화입니다. 위치를 알 수 없는 추격자의 목소리만 들려오는 상황을 가정해보면, 이 미로라는 공간의 공포감은 단연 최고일 겁니다.
이렇게 공포스러운 미로의 한 통로에서 김지원 님은 따옴이 가득 실린 자전거를 탑니다. 공포영화가 로맨틱 영화로 즉시 탈바꿈하는 순간! 콘티가 확정되자마자 모델의 자전거 실력을 확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구니에 주스를 가득 싣고 자전거를 타기란 쉽지 않은데요. 이 어려운 걸 모델이 또 해냅니다. 운동이라면 뭐든 자신 있다는 그녀이니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5월 23일, 네 번째 촬영지 : 광치기 해변에서의 '언더워터'
메이즈 미로공원에는 방문객이 많았습니다. 그중 뭔가 촬영한다는 것을 알아챈 중고등학교 수학여행 팀들이 촬영현장을 찾으려고 했으나, 미로가 이 대목에선 한몫 합니다. 게다가 담당 AE인 김현준 대리를 촬영 중인 연예인이라고 하자 대략 믿는 눈치입니다. 물론 실망하는 눈치이기도 하고요. 이래저래 미로공원의 촬영은 미로를 헤매듯 길어집니다. 늦어질수록 마음이 조급한데요. 다음 촬영지인 광치기 해변은 물 때를 잘 맞춰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거기 이제 물 금방 들어와~ 거길 들어가면 어쩌려고?
광치기 해변에 도착해 촬영팀이 바닷가로 장비를 옮기자, 해변 노점에서 장사하시던 한 할머니가 소리칩니다. 경고에도 불구하고 제작 스텝들은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는 바닷물과 육지의 경계까지 들어가서야 촬영 장비를 설치하기 시작합니다. 할머니의 말대로 바닷물은 점점 차올라, 모델이 위치할 곳을 제외하곤 뒤쪽까지 바닷물이 밀려와 우리를 휘감았습니다.
이미 스텝들의 발목까지 차가운 바닷물이 차오르기 시작한 상태. 제주 바다가 우리에게 허락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모두 느끼고 있지만, 아직 카메라는 한 번도 돌지 못했습니다. 밀려 들어오는 바닷물 사이에 오롯이 떠 있는 이 공간이 얼마나 버텨줄지에 기댈 수 밖에 없었죠.
막 바닷물이 이곳까지 삼키려는 찰나, OK 사인이 났습니다. 모델 김지원의 등이 바닷물에 젖었습니다. 그녀의 소속사 직원들이 우릴 째려보지만, 그래도 OK는 건졌습니다. 마치 상어들이 우글거리는 바다에 떠 있는 작은 돌섬에 간신히 의지하며 버티고 있는데, 물까지 차오르는 '언더워터'의 공포가 여기서도 벌어진 듯합니다.
동화와 영화가 가득했던 빙그레 '따옴' 제주도 촬영현장! 실제로 기획안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촬영장에 동화와 영화가 공존했습니다. '따옴'과 배우 김지원, 제주도로 완벽하게 완성된 따옴 TVC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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